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악기의 울림과 돌 악기의 진동

   金聲玉振(금성옥진)

 

산동성 곡부는 노나라의 도읍이자 공자의 고향이다. 곡부에는 곳곳에 공자의 유적이 남아 있는데, 공자의 사당인 공묘(孔廟), 공자의 옛집인 공부(孔俯), 공자의 무덤인 공림(孔林)삼공이라 하여 가장 중시한다. 공자의 사당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서 있는 돌로 된 문(중국에서는 이를 패방(牌坊)이라 부른다)에는 공자의 인품과 업적을 상징하는 글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중에서 금성옥진집대성’(集大成)이란 단어와 함께 맹자에 나온다. 맹자는 공자를 성인 중에서도 때에 맞게 절제하여 중용을 지키는 시중(時中)이라 할 수 있는 분이니 집대성이라 하는 것이다. 집대성이란 (관현악 협주곡에서) 금속 악기의 울림이요, 돌 악기의 진동이다. 금속 악기의 울림은 시작의 조율이고, 돌 악기의 진동은 종결의 조율이다라고 칭송한다. 금성옥진은 훗날 위대한 인물의 덕과 업적이 멀리까지 환히 드러난다는 뜻이 되었는데, 속된 말로 하자면 어느 분야의 종결자인 셈이다.

 

맹자』 「만장 하(萬章下)

 

 

* 도판은 금성옥진 패방(牌坊)

 

 

 

 

 

중국사의 오늘 :

1281311(원 세조 지원 182월 병술)

일본 정벌을 위한 2차 원나라 군대가 출병했으나 거센 바람 때문에 배들이 거의 난파당했다. 살아서 돌아온 사람이 열에 한둘에 불과했다. 일본은 이 바람을 신풍(神風, 가미가제)이라 불렀는데, 1945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 특공대 이름으로 차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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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이나 옥처럼 귀한 가지와 잎사귀 혹은 고귀한 신분

   金枝玉葉(금지옥엽)

 

당나라 때 사람 왕건(王建)의 글에 나비야, 나비야. 금지옥엽으로 날아드는구나라는 대목에서 나온 표현이다. 훗날 황족이나 출신이 고귀한 사람을 일컫는 단어가 되었다. 삼국연의13회에 보면 장비가 이 말을 듣고는 눈을 크게 뜨고 냅다 고함을 질렀다. ‘우리 형님은 금지옥엽이시다. 너 같은 놈이 감히 우리 형님을 현제(賢弟)라 불러?’”라는 대목이 나온다. 유씨 황가의 피가 흐르는 유비를 깔보았다며 고함을 질러대는 장비의 입에서도 금지옥엽이란 단어가 튀어나왔다. 옛날에는 황족이나 정말 고귀한 신분에게만 사용된 용어지만 지금은 집집마다 금지옥엽이 하나 이상은 다 있다. 문제는 그 금지옥엽들이 커서는 귀한 존재들이 되지 못하고 찌질이가 되거나 세상을 나쁘게 만드는 현실이다. 자기 자식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사고방식으로 막 돼먹은 인간으로 키운 결과다.

 

궁중조소(宮中調笑)

 

 

 

 

 

중국사의 오늘 :

1912310

원세개가 북경에서 임시 대총통에 취임하여 선서했다. 원세개는 북양군벌 세력을 이용하여 민주화 세력들을 탄압하고 정변을 통해 대총통에 올랐다. 이로써 1911년 청 왕조를 뒤엎은 신해혁명의 발걸음이 후퇴하기 시작했다.

 

* 도판은 원세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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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자는 늘 자기가 옳다고 여기길 좋아한다.

   愚而好自用(우이호자용)

 

이 대목에 이어 賤而好自專’(천이호자전)이 나온다. ‘천한 자는 혼자 판단하고 혼자 행동하길 좋아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중용에서는 이런 자들에게는 재앙이 그 몸에 미친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두 구절은 뜻은 크고 높은데 실제로 이루는 것은 하나 없는 자들을 비판하고 있다. 보통 사람들이 이런 성향을 가지면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한다. 권력을 가진 자가 이런 성향이면 앞에서는 복종하는 척하지만 뒤에서는 손가락질한다. 나라의 지도자가 이런 성향이면 백성들과 불통하고 불화하여 결국은 나라를 망치게 된다. 오늘날은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지도자가 아닌 자기보다 잘난 인재를 쓸 줄 아는 지도자를 요구한다. 잘났지만 어리석은 지도자들이 널브러져 있다.

