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수도 지도책 - 롤프의 세계 도시 여행 상상의눈 지식그림책 3
최설희 글, 이동승.해피봉(우예림) 그림 / 상상의집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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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에 세계지도 위에 각 나라별 국기를 꽂는 책-일종의 놀이책-이 있는데 아이들이 상당히 좋아한다. 두 세트가 있어서 서로 경쟁하며 깃발을 꽂는데 의외로 잘 맞춘다. 지도가 작아서 어느 위치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더라도 나라 이름을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처럼 아이들은 다른 나라에 대한 관심이 기본적으로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단순히 나라의 위치만 아는 게 아니라 각 나라의 수도와 특징에 대해서도 알면 좋지 않을까. 그런 책을 통해 가만히 앉아서 세계를 여행한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순수하게 정보로 접근해서 각 나라의 수도나 면적, 유산 등을 소개하는 책도 있는데 이 책은 이야기를 따라가며 각 나라의 특징을 알아볼 수 있다. 대개 동화 형식을 빌린 책은 서사가 약한 편이라서 대충 읽는데 이 이야기는 읽다 보니 말풍선까지 모두 읽게 되었다.

 

  이제 봄 기운이 느껴지는 날씨에 산타 할아버지와 루돌프가 나와서 약간 생뚱맞은 느낌이 들지만 책을 읽는 시기가 이야기 안의 시간과 일치할 필요 없으니 그건 주관적인 내 감정일 뿐이고, 선물을 전달하러 세계를 돌아다닌 루돌프를 세계 여행에 동참시킨 점은 객관성이 있어 보인다. 아리와 롤프를 따라다니다 보면 어느새 각 나라의 수도와 특징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다음 장에는 아리의 감상을 적은 글이 나와서 마치 독자가 느낀 듯한 착각마저 든다. 사진이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사진이야 얼마든지 검색 가능하니 그것으로 만족해야겠다. 이야기가 간략하면서도 필요한 정보가 들어 있어서 이제 막 세계가 궁금해지기 시작한 유아나 어린이들에게 어울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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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백
김려령 지음 / 비룡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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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닷 웃고 시작해야겠다. <완득이>를 읽으며 혼자 키득대던 게 생각난다. 이 책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아이들의 대화가 참 재미있다. 내가 항상 우리의 어린이 청소년 책과 외국의 책에서 느끼는 결정적인 차이가 바로 그런 부분이었다. 어떤 상황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지만 몇 다리 건너면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것, 그러면서 실실 웃음이 나오는 것, 그게 우리 책에는 부족했다. 그런데 이 작가의 책은 다르다. 물론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것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기에 이 작가의 책 중에서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책은 <완득이>나 <가시 고백>과 같은 맛은 느낄 수 없다. 그러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많은 책들이 아직도 구구절절 설명하는 상황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이 작가의 책은, 다르다.

 

  완득이가 외국인 엄마와 장애 아버지를 둔, 일종의 불우한 환경의 아이였다면 이번에 나오는 해일이는 아주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라는 평범한 아이다. 과연 '정상'이란 무엇인가의 기준이 모호하니 평범한 가정이라고 해두자. 여하튼 해일이는 아버지가 조그만 아파트 관리소장을 하시고 어머니는 집에서 살림하시며 재미있는 형이 있는, 그야말로 겉보기에 아주 평범한 가정에서 사랑을 받으며 자라는 고등학생이다. 부모님이 종종 싸우긴 하지만 그것은 어느 집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싸움이지 이혼을 암시하는 싸움은 아니다. 다른 무엇보다 해일이네 가정에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있다. 그런데 왜 해일이는 물건을 자꾸 훔치는 걸까. 그것도 아주 완벽한 방법으로.

