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오소킨의 인생 여행
페테르 우스펜스키 지음, 공경희 옮김 / 연금술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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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기억을 모두 가지고 인생을 다시 산다면"

 오늘 지각할 줄 알았더라면 어제 일찍 잤을텐데 라는 시시한 일부터 그럴줄 알았더라면 그 사람과 만나거나 만나지 않았을텐데, 그걸 미리 준비했을텐데..라는  이런 생각 많은  현재라서인지,   후회하는 기억들을 가지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당연히  후회하는 일이 적어지도록 다른 선택을 할 것이고 달라진 현재를 갖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런 행운을 거머쥔 남자가 있다. 돈이 없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지나이다가 같이 가자는 여행에 나서지 않은 오소킨은  그 곳에서  그녀가 결혼하게 되었다는 소식에 상심하게 되고, 마법사를 찾아가  이런 결과가 올 줄 알았더라면 달라졌을 자신 행동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게 된다.  지금의 기억만 가지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후회하고 있는 지금의 모든 일들이 생기지 않을것이라 자신하는  오소킨에게  "친구여, 그대는 이미 알고 있었네." 라며, 마법사는  이미 오소킨은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고 한 행동이였기에  달라지는 것은 없을거라는 말을 해주게 된다.


과연 그렇까?

사랑하는 여인의 결혼으로 막막해진 마음은 그가   학교다닐때 저지른 어처구니없는 실수부터 다시는 하지 않으리라는 결심을 하게 하는데 말이다. 내가 만일 학창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누구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어린 그 날을  울만한 일도 웃을만한 일도 당연히 즐길거라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열렬히 말하는 그 마음아닐까 싶어, 오소킨에게 주어진 이 기회가   최소한  하나 이상 당연히 지금과는 다른 결과를 주지않을까  해보게 된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기에 가끔 상황이 재미있었다." (p.119)

 열네 살 학생이 되어 이것이 꿈일지 혹은 마법의 힘일지를 궁금해하던 오소킨은 이미 알고 있는 상황에 재미있어 하면서도 이미 알고 있는 현재라는 생각에 예전보다 더 지겨워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했던 행동들을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다시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사랑의 블랙홀"이라는 영화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는  이 이야기는,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결과를 이미 알면서도 그대로 따라가는 오소킨에게서  후회하면서도  고치지 않고 다시 반복하는 내 모습이 보여 뜨끔하게 한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이라고 아쉬운 듯 말하지만, 늦게자면 다음 날 늦게 일어날 확률이 높아진다거나 준비 안하면 당연히 허둥댄다는 결과를 알면서도 갖은 핑계를 대던 모습들 말이다.


백년 전 페테르 우스펜스키가 쓴 인생여행은 "지금의 기억을 모두 가지고 인생을 다시 산다면" 이라는 게  백년전이나 백년이 흐른 후에나 같은 인간의 마음이였고,   이미 백년전부터 후회 덜하게 하는 방법이 있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오소킨의 현명한 마법사 친구가 말했듯,  바뀐 당신의 행동이  현재의 상황을 바꾸고 그것이  달라진 미래가 되어  현재가, 바뀐 과거가 되어 주니 말이다.


