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는 습관을 이기는 작은 책 - 30일의 기적, 미루지 않고 살아보기
페트르 루드비크 지음, 김유미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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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라고 하는데요. 이 이야기를 들을 때 왠지 내 묘비명에도 이렇게 쓰게 되는 걸 아닐까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뭐든 시작은 하려고 했고 그러기도 했는데, 그게 오래가지를 않더라구요. 그리고 언제부턴가 낡은 고무줄 늘어지듯 또 모든 시작이 늦어지게 됐는데요.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 자꾸 미루게 될 때, 이미 할 일을 끝냈다는 사람들을 보면  도대체 그 차이가 어디서 오는 건지 궁금할때가 많았습니다. 그러기에 이 책의 내용이 더 궁금해지는데요.

우선은 미루는 습관이  인생과 시간을 먹어치우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있습니다.이미 알고 있었으면서도 고치지 못했기에 불치병일줄 알았는데, 그 습관은 생각보다 쉽게 고칠수 있다고 하니 다행이긴 합니다. 처음부터 완전히 고치겠다는 원대한 꿈만 꾸지않으면 된다고 하는데요. 차근 차근 반복적인 연습으로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미루는 습관을 이기는 네 가지 핵심 요소로 동기부여,자기 훈련,성과, 객관성을 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자기 훈련은 좋은 습관을 정착시키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데요. 그 방법으로 의지력이 약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습관 리스트 만들기라던가 '오늘 할 일','모든 할 일' 활용법,사소한 일에서 영웅이 되게 하는 '사소한 영웅되기' 등 여러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행동으로 바꾸게 하는 방법도 보여주지만 우리 안에서 마음 불편한 줄 알면서 미루게 하는 이유도 분석해주고 있습니다. "나는 할 수 없다."를 먹고 사는 햄스터가 있다는 겁니다. 덮개있는 상자에 햄스터를 넣어놓으면 처음에는 나오려고 점프를 수없이 하지만 그런 며칠이 지나면 뚜껑을 완전 개방해도 점프할 생각을 하지 않는 햄스터말입니다. 어릴때 줄에 묶어놓으면 몸집이 어마어마한 큰 코끼리가 되어도  사슬 풀 생각을 못한다는 그 것처럼요. 하지만 그 우울하게 하는 햄스터도 '햄스터 시트'라 이름 붙여 그 햄스터덕에 내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적어가면서 긍정적으로 변하게 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여러 방법, 어쩌면 이미 해봤는데 안된다고 생각해서 중간에 포기했던 방법,을  떠올리게도 되고 새로 배우게도 되는데요.   미루는 건   태평해보이지만 속으로는 한 십 분후부터는, 이제 진짜로 오 분후부터는 시작해야하지 않을까 라고  마음 초조해지면서 해야 할일도, 하고 있는 일도 집중하지 못하게 할 때가 많은데,  역시나 이걸 고치는 제일 좋은 방법은 처음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할지니,,,처럼 우선 시작이 중요하다 싶습니다. 오분이라도, 혹은 5장이라도 시작을 하는 겁니다. 그런 후 정해진 시간동안 또 미루기를 하고 다시 짧은 시간 정해진 아주 작은 분량을 이어나가는 거죠. 이 방법으로 미루기 달인에서    늦은 마무리지만 시간을 두고 해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싶은데요.   정해진 습관으로 만들 3가지를 정해 당장 시작해 미루지 않고 사는 기쁨도 느끼고, 미루는 동안 그만큼 짧아진다는 인생도 좀 길게, 새롭게 즐겨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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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투 더 워터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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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마음이 전부 까발려졌을 때 난 아주 어렸다." 와 "INTO THE WATER"라는 말은 괜히 으스스하게 들립니다.  어렸을 때 받은 상처가 아주 오래 간다는 걸 알고 있기때문이기도 하고, 깊은 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그래서 의도를 가진 사람과 물이 만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무서워지는데요.

