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에서 식탁까지 100마일 다이어트 - 도시 남녀의 365일 자급자족 로컬푸드 도전기
앨리사 스미스.제임스 매키넌 지음, 구미화 옮김 / 나무의마음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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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판 삼시세끼'라는 말이 어울린다 싶게 도시 남녀가  자신들이 사는 곳에서 반경 100마일이내에서 생산된 재료만을 이용한 음식을  1년간 먹기로 한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이들의 시작은 평소에도 먹거리에 관심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먹는 음식이 생산지에서 식탁까지 1500~3000마일(약 2400~4800KM)을 이동해온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급작스레 생각해낸 도전 아닌 도전입니다. 이들이 계획을   실행한 게 2005년이였으니  지금은 음식이 우리에게 오는 그 거리가 얼마나 더 멀어졌을까 해보게 됩니다. 


이들의 시작은 시댁에 갔을때를 떠올리게 합니다. 아직도 버스를 이용하려면 하루에 세번있는 시간을 지켜야하는 곳이라 처음 시댁에서 주말이나 휴가를 지내려면  먹고싶은 걸 미리 잔뜩   장을 봐 가야했거든요.  먹고 싶으면 다시 차를 타고 한참 나가야하는지라  귀찮기도 하고, 다시 나가기도 그러니  고를수 없는 생선이나 고기, 아이스림이나  과자류를 잔뜩 준비해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 곳에 가보면  사 간 먹거리가 그 곳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됩니다. 먹거리임에도 말입니다. 제철 나물과 그 곳에서 재배한 채소들이 밥상에 올라오면 유명 한식당을 간 듯이 그 곳  음식들만 저절로 먹게 되고  여름에도  재배한 여러가지를 섞어 만든 미숫가루에 동동띄운 얼음은 아이스크림 생각이 안 나게 하거든요. 그래서 '진짜 맛있고 먹으면서 건강해지는게' 이런 거구나 하는 걸 알게됐지만 그 먹거리를 준비하기 위해 혹은 보관하기 위해 손이 가야하는 건 또 별개의 일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건, 그 맛을 잊지 못하기때문일겁니다. 100마일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 부부 역시 제한 거리안에서  설탕 대신할 것을 찾아, 밀가루를 얻기위해 얼마나 힘든 과정을 겪었는지, 그리고 겨울동안 먹거리로 보관하기 위해 잔뜩 준비한 야채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집안에서 냄새를 풍긴다거나 피곤한 하루였음에도 그 재료들을 손질하는 피곤한 밤을 보내야한다는 솔직한 이야기들을 적어놓았지만  빵에서 이슬과 바닷바람 맛이 느껴진다거나  겉보기엔 이미 시들어보이지만 근거리에서 재배한 야채들이 얼마나 많은 즙과 싱싱함을 포함하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는 부분에서는 내가 먹고있는 단지  달고 시고 짠 음식들이 갑자기 매력을 잃게되고 시골 밥상이 그리워지게 됩니다.  


 로컬푸드를 사용함으로써 생기게 되는 맛을 포함한  13가지 행복한 이유도 적어놓고 초고속 세계화가 만들어놓은 풍성함속에 사라져가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도 적어놓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가 놓치고 살아가는 제철 음식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요즘 먹는 음식들이 다  빠르고  자극적이고 배만 부르면 되는 음식들이였고 일년 내내 비슷한 것들이였다는 걸 떠올리니 말입니다. 그래서 돌아서면 뭔가 제대로 먹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들어 '뭐 맛있는 거 없나?'를 계속 찾았던 건 아닐까 싶어지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들처럼 먹거리 거리에 제한을 두지는 못하더라도 수많은 먹거리 속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것에 관한 고민을  다시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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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여행
미우라 시온 지음, 민경욱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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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그 정도 가지고?"-37

