말과 글은 우리 얼굴이야 - 우리 말글 지킴이 이수열 우리 인물 이야기 18
임어진 지음, 이정규 그림 / 우리교육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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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회보를 만들면서 가장 답답했던 부분이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우리말을 쓰는 것일까 하는 문제였다. 어떤 한 문장이 의미파악은 그런대로 가능한데 어딘가 조금 어색하다고 느껴질 때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잡아내지 못해서 한참을 헤매곤 했다. 그러면서 우리말과 글에 더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서 모두들 한동안 간단한 글을 쓸 때조차 문법과 띄어쓰기에 엄청 신경쓰는데 일종의 후유증이라며 웃었던 기억이 난다. 

이수열이라는 인물은 내게 생소하다. 그러나 알고 나니 지금 같은 시기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우리가 제대로 된 글이라고 하는 신문 기사조차 잘못 쓴 게 이렇게 많다니 놀랍다. 또한 지금 이 글을 쓰는 것조차 상당히 부담된다. 하물며 글 쓰는 게 직업인 사람들도 이런데 나는 얼마나 잘못된 문장을 많이 쓸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오죽하면 모임에서 교정을 봤다고 하는 글을 들고 직접 찾아가서 배우고 싶은 심정이다. 아마도 빨간색 글씨로 도배가 되겠지. 

어려운 시절에 태어나 힘들게 공부해서 주로 교직에 있다가 은퇴한 후의 활동 때문에 이렇게 관심을 받지 않았나 싶다. 그냥 교사를 하고 그만두었다면 평범한 한 명의 선생님이었을 게다. 그러나 교직에 있을 때부터 교과서의 글들이 지나치게 현학적이고 잘못된 문법이 많다는 걸 절감하고 있었기에 은퇴한 후 끈질기게 신문의 글을 바로잡아 보냈단다. 그렇게 계속 하다 보니 사람들이 하나 둘씩 그의 말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점차 알려지게 된 것이다. 내로라 하는 사람들의 기고문을 꼼꼼하게 교정해서 다시 돌려보내니 시간이 얼마나 들었을까. 그러나 그의 이런 행동을 반기는 사람도 있지만 배척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이런 저런 것을 떠나서 기회가 되면 정말 제대로 된 우리말을 쓰기 위해 꼭 알아야 할 것에 대해 듣고 싶다. 올 가을에 만들 회보를 위해서라도. 

책을 읽고 아이와 간단한 활동지를 해 보았다. 



책을 찾아가며 낱말퍼즐을 풀고...

 

 
우리글이 없으면 어떨까에 대한 생각도 해 보았다. 그리고 자주 쓰는 말이지만 잘못된 말도 알아보았다. 아이는 '단출하다'의 뜻을 모르겠단다. 하긴 의외로 자주 스는 말이 아니니 그럴 수 밖에. 난 이 단어를 쓸 때의 느낌이 참 좋던데.



말은 있지만 문자가 없는 찌아찌아족에게 한글을 빌려줘서 지금은 한글을 배우고 있으니 그 친구들에게 편지를 써 보라고 했더니 달랑 한 줄 썼다. 이게 뭐냐고 했더니 할 말이 없다나. 아무래도 지금까지 너무 무심했나 보다. 이제 글 쓰는 것 좀 가르쳐야지. 글은 단순히 '글자'를 쓰는 게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연습이 필요하다. 그래야 우리말에 대해 더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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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바다 사계절 그림책
서현 지음 / 사계절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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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한다. 슬플 때 실컷 울고 나면 시원하다고. 그리고 대부분 그런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또한 그래서 이 책을 보고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책을 펼치면 속표지에 눈물 방울이 가득하다. 얼굴 같기도 하지만 눈물 바다라는 제목을 보고 눈물 방울이라고 하고 싶다. 모두 울상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중 눈에 띄는 게 하나 있다. 노란 색에 머리카락이 몇 개 삐죽 올라와 있어 마치 밤톨 같다. 아, 얘가 주인공이구나. 

