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형 이야기 생각하는 숲 13
모리스 샌닥 글.그림,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괴물들이 사는 나라', '깊은 밤 부엌에서', '잃어버린 동생을 찾아서' 로 유명한 작가 모리스 샌닥의 유작 "나의 형이야기"입니다. 그림은 분명  아이들 책인데 내용은  어두우면서도  뭔가 몽환적인,  다소 특이한 이야기를 써간 그가   이번엔 그가 사랑했던 형을 위한, 그리고 이별을  이야기한다는 말에 호기심이 생기게 됩니다.

 

아이들 책이고  짧은 글이지만    그 날의 느낌에 따라 많은 이야기들이   이렇게도 저렇게도 나오는 책이라   가끔은 오히려, 아이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보게 됩니다. 그러니   우리네에게 가장 무거운 주제인 "이별", 그리고 "죽음" 이 이번 그의 책에선 어떻게 나타나 있을지, 아이는 어떤 느낌을 받을지 궁금해지게 됩니다.

 

 형의 "희망 한 줌 없는, 바로 지금 살아났구나." 나   "잘 자, 우린 꿈 속에서 보게 될거야." 란 동생의 마지막 속삭임이 어쩌면, 우리들이 가져야 할   이별의 극복 과제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건 만남 뒤에 따라오는 이별이고 그 이별이 두려운 건   다시는 만날수 없다는   슬픔이 남기때문이겠지만, 만남도  이별도 없는 세상보다는  이별은 아프지만  그 누군가를 간직하는 쪽이  낫지 않을까 싶어집니다. 

 

이별은 늘 준비하지 않는 순간에 찾아오지만  만났던 순간의 아름다운 추억이 있다면 어디서고, 어쩜 꿈 속에서라도 반갑게  그들을 만날수 있을거라고 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한번씩 얘기해보게 됩니다. 오래된 만남만이 아름다운 추억을 가질 수 있는게 아닌것처럼, 오래된 이별 역시 가슴 아픔이 덜어진다고 말할수 없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았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그래도   다들 만나는 이들과 좋은 일들만 많았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보게 됩니다. 알듯 모를듯해서 내 안에서 생각을 하게 하는 모리스 샌닥의 이야기를 새로운 이야기로 더 볼 수 없다는 게 많이 아쉬운 건 나 또한 누구이건간에   이별이란 말이   쉽지가 않기때문일겁니다.

 

 만남이 더 소중해지고 낭비했던 시간이 아깝다는 걸 알게 해준 사람에게 고마울때가  살아가다 보면  꼭 있다는 이야기를 해가며, 그런 소중한  형과의 추억으로 오랜 시간 고통스러웠을 모리스 샌닥이 이렇게 이 책에서 위안을 찾았던 건 아닐까 싶고, 그가 희망을 이렇게 띄워 놓은 건 아니였을까  싶어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2
조엘 디케르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사랑은 아주 아름다운 거니까. 하지만 아름다운 것들이 원래 그렇듯 우리 눈을 부시게 하다 못해 눈을 아프게 하지. 그래서 사랑이 가고 나면 울게 되는 거라네."-130

 

사랑은 지나가고 나서야 , 도저히 내가 멈추지 못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때 그렇게 멈추면 안 되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될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강렬한 사랑은 때로는  남의 것이라 해도 우리의 눈을 부시게 하고, 또 우리를 웃음짓게도 때로는 그들때문에 울게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누군가의 사연에서 자신의 지나간 사랑을 기억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사랑이라 불리우지만 숨길 수  밖에 없었던 스승의 평생 단 하나의 사랑을 알게 된 제자 마커스의 이야기는  '그렇구나, 그럴수도 있겠다.'  단지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좋아하거나 역시 그 전 작만 못하구나 라는 쉬운 비평을  받고 싶지 않을 작가의 고민부터   어느 새 우리를  1975년과 2008년으로 오가게 합니다. 그  두 해를 실종 33년후라는 시간으로 이어놓은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두 작가들 사이에 우리의 시선을  꽉 묶어놓고 그 사이에 놓인 틈이 뭔지를 찾아보게 합니다. 뛰어난 신인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꿈같은 시간이 너무도 짧아 아쉬운 마커스 골드먼은 그렇게, 두 번째 작품이 써지지않는다는 작가들의 병에 심하게 걸려있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부터 늘어놓습니다.