라는 말을 아키오는 아오키에게 자신도 모르게 하고 맙니다. 비참하게 죽을뻔한 자신을 구해준 아오키인데 말입니다. '나무의 바다'라는 멋진 이름을 가진 숲속에서  목숨을 끊으려던 아키오는 자신의 이름을 따라 말하는 것이 분명해보이는 아오키라는 청년을 만나게 됩니다. 그의 죽음을 향한 의지는 확고하고 아오키 또한 그의 의지를 꺽을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이기에 다음에는 성공하리라 생각했던 아키오는  역시 같은 목적이였던 아오키와의 우연한 동행으로  자신의 죽음 뒤를 생각해보게 되고 삶쪽으로 희망을 보이게  됩니다. 이렇게 7개의 이야기는 죽음을 가운데에 놓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아오키의 진짜 정체는 무엇이였을까  싶은 '나무의 바다', 수십년을 같이 살아가면서도 '역시 그 때 죽었어야 했어.'라는 말을 툭 내뱉곤 하는 아내와 그런 아내에게  이제서야 담담하게 진심을 담은 미안함을 전하는 남편의 '유언', 할머니의 죽음후에 알게 된 신기한 사연을 담은 '첫 오봉 손님', 전생인가 싶은 곳에서 벌어지는  비참한 죽음을  보았으면서도 그 꿈에서 나왔을것같은  짝을 찾아 헤매는 여인의 삶을 그린  '꿈 속의 연인', 짝사랑했던 학교 선배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찾아내려는 소녀를 그린 "불꽃", 귀신을 보는 능력이 있는 남자에게  애인이 죽은줄도 모르고 나타난다는 '작은 별 드라이브', 자신을 빼놓고 죽은 가족들의 마지막을 기억하느라 지금의 자신을 잃은 한 남자의 'SINK', 이렇게 7개의 이야기는  죽으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누군가의 죽음으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가족들과의 불화로, 여러가지로 낙이 없어서 죽음을 생각했다는  현실에서 만날수 있는 이야기들도 있지만 오래전에 죽은 남편과 같은 날짜에  비슷한 죽음으로 마지막을 맞이했다거나 애인이 죽은 후 계속 자신을 따라다니기에 점점 괴로워진다는 신기한 이야기까지 우리가 상상해보는 죽음에 관한 모든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다 죽음에 관한 이야기들이지만   슬픔과 차가움으로만 생각되는 죽음이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보다는  지금의 삶에서 만날 우연이 더 기다려지게되는 이야기들입니다. '유언'에 나오는 남편이 말합니다.  "내 모든 것은 당신의 것이오. 당신과 지낸 긴 세월도, 내 삶과 죽음도 모두."라고요. 물론 첫 눈에 반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에 골인한 그들에게도 남들만큼이나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아내가 먹기전에는 결코 된장국을 먹을 수 없었다는 고백할 일이 생기기도 하고,  그래서  살아가다보면  만나게 되는  '알 수 없는 순간과 인간의 어리석은 선택'에 살짝 소름돋기는 하지만,  그들이  처음 죽음을 생각했던 순간에도 죽어야 할 이유보다  살아야 할 이유를 선택했던 것처럼   나이가 들어  더 가깝게 느껴지는  죽음을 생각하는 순간에도 죽음이란 차가움보다 그동안을 함께한 아내의 불행과 잔소리까지  다 소중했다는 따뜻함을 전하는,  남편의 마음담긴 고백이  산다는 것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나중에 난 누구와 뭘 기억하게 될까를 궁금하게 만들게 됩니다. 


힘들다 싶을 땐 힘든 것들만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거나 남들과 얘기하다보면 사실 그 쯤은 누구에게나 있는 사연이고, 또  그 힘들다 싶은 순간에도   눈을 돌려보면   우리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이들이 함께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지금은 어렵지만 그리고 내일도 어렵겠지만  그  다음날이 되고보면  죽음보다는 이제껏 살아온 날들을 함께 한 누군가에 대한 기억과 고마움이 더 크게 자리잡는다는 게 위로가 되지않나 합니다.


"당신과 만나 당신과 살았기 때문에 비로소 나는 이 세상에 생을 부여받은 의미와 모든 감정을 맛보았고 알 수 있었던 것이오. 당신에게 나도 그런 존재였으면 얼마나 좋을까."-82

우리가 고민해야하는 건  사랑하는 이들에게 빨리 '그런 존재' 가 되는 방법 아닐까 , 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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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좋아요 있는 그대로 - 허허당 스님과 함께 내 삶의 중심 찾기
허허당 글.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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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좋아요"라는 말이 흔한 세상입니다. 언제 봤다고 그러는걸까 싶게 ' 좋아한다. 사랑한다'를 연발하다 갑자기  그 뒤에 "그런데, 이것만 고치면... 더 좋겠다"라는 말을 붙일때면  그럼 그렇지 하기도 하고 왠지 서운해지기도 합니다. 


붓으로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시는 허허당 스님의 내 삶의 중심찾기 "당신이 좋아요 있는 그대로"는 제목만으로도 마음에 힘을 주게 됩니다. '있는 그대로' 살 수 밖에 없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나를 볼 때면,  나보다 나은 누군가를 찾아 그렇지 못한 나와 비교하며 괴로워하고 또 상대를 볼때면, 저 사람이 저 부분만 어떻게 하면 더 나을텐데 라는 쓸데없는 생각을 갖는 이들에게   놓치고 있는 생각들을 일깨워주게 됩니다.

