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의 힘
은지성 지음 / 황소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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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직관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는 문장부터 관심을 끌게 됩니다.  선택후 행동에 들어가야 할때, 어떤 선택은  마음이 가벼워지고 신나게 움직이게 되지만, 어떤 선택은 오히려 자꾸 하지 못한 선택쪽으로 고개가 돌아갈 때   이미 내가 한쪽을 선택한 건 아닌지 라는 생각을 해볼 때가 있거든요.   마음이 시키는대로 하면 될껄, 자꾸 어떤 것을 내가 원하는지가 아니라 어떤 것이 더 커보이는지, 실패라 부를 순간이 되지않을지  재보느라  결정이 늦어지고 다른 쪽을 또 기웃거리게 되는 건 아닌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터라, 머리로 가려지곤 하는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지않을까 하게 되는데요. 


직관과 직감의 차이부터 나를 꽤나 혼동스럽게 했습니다. 비슷해보이는 이 말이 어떻게 다른지 말입니다.  직감과 감각은 생명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동물적 본능을 말하는 것이고  직관이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사고능력, 즉 직감을 초월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 합니다. 그래서   직감을 '제 6의 감각'이라 부르고 직관을 '제7의 감각'이라 부른다는데요. 직관을 잘 활용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간 16명의 이야기가 직관이 무언지를 확실히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데이타와 전례에 의지하면 자신의 힘으로 싸울 수 없게 되지요."-22

일본 장기 챔피언 하부 요시하루의 이야기부터 직관이 어떻게 직감과 다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장기기사들 중 초심자는 상대방의 말 하나하나를 보고,중급자는 특정 부분을 읽고, 요사하루같은 고수는 반상 전체를 머릿속에 두고 다음 수를 일순간에 찾아낸다는 거죠. 직관이란 게 머리에 번뜩 떠오르는 영감과 어떻게 다른지 알수 있는데요. 지식과 경험이 축적된 상태에서 어떤 결과가 오든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을 가진 사람만이 보일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겁니다.


 "직관은 신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모든 일이 어떻게 돌아갈 것인지를 알아채는 이면의 감각같은 것으로, 그 존재는 뇌속에 숨겨져있다. 직관은 논리적이다."(DNA를 발견한 제임스 왓슨의 말)-96


 예술적 분야에만 속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에디슨과 같은 과학자들, 수학자들 역시  머리에 떠오른 생각에서 뭔가를 얻어낼 수 있었던 건  그들이   열심히 집중하고 있었기에 지금 그 모습이 아니여도 실망하지않고  직관으로 다음의 모습을 그리고 기다릴 수  있었다는 겁니다.  종이컵 세일즈로 이미 명성을 날리고 있던 레이 크록이 맥도날드 형제가 쓰는 믹서기 주문에 관심을 갖다가  그들의 하는 사업에 눈 돌리게되고, 그러다  지금의 맥도날드를 갖게 되었다는 등등의 여러 분야에서 결국  자신이 원하는 걸 이룬 사람들  이야기가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사람은 직관으로  '기회' 까지 알아보는 것 아닐까  하게 되는데요.  직관을 키울 수 있는 여러 방법들도 나오지만,  내가 해야 할 일은 먼저  나 스스로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고, 내가 원하는 걸 적어보는 과정을 갖는거라고 합니다. 직관을 가진 후 달라질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도 즐겁지만  뭘 선택해야할지  당신은 이미 알고 있다는 이야기만으로도   스스로의 선택에 신중하지만 자신있는 결단을 주고, 기다리는 시간 또한 넉넉하게 주지 않을까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제 아마도 나를 실패한 사람으로 보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난 지금 다시 시작했으니까 말이다.' 배가 든든하고 머리가 단정하니 걸음걸이는 당당했고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습니다. 그렇게 힘을 내어 다시 시작했습니다.-248(선거에 지고난 후 링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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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봉 로망
로랑스 코세 지음, 이세진 옮김 / 예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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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기억을 살려 인용했다.