과거, 현재, 미래가 다시 과거, 현재, 미래가 되어 당신에게 돌아오고 있다는 것. 이 수레바퀴안에서  마법사 친구가 없더라도 부릴수 있는, 미래를  바꾸게 하는 마술은 당신의 지금 행동이 만든다는 가벼우면서 무거운 이야기가 지금과 미래, 나와 후회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이런 저런 행동이 어떤 결과들을 가져올지 본인은 언제나 안다는 뜻이야. 하지만 이상하게도 인간은 이렇게 행동하면서도 저렇게 행동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결과를 얻고 싶어 하지."-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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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프 시프터
토니 힐러먼 지음, 설순봉 옮김 / 강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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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우연한 일로  결국 잡히는 범인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하늘이 내린 벌을 받았군,'이라면서 신의 도움에 감사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짧은 인간의 눈으로는   많이 가진자와 너무도 덜 가진 자로 나뉘어진 것이 도통 변하지가 않아서, 심지어는 남의 걸 빼앗는 사람마저도 잘 사는 것으로 보일때는 신이 보고 있다는 게 맞긴 한건가 하며 불평하게도 된다. 신에게는 죄 많고 적음의 차이이지 인간이라면  다들 길잃은 어린 양으로 보일터라, 그냥 놔두는 것이겠지 하는 마음의 위로를 하면서 말이다.  나같이  일희일비하는 이들에게  설렁설렁한듯 꼼꼼한  조 리프혼 경위의 사건 해결은 인생사 길게 봐야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퇴역 경위 조 리프혼의 눈에 우연히 불 타 사라졌다고 알려진 저주받은 '슬픔의 러그' 사진이 눈에 띄게 된다. 그 사진을 전해준 옛 경찰 동료 '멜 보크'가 이 사건을 조사해보겠다는 메모만 남긴채 사라지게 되고 친구의 행방과  러그의 진실이 궁금해진 조는 직접 이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확실하지 않은 사진 한장은 조를 그 전에 있었던 의문스러웠던 사건까지 다시 파고 들어가게 하면서 이들 사건뒤에는 숨겨진 더  많은 사건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사건도  많고 그에 따른 비극도 크지만 '셰이프 시프터'의 저자 토니 힐러먼은 극적인 전개를 주지 않는다. 독이 있는 케익일수 있다면서 내내 차에 실고 다니는 조나  진범을 찾아내 죽여버리겠다 흥분한 델로니가  결국 그가 먼저 쏘지 않는다면..이란 단서를 달게 된다거나  아무도 찾지 못한 범인이라면서  누군지 금방 알게한다던지  등으로  사건의 단서나 범인 찾기보다 더 중요한 게 따로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나바호족 설화나 토미 뱅의 '흐몽' 설화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인디언들이나 소수 민족이 겪게 된 불평등을 분노보다는 잃지 말아야 할 기억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나타내는 이야기는,  사람사는 일에는  순리라는 게 있다는 걸 말하고 싶은 건 아닐까 싶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입에 의해  악의 무리   '스킨워커' 중 '셰이프 시프터' 라 불리우는,  사람에서 늑대로 또 부엉이로  모습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무서운 존재가 동화처럼  나바호 사람들에게 전해진다고 한다.  사건을  일으킨 범인 역시  마치 셰이프 시프터처럼 각각의 사람들에게 자신이 보고픈 대로 그의 모습을 보이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무서운 사람이였기에 많은 사건이 벌어지지만  진실이 궁금했던 조에게만은  범인의 마법이 통하지 않게 된다.  '절대적 포식자'이자  셰이프 시프터이기도 한 이와  불만없이 수십년을 살았음에도 결국 그의 정체를 알아차리고 슬퍼하던 토미마저도 말이다.  

 

작은 것에 만족하고 고향에 가게 해주겠다는 약속만 믿고 살아가던  토미 뱅이 주인이 자기에게 전해준 '포식자'와  '먹이 족속'의 차이를 보여주는 사건 이야기를 꺼내는 장면이 있다. 우연히 절도를 목격한 그가  절도범에게 훔친 물건을 내놔야지 않겠냐는 설득하는 말을 한 것에 비해, 포식자는   누군가 증인이 될 수 있는 사람앞에서 절도범 죄를 드러나게 하고 언제든 그 사람의 약점으로 써먹을 순간을 기다려야 한다 했다는데, 도저히 자신은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그게 지금 일어난 일이라면 어땠을까 싶어진다. 내가  함께 한 공간에서 뭐가 없어진다면  나 역시  범인으로  몰릴수도 있기에 역시 증인이라도 만들어두고 싶지않았을까. 이렇게 요즘 세태가 그래서...라는 말로  넘어가는 일 말고,  지나칠수 있는 작은 일에 나는 누군가가 민망해 할만큼 그 일을 드러나게 밀어붙인 일은 없었는지, 혹은 그 사실을 덮어두고 내내 즐거워하는   포식자가 된 적은 없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 역시  순한 먹이 족속이기보다는 기꺼이 포식자가 되는 방향을 선택하고 있는 건 아닌지 말이다.