 

예기』 「중용

 

 

 

 

 

중국사의 오늘 :

111239(송 휘종 정화 2, 요 천조제 천경 22월 정유)

요나라 천조제가 춘주(春州)에 오니 천 리 이내의 여진 각부 추장이 모두 와서 알현했다. 천조제가 요란한 연회를 베풀어 완안부 추장 아골타에게 춤을 추게 했으나 아골타는 사양했고, 둘 사이에 틈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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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글자로 옥사를 일으키다.

   三字獄(삼자옥)

 

남송 시대 우국충절의 대명사 악비(岳飛) 장군은 간신 진회(秦檜)의 모함과 어리석은 고종(高宗) 때문에 억울하게 처형당한다. 당시 악비가 옥에 갇히자 한세충(韓世忠)이 진회에게 따지고 들었고 이에 진회는 얼버무리며 막수유’(莫須有)라고 대답한다. ‘막수유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대개 그런 일이 있는 것 같다는 뜻의 애매모한 말이다. 진회는 사건의 진상을 정확하게 밝히지 못한 채 심증만 가지고 이렇게 말한 것이다. 그러자 한세충은 그 세 글자 가지고 천하를 설득할 수 있겠느냐고 다그쳤다. 여기서 세 글자로 옥사를 일으킨다삼자옥이 파생되어 억울한 옥사를 일으킨다는 전고가 되었다. ‘막수유라는 근거도 없는 심증만 가지고 악비를 모함한 진회는 그 후 천고의 죄인이 되어 지금 악비의 무덤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도 문제지만 버젓이 만천하에 드러난 사실조차 부정하는 뻔뻔스러움이나 그런 자들은 뭐라 불러야 하나? ‘철면피’(鐵面皮)가 우선 떠오른다.

 

송사(宋史) 365 악비전

 

 

 

* 도판은 악비의 묘.

 

 

 

 

 

중국사의 오늘 :

192538

북경의 20여 개 단체가 국제여성노동절 대회를 열고 인권쟁취’ ‘동등교육을 구호로 내걸었다. 1,300여 명이 대회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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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씻다.

   洗耳(세이)

 

당나라 때 사람인 장수절(張守節)사기3대 주석서 가운데 하나인 사기정의(史記正義)에서 황보밀(皇甫謐)고사전에 나오는 재미난 전설 하나를 소개한다. 요 임금 때의 은자 허유(許由)는 요 임금이 천하를 자신에게 넘겨주려 하자 이를 거절한 것은 물론 들어서는 안 되는 소리를 들어서 귀가 더러워졌다며 영수(潁水) 가로 달려가서 귀를 씻었다고 한다.

 

이후 귀를 씻었다는 의미의 세이라는 말은 자신의 몸을 깨끗하게 지키며 스스로를 숨기는 지조의 상징처럼 남게 되었다. 즉 세속의 더러운 이익이나 명예와 대비되는 고결함을 뜻하는 단어가 되었다. 일설에는 허유가 귀를 씻는 모습을 본 농부가 그 연유를 알고는 더러운 이야기를 들은 귀 씻은 물을 소에게 먹일 수 없다며 소를 끌고 상류로 올라갔다고도 한다.

 

이태백은 고풍(古風)이란 시에서 세상에 세이옹’(허유처럼 귀를 씻은 고결한 사람)이 없는데 누가 요와 도척을 알리오라고 했다. 참으로 꿈에서나 나올 이야기이지만 세상이 하도 혼탁하다 보니 세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우리 마음이 다소는 깨끗해지는 것 같다.

 

고사전(高士傳)

 

 

 

 

* 도판은 세이천(洗耳泉)

 

 

 

 

 

중국사의 오늘 :

64037(당 태종 정관 142월 정축)

태종이 직접 국자감을 방문하여 국자좨주 공영달(孔穎達)에게 효경(孝經)을 강의하게 하고 국자감 관원 및 여러 학생 중 성적이 우수한 자에게 상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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