첫 장부터 가끔 영화에서 봤던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마녀로 의심받는  여자를 묶어 물에 집어넣는 잔혹한 사람들이 나오는데요.  중세에는 드라우닝 풀이라 이름붙인 곳에서 마녀인지 아닌지를 알아냈다고 합니다. 물에 가라앉으면 마녀가 아닌거고 물 위로 떠오르면 마녀이기에  역시나 다른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는 거죠. 고로 이거나 저거나 죽을 수 밖에 없다는 건데요. 그런 끔찍한 기억을 중세가 아닌 지금 가지게 된 이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언니의 죽음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았던 이 곳에 돌아오게 된 줄스는 언니 딸 리나를 만나게 됩니다. 언니를 닮아 무섭기도 하고 반갑기도 한 리나지만  친해지기는 어려울 듯해보입니다. 생각나면 전화걸어 아무 얘기나 해대는 언니와 그런 아우성같은 전화에 아무 대답도 없는 동생 줄스의 관계가 리나 눈에 예쁘게 보였을 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시작부터 틀어진 관계는 그녀들이 엄마이자 언니인 넬의 죽음을 파면서 더 삐그덕거리기 시작합니다. 조사하면서 과거 그곳에서 있었던 여러 죽음을 만나게 되는데요. 자살이라고 판명되었지만 언니 넬의 죽음이 이상한 이상, 다른 여인들의 죽음은  과연 어떨지, 과거 또 먼 과거로까지 사건의 기억을 더듬어 가게 됩니다.

사건을 중심으로 사람들의 관계가 어떻게 망가져가는지를 보게 됩니다. 근처를 떠나지 못하면서 죽은 이들을 그리워하는 사람들과 죽음에 관한 비밀을 무겁게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로 나눌 수 있는데요.  사건은 상처가 있건, 없건  사람들 관계를 조금씩 금 가게 한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리고 모두 모르는 일인줄 알았던  사실이 하나씩 드러나며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다."는 것도 드러나게 됩니다.

여러 사건과 정황증거, 그리고 의심스런 용의자들이 등장하지만 "인투더워터"는  사건보다는 사람들 심리에 신경 쓰게 되는 이야기인데요. "그럴꺼야."라고 생각해 입을 다문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그렇지 않은 건 아닐까"라는 의심에 휩싸이게 되면서  서로를 다르게 바라보는 이들이 많아집니다. 분명히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였는데, 의심이 생기자 평소와 같은 행동도  달라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면  진짜 무서운 건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하게 됩니다.상대의 마음도 모르면서 내가 그렇다 생각하면  단정짓게되는 그 마음 말이죠.

한 마디만 했으면 됐는데 그걸 안 해서 평생 언니의 마음을 몰랐던 동생, 덮은게 너무 많아 더이상 말을 이어가기가 힘들어진 부자와 부부사이, 이제서야 알게되는 딸의 고민이 아픈 엄마등 평범한 날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이제서야 보이게 되면서, 후회하는 가족들은 잃기전에 알아야 할 게 뭔지를 보여주는데요. 

 

 작은 마을, 오래도록 같이 살았기에 다 친하고 다 알것같지만 그렇지 않기에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이야기가 떠오르는데요. 진짜 무서운 건 그것일수 있겠다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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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당나귀 현대지성 클래식 22
루키우스 아풀레이우스 지음, 장 드 보쉐르 그림, 송병선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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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당신의 귀를 유혹하겠다면서 '황금 당나귀'는 자신만만하게 이야기를 꺼내는데요. 밀레투스식의 몇몇 이야기를 한데 모았다고 하는데, 밀레투스라함은  기원전 2세기경으로 올라가야한다니  놀라게 됩니다. 기원전 2세기, 그리고 로마를 얘기하는 그의 이야기가 어떻게 이렇게 자세히 남아 여기까지 왔는지 말입니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장편 소설이기도 하고, 죽기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 선정도서이기도 하다는데요. 나는 "루키우스 아풀레이우스", 즉 저자 자신이라고 하는 그는 자신이 호기심때문에 겪게된 일을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믿거나 말거나"식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이들에게 이 모든 건 거짓같겠지만 진실이 틀림없다는 말을 미리 하고 말입니다.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면 또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되기에 이야기는 끝이 없습니다. 마법과 신들, 그리고 그 사이에 낀 욕심많고 어리석은 인간들도,이유없이 당한다 싶은 이들도  당연 만나게 되고 말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름들도  만나게 되는데요. 오래전 이야기임에도 읽기에는 불편함이 없이 넘어가게 됩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것과 조금씩 다른  신화속 이름이나  지명에 관한 이름들만 넘어가면 말이죠.