"소설의 첫 문장으로는 완벽하지요. 그렇지만 저는 주의를 확 끄는  문장에 열광하는 타입은 아닙니다. 혹시 마지막 문장도 기억하십니까?"-95

이런 대화만으로도  시간이 어찌 가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만나서 서점을 열게 됩니다. 책으로 이익을 남길 필요도, 이름을 날릴 필요도 없는, 단지 책이 좋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또 좋아할  책으로만 가득한 서점을 만들 계획을 세우는 이방이란 남자와 아름답지만 그 아름다움 위에 서글픔을 품은  프란체스카를 보며 내 앞에 이런 서점이 있다면 하는 상상에 들게 됩니다.   


그들이  오 봉 로망{"좋은 소설이 있는 곳")이라 이름붙인  서점말입니다.  세월이 흘러 아쉽지만 이제 더 이상의 재고가 없다는 책들이, 그리고 시간이 흘렀어도  책을 좋아한다는 이들이 한 번 읽어보면 ' 이 작가가 쓴 다른 책은요?" 할 책들만  책장 사이로  빽빽하게 있다는 '오 봉 로망'이 가까운 곳에 있다면....,   이런 서점이 있다면 '언젠가는' 나도 이런 책을 알아볼 날이 오겠지 라는  꿈을 꾸며 매일 들르지 않을까, 그리고 책에 코를 묻은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피로가 풀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이야기는 이 서점에 좋은 책을 추천하는 '좋은소설위원회' 위원들이 공격받는 사건으로 시작됩니다. 고의적인 사고를 우연한 사고로 감추려는 세력에 당한 이들이 오 봉 로망과 관계있다는 게 드러나며  오 봉 로망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가 나오게 되는데요.  이름을 감춘 좋은소설위원회 8인과   좋은 책을 알아보는 이방과  프란체스카가 추천한 책들로만 이루어진 오봉 로망이 문을 열자, 신간도 없고 베스트셀러도 없는 그들 서점이  매일 사람으로  꽉 차는 일이 벌어지게 된겁니다. 이방과 프란체스카가 위원회에 철처한 보안을 요구할때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했지만, 사방에서  '좋은 소설'이란 과연 무엇이냐' 던가 '독자에게 좋은 책이라 정한 책만을 강요하는 것이냐', '추방당한 책' 이라는 등의 공격이  시작되며 드디어는 서점에 대한 공격에서 위원들에 대한 공격으로까지 변하게 된것입니다.


"척하다가 재미붙인다고, 난 정말 책에 푹 빠져 살게 됐어요."-209

 이방과 아니스의 사랑, 자신이 원하는 걸 늘 놓치는 프란체스카, 그렇게 책이 좋아 모인 이들은  단지 그들이 원한 걸 만들었을뿐인데,   그들 주변을 맴도는 거대한 위험을  불러들이게 된다는 이야기는  문학상이 주어지고 나면 들린다는 여러 잡음, 판매부수와 관련된 이야기들, 책이 나오기까지 여러 고충을 겪는 작가들의 어려움, 좋은 책과 그렇지 못한 곳에 들어가는 책들이 뭔지에 대한 생각과   함께,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좋은 책을 한권 이상 나도 가져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게 합니다.   책에 나오는 인용구나 상황에 맞는 주인공들의 이름을 쓴 편지에 보냈을때,  걸맞는 답장을 보낼수 있는 친구와 나누는 시간 역시 말입니다.  


사람에게서  도망치는 남자 이방을 겨우 붙든 게 아니스의 독특함이라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어쩌면 자신을 알아주는 프란체스카가 이방과 책에 대해, 그에 대해  공감을 해주던 그들 사이의 시간이  수줍고, 지친 이방을   의욕적이고 사랑을 원하는 그로 달라지게 한  건 아닐까 싶어서인데요. 개인의 취향일수도, 어쩌면 개인의 고집일수도 있지만 늘 우리 곁에 있는  책. 때론 괜히 읽었다는 후회를 주기도 하지만, 무의미한 시간을 어느새 때워주기도 하고, 내 상황을 잊게 만들어주기도 하는   책과   같은 책에  매력을 느낀  사람들에 대한 반가움이란   과연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을 한참동안 하게 되지않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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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 지금 가까워질 수 있다면 인생을 얻을 수 있다
러셀 로버츠 지음, 이현주 옮김, 애덤 스미스 원작 / 세계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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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가 보이지 않는 손과 경제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도덕과 인간의 심리적 본성에  관한 걸 썼다니, 더 호기심을 끈 책입니다. 경제학자로만 내내 알고 있었기에 그가 도덕철학교수를 했다는 것이  (물론 관세국장이 되어 정부를 위해 일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됐지만  그래도 그건 경제와 관련있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되는데요. 팟캐스트 "이콘토크"를 하는 러셀 로버츠는 친구에게서 방송에서 초대손님과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에 대해 얘기하자는 제안을 받고, 잊었던 책을 다시 꺼내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읽어가면서  자신이 바라보는 상대에 대해, 그리고  자신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해주는 책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말을 하는데요.  10장으로 나누어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이, 왜 250년이란 세월이 지났음에도 지금도  보석처럼  빛날수 있는지를 같이 바라보게 됩니다.


