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디와 폴리 : 할머니의 생신 잔치 폴디와 폴리
크리스티안 예레미스, 파비안 예레미스 지음, 유진아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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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와 왕자의 모험도 좋고, 무서운 호랑이와 재치있는 토끼의 아슬아슬한 이야기도 좋지만 아이들에게  그만큼 인기있는 건, 주인공이라 불리는 이들 옆에서 엉뚱한 행동을 하는 이들이 많은 그림책인데요.그건  그림을 찾아가며 그들이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될건지로도  이야기를 만들며 갑자기 전체적인  이야기의 내용이 딴  방향으로 흘러가는 재미가 있기때문일겁니다.  일관성도 없고  어처구니도 없고  할때마다 장르까지 달라지지만  서로의 입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그래서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가 될지 상상이 안 되기에 오히려 기대가 된다는 반전의 재미가 있게되는데요.


"폴디와 폴리 할머니의 생신 잔치"  역시  전체 따라가야 할 임무같은  줄거리는 있지만, 내가 맘에 드는 펭귄이나 어떤 물건에 눈을 돌리면  줄거리와는 상관없는 다양한  이야기가 마구 쏟아지게 됩니다. 전체 줄거리는  할머니의 90세 생신을 맞아  집안 곳곳에 숨어있는 할머니의 알록달록한 옷,장갑,장화등을 찾아내 달라는 겁니다. 여러 옷을 입고 각각 다른 행동을 하는   펭귄들, 가구들, 음식들, 생일준비물들, 그렇게 커다란 책을 꽉 채운 아기자기한 그림들 안에서  폴디와 할머니 펭귄, 초록악어 폴리, 청소로봇 고블, 그리고 정신없이 흩어져있는 폴디의 친척들, 그리고 할머니가 말씀하신 것들까지 찾아야 하는데요. 


아이들이랑 처음에는 정신없이 찾아보라는 그림을 찾거나 할머니가 부탁하신 준비물을 찾느라  눈이 바쁘지만 그러다 재미있는 장면을 보면 그 이야기로 한참동안 이야기꽃이 피게됩니다. 전화부스안에서 샤워를 하거나 꽃병을 깬 게 누구일지, 어항안에 누가 이상한 걸 넣어놨는지 이야기하면서 저마다 자신이 본 것을 이야기하게 되는데요.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할머니가 원하는 물건을 가지고 엉뚱한 일을 하는 에스메랄다 숙모를 찾거나 집안 탐험에 나선 찰리 삼촌을 찾아가며 할머니가 말씀하신 것들을 다 찾아내다보면 어느새 거실,부엌,지하실에서 정원까지 한바퀴 돌게 됩니다. 


찾으라는 그림을 찾았는데도 내 눈에 다시 찾아야하는게 보여 더 즐거운 책인데요. 그림책 작가 크리스티안과 파비안 예레미스가 쌍둥이이고 어렸을 적부터 그리지말라는 것까지 그렸다는 이야기를 알게되고는, 도대체 그리면 안되는 건 뭘까라는 상상까지 같이 해보게 됩니다.  그린 사람의 즐거움이 느껴져서인지, 찾는 것과 이야기 맞춰가는 게 더 즐거운 시간이 되어주는데요.  언제 펴든지 재미있는 책이 되지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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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괴담 명작집 - 클래식 서스펜스 걸작선
지식여행 편집부 엮음 / 지식여행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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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두려워하는 게 뭘까가 궁금해집니다. 공포에 관련된 이야기를 읽다보면   주로 혼자 있다는 걸 느낄때 꼭 '뭔가'가 시작되는 걸 보면 인간은 혼자 있다는 걸 자각하는 게 제일 공포스러운 게 아닐까 싶은데요.   혼자 있다 문득, 갑자기 느껴지는  등 뒤 차가운 바람에 괜히 소름돋거나 익숙한 공간인데도   불이 꺼지면 뭔가가 잡을 듯 하기도 하고, 내 뒤를 비춰주는 거울속 모습이 '다르다'라고 느껴질때도 있는 걸 보면 말입니다.


인간의 공포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 것에서 일어나는 것일까 싶어집니다. 주홍글씨의 너새니얼 호손의 '라파치니의 딸'부터 목걸이,여자의 일생을 쓴 기 드 모파상의 '유령'까지 8편의 이야기는 너무 멀리서 일어난 일들 같기에  무섭게 느껴지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상황만은 지금의 우리도 무서워하는 일들이기 때문인데요. 지금의 공포영화 역시  거울에 가만히 있는 내가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이거나 공사중이거나 폐가 근처를 지날때면 들리는 소리가 주는 두려움, 그리고 안개속에 뭔가를 본듯하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한 모호함등을 담고 있는 걸 보면 말입니다.