첫 장부터 호기심  굉장해보이는  루키우스를 보게 되는데요. 그 호기심때문에 자신의 앞날을 꼬이게 만듭니다. 사람이 새가 되는 마법을 보자 자신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데요.  실수로 당나귀가 되면서 생각과  다른 일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세상 다시 없을 고난을 겪게 되는데요.   겪으면 겪을수록 불평이 많아지는 그를 보면서 그렇게 하고 싶다고 한  잘못이 자신에게 있는 걸  너무 잊은 건 아닌지.. 혀를 좀 차게 됩니다.   

돈키호테 느낌으로 많은 에피소드들이 재미있게 읽힙니다.(영향을 줬다는 이야기도 보입니다만)  밤에만 나타나는 남편의 얼굴을 꼬임에 넘어가  보게되고 약속을 어겼기에  고난을 겪어야 했다는  "쿠피도와 프쉬케의 사랑"이라던지  의붓아들을 사랑하다 끝내는 증오해 사건을 벌인 여자의 이야기라던지 어디선가 들었던 이야기들도 보게 되는데요.  솔직하지만 방탕해보이기도 하고, 익살스러운, 또 때로는 너무하다 싶은 인간과 신이 엮어내는 이 이야기들은 결국 인간이 어디로 돌아가게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실제로도 이 비슷한 마녀 재판을 받았다는 저자 루키우스는 결국 인간보다 신에게 더 많이 의지했을까, 그에게 씌어진 혐의는 과연 부당한 일이였을까 궁금하게 만드는데요.  좋은 일이건, 안 좋은 일이건 호기심을 너무 부리면 안되겠구나 싶은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그의 결과가 궁금해지는 걸 보면 시대에 상관없이 없어지지 않는 게 인간의 호기심이구나 하게 됩니다.

꿈에서나  볼 듯한  이야기라 그런가요. 새로운 신화속 세상을 들어갔다 온 느낌을 받게 되는데요.  인간이 어떤 존재들인지를 멀지만 가까운 곳에서 바라보고 알려주는  당나귀의 이야기가 행동을 똑바로 해야겠다는 교훈을 주긴 하네요. 누가 또 장미를 기다리고 있는 당나귀 탈을 쓴 인간인지 알수 없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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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통장 잔고를 걱정했던 그녀는 어떻게 똑똑한 쇼핑을 하게 됐을까
누누 칼러 지음, 박여명 옮김 / 이덴슬리벨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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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수납과 정리 방법에 관한 이야기들이 궁금했는데 이제는 미니멀 라이프를 어떻게 하는건지  궁금해하는 중입니다.   물건을 정리했음에도 넘쳐나기에 수납만으로는 안된다. 근본적인 원인, 물욕 정리를 하자 라는 마음때문인데요.  옷장 크기는 한정이라는 걸  알면서, 그리고 비슷한 물건이  있음에도  정신못차리고 다시 사게 되니 그 마음을 어떻게 잡아야 하나 늘 걱정중입니다. 그런데도,  좋아하는 그걸 산지가 꽤 됐으니 새 대체품이 필요하다거나 찍어놨던게 세일이라거나  기분 전환, 혹은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꼭 사야하는 이유를 만듭니다.그러면서  돈 나간다고 찍히는 통장, 그리고 살 때와 다르게  마음에 안드는  물건들, 어느새  다시 쌓인 물건에 대해서 걱정을 또 시작합니다. 