 

거대 출판사와의 달콤한 계약은 이제 족쇄로 그의 목을 조여오기 시작하고, 이미 비어버린 머릿속은 아무 글로도 채워지지 않고 마지막 기한이 점점 다가오게 됩니다.  그런 그는 " 학생때처럼 우리 집에 오지 않겠나?" 라는   대학 스승이자 이 책의 주인공인 HQ,해리 쿼버트를 만나러 가게 됩니다. 예전 그 때의, 작가가 되는 법을 배울때의   시간이 그리웠던 것 같기도 하고,   작가가 되기전 평범한 모습 그대로의  자신을 보아줄 누군가가  그리웠던  거 아닐까 합니다. 그의 스승조차도 '악의 기원'이란 세기를 뛰어넘는 작품 하나로 온 일생을 영광스럽지만  쓸쓸하게 살아가기에  비슷한 서로를 알아보는 그들은 마치 부자관계같은 친밀함을 서로에게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자신과 비교해 너무 뛰어난  스승의 작품에 갑자기 미칠듯한 질투를 느끼게 된 그는   스승의 물건을 뒤지다  그의 오래전 비밀을 우연히 알게되고,  '사랑 그리고 한 소녀의 실종'이란  사건이 수면위로 떠오르며 그들의 관계가 흔들리게됩니다.  

 

하나의 사건,그리고 단  하나의 진실이 존재할것같은 이야기속에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수많은 대화, 장면, 그리고 기억의 복선이 있는지라  스승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두번째 책을 쓰기로 한   마커스가 속았다는 걸 알았을 때 나 역시 속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될뿐만 아니라 아무런 존재 가치가 없어 보였던 이야기가 사실은 앞 뒤가 맞아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걸 알게되는 독특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범인인듯, 그만의 사건 동기인듯 보였던 이야기가 이미 33년전 아름다운 뉴햄프셔 오로라라는 작은 지역에 있는 많은 이들에게 있었다는게 드러나면서 평범해 보이는  그들 각자에에게  모두 아픔과 사랑, 그리고 어두운 면이 있었다는 것이 슬슬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마 범인은 대충 짐작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중간에 그렇게 생각했던 우리조차 '아닌가' 싶은 일들이 여러 번 있기에 이 이야기는 의외로 긴장감을 가지게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사랑스러웠던, 그리고 또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의 존재였던 놀라라는 예전 사랑받던 소녀의 이야기뿐 아니라 누군가의 절대적 사랑이 뭔지, 그리고 아들을 사랑하는 엄마의 주책, 유명작가의 두려움과 출판업계의 이야기, 그리고 의문의 살인이라는 이야기가 우리에게 사건과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나 역시 돌아보게 합니다.  절대적 사랑에게 생기게 된 흔들림이나  오랜 시간으로 맺어진 사이에서 느끼게 된 배신은 당한 자보다  배신을 한 자에게 더 아픔을 남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사건보다 더 깊숙한 곳에서  인간들의 속내와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가고 있습니다.

 

사건뒤에 있는 일상의 특별함과 평범한 재미, 그리고 저마다 다른  사람과 다른 사랑들,그리고  책이라는 그렇게  우리를 둘러싼 주변 모든 것들에 대한 가볍고도 무거운 이야기가 2권이라는 두께를 순식간에 읽게 하기에,   다음에 조엘 디케르가 어떤 이야기를 써낼지 기대하게 됩니다.   