난 왜 그때  나에게 이익이 없음에도 그런 선택을 하게됐는지, 거의 정신을 잃을 정도의 분노와 슬픔에 빠져있을때도 가까운 이와 그다지 친하지 않는 이에게 털어놓을때 내 감정이 저절로 조절되는지, 그리고 내 안에 진짜 내가 원하는 건 뭘지, 이기적인 인간들의 조합이 왜 발전을 이루고 신뢰라는 이름으로 여지껏 지탱되가고 있는지  들여다보게 하는 시간이 되는데요.


인간은 선천적으로 사랑받기를 원할 뿐 아니라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68

사랑받기를,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기를... 낭만적으로만 들리는 이 말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더 넓은 뜻을 포함하고 있다는데요. 인간의 근본적 욕구, 누구에게나 자신에 대해 호감을 갖고 존경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존재에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인간안에는 자신의 행동을 바라보는 공정한 관찰자가 존재해서 내가 하는 선택이 내 이익과 벗어나더라도 그 선택이 더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는다면  그걸 더 우선시 하는 행동을 하게 되고, 어느 정도 이상은 그런 존재가 되도록 저절로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라는 것이죠.  '나도 모르게' 가 아니라, 공정한 관찰자가 나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라는 존재와 너라는 존재가 공통적으로 가진 부분과 다른 부분을 생각해보게 되고 이해하게하는데요. 


건강하고, 빚이 없으며 양심에 거리낌이 없는 사람의 행복에 무엇을 더하겠는가?-121

이 말이 정녕 유명 경제학자의 입에서 나온 말인지 놀라울뿐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경제학자란 이 시기를 잘 타면, 혹은 이 시기를 잘 견디면이란 유동성과 불확실성이 확실한 것이라 말할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장자가 한 말이 아닐까 싶은 이 말만으로도 애덤 스미스의 뜻을 확실히 알 수 있지않을까 하는데요. 인간이  바라는  행복이란  부와 명예를 얻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갈등을 일으키지않는 내 안의 가치를 따르는  것에서 우선 나온다는 겁니다.

읽어가다보면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서 말한 경제가 잘 돌아갈 수 있는 이유나 도덕감정론에서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의 가치가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됩니다. 10장에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의 차이에서도 나오지만,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지내는 방법을 말하는 도덕감정론이나 모르는 사람들과의 교환이 이루어지는 세상에서의 인간의 행동을 말하는 국부론이 경제와 도덕이라는 전혀 다른 부분을 말하는 듯   보이지만,  인간의 어떤 행동이  무엇을 만들어가는지는 결국 같다는 생각이 들기때문입니다. 결국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고, 내 역할을 신중히 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경제속의 인간들이나  개인들간의 사람들이나 행복해진다는 같은 결과를 얻기때문이죠.   내 안의 행복뿐 아니라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최고의 방법 역시  내 역할을 신중하고 열심히 해내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지금을 살아가는 내 안에 있는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에 대한 마음을 주지않을까 합니다.    