 

바람이 불지않는 곳엔 휘파람 불며, 당신이 좋아요 있는 그대로, 그것이 당신을 아름답게 한다, 텅빈만큼 가득 품는다 라는 4부분으로 나뉘어진 글과 그림은 내 마음이 어디서 괴로워졌는지 그리고 어떤 마음이 있어야 평화로울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꽉 채워지지 않은 글과 그림에서  편안해지는 건 아무래도 나 역시 바라보고 있는 게 채우려는 삶이였기때문 아닐까 하는데요. 세상을 잠시 휴가 나온 기분으로 살면 어떨까?하는 '눈 깜짝할 새'나  세상은 가지는 자의 것이 아니라 쓰는 자의 것이라는 '세상은', 그리고 인간의 마음중에 평정심을 잃지않고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 쓸쓸함이라는  '쓸쓸함' 등 많은 이야기가 누구나 다른 것이고 그 다름을 잘 가꿔가려 노력한다면  지금 우리 모습 또한 충분히 괜찮다는 위로를 주게 됩니다. 헛헛함이 느껴져 뭔가로 채우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어떻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봐야하는지, 그리고 마음안에 담아야 할것이 뭔지에 관한 이야기가 될것입니다.  

 


"아름다움"

산이 아름답고 강이 아름다운 것은

내 것이란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내 것이란 생각은 모든 번뇌와 근심의 뿌리이다.


마음을 비우면 나와 남이 없다.

내 것도 남의 것도

다만 모든 것이 귀하고 귀할 뿐이다.-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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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루미코의 오이시이 키친
타니 루미코 지음 / 우린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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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뭘 먹지?"란 질문을 매일 하고 살게됩니다. 매일하면서도 아직까지  또 뭘 먹어야하나  고민이 되는 건,  궁리를 했음에도 다른 생각이 안 나  어제 했던 음식을 또 하게되기때문일겁니다. 음식 잘한다는 사람들 음식에 눈길이 가는 건,  맛있기도 하지만  내가 쉽게 접하는 재료로 생각지도 못한 음식을 만들어내기때문 아닐까 합니다. 모양이 특별하니 손많이 가는거야   당연히 것이라 생각했는데   "루미코의 오이시이 키친"은 우리가 흔히 봤던 재료들로 생각보다 쉽게 일본식 맛을 내는 방법뿐 아니라 한국에서 산 세월이 있는지라 약간은  한국식으로 변한건 아닐까 싶은  다양한 음식을 보여줍니다.


가족들의 각각 다른 입맛과 모자란 영양을 생각해서 만든 정성스런 '집밥'이 좋다는 걸 알면서도 간편함과 강한 맛, 그리고  화려함으로  무장한 외식에 유혹당하기가 쉬운데,  루미코님의 음식은   생각보다 간단하게 만들면서도  깔끔함이나 맛깔스러움이 눈에 보이기에  그 음식을 맛있게 먹고 좋아할  가족이나  친구들의 모습을 상상하게  되고 그렇기에  더 따라해보고 싶은 음식입니다.


'남자를 잡으려면 그 남자의 위장을 잡아라!' 이런  속담이 일본에 있나봅니다. 하지만 맛있는 요리가 남자 마음만 사로잡겠습니까! 누군가가 정성스레 해준 음식이  세월이 지나도 가끔 냄새나 모양으로 다시 떠오르는 걸 보면  누군가 그 사람만을 생각하며 만든 음식은 지워지지 않는 또하나의 추억이 되고 살아가는 힘이 되는 것인가 봅니다. 힘없을때면  엄마의 된장찌개와 달걀찜이 더 먹고 싶어지는 걸 보면 말입니다.


밥먹기 싫어하는 아이를 조금이라도 더 맛있게 먹이기위한   루미코의 정성스런 음식들을   아이들은  자라서 그 비슷한 음식을 보며 엄마의 손맛을 그리워할텐데 우리 아이들은 뭘 기억할려나 궁금해지게 됩니다.  우리가 궁금해하는 일본식 간장과 참치액을 사용한 소스의 배율이나 조금의 궁리만으로 비슷한  재료의 음식들 맛이 다양해지고 깔끔한 요리가 된다는 짧은 레시피도 좋았지만    그 음식에 관한 그녀의 사연이나 아내로써 며느리로써 엄마로써 고민하는 루미코도 볼 수 있고 무뚝뚝한 한국 남자와 사는 좋은 점, 나쁜 점에 관한 이야기까지 편하게 들을수 있어 다른 요리책과는 다른 매력이 있지않았나 합니다. 