 

"책은 단어들과 관계를 맺는 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을 테지만, 그건 옳지 않네. 책은 사람들과의 관계야." 46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디퓨징 - 분노 해소의 기술
조셉 슈랜드 & 리 디바인 지음, 서영조 옮김 / 더퀘스트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욱하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그만..."이란  사건을 일으킨 이들의 이야기가 나올때가 있다. 끔찍한 사건과는 달리,   너무도 순하고 착했던 사람이라는 평판을 받았던 이들도 많기에  '본인도 모를만한'  사람으로  변하게 한다는 분노가 무얼까란 생각을 할때가 종종 있다.   자주 만나던 이들과의 계속된 다툼일 때는,  평상시 내가 아니게 만드는 무엇이라 불릴수 있는 분노는 내 안에 몇 번이고 억눌려있던  아픔이나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기 보호장치인걸까 싶다가도 그렇담 처음 만난 이들과 아무렇지도 않아보이는 일들로 열을 올리는 이들에게 나타나는 분노란 또 무엇인걸까 싶어진다. 


특히나  '화병'이란 병명을 떡하니 가슴에 품고사는 우리네 한국사람들에게는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란 성경 구절이나 '지는게 이기는 것이다.;라는 말을 입밖에 내서 올라오는 화기운을 내리곤 하던 때도 있었는데  인체를 연구한 결과, '참는게 좋은 것이 아니다.', '지는 건 진짜 진거다.' 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는 화병 환자는 줄었을지 모르겠지만 사건, 사고는 오히려 더 많아진 거 아닐까 싶기도 하니 분노와 의도치 않은 사건의 상관관계가 궁금해지는게 당연한 일이 아닌가 싶다.  나 역시도 화를 내다보면 지금 이렇게 다 털어내는게 내 건강에 좋을 것이다 라는 생각도 있지만 그 화가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순환의 원리를,   범위가 좁은  사람들의 테두리안에서라면 더 금방 알게되기에 어떻게 적당하게, 그리고 원만하게 자신의 불만 그리고 화를 나타내는게 좋은 것일까 싶고,  내다보면  '너무 지나쳤어."라는 후회를 꼭 하는지라 '분노 해술의 기술'을 전해준다는 디퓨징이 나의 호기심을 건드리는 게 사실이다. 



"화를 붙들고 있는 것은 뜨거운 석탄을 손에 쥐고 누군가에게 던지려고 하는 것과 같다. 석탄에 손을 데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이다." 라는 부처의 말은 진리다. -81

딱 맞는 표현이 아닐까 싶어 고개를 끄덕이게 한 대목이다.   착한 나를 그리 만든 상대가 잘못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는 순간부터 마음이 쓰리는 건 이상스럽게도 내 속이니 말이다.   부정적인 감정에 얽매이는 화의 피해자가  되기로 선택한 순간,  시간과 감정의 낭비말고도  화는 우리에게 강제 대가를 지불하게 한다고 한다.  고립이라는 선물을 사회에서, 심지어는 가족과 친구들에게서 받게된다는데  다들 화를 잘 내는 사람이 나타나면 슬쩍 피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점점 주위에서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한번쯤은 자신이 요즘 얼마나 화를 냈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분노는 다른 사람의 행동의 행동을 바꾸기 위한 감정이다. 따라서 누가 나에게 화를 낸다면 그 사람은 내가 바뀌기를 바라는 것이다.-167 