나같은 이들이라면 매달 통장 잔고를 걱정하던 그녀가   어떻게 똑똑한 쇼핑을 하게 됐을까, 가 당연 궁금해질겁니다. 그녀가 하는, 싸게 샀지만 제대로 입지않게 되는 옷에 대한 불평을 할 때는 그게 남 일이 아니라  공감하게 되는데요.  남편에게 "옷 산"을 치워달라는 소리를 듣는  누누는 그래도   쇼핑 제대로 할 줄 아는 걸로 보입니다. 옷 산 하나하나 어떻게 샀는지 기억하는 걸 보면 말입니다. 거기에 대부분 세일할 때 샀다고  당당하게 말하기도 합니다. 비록 부츠에는  정신을 매번 잃지만 옷만은 아주 싸게 샀기에 합쳐야 제대로  된 옷 하나값이라구요.  마음에 드는  옷이 세일할때면 열심히 산 자신에게  하느님이 준 선물이라고 좋아하는 그녀인데요. 문제는  사러 갔던 건 잊고 다른 물건을 살 때가 많다는 겁니다.   그러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1년 쇼핑 다이어트를 선언합니다. 


쇼핑 다이어트라기에 그 다음 일은 가진 옷으로  연출가능한 다양한 코디법이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예상외의 일이 전개됩니다. 그녀가 옷이  어떻게 만둘어지는지를 따라가기때문인데요. 메이드 인 다음에 찍히는 나라에서, 주로 아시아에서, 불평등한 고용관계가 있음을 걱정합니다.  의식하지 않았던 패션업계의 뒷모습이기에 그녀처럼, 그게 공정한 생산방식을 거쳐 우리 집에 온 것이 아닐께 뻔하기에,  내 옷장안의 옷들을 다시금 보게 됩니다.

"티셔츠 한 장을 생산하는 데 물이 2천 7백 리터가 필요하다고 나와있어요."-146
욕조 15개에서 20개사이 들어가는 물 양이 티셔츠 한 장만드는데 들어가는데, 내 옷장(물론 다른 이들보다 매우 적은 양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안의 것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물이 들어갔을지 상상도 되지 않는데요. 거기에 들어간 농약이나 환경 파괴,  열약한 근무환경속에서 일하는 이들을 생각해보면 옷 하나 사는데 가격만 생각할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오래 입을수록 좋다."
그렇다고 그녀도 옷을 안 살수는 없다는 걸 알고 우리도 물론 압니다. 어떤거든 사기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보자는 건데요. 이제 쇼핑할 때 세가지 질문을 꼭 한다는 그녀는 우리에게도 알려줍니다. "정말 필요한가?","내게 잘 어울리는가?","사이즈가 잘 맞는가."라는데요. 생각해보면 꼭 필요한가..라는 첫번째 질문부터 곰곰히 생각하다보면 꽤 많은 쇼핑 가지수를 줄일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를 악물게 했던 쇼핑 다이어트 기간이 끝났음에도 예전처럼 옷에 눈이 돌아가지 않는 자신이 이상하면서도 대견하다는데요. 달라져가는 그녀를 보면서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가끔은 쇼핑해놓고 내가 왜 샀는지 모르겠는 경우도 있었으니 말이죠. 이렇게 가끔 나도 쇼핑 다이어트가 필요해...라고 생각한 분들이 있다면 복잡한 옷장말고도,  사기 전에, 이미 산 물건을 버리기 전에  고려할게 많다는 걸 알게되는 것만으로도  쇼핑해야하는 물품 목록 작성에 도움이 되지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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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머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6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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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맨 "직전의 이야기, 리디머는 구원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해리가 왜 그렇게 어두운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밖에 없는지를 여기에서도 보게 되는데요. 아쉬운 건 프린스와의 결말, 그리고 다시 그들에게 위험이 닥쳐 라켈과 올레그와의 이별이 있었다는 걸 넘기고  지나갔다는 겁니다. 언제 이렇게 해리의 이야기가 진행됐는지 얼른 그 전 이야기도 찾아봐야겠다 싶은데요.  리디머를 넘기면서도 그 전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걸 보면 해리와  친해졌다는 느낌이 드나 봅니다.