세상에 널리 퍼지는 선이란, 역사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착한 행동들이 모여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당신과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썩 괜찮은 이유는 소리없이 살다 간 수많은 사람들 덕분이다. 그들은 희미하지만 충실한 삶을 살았고. 지금은 아무도 찾지않는 무덤에서 편히 쉬고 있다.-259(조지 엘리엇의 소설 "미들마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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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화를 내봤자 - 만년 노벨문학상 후보자의 나답게 사는 즐거움
엔도 슈사쿠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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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은 가부장적이면서  귀엽기도 하고, 또 약간은 허세스러운 만년 노벨문학상 후보자 엔도 슈사쿠님의  '사는 재미' 를 주는 38편 이야기가  사람이 산다는 건 다 비슷한 것이고, 마음먹기에 따라 더 좋아질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걸 알려주게  됩니다.  다른 이에게 가야할 편지를 받아놓고 화를 내는 게 아니라 혹시 찾아올까봐 후다닥 답장을 썼다거나 귀가 얇아 몸에 좋다는 여러가지를 산다거나 하는 이야기로 우리를 웃게 만들기도 하고, 구두쇠가 되기위해 노력하다 변비에 걸린 자신을 돌아보는 이야기에 구두쇠가 된다는 건 역시나 그의 말대로 지치는 일이겠구나 알게도 되고,  자신이 소설가가 된 건 어머니의 따뜻한 말때문이라는 이야기에는 내가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고, 그리고 후배들에게  불량하게 살아도 괜찮다고 던지는 그의 충고에는  겉으로 보기엔 엄하지만 알고보면 따스했던 아버지가 하던 말같기도 하고, 현자가 던지는 삶의 진리가 그런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생겨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라면 내 안에 생긴 모든 고민들을 슬쩍 꺼내도 '나는 이런 일이 있었지!' 라며 이 모든 게 나에게만 있는 일도, 그리고 계속 되는 일도 아니라는 말을 진지하게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기게 됩니다. 그건 그가  아이였던 때부터 작가 후배로, 인생 선배로, 남편으로, 한 남자로 어떻게  살아갔는지  솔직하게 말하는 모습에서 그 어떤 일도, 어떤 사람도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기때문인데요. 누구와 이야기하더라도  그와 대화하게 된다면   끝에는 마음이 풀리고  웃음으로 마무리 짓지않았을까 할만큼 '삶은 비극이라네, 웃을때 빼고','고물이 되어서도 힘을 내는 게 인간' 이라던지 등의 매력적인 이야기로 산다는 것에 대한 우리의 공감과 웃음을 불러오게 됩니다.   


즐기며 살아가려 노력한다는  그의 이야기에 거의 찬성이라 고개를 끄덕이게 되지만 딱 하나,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만을 맞지 않는다고 나 역시 그에게 편지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데요.   '그렇게 늦을꺼면'에서 시작해 '그래서 난 아무도 없는 차가운 방에서 홀로...'라는 커다란 비약으로 발전한다는  아내의 논리나    '머리는 쓰기 나름이다.' 라며  인기가 없는 남자가 어떻게 하면 의심을 피할 수 있는지  말하는 대목은 아직 여자를 잘 모르시는 말씀 아닌가 해서입니다.   여자란  남자의 행동을  '두려울만한 기억력' (엔도님이 그러시는군요) 이라 부른 기억력으로 비교  분석 판단후   더 하다보면 그럴 수 있으니 서로 조심하자는 논리적 결과를 -단지 몇 단계를 빼고 말했을뿐 , 왜냐하면 너무 길어지니까요.- 말한것이고, 또 여자란 같은 비교 분석력으로 머리를 아무리 쓰더라도 남편이 조금이라도 달라진다면 금세  알게되니 말입니다.   이렇게 상대방 역시 속말을 시원하게 할 수 있게 만들어버리는 건 1923년생이라는 그의 나이, 혹은 시간차를 느낄수 없을만큼의  편안함을  받기때문인데요. 이런 그를   노벨 문학상 후보로 만들었다는  "침묵"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더  궁금해지게 됩니다.


"인생이라는 것은 장래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살아갈 보람이 있는 것이지. 장래를 알고 있다면 살아갈 의미도 없어져버린다. 우리는 인생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인생에 관해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163

예전과 달리 갖지 못한 걸 부러워하지도 않고, 이런 저런 차이에 아쉬움을 갖지 않는 "나는 나, 이대로 좋다"는 자신이 되었다는 엔도 슈사쿠님의 이야기가 '지금의 나' 가 가진 어떤 마음이든  편하게 해주지 않을까 합니다. 인생은 그냥 사는 게 아니라 '만끽' 하는 거라는, 부드러운  그의 말이 우리 모두에게 강한 응원이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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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네트의 고백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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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할 수 있는 치료는 다 했어요."