"미소를 짓지 않았다면 옷을 다 갖춰 입은게 아니다.(141- 뮤지컬 애니중에서) 라는 멋진 말이 있단다. 옷을 다 입지 않은 상대방을 바라보며 정중하게 오랜 시간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동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것이다. 아마 당황해서 저 멀리 도망가는게 대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마주한 상대방의 모습 그대로를 따라하게  된다는 '거울 뉴런'이라는 과학적 용어가 없이도  분노한 상대에게선 뭔가를 기대하게 되지 않거나 도망가고픈 자신의 모습을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십대의 아이들이 있다면 분노한 당신의 모습을 보자마자 더 분노를 보이는 아이의 이글거리는 눈빛에  눈이 부시던 경험까지도 말이다. 가까운 이들에게던 멀리 있는 이들에게던  주려던  강제적 충고가 분노였다면 이제는 왜 미소로, 상대에 대한 이해로 그들의 행동 바꿈에 대한 동의가 필요한지를 알게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이렇게 7장으로 분노가 무엇인지, 자신의 분노를 알아차리는 방법, 그것에 대처하는 방법, 다른 사람의 분노를 차단하는 법, 그리고 인간 관계에 있어서 제일 좋은 분노 줄이는 법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드러내는 분노가 왜 어리석은지, 남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자 하는 우리의 본능에   감사와 인간에 대한 존중이 얼마나 소중하고도 큰 힘이 되는지를 알게됐으니 다음부터는 조금 더 많이 웃고 화를 덜 내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예전보다는 분노지수가 꽤 낮아지지않을까 기대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철학 소녀와 좀비의 탐험
도마스 아키나리 지음, 박주영 옮김 / 한언출판사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생의 깊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란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가을이다. 이야기하다보면 말에서 깊이가 느껴지거나 향이 나는 사람을 볼때가 있다. 상식이 풍부한것도 , 지식이 많은 것도  아닌듯한데  이야기 중간 중간   그 사람의 매력이나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생각하다보면 그 사람은  자기 안에서 나오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한  시간을  많이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될때가 있다. 개똥철학일지언정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본 사람은 '다르다.' 싶어진다.  "나는 어디서.."그리고 "우리는 어디로"라는 누구나 하게되는 질문이 "쓸데없다."는 생각이 들때가 어른이 되는 시간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나이가 되서 다시 같은 질문이 떠오르고 그 질문에 명확히 답이 나오지 않는 걸 보면  아직 진짜 어른이 아닌걸까 싶기도 하고, 그렇담  그 질문의 답은 "뭘까" 싶어질때가 있다.

 

말도 못해본 사랑의 헛헛함에 괴로워하는 고2 남학생 '나'는 수준높은 문답법을 허락하겠다는 이상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황당해하는 그에게 프시케가 느껴진다는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 린 선배부터 차례로 소크라테스,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화신이라는 세 자매 모두를 만나게되면서  그는 정말로 자신들의 고등학교에 학생들 모두를 생각 안하는 철학 좀비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무서운 음모가 진행되고 있다는 걸 알게된다.  오늘 뭐 먹을지 오늘 뭐했더라 하던 당장의 고민만 하던 그는  자신 또한 그 무서운 계획의 희생자가 될뻔했다는 걸 알게된다.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지않기위해선 최고선이 필오하다던지 아리스토텔레스의 사회 전체의 선을 지향해야한다던지 하는 고대 철학자들의 주장을 강조하는 "세자매와 나"의 팀과  개개인은 저마다의  행복을 위하고 인생은 놀기 위해,  그리고 즐거움을 느끼기 위한 것이란 아이 선배의 일원들과  로고스 머신건을 쏘아 대결한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저절로 그들의 주장을 따라가며 우리 역시 잊었던 철학자들의 주장이나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개인주의나 불평등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파고들어가게 된다.

 

'철학은 어렵다.'라는 나의 평소 생각때문일까,   철학 좀비들의 특성을 다 가진채 살아가던 나의 모습도 보게된다. 그래도 알듯  모를듯한 그들의 주장을 통해 고대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새삼스레 만나게 되는 반가움도 느끼며   인간이 자기 자신을 되찾기 위한 유일한 이정표라는 , 철학을 아이들에게 좀 더 쉽게 접근하고 생각해볼 시간을 주지 않을까 해본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알기를 원한다."  -13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악한 늑대 스토리콜렉터 16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사건이 다 그렇지만 특히나 어린아이와 관계된, 있어서는 안되는 모든 사건을 그려나간  타우누스 시리즈  6번째 '사악한 늑대'는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모인 이들 사이의 갈등과 어려움, 그리고 그 사건을 일으킨자가  사건을 해결하려는 자 안에 있을수도 있다는 의심을 불러올만한 예전 사건과의 연결등 많은 이야기들이 다 들어있어 복잡하다. 


