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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수호자들 ㅣ 갈매나무 청소년문학 1
시몬 스트랑게르 지음, 손화수 옮김 / 갈매나무 / 2014년 10월
평점 :
티비나 신문등에서 우리가 자주 보고 만지는 물건들이나 먹거리들이 다국적 기업에 의해 고용된 어린 아이들의 손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줄 때면, 내가 가지고 있는 이건 어디에서 어떤 방법으로 내 손에 전해진걸까 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아무래도 싼
가격을 선호해 사곤 했으니 같은 방법으로 내 손에 들어오게 된 건 아닐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에 내가 뭔가 할 일은 없을까
고민하다가도 그 순간이 지나면 또 잊은 듯 생활하곤 했는데, 아마 '세상의 수호자들'에 나오는 바뀌기 전의 에밀리에와 같지 않을까 싶다.
새옷, 새 신발, 더 예뻐보이는 것, 그리고 마티아스라는 남자아이에게 관심많은 에밀리에는 오늘도 쇼핑을 하는 중이다. 토요일에 열리는
파티에서 마티아스의 시선을 한번에 빼앗을 만한 것으로 준비하고픈 에밀리에는 우연히 가격표위에 "세상의 수호자들"이란 스티커를 붙이는
안토니오를 만나게 된다. 뭘 하는건지 궁금했던 에밀리에는 안토니오로부터 자신이 보고 있던 티셔츠를 만들기 위해 고생하는 방글라데시 아이들의
실상을 듣게된다. 하루 일당이 티셔츠 90벌을 만들어야 천원정도 나오게 되는데 그러기 위해선 딴 사람들과의 잡담이나 화장실가는 것마저도
금지된다는 것이다. 그 때부터 마음에 걸리는 게 생긴 에밀리아는 세상의 수호자들이 하는 일을 찾아보게 되고 그들과 팀을 이뤄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는 일에 동참하기로 하게 된다.
노르웨이 오슬로에 사는 에밀리아와 함께 방글라데시 다카시 외곽에서 옷 만드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리나의 삶이 나눠지며 나오고 있다. 같은
나이지만 서로 다르게 살아가는 에밀리아와 리나의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게 된다. 우리가 흔히 던지는, '내가
이런다고, 뭐가 달라지랴?' 라는 질문을 에밀리야처럼 던지게 되지만 끈질긴 투쟁이 없었더라면 아직도 있을거라는 보장이 없는 여성의 투표권이나
유급 휴가, 주 5일 근무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그럴지도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서 한 사람의 한 걸음, 그리고 모인 우리의 중요성을 다시
알아가게 되지 않나 싶다.
더 좋은 물건을 싸게 만들어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는 '세계화' 의, 기업의 이익에 우선하는 숫자 놀음에 정작 잊고 있었던 건 무언지
아이들과도 생각해볼 시간이 되지않을까 싶다. 에밀리아 팀의 행동에 관심없는 다른 부모님들과는 달리, 늘 질문을 던져 진짜 중요한 게 무언지를
알려주는 에밀리아 아버지의 말씀처럼 급격한 변화가 세상을 변하게 하는 것도, 그렇다고 손놓고 좋게 잘 되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만으로 세상이
변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질문과 하나씩 시작하는 변화를 위한 작은 시도라도 보이는 우리의 마음이 언젠가는 그 모든 것을 이뤄내는 것이
아닐까 해보게 된다.
"난 적어도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16
이것이 우리가 오래도록 잊지 않아야 할 마음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