처음엔 웃지만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면서부터 웃는 얼굴은 볼 수가 없다. 시험을 봤는데 아는 게 하나도 없고 점심은 맛도 없다. 배추머리 선생님은 인상만 봐도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다. 시험을 어렵게 냈으니 더 그랬겠지. 그런데 주인공 옆에 있는 호박 모양의 아이는 시험 시간에 풀라는 문제는 안 풀고 옆자리를 힐끔거리며 낙서를 한다. 하트모양을 그리면서. 그런데 조금 뒤에 보면 걔 때문에 우리의 주인공이 낭패를 본다. 시험지에 하트를 그릴 정도면서 진짜 좋아하는 짝꿍 공책에는 바보라고 했으니 화가 날 수밖에. 아마도 그래서 싸웠겠지. 그런데 선생님은 다짜고짜 주인공만 혼낸다. 그러니 억울할 수밖에. 또 그러니 눈물이 날 수밖에. 

그리고 집에 가려는데 하필이면 비가 온다. 하지만 박스를 뒤집어 쓰고 간신히 집에 왔는데 엄마와 아빠는 싸운다. 글에서는 엄마와 아빠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공룡이라고 한다. 게다가 저녁밥 남겼다고 여자 공룡에게 혼났다니 하루 종일 안 좋은 일만 생겼다. 그리고 자려는데 눈물이 나서 울다 보니 정말 눈물 바다가 됐다. 하긴 온 종일 기쁜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눈물이 쏟아질 만도 하다.  

그러나 주인공은 눈물 바다에서 신나게 논다. 노는 동안 나오는 그림을 그냥 휘리릭 넘기면 '절대' 안 된다. 거기에는 그동안 나왔던 모든 등장 인물이 나오고 심지어는 많은 동화책 주인공도 나온다. 작가가 만화를 좋아해서 만화적 상상이 담긴 표현을 시도한다고 하더니 바로 이런 걸 이야기하는 모양이다. 또한 유머러스한 그림책을 만들고 싶다던데 정말 그렇다. 바다에서 신나게 놀다 둘러보니 많은 사람들은 즐기지 않고 곤경에 처한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모두 낑낑대며 꺼내다 널어 놓는다. 점수가 엉망인 시험지도 있고 문제를 어렵게 낸 선생님도 있고 아빠와 엄마도 있다. 이 부분은 마치 <도깨비를 빨아버린 우리 엄마>라는 책이 연상된다. 그리고는 드라이어로 하나씩 하나씩 말리고 있는 모습이라니. 모두에게 미안하지만 정말 시원하다고 활짝 웃는 주인공을 보니 나도 후련하다. 그리고 이젠 뒷부분 속표지에서는 눈물 방울들이 웃는 표정이다. 이런저런 의미를 두지 않더라도 유머러스한 그림과 이야기 속에 들어있는 다른 등장인물들을 찾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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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리 미래의 고전 15
강숙인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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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를 먹는다는 전설 속 동물인 불가사리에 대한 책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처음 접한 이야기는 대개 그림책으로 된 것으로 불가사리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였다. 그런데 이번에 만난 책은 그런 불가사리를 매개로 사랑과 삶을 이야기한다. 옛이야기나 역사 속 하나의 작은 소재를 가지고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강숙인 작가의 책답게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불가사리 이야기가 펼쳐진다. 

흔히 어지러운 시절에 나타나 무기를 만드는 쇠를 모두 먹어치운다는 불가사리 이야기의 기본 틀은 동일하다. 그러나 불가사리가 어떻게 나타났는지, 왜 지금의 전설만 남게 되었는지를 들려준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작가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정말 그런 게 아닐까 생각된다. 불가사리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는 이유와 불가사리를 죽이려고 했던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어째서 전해지지 않았는지가 그럴 듯하게 나온다.  

비록 권력자들은 제 잇속을 챙기기 바쁘고 나라는 흉흉하지만 마음이 올곧은 부쇠가 길에서 만난 아이 장이를 데려다 키우면서 모든 사건은 시작된다. 부쇠와 친구인 덕삼이는 사이좋게 지내지만 덕쇠의 아들 검배는 됨됨이가 아버지에 못 미친다. 그래서 계략에 넘어가 결국 부쇠와 장이를 죽게 만든다. 게다가 사랑하는 연이를 위한답시고 한 일은 끝내 자신의 인생까지 파멸로 몰고갔다. 검배는 누가 뭐라고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했기 때문에 가족을 떠나 홀로 떠돌아 다닌다. 