"윌리엄이 죽으면 당신도 죽어요."-28

수의사인 상드라를 인질로 잡은   은행강도 일당중 대장인 라파엘이 말합니다. 경찰 총에 맞은 내 동생 윌리엄이 죽으면 당신도 줄을 줄 알라고 말입니다. 난 의사도 아니라고 상드라가 간절하게 말하지만 라파엘에게 중요한 건 오로지 동생 윌리업의 생사뿐입니다. 억울하게 잡힌 상드라와  그녀 집을 차지한  보석 강도 일당. 그들과 며칠동안의 원치않는 동거는 서로에 대한 탐색과 언제  나를 죽일줄 모른다는 두려움뿐일 것같지만 예상외로 상드라가 강한 면모를 보입니다.


"그의 임무는 매우 위험한 편이었지만 언제나 치밀한 계산과 철저한 준비를 한 탓에 단 한 번도 차질을 빚은 적이 없었다."-12

며 며칠동안 집을 떠난 파트릭을, 상드라는 홀로 기다리다  인질이 된겁니다. 오늘 내일 떠날거라는 그들과 빨리 자신의 집을 떠나는 것이 좋을거라 위협하는 상드라. 분명 그녀가 인질임에도 언뜻 보이는 그녀의 잔인한 모습은  그녀에게, 그리고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군인 경찰'이라는 파트릭에게 뭔가가 있는것일까 라는 생각을 주게 됩니다.


'원래의 나는 오래전에 죽었다.'

라고 고백하는 사람에 대해   이유를 추측하게 되고, 그게 맞다는 걸 알게되면서 그가 나중에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라는 게 궁금해지는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윌리엄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라파엘은 분명 많은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가족을 지키고자 하는 애정과   자신이 정한 선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있는데요. 그런 라파엘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상드라 사이에 파트릭이라는 정체를 알 수 없었던 만만치 않은 인물이 돌아오며  범죄자들 사이에서 지혜와 힘, 그리고 용기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라파엘이  매번 당하는 일이 생기게 됩니다.


"너는 모른다"와 "그림자"라는 이야기를 써낸 카린 지에벨은 이번에는 어린 아이들 유괴범이자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인 파트릭과 마음이 상처로 닫힌 상드라, 그리고 그들 사이에 우연히 들어왔다 위험에 빠지게 된 라파엘 일당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는데요. 가해자이자 피해자도 되는   그들 사이에는 서로 다른 어려움이지만 어렸을 때 상처를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 당시에 대한 고백과 회상을 통해  그들은 극복할 수 없는 상처를 지닌 어른으로 자라났다는 걸, 그래도  아이를 지키려는 가정안에서 자란 라파엘만이 절망속에서  다른 사람을 지켜주려는 마음을 보인다는 건, 그래서 이 모든 일에 아이를 제대로 지켜줘야 하는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는 걸 보여줍니다.  사람에게 생길 수 있는 일일까 싶은 상황속에서도 그 때문에 이 모든 게 바뀌지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게 되지만 그 다음 순간은 더한 절망이 되고, 또 절망이기에  과연 끝이 우리가 원하는 결과가 될까 싶어지는데요.


극한의 위협에 몰린 사람에게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란 생각이 많이 드는 이야기입니다.  사람이였을까 싶은 잔혹한 엄마로 인해   사람이길 포기한 파트릭, 여러번 노력했음에도 결국 범죄자의 길을 벗어날수 없었던 라파엘 형제,  자신에게 이것이 아니라면 어떤 일이 생길까라는 선택을 생각조차  해 본적 없는  상처뿐인 상드라와 그래서 생긴 수많은 아이들의 슬픔에 관한 이야기는   한 사람의 상처가  얼마나 많은 상처를 만들어내는지에   관한 공포 이야기가 됩니다.  


생존과 사람의 마음, 나는 둘 중  자신있게 마음을 선택할 수 있을지.... 이 소설이 살인 전과를 가진 재소자와 강도 전과를 가진 재소자들이 서로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증언에서 시작된 소설이라니, 또 '헉'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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