 

 토니 힐러먼은 악과 선, 포식자와 먹이 족속, 이렇게 뚜렷이 나눠져있는 세상도 없고  행복과 불행이  누구라고 정해져  오는 게 아니라는 걸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사라졌다 포기한 '러그'를  눈에 띄게 한 건 포식자가 더 이상 나쁜 짓 하는 걸 볼 수 없었던  신의 뜻이였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이미  결정된 것으로 보이는  포식자와 침착한  먹이 족속의 만남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게 되고, 또 그동안 우리가 생각하듯 포식자가 꼭 행복했다 말할수도, 먹이 족속이 불행했다 말할수도 없다는 걸 보여주기 때문이다. 

 

'서부 미스터리' 와  나바호족 문화의 대가로 알려진 토니 힐러먼은 우리에게   셰이프 시프터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자신안에  분노를 쌓아놓지 말아야 한다는 걸, 그리고  자신 스스로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거나 결국 일어날 일은 언젠가는이라는 게 아쉽지만  옳게 일어난다는 걸 조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사건을 쫓아가다보면  범인이 아니라  나바호족들의 인생을 배워가게 된다.  중요한 건 빠르기가 아닌 깊음이요. 쫓아가는 기쁨이 아닌 내 안의 만족이라는 걸 말이다.


"제가 결국에 가서는 할 일을 했습죠."

...

"정말 오래도 걸렸구려.젊은이."-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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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30일생 소설NEW 1
김서진 지음 / 나무옆의자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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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알고 보니 손자분과 관련이 있는 여성이어서....."

  "혜린이가요? 혜린이가 죽었어요?"


접으려는 불륜관계에 있던 혜린을 우연히 고향에서 보게되고 현재는 그녀에게 짜증섞인 막말을 퍼붓게 된다. 다음날 아침, 늘 그랬듯 술만 먹으면 끊어지는 기억에 혜린과의 저녁이 생각나지 않아  괴로운  그는  자신의 손에 상처가 생겼다는 사실에 섬뜩해하지만 점점 사라지는 상처는 그녀와의 과거도  그리 될거라 믿게 한다. 하지만  찾아온 경찰관을 보자마자  혜린의 죽음을 직감한 그는, 자신의 기억이지만 잡지못한 혜린과의  사라진 기억에 괴로워하게 된다.  


술만 먹으면 기억을 잃는 남자와 남의 고향에서 죽음을 맞이한 여자, 라는 뻔해보이는 사건은 J시에서 막강한 힘을 떨치고 있는 현재 집안의 과거와 얽히게 되면서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걸 말해주게 된다. 현재에 충실하라는 의미에서 현재라는 이름을 받았음에도 늘 모든 일에 설렁설렁하던 현재는 할아버지의  위세를 뒤에 얹고  국회의원이 되고자하는 아버지의 선거를 위해, 그리고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직접 나서게 된다. 그러면서  혜린이 자신을 찾아온 것이 의도된 것이였다는 것이나  자신의 집안과 J시에 떠돌던 과거의 소문속에 진짜도 있었다는 걸 알게되면서 자신이 모른척했던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어 늘 자신 주변에 있었다는 걸 알게된다.