부쇠가 장이가 어이없이 죽고 네 명의 얼키고 설킨 사랑이 통속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왜구가 쳐들어오자 분연히 들고 일어나 전쟁을 이끈 검배의 모습이 어딘지 어색해 보이기도 한다. 아마도 검배가 악한 역으로 나오는데 잠깐 긍정적인 면을 보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었나 보다. 오히려 검배는 입체적인 인물인데 말이다. 주인공은 장이와 연두인데 이상하게 검배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만큼 인간의 다양한 면을 고스란히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런지.  

그리고 개인적으로 달래가 아이들에게 불가사리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부분 때문에 불가사리 전설에 대한 그럴 듯한 이야기가 성립된 듯하다. 마치 드라마가 끝날 때 몇 년 후 모습을 정리하며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드라마의 경우 급하게 대충 수습하느라 앞뒤가 안 맞아 개연성이 떨어지지만 이 이야기는 반대로 뒷 이야기 때문에 정말 불가사리 전설이 나온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 작가의 책은 무거운 듯하면서도 내용이 편안하다. 다만 딸이 과거를 다룬 이야기는 읽지 않으려고 해서 문제지.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재미있게 읽을 텐데 시작을 하지 않는다. 참으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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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학교 행복한 아이들 학교희망보고서 1
작은학교교육연대 지음 / 우리교육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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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현재의 공교육에 만족하는 학부모가 얼마나 될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는 학교가 바로 여기 소개된 학교들이 아닐까 싶다. 지난해에 남한산초등학교 사례가 방송된 후 그 학교는 문의전화 때문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고 한다. 사실 나도 그 때 남한산초등학교를 처음 알았다. 아니, 그런 학교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보통 그런 류의 대안학교는 있지만 공교육에서 마치 대안학교처럼 꾸려가는 학교가 있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었다. 간혹 시골에 있지만 시설이 좋다느니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그건 그냥 외양을 갖춘 것 뿐이라는 생각에 그다지 궁금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달랐다. 여기에 소개된 7개의 학교는 단순히 남에게 보여지는 것들에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이들의 인성에 초점을 맞춘 학교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각 학교의 교사들이 학교를 일군 과정을 이야기하면서 어려움과 보람을 함께 말한다. 그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 아이들이 생각났다. 우리야말로 시내의 복닥대는 학교에 있다가 지금의 학교로 전학을 왔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는 어떤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어찌어찌하다 보니 지금의 학교에 오게 된 것이 차이라면 차이겠다. 그러나 아파트 단지에서 버스를 운행하는 큰 학교로 옮길 기회가 있었지만 통학하기 불편함을 감수하고 지금 학교에 남았다. 교실에서 40여 명이 공부하는 교실과 20명이 채 안되는 교실은 보기에도 차이가 많이 난다. 선생님이 아이에게 갖는 관심의 정도도 차이나는 건 당연하다.  

오죽하면 둘째는 40명씩 10개 학급이 있던 학교에 다니던 때와 지금을 종종 비교하며 마치 옛날을 이야기하듯 한다. 그 학교에서는 복도에서도 교실에서도 그냥 돌아다니는 게 허용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물론 지금 학교에서도 복도에서 뛰다가 선생님께 걸려서 혼났다고 말하지만 그것조차 재미있다는 식으로 얘기한다. 어떤 선생님은 교실에서라도 뛰어놀라며 대신 복도에서는 뛰지 말라고 '조장'하기도 했다. 지금 아이는 아주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며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처음엔 괜히 변두리로 와서 학업에 지장을 준 건 아닌가 회의가 들었지만 지금은 만족한다. 비록 학업은 시내 아이들과 조금 차이가 나겠지만 소중한 유년기의 추억을 얻었다고 본다. 다만 학생이 자꾸 줄어서 이번 새학기에는 반이 하나로 준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래도 시내의 과밀학급 보다는 낫겠지 싶다. 