전 파트너의 죽음, 연인 가족과의 이별, 오슬로 경찰청 최고지만 윗 선에서는 곱지 않게 보는 그를   내내 마음 써 주던 반장 비아르네 뮐레르마저 정년퇴직을 맞이하게 됨으로써 '리디머'에서 보여지는 해리의 세상은 더 좁아지게 됩니다. 세상의 악과 싸우기 위해 그 쪽을 보게 되서인지, 아니면 세상에 그리도 악이 많은 건지.... 지키고 싶었던 이들을 하나씩 잃어가고 사랑하는 이들과 거리를 둘 수 밖에 없는 해리는 그의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언제나처럼 이번에도 어딘가 안쓰러움을 줍니다.

사건의 시작은 1991년 구세군 안의 한 소녀와 2003년의 한 남자를 보여줍니다. 어린 소녀에게도 이제는 커버린 남자에게도  상처가 있었다는 걸 보여주는데요. 그들이 어떻게 해리와 만나게될지가 궁금했는데 그 과정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돈을 쫓는 사람들, 그리고 악에 받쳐 누군가를 해치려는 사람들이 이번에도 해리를 힘들게 만듭니다. 올레그를 한 번 만나줬음 한다는 라켈의 전화에도 찾아가기 힘들게 만드는데요. 

말도 안되는 실수가 만들어 낸  연속적 사건으로 보이지만 사실 이 일은 촘촘하게 짜인, 일어나야 할 일이였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상처가 있는 사람들은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 그리고 그들을 해리는 어떻게 보는지를 알게 됩니다.  희망없이 악으로 살아가는 거 아닐까 싶은 그들이 오히려 평범한 이들보다 극적인 희망을  바랄수도 있겠다는 것도 알게되는데요.그런 이들을 너무 자주 봐왔기에 해리는 더 이상 인간에게 기대를 하지 않겠구나 싶은데도 그렇지 않은 것, 그것이 우리에게 해리를 짠하지만 놓지않게 만드는 건가 봅니다. 

좋은 쪽의  희망을 바란다면서, 그리고 어느 쪽이 '선'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 인간은 늘 "악"쪽으로 쉽게 돌아서게 되고, 리디머에서처럼 선과 악의 극단적 양쪽에 서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조차  속과 겉이 다르다는 걸 너무나 늦게 알게되는 일이 많은데요. 악의 세상을  너무 잘 알기에  해리는 라켈과 올레그에게  그 세상을 보여주고 싶지않아 지켜가는 것일수도 있겠고, 그러다보니   그들이 그 역시  악으로  돌아서는 걸 막아주는 것일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

지키지 않아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을 약속이지만  그걸 위해 수배당하면서도  남은 킬러, '작은 구원자'도 어떤 면에서는 해리와 닮아보입니다. 사람들의 앞과 뒤가 다르다는 걸 너무 잘 알기에  누구도 믿지 않지만 욱하는 마음으로 쓸데없는 죽음은 만들지 않기때문입니다.  자신에게 뭔 짓을 했을지언정 말이죠. 그렇기에 해리가 작은 구원자가 잘못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거래했는지도 모릅니다. 선과 악 중에 어찌보면 그가 오히려 선을 택했다 믿기에 말이죠.

저마다 생각하는 구원은 다르지 않을까 합니다. 누군가는 법대로 이뤄지는 걸,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피를 보게 한 자는 피를 흘리는 것으로 정의가 이뤄지고 그래야만 남은 자들이라도 구원받을 수 있다고 생각할수도 있구요. 그렇게 저마다 다른 구원, 해리도 그걸 자신만의 시선으로 본다는 걸 리디머에서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건 무엇이 되었든 우리를 그의 편으로 끌어당기구요.

해리라면 자신을 위한 정의나 구원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원하는 타당한 구원쪽으로 움직일거라는 걸 믿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는동안  그가 얼마나 외로울지 알지만  끝까지  악을 향해 고집만은 그만의 것을 부려보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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