 

  해일이는 친구를 원하지만 구태여 나서서 친구를 만들지 않는다. 자신의 손이 머리의 통제를 벗어나서 혼자 움직이는 통에 친구의 전자수첩을 훔치고, 그것을 머리의 통제를 받고 팔아버린다. 가끔 슈퍼에 가서 건전지를 훔쳐다가 세트를 만들어서 파는 걸 보면 이건 도벽이다. 그야말로 필요해서 훔치는 것 생계형도 아니고 누군가가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것도 아닌, 자신의 손이 녹슬었나 아닌가를 시험해 보는 것이라나. 그러면서 은근히 들키기를 바란다. 그래야 다음부터 훔치지 못할 테니까. 그러나 솜씨가 어찌나 좋은지 매번 무사통과다. 나 참, 이런 재주를 타고 나기도 하다니. 근데 한편으론 멋져 보이니 원, 문제다. 

 

  언제나 외톨이로 지내던 해일이에게 처음으로 마음을 나누고 싶은 친구가 생기는데 하필이면 그 중 한 명이 전자사전의 주인이다. 그리고 결국 예정대로 도둑질을 하다 들키고 만다. 슈퍼마켓에서 들킨다면 창피를 당하고 말면 그만이지만 친구에게 들키면 모처럼 연결된 친구관계가 끊어질지도 모른다. 해일이도 그걸 잘 알기 때문에 진오에게 들켰을 때 그런 이야기를 한다. '너희들이 만약 나와 친구가 되기 전에 알았다면 어땠을까'하고. 물론 진오도 해일이가 친구이기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며 괴로워하는 것이고. 그들의 고민대로 친구가 되기 전에 알았다면 해일이는 기피해야 하는 단순한 도둑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을 것이다. 원래 친밀한 사이에서는 객관적인 판단이 어려운 법이다. 그것이 정당하지 않은 것 같지만 그렇기 때문에 잘못된 길을 가다가도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일 게다. 예전에는 모든 것에 동일하게 원리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인한다. 나도 나이가 드나 보다.

 

  이들의 우정은 병아리를 매개로 싹트지만 독자들은 언제 해일이의 본모습이 들킬까 조마조마하기만 하다(그런데 나중에 들키는 장면도 심각하지 않고 오히려 유쾌하다. 이 점이 이 작가의 매력이기도 하다). 그 와중에도 해일이 식구들의 행동은 배꼽잡게 만든다. 특히 해일이 형의 재치있는 말투는 배우고 싶을 정도다. 아무리 행복해 보여도 누구나 작은 고민은 가지고 있듯이 지란도 평탄치 못한 가정사 때문에 혼자 힘들어하지만 친구들 덕분에 잘 극복해 나간다. 당연히 해일도 아까운 손재주를 사용하지 않기로 하고. 만약 현실에서 도벽이 이처럼 마음 먹는다고 바로 손을 씻을 수 있을까 그것이 의문이긴 하지만 소설에서, 그것도 청소년 소설에서 계속 도둑질을 할 수는 없으니 당연한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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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우와 에머슨의 대화 - 미국 정신의 르네상스를 이끈 우정
하몬 스미스 지음, 서보명 옮김 / 이레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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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학이든 순수문학이든 여하튼 문학과는 거리가 먼 생활이었기에 어떻게 소로우에 대해 알게 되었는지 모르겠으나 어찌어찌해서 소로우라는 사람에 대해 알게 된 후 그냥 마음에 들었더랬다. 나도 한때는 자연속에서 살고 싶다는 열망을 갖고 있었고 도시의 번잡한 생활을 그다지 즐기지 않았기에 월든 호숫가에서 오두막을 짓고 혼자 살았다는 사실 자체에 매력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월든>을 읽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세계를 뒤흔든 시민불복종>을 읽었다. 둘을 읽게 된 계기 사이에 모종의 연관성이 있었던 것은 전혀 아니고 그저 <월든>을 읽으며 역시 나는 문학적,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 기억만 난다. 그의 방대하고 깊이 있는 학식에 그저 놀라웠고 기가 죽었다. 한참 후에 우연히 <세계를 뒤흔든 시민불복종>을 읽으며 소로우에 대해, 그리고 그의 사상이 미친 여파가 어땠는지 조금 알게 되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다시 우연히 이 책을 알게 되었고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 소로우를 언급하면 자연적으로 랠프 왈도 에머슨이 따라오니 그의 책을 읽어 보려고 검색하던 차에 발견한 것이다. 원래 선물 받고 읽지 않았던 에머슨 수상록이 있었는데 동생이 그 책을 보더니 얼른 달라기에-동생도 소로우와 에머슨을 좋아한다-줘 버려서 항상 아쉬운 마음이 있던 차다. 아직 에머슨의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문학 세계나 생각이 어떤지 모르겠으나 일단 자연인 에머슨을 알기에 적합한 책인 듯하다. 물론 소로우를 알기에도 적합하고.