 예전과 다르게 사이를 두지않는 촘촘한 구성으로   빠른 진행은 아니지만  점점 넬레 노이하우스, 그녀의 이야기가 진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게 된다. 사건의 주요 범인중 한 사람 정도는 누구일지 초반부터 감을 잡을 수있다는게  흠일정도지만, 그래도  이젠 익숙해진 피아와 보덴슈타인 반장을  중심으로  여러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에 범인에 상관없이 그 주변 이야기들도  관심이 가게 된다.   많은 사건을 해결해가면서도 사소한 투닥거림외에는  의기투합했던 피아와 보덴슈타인이   흔들리는 과정에 우리 역시 '설마'하면서 그들의 뒤를 따라가게 된다.    피아가  보덴슈타인을 의심할 일이 생기고 믿었던 가족이 의심스럽고, 오랜 친구를 믿을수 없는 상황은   서로에 대한 믿음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그 안에 자신의 진심을 담은  이가  누구인가를 찾아야 하는  이야기등으로  지금까지의  시리즈중에 제일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지 않나 싶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한다면..." 늑대가 들어와 다 잡아먹을거라는 못된 어른들의 말에  몸서리를 치는 아이들이  점점 예전의 밝았던 모습을 잃어가는 과정과 그런 상처를 가진 예전의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 날의 끔찍한 기억에, 어느 부분은 어린채로 남게 되어 어떤 삶을 살게되는지의 모든 과정들을 한 눈에 볼 수 있기에 온전한 정신을 가진 어른들이 잘 지켜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늑대라는 이야기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아이들의 기억때문인지, 나 역시  예전 동화속 아기염소만 남은 집에 들어와 모든 염소를 잡아먹으려했던 늑대가 얼마나 미웠는지, 아기 돼지 삼형제집에 들어오려했던 늑대나 빨간 모자에 나오는 늑대의 최후에 끔찍해하면서도 얼마나 안심했었나   하는 기억을 떠올리게도 되고  뉴스에서 나오면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던,  아이들이 당연히 믿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에 의해 벌어지는 범죄가 역시나 사람이 저지른 일이 아니였나 보다 싶어지게 된다.  

 

한 소녀의 죽음으로 시작된 사건은  과거의 음모로 모든 걸 잃은 남자 킬리언과  벤케가 벌이고 괴로워하던  예전 사건 모두에  커다란 조직이 있음이 점점 드러나면서,  그 어둠의 힘이 얼마나 큰지 과연 그들을 다 잡을  수 있을지의 일들이 연달아 벌어지게 된다.  보통 사람들의 전부라 할수 있는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라는 기본적인 마음을 흔들수있는 엄청난 힘을 가진 세력앞에 선 건, 자신 옆에 서 있는 힘 잃은 인간에 대한 애정을 지키고자 그리고 정의를 지키고자 자신이 모든 걸 잃을 수 있음에도 앞에 나선 몇몇 이들뿐인데,  이 사건은 어떤 식으로, 그리고 어디까지 책임을 지는 일이 될까 싶어지게된다. 

 

비극을 부르는 자들의 최후는 그들이 불러온 비극으로 끝나야만 한다. 그리고, 마치 영화의 한장면처럼  '당신이 눈을 뗀 순간 늑대가 언제든 당신앞에 나타날수 있다'라는 마지막 부분까지, 넬레 노이하우스는 끔찍한 사건을  드러내서 나쁜짓을 한 사람은 그가   한 짓으로 어떤 최후가 어울리는 건지, 그리고   부모들에게는 언제나 아이를 향한 눈을 떼지말라는 경고를 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싶다. 

 

이제 더 이상은 없어야 하는 사건들과  감이 뛰어나다는 피아까지 속인 위장에 능한 늑대들, 그래도 끝까지 피아와 보덴슈타인 반장이 쫓아갈꺼라는 걸 알기에 그나마 안심이라고나 할까. 이제는 더 믿음이 가게 된   그들의 다음 활약도 당연히 기대해보게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