25년이라는 시간을 거슬러 같은 장소에서  두 여자가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60년 한국사를 애써 묻었기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솔솔 나오기 시작한다.   남매에게  현재에 충실하라는 '현재'와 항상 앞을 생각하라는 의미로 주어진 '미래'라는 이름을 준 것이 전쟁이라는  시련을 거쳐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재산과 이름을 만들어낸 할아버지였다는 게 사건의 제일 큰 단서가 아닐까 싶다. 살기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이유로    우선 자신의 눈부터 가리기위해  '현재에 집중하자.',  '보다 나은 미래를 생각해보자.' 라는 이름을 지은 것이 아니였을까 싶을 정도로, 현재를 잘 살아내고 국회의원 집안으로의 먼 미래를 내다보던  현재 집안의 아슬아슬하게 잡혀있던 할아버지로부터의  균형은  잘못된 과거에서 출발했기에   미래라는 저 먼곳까지 덮기에는 힘이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된다. 


2월 30일이라는 존재하지만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에 태어나  사라지게 된 여인 혜린, 진실하지 못했기에 사랑인줄 몰랐던 현재, 모든 것은 다 지나가게 된다면서도 자신도 어쩌지못하는 과거에 늘 매여있었던 할아버지 정윤조 등  인물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비밀은 잠깐 덮어져 있었을 뿐이고 언제 어디서든 튀어나올 불씨였다는 게 드러나게 된다.  우리가 그러듯, 할아버지가 늘상 말하던 모든 것은 지나가는 거라는 이야기가 진실인것 같지만 남들 눈에 눈물 흐르게 한 누군가의 정의롭지 못한 시간은   삼대를 지나가는 동안도 옅어지지 않는  '악의'라는 불길한 냄새를 풍기게 된다는 거 아닐까 싶다.  대길이란 존재가 그토록 바라던 윤조의 모습이 현재에게  모두 담겨져 있었음에도 자신의 뿌리이기도 한 현재가 행복을 찾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사건속의 사건이 그토록 감추고 싶어했던 진실을 드러내게 된다.   



나에게 가장 큰 잘못이 있다면,지난날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는 것이다. 그건 내 잘못이 아니라고 나를 대신해 변명해줄 사람도 있겠지만 아니다. 내 잘못이다. 가능하든 가능하지 않든 나는 내가 왔던 곳에 나를 이 세상으로 오게 만든 것에 대해 알았어야 했다. 저 먼 우주의 별들처럼 몰랐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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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는 생물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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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는 생물??

동물이 아니라 생물이란 말에 약간 의아했지만 이제 알것 같다.  수짱 시리즈로 알려진 "마스다 미리"가 '난 이런 여자, 그리고 이런 사람입니다.'  라고 솔직히 내미는 이야기에 "어!!나도!"란 반가운 마음을 가지게 된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뭘까 궁금하던 어린시절부터 좋은 줄도 모르고 일만 바라보며 보낸 20대시절, 그리고 나이가 어느 정도 지나며  '그래도... 지금도... 괜찮다.' 하며 보내는 지금까지... 조용히 아름다움만 추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 가슴안에는, 자신안에 흔들리지 않는  진짜 자신을 심어두고 싶어 매일 고민하고 진화하는 여자 마음이  살아 꿈틀거린다는 게 느껴져   생물이란 말이 팔딱거림으로 와 닿게  된다.

 

'나 나이 들었나봐'란 생각을 해본 사람이라면   마스다 미리의 이야기를  맞다는 말로 몇 날 며칠을 보낼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읽는 내내 그 마음 알지 싶어 킥킥대다 진지해지며  지금 나이 딸아이는 이해못 할 마스다 미리의 이야기를 건내보게된다. 우연히 길에서 보게 된 커플들이 싸우는 건지 혹은 이별이야기를 나누는 건지 모르겠지만 울고있는 여자를 보며 화를 내게 됐다는 이야기, 다들 남자가 여자를 울리기때문이라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좀 전에 훌쩍거리며 울던 사람이 자신이 아니기에 화를 내게 된거라는 이야기를 한다. 예전에는 자신도 그런 진한 연애를 한 적이 있었다고 울고 있는 여자에게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말이다. 