 

  어떤 철학적(여기서 말하는 철학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생각이라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사고를 하고 그것을 체계화하는 과정이 어떠하리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왜냐하면 내 입장에서는 완성돼서 나온 것만 읽거나 배우면 되는 것이었으니까. 그런데 우정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위해 에머슨이 끊임없이 사람들을 만나서 토론하고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을 보며 결과가 결코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며 어떤 이론이나 사상이 혼자만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해본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수시로 만나서 이야기하고 그것을 더 깊이 발전시키며 사유하는 과정이 무한반복된 결과물이 아닐런지.

 

  얼마전까지만 해도 에머슨이 월듯 호숫가의 땅을 소유하지 못했더라면, 그곳에 오두막을 짓도록 허락하지 않았더라면 소로우의 <월든>이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소로우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면서 소로우의 능력이 뛰어났으니 주위에서 그처럼 도움을 준 것이라 생각했다. 즉 소로우가 있기 위해 에머슨이 존재하는 것처럼 여겼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 책을 읽어 보니 그와 반대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에머슨이 없었다면, 에머슨이 소로우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가 소로우를 알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에머슨이 소로우에게 그토록 많은 도움을 주고 성공하게 해주려 노력했는데 소로우가 너무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일전에 어느 그림책-<내 친구 소로우 선생님>-에서 브론슨 올콧이 소로우와 같은 동네에 살면서 그의 딸인 <작은 아씨들>의 작가 루이자 메이 올콧에게 영향을 주었다는 이야기를 읽었다. 그냥 같은 동네에 살아서 가끔 얼굴을 보는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긴밀한 사이였음을 알 수 있다. 에머슨은 뛰어난 능력을 지닌 젊은이를 발굴해서 작가로 성공하도록 격려하고 후원하는 역할을 하지만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관심을 거두지만 소로우가 침체기를 겪을 때도 계속 후원한 것을 보면 소로우에게는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사실 우정이 지속되다가 서로 다른 길을 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라 결말이 좋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읽었다. 하지만 그들의 우정은 소로우가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지속되었다. 중간에 잠시 서로의 생각이 달라 다른 길을 가긴 했지만 그건 어차피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생각이 동일할 수는 없으므로 당연할 수밖에 없다. 왜 같은 길을 가던 스승과 제자가 나중에는 결별하고 서로의 독자 노선을 추구하는 경우를 종종 보지 않던가 말이다. 어쩌면 그것이 당연한 것일 게다. 소로우와 에머슨의 작품을 갖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을 다루면서 자연인으로서 조명하는 이 책 덕분에 소로우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되었다. 경외감을 갖고 읽었던 <월든>의 소로우가 아니라 단점도 있고 유약한 면도 있으며 인간적인 소로우를 만났다. 이제 에머슨이 궁금해졌다. 그에 대한 책을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월든>을 다시 한번 읽어야겠다. 처음 읽을 때는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많이 나와서 흥미를 떨어트렸는데 이제는 그것이 오히려 흥미를 돋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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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북 전쟁에서 살아남기 1 만화로 보는 세계사 대사건
정나영 글, 현보 아트스쿨 그림 / 상상의집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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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수학 선생님이 링컨에 대해 해주셨던 이야기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당시만 해도 '링컨'하면 무조건 노예를 해방하기 위해 남북전쟁도 마다하지 않은 대단한 대통령이라는 단편적인 사실만 알고 있던 때였다. 왜 수학 선생님이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현재의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계셨던 분이지 싶다. 어쨌든 그 선생님 말씀이 링컨이 노예를 해방시킨 것은 북부의 공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시대적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순수한 의도에서의 노예해방이 주 목적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금이야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당시만 해도 그 얘기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렇다고 링컨에 대한 나의 평가가 달라지지 않았고 그의 위대함에 상처가 되지도 않지만 어떤 사건의 이면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기억하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우연찮게 기억되었다. 독립기념일을 모티브로 한 영화도 있고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월든 호숫가에서 나오는 날도 우연히 독립기념일과 맞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남의 나라 독립기념일까지 세세하게 알 필요는 없는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하지만 몇 년이었는지는 이상하게 기억하기 어렵다. 하긴 우리나라의 역사도 헷갈리는 판에 그 정도야 당연한 거지만.