학교 교육은 단순히 선생님이 의욕이 많다고 잘 되는 게 아니다. 행정관료인 교장과 학부모의 도움 없이는 정말 힘들다는 것을 7개의 학교 사례에서 보여준다. 거산초등학교나 삼우초등학교 등의 학교가 모두 남한산초등학교의 사례를 보고 힘을 얻어 시작했다고 하니 남한산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더 존경스럽다. 이후 생긴 학교에 남한산초등학교가 모범이 되었다니 말이다. 만약 남한산초등학교가 없었다면 이런 학교가 생기기까지 조금 더 시간이 걸렸을 것 아닌가. 누군가가 이미 시작한 일을 따라가는 것과 새로 만들어서 시작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으니까. 

참 신기하게도 각 학교를 만들 때 나타나는 어려움은 모두 비슷해 보인다. 일부 학부모들의 이기적인 생각, 교육청과의 마찰, 교사들끼리의 의견 대립 등. 그러나 생각해 보면 이런 것은 어느 학교나 있는 현상일 뿐 이 학교의 학부모들이 특이해서도 아니고 선생님들이 주장이 세서 그런 게 아니다. 이 모든 과정을 극복하고 이제 차츰차츰 안정을 찾아가는 학교도 있고 2기를 맞이하는 학교도 있다지만 앞으로 순탄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을 게다. 그래도 처음 보다는 훨씬 덜 아프고 덜 힘들이며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고 본다. 

우리나라의 모든 학교를 이렇게 바꾸면 좋겠지만 그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누구라도 안다. 사실 이런 학교를 만든 교사의 가족이 안 됐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들이 힘들어 보였다. 그러니 아예 불가능하다기 보다 불필요하다는 생각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이런 학교가 점점 늘었으면 좋겠다. 이제 몇 년 있으면 내 아이는 초등학교를 졸업해서 나와 상관없는 일이 되겠지만 그렇더라도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이런 학교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아니,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이를 생각하는 학교, 아이가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는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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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똥 싼 날 보물창고 북스쿨 5
오미경 지음, 정지현 그림 / 보물창고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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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중에서 정말 좋아서 일기를 쓰는 아이가 얼마나 될까. 우리 아이의 경우도 선생님이 써 오라는 날만, 아니면 일주일에 주어진 양만큼만 쓴다. 절대 그 양을 넘기는 법이 없다. 그나마도 선생님이 써오라고 하지 않으면 절대 안 쓴다. 한편으론 이해가 가면서도 일기를 꾸준히 쓰면 좋은 점이 더 많다는 걸 알기에 선생님이 일기 검사에 의미를 두었으면 하고 은근히 바란다. 마치 세호 엄마처럼 말이다. 

아이들 인권 때문에 일기 검사를 하지 않는다는 선생님을 만나 무척 좋아하던 세호가 엄마 때문에 억지로 일기를 쓰게 되었으니 얼마나 기가 막힐까. 게다가 모두 다 쓰는 게 아니라 몇 명만 쓰게 되었으니 더 억울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일기를 쓰기 위해, 아니 선생님과의 약속인 열매 따기에 성공하기 위해 2주일간 벌어지는 이야기다. 가장 중요한 매개체는 일기지만 그 일기를 중심에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약속에 대한 이야기부터 정직이나 신뢰에 대한 이야기까지, 짧은 이야기 속에 많은 것이 들어있다. 그렇다고 이래야 한다느니 저래야 한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대화하고 생활하면서 직접 느끼고 경험한 것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웃다 보면 어떻게 해야 좋은지 깨닫는다. 욕을 하지 않기 위해 애쓰는 재식이를 통해 욕을 하지 않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또 예강이를 통해 아픔을 감추기 위해 애쓰면 애쓸수록 더 힘들고 괴롭다는 것, 그것을 인정하고 털어놓았을 때 오히려 문제가 쉽게 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세호는 거짓말을 해서 찜찜한 마음을 털어놓자 그동안 나오지 않던 똥이 시원하게 나온다. 남들에게는 일기 쓰기가 똥 누는 것처럼 매일 저절로 되는 것이라지만 적어도 세호에게는 똥 누기가 그처럼 간단한 게 아니었다. 그런데 둘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것이다. 작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하나하나의 사건과 이야기가 군더더기가 없이 꼭 필요한 것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읽고 나면 문제가 시원하게 해결된 세호와 예강이처럼 독자도 뭔지 모르겠지만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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