 

 

 티비만 틀면 나온다는 기,승,전, 연애에 다 소용없는 일이지 하고 혀를 차다가도, 그래도 그랬던 때가 참 좋았는데 하고 아쉬워할 때의 나와    같은 드라마를 보면서  내 남자도 아닌데 괜히 흥분해  울컥하다가도 금방 배시시 웃는 딸내미의 모습이 겹쳐지며  웃음이 나게도 되고 많은 에피소드들을 내 마음을 실어 딸과 나누게 된다.  이렇게  지나왔고 지나가고 있는 여자의 순간 순간이, 나도 이랬으니 다음에 역시  이런 마음이 생길 일들이 생기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깨알 수다처럼 전해주는 마스다 미리의 만화컷 역시 짧지만 굵게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특히나 남들 인생에 관심많은듯 관심없는 이들의 인삿말에  말을 건넨 이가 행복했기에 같은 인생을 살길 바라는 거겠지 라면서   하지만   담담하게,   나만 아는 행복이 있는데  그 사실이 누군가에게 전해지지않는다 해도 별로 상관없을지도 모른다는  드러낸 고백이   나도 남들과 같은 순간을 지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꼭 같을 필요없는,  '나만 아는 행복'을 우선 만들어봐야겠다는 충고를 받게된다. 

단 하룻밤의 여행이어도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경험양이 전혀 다르다.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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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열린책들 세계문학 227
헤르만 헤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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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 힘겹게 싸운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고자 하는 자는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오랜만에 잡은 고전입니다. 한 때 데미안, 유리알 유희,수레바퀴 아래서를 읽지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 때가 있었는데 말입니다. 친구들과 제목이 잘 보이게 뒤집어 놓고 각각 막 읽은 부분을 열심이 파헤치기도 했는데, 그 때 이야기를 지금 다시 나눈다면 내용이  달라질까 궁금해지게 됩니다.  뭐든지 다 아는 것같은  데미안보다는 어렸고 방황도 많았던 싱클레어를 더 이해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실수도 많고 방황도 많지만 "나"를 찾아가고자 하던  마음이 그 당시 우리들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던 게 아닐까 합니다.  

 

 분위기를 맞추기위해 한 거짓말로 프란츠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싱클레어는  이제껏 자신이 살던 선과 빛이 가득한 세상뒤에  항상 어둠이 있었다는 걸 처음으로 느끼게 됩니다. 점점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하던 프란츠에게서 그를 구해준게 데미안이였고 그들은 뭔가가 통한다는 걸 알게되지만 싱클레어는 어둡게 느껴지는 과거에 대한 기억을 떨어내기 위해  그를 멀리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들은 다시 만나게 되고 싱클레어를 힘들게 하던  인간과 신, 빛과 어둠, 존재와 상실에 대한 근본적인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데미안' 은  제1차 세계대전후 상처와 절망속에 있었던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메세지가 되었다고 하는데,  지금 보아도 인간이란 존재가 궁금한 이들에게  곰곰히 생각할 시간을 주지않나 합니다.   어리석어 보이기도 하고, 휘둘리기도 하고, 때론 너무 용감해지기도 하는,  한 마디로 변덕많은 게 인간이지만 특히나 인간이 두려워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다른 이들과 다른 낙인을 갖게 되는 거라는 거 말입니다.   같이 있는 곳에서  다르게 보일까봐 굳이  같은 웃음을 띠기도 하지만 "굳이"라는 건 "굳이"일뿐 내가 아니라는 거.


인생이 싱클레어만큼이나 고달팠을 헤르만 헤세가 진짜 말하고 싶었던  지금도 낯설게 들리는 "깨뜨려야 한다.", 가 아닐까 합니다. 요즘  너무 생각 않고  살았는지  이 말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깨뜨려야 한다고 진작 동의했으면서 다시 그 틀안에 갇힌 세상에서 다른 이들을 바라보며 이해할수 있다 말하고,  이해 못 받아 서운하다 하고 있는건  아닌지 말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저마다 오직 자기 자신만을 해석할 수 있을 뿐이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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