 

  역시나 보물을 찾기 위해 남북 전쟁의 현장으로 간 온샘과 자크가 벌이는 좌충우돌 모험 이야기. 여전히 나는 그들의 모험보다는 정보 페이지에 나오는 이야기가 더 재미있다. 물론 아이들은 여전히 정보 페이지는 그냥 넘기고. 여기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를 연상시키는 남부의 대농장 지주의 딸 스칼렛의 모험도 더해진다. 눈앞에서 노예지만 정이 많이 든 베쓰의 가족이 도망치는 것을 목격하지만 차마 잡지 못하고 오히려 노예 사냥꾼으로부터 구하기 위한 모험에 동참한다. 분명 힘든 여정이 될 베쓰의 가족이 어떤 고초를 당하게 될지 걱정이다. 이러니 2권이 기다려질 수밖에.

 

  정보 페이지를 보면 당시 철학자로서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랄프 왈도 에머슨에 대한 이야기가 간략하게 나온다. 안 그래도 소로우에 대한 책을 읽으며 그에 대해서도 궁금하던 차에 우연히 에머슨과 소로우를 함께 조명한 책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제목이 <소로우와 에머슨의 대화>였던가. 주문했으니 도착하면 얼른 읽어봐야지. 이처럼 독서란 거기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연결되고 확장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어린이 책을 읽으면서 얻는 힌트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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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에서 살아남기 2 만화로 보는 세계사 대사건
정나영 글, 이정태 그림 / 상상의집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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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가 갑자기 옛날에는 사형시킬 때 단두대를 이용해 진짜 목을 잘랐냐고 묻길래 그에 대해 설명을 해줬다. 기요탱이라는 사람이 발명해서 일명 기요틴이라고도 불리며, 사형집행하는 사람이 아무래도 마음이 좋지 않을 테니 그런 것을 감안해 발명한 것이며, 프랑스의 루이 16세와 왕비도 단두대에서 죽었다고. 그랬더니 바로 자기가 읽은 책에도 그런 설명이 나온단다. 순간 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내가 설명해줬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물론 둘째가 말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본격적으로 혁명의 분위기가 싹트고 결국 우유부단했던 루이 16세와 마리 앙트와네트가 갇혔다가 사형당하는 과정이 누리와 자크를 따라가다 보면 알게 된다. 여기서는 특히 코와니 사령관과 그의 딸 마리가 처한 상황을 보며 대의가 무엇이며 옳은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딸이 아버지와 반대 입장에서 행동하고 아버지도 심적으로는 딸과 같은 혁명군의 행동이 옳을 수도 있다고 여기지만 왕을 호위해야 하는 자신의 입장에서 혁명군에 반하여 왕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아마 작가도 그런 독자의 마음을 알기에 코와니 사령관이 루이 16세의 도움으로 사형을 면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프랑스 혁명은 사실 한 번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세 차례에 걸쳐 일어났지만 우리가 흔히 혁명이라 부르는 것은 1789년 처음 일어난 사건을 일컫는단다. 바로 이 책의 배경이 된 사건이다. 그리고 공화정이 시작되었지만 그 후로 안정된 것은 아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혁명이 일어나면 강경파와 온건파가 있고 독재를 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기 마련인가 보다. 프랑스도 그런 과정을 어김없이 겪었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면 만나는 정보 페이지에 있다. 그러니 만화만 보는 아이들이라면 요런 상식은 얻기 힘들 것이다. 물론 우리 아이도 그런 아이에 속하지만. 그래도 프랑스 혁명이 있었고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했는지 대충 안다면 그나마도 다행이라 위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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