'오늘이 가장 맛있습니다'라는 말도 나오는데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란 말이 제 요리에도 통하는 말이였음 하게 됩니다.  전자책이 처음이라 신기하기도 했지만 생각나는 음식을 금방 꺼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던 루미코의 오이시이 키친, 요리하는 게 즐거울수 있다는 루미코의 마음이 읽혀져 더 편안하지않았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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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만을 보았다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지음, 이선민 옮김 / 문학테라피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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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잘 살고 있었는지 정신이 번쩍 드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나에게 있는 상처가 다른 이들, 특히나 가까운 이들에게 더 큰 상처로 돌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두려워지게 된다. 내가 그랬듯이  모든 세상의 아들들은 아버지가 되기 전에 난 저런 아버지가 되지는 않겠노라고, 아니면 나도 꼭 우리 아버지같은 아버지가 되겠노라는 다짐을 하고 또 딸들 역시 어머니에 대해 같은 생각들을 했었을 것이다.  저런 아버지 어머니는 되지 않겠다 하는 분류가 된다고 해서 모두 다 마음에  안드는 건 아니고  특정 부분, 하나의 기억이 마음에 안들기 때문이라 여겼는데, "레옹, 비겁함은 어디서 시작되는 걸까?"라고 물어보는 지친 아버지의 물음과 답은  섬뜩하기만 하다.


"꼭 비극이나 피를 봐야 하는 것도 아니야. 그저 하굣길에 선생님한테 들은 기분 나쁜 말 한마디, 애정이 담기지 않은 엄마의 입맞춤, 아무도 날 보고 웃어주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거야. 날 사랑하지 않는 누군가만 있으면 되는 거지. 나는 내가 비겁한 사람임을 너무 일찍 알아버렸어."-32


밖에서는 다정하고 섬세하지만 집에서는 가족들과의 대화가 없는  아버지,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사는 어머니를 둔 아이는 외롭기만 하다. 동생들마저 쌍둥이라 왠지 늘 자신만 소외된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러다 쌍둥이 하나의 갑작스런 죽음과 남은 동생의 언어장애로 외로운 아이와 동생은  친해지지만  투명한 아버지, 특히나  어머니의 부재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늘 가족 안에 빈자리를, 특히나 아이들에게 너무 큰 공간을 남기게 된다.


그래서일까. 늘  혼자가 싫었던 아이는 남편이 되고, 아버지가 되어서도 자기가 원하는 바를 말하지 못한다. 아내의 외도를 바라보기만 하고, 아이들과 헤어지게 될지 모른다는 예감에 불안해하면서도 어떤 행동을 취하지 못하는, 비겁한 자신의 모습에 진저리치면서   굴복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자신을 바라보는 게 너무 힘들었던  그가 선택한 일은 예전 자신이 되겠다던 아버지로써는 도저히 상상할수 없는 일, 그리고 가족의 행복을 최고라 여긴다는 자신이 했다고 본인도 믿을 수 없는 행동이다. 


"우리는 그토록 그리웠던 사람들을 그들과 헤어져야 하는 순간이 되어서야 비로소 마주치게 되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다고요?"-170

내가 어른이 되고나서보면  아이였을때 부모님이 하시면 싫어하던 행동을 하는 나를  보게 될 때가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빨리 상황정리가 된다는 생각에 그렇게 하지만 문득 아이들의 표정에서 예전 내 표정을 읽게 되면 내가 이래도 되는 걸까, 방법을 바꿔야 하는 거 아닐까  싶어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래서 그 때 부모님들이 그렇게 하신거구나 하는 걸 비로소 알게되기도 한다. 그 때 이 마음을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그리고 그런 순간을 같이 나누었다면  더 좋았을텐데...나중에사 후회하지만 지금 난 제대로  불만이였던 부분들을 짚으며 살아가고 있는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가족은 어디까지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는 것일까 란 의문도 던져주게 된다. 용서라는 걸 생각조차 할 수 없던 딸이  아버지를 찾아나섰다는 건 그가 그래도 노력했던 아버지여서였을까, 아니면 잠깐이라도  행복했던 어린 기억을 따라온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원래 가족이란 그런 것일까.  가족안에서의  나의 역할은 무엇인지가 무겁게 그리고 거칠게 다가오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진실과 소통 부재라는 엄청난 말이 한순간에 넘겨버린  사소하게 보이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이야기가   난  가족들과 어떤 행복을 만들어가는지, 우린 진짜 행복한 건 맞는건지 물어보게 된다.

 

유년기의 일부를 간직하는 게 그나마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끈이였거든.-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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