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을 찡그리다.

   嚬蹙(빈축)

 

적절치 않은 언행으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얼굴을 찡그리게 만드는 것을 빈축을 산다라고 표현한다. 글자가 매우 어렵지만 빈축이란 단어는 두 글자 모두 얼굴을 찡그린다는 뜻이다.

 

이 단어에는 재미난 이야기가 들어 있다. 춘추시대 월나라의 미녀이자 중국 4대 미인의 한 사람인 서시(西施)에게는 가슴에 통증을 느끼는 지병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수시로 가슴 쪽을 움켜쥐거나 문지르며 얼굴을 찡그렸다. 그러나 다른 여자들이 보기에는 이 모습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웠다. 그래서 너 나 할 것 없이 서시를 따라 인상을 찡그렸는데, 그 모습이 어땠겠는가?

 

훗날 이 단어는 못난 여자가 예쁜 여자의 약점이나 못난 행동까지 따라 한다는 뜻으로 사용되었고, 지금은 앞서 말한 대로 적절치 않은 언행으로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여 이맛살을 찌푸리게 할 경우에 두루 사용되고 있다. 서시와 한 마을에 살던 못난 동시(東施)가 서시를 따라 했다고 해서 동시빈축이란 성어도 생겨났다. 외모 지상주의가 요즘 일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장자』 「천운(天運)

 

 

 

 

 

중국사의 오늘 :

1852321

영국 상선이 사사로이 중국인 475명을 잡아 하문(厦門)에서 샌프란시스코로 데려갔다. 중국인을 약탈하여 인신매매하는 이런 범죄 행위는 아편전쟁이 발발하기 이전인 19세기 초부터 시작되어 1850~1870년대에 극성을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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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알다.

   識途(식도) 또는 識路(식로)

 

춘추 시대 제나라의 재상 관중과 대신 습붕은 환공을 따라 고죽국 정벌에 나섰다. 봄에 갔다가 겨울에 돌아오는데 길을 잃었다. 이에 관중은 늙은 말의 지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늙은 말을 앞장세우고 그 뒤를 따라 마침내 길을 찾을 수 있었다. 관중은 이 원정길에 나섰던 경험이 있는 노련한 말을 이용하여 길을 찾아냈던 것이다. 이후 식도’(또는 식로’)는 원래 자리로 되돌아온다는 뜻이나 경험이 풍부하여 앞장설 수 있음을 비유하는 단어가 되었다. 우리 사회 각 분야가 제 방향을 찾지 못하고 갈팡질팡할 때 흔히들 어른이 없다고들 한다. 길을 잘못 든 우리들에게 정신이 번쩍 나게 채찍질을 가할 수 있는 진짜 어른이 절실하다.

 

한비자』 「설림 상說林上

 

 

 

 

 

중국사의 오늘 :

1913320

19132월 선거에서 국민당이 압도적으로 다수당이 되자 원세개(袁世凱)는 자신의 자신의 독재 통치에 위기를 느끼고 사람을 보내 상해역에서 국민당의 핵심 인물인 송교인(宋敎仁)을 암살하게 했다.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송교인은 아틀 뒤인 322일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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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 것을 지나치게 바로잡으려 하다.

   矯枉過正(교왕과정)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다.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교왕과정과 같은 맥락에 있는 성어이다. 굽은 것을 바로잡는 것은 좋지만 지나치게 힘을 주면 다른 쪽이 휘어져 버린다. 누군가가 사물이나 인간의 치우친 점이나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과하거나 가혹한 방법을 쓰면 그 자신이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잘못된 길로 빠진다. 흔히 자기만 옳다고 고집하는 독선(獨善)적인 사람들이 이런 함정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독선적인 사람이 흔히 빠지는 함정이 독단(獨斷)이며, 그 사람이 통치자라면 독재(獨裁)로 흐르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그래서 균형(均衡)이 필요하고, 평형(平衡)이 필요하며, 평정(平靜)이 필요한 것이다.

 

수서(隋書) 혹리전서문

 

 

 

 

 

중국사의 오늘 :

274318(서진 무제 태시 10년 윤정월 정해)

귀천을 엄격하게 구별할 것이며, 처가 죽은 뒤 첩이 처로 되는 것을 금지하라는 조서가 있었다. 서진(西晉) 시대 사족(士族) 정치는 문벌을 가장 중시했다. 첩은 보잘것없는 집안의 출신이라 혼인상 사족의 특권을 보호하려는 뜻에서 이런 조서가 취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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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차면 심장이 상하고, 백성이 원망을 하면 나라가 상한다.

   足寒傷心, 人怨傷國(족한상심, 인원상국)

 

전설 속 신비로운 인물인 진()나라 때 황석공(黃石公)이 지었다는 소서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앞뒤 구절까지 다 소개하면 이렇다. “기둥이 약하면 집이 무너지고, 나라를 보좌하는 사람이 약하면 나라가 기운다. 발이 차면 심장이 상하고 백성이 원망을 하면 나라가 상한다. 산이 무너지려면 그에 앞서 흙이 흘러내리고, 나라가 쇠퇴하려면 그에 앞서 사람이 피폐해진다.” 사람의 몸이나 집의 상태나 나라의 정치나 안정을 유지하는 이치는 한 가지란 말이다. 기초가 약하면 중심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정치나 정국의 안정은 굳어 있거나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늘 컨트롤할 수 있는 운동 상태에 있다. 거기에는 백성들의 이해와 지지가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민심을 천심이라 하고, 민심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고 하는 것이다.

 

소서(素書) 안례(安禮)

 

 

 

 

 

중국사의 오늘 :

135318(동한 순제 양가 42월 병자)

환관이 양자를 들여 봉작(封爵)을 세습하는 것을 허락했다. 동한 시대 환관들의 정치적 힘이 커지면서 그들의 자리를 세습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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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질투하다.

   妒華(투화)

 

태평어람967에 인용된 투기(妒記)에 재미난 이야기가 나온다. 무양(武陽) 출신의 여자가 완선무(阮宣武)에게 시집을 갔는데 시기와 질투가 보통이 아니었다. 그 집에 복숭아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언젠가 꽃과 잎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선무가 그 아름다움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 모습을 본 여자가 크게 화가 나서 노비를 시켜 그 나무를 베고 그 꽃을 죄다 꺾게 했다. 이 이야기에서 꽃을 질투한다는 투화라는 단어가 파생되어 나와 지나친 시기와 질투를 비유하는 말이 되었다. 인간의 복잡다단한 마음 중에 질투심이 가장 무섭다고 하더니 정말이지 꽃마저 질투한 사람이 있었나 보다. 인간사 불행의 대부분이 시기와 질투에서 비롯된 것이고 보면 불가항력이라는 생각도 든다.

 

태평어람(太平御覽)

 

 

 

 

 

중국사의 오늘 :

76317(동한 장제 건초 원년 정월 병인)

소들이 돌림병에 걸려 농지가 감소하고 곡물 가격이 올라가 많은 농민이 여기저기로 흩어졌다는 기록이 보인다. 중국사 최초의 소 돌림병에 관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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