일때문에  여행을 많이 하게 된 분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게된적이 있는데요. 시골을 주로 다닌다는 그 분은  냉정하고 유쾌한  분으로 보였지만   예전 시골길에서는 믿을 수 없어 지금까지도 잘못 보았을 것이란 생각을 주는  일들을  많이 겪었다는 말을 하더라구요.   하얀게 손흔들고 있어서 두려움으로 바라보지만   알고나니 비닐이더라 하는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머릿속으로 그럴것이다  하고  확인해보지도 그럴 생각조차 하지않았다 하시는데,  물론 그렇게 허망한 일일수도 있지만 인간은  '만약에 그게 아니고..'라는 상상을 쓸데없이 붙이게 되는 걸로 봐서 공포란 호기심이 불러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독으로 키워진 아름다운 여인과 모두가 말리는 사랑을 했으면서도  변해가는 자신을 보며 그녀탓을 하는 조반니라는 아름다운 청년의 '라파치니의 딸', 아서 코난 도일의 선원들이 두려워하는 뭔가에 홀린 크레이기 선장의 일을 그린 '북극성호의 선장',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푸시킨의 도박에서의 절대 승리 비법에 호기심을 가진 젊은이의 마지막 승패를 그린 '스페이드의 여왕',에른스트 테어도어 아마데우스 호프만의 폐가에서 본 아름다운 여인이 계속 나타나는 거울을 손에 쥔 청년의 '폐가', 조지 맥도널드의 거울속에 담긴 미녀를 구하기위한 청년을 그린 '거울속의 미녀', 앰브로즈 그위넷 비어스의 인간의 눈과 귀가 불완전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담은 '요물', 찰스 디킨스의 어쩌면 자신의 운명을 미리 본 것일수도 있는 신호원을 그린 '신호원', 기 드 모파상의 갑자기 늙어버린 친구의 부탁으로 폐가에 갔다가 만나게된 유령을 그린 '유령'의 이야기가  평상시와 다른 걸 보고도,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는 걸 알면서도, 위험에 빠져드는 인간들의 호기심과 집착,  '뭔가'에 대한 공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 한방울이면 몸안의 독성분을 빼내 평범하게 만들수 있다는 약이 효과를 볼지, 도박에서의 절대 비법을 가지고 뛰어든  그의 단 한번이자 마지막이 될 도박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는 걸로 봐서  반전을 가지고 있는 공포 이야기가 여전히 인기있는 이유를 알것같은데요. 과학자의 호기심이  끔찍한 일들을 만들어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나  사연있는 사람이나 집에 계속 궁금함을 가지게 되는 호기심들이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다' 는 상상을 만들어내는 거 아닐까 하는데요.  인간의 본성에 관한 이야기도 된다 싶기에   세계 유명 작가들이 왜  인간이 가진 공포에 눈을 돌렸는지  충분히 알것같다는 생각을 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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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리스트
리처드 폴 에반스 지음, 허지은 옮김 / MBC C&I(MBC프로덕션)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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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12월이 눈앞이다.  12월하면 크리스마스가 떠오르게 되고, 그 생각만으로도  가족들이나 가까운 이들에게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 하나 벌써 고민이 시작된다.  이렇게 보통 우리에게 크리스마스 리스트란 누구에게 무얼 주어야하나, 그리고 난 뭘 살까란 선물 목록이 되지만  '크리스마스 리스트'에 나오는 제임스 키어에게는 자신이 상처를 준 사람들은 누구이며 그들에게 뭘  어떻게 사과해야할까 라는 더 특별한 목록이 되게 된다.


부동산 업계의 거물인  제임스 키어는 암으로 고생하고 있는 아내와의 이혼도 주저하지않는  차가운 심장의 소유자이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아들 지미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알면서도 신경쓰지 않는 그에게 자신의 부고를 신문에서 보는 일이 생기게 된다.  동명이인 제임스 키어의 죽음이 자신의 죽음으로 신문에 나면서  버스기사였던 제임스 키어에게는 수많은 조문객이 슬픔으로 그들 가족을 위로하지만, 많은 걸 이룬듯한 자신의 죽음에는  죽음이라는 커다란 일앞에도 그의 삶을 조롱하는 악플들이 계속 달린다는 것에 충격받은 그는 비로소  자신의 삶에 없었던 걸 바라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많은 이야기들이 그렇듯  자신의 행동이 어떤 여파를 몰고다니는지  몰랐다가 우연히  알게되자  진정한 사과로 모든 걸 원상태로 돌리게 된다... 이렇게 되지않을까 싶지만, 한번 실수가 한번 사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는 걸 제임스가 찾아가는 사람들에게서 보게된다. 그에게서 상처받았던 사람들은 그에 대한 원망으로 삶 전체가 무너졌거나    그를 용서한채로 살아가거나  아니면 그보다 더 차갑게 변한채 살아가고 있는데,  제임스를 제일 힘들게 한 건 그를 원망하는 이들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용서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사과하고 싶을 때 받아줄 사람이 있다는 게 다행이란 걸 알게 된 제임스지만  지금의 사과가  변한 그들의 세상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것에  절망하게 된다.


"그래. 내일은 언제나 돌아올 테니까."-176

때로는 희망을 주기도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우리가 사과할 일을 만들며 사는 것 역시, 내일이 당연히  올거라는 너무 자신만만한 하지만 근거없는 확신때문이기도 할것이다.  뉴스에서도,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 그리고 일상에서도 불의의 사고로  생각지도 못하게 내일이 더 이상 없는 이들의 일들을 너무 많이 보았고 이미 알고 있지 않는가 말이다. 그것이 아니라도 며칠이면 되겠지 싶어 미루다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이가 되버린 사람들이 있다면( 설마 나만 있는 건 아니겠지...)   제임스 키어의 이야기가  내가 지금  같은 실수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할것이다.


찰스 디킨스의 스크루지가 그랬던 것처럼  자기의 감정, 입장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현대판 감정  스크루지들에게도   지금 나의 뒷모습이 어떻게 보이는지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제일 필요하고 소중한 게 뭔지를  제임스 키어와 그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나오는  가족  영화 한편 본 따뜻한  느낌의 '크리스마스 리스트'가   이번 크리스마스에  당신은  보내고 싶은 사람들과 다 같이  있는지, 그리고  당신은 누구에게  어떤 마음을 전할수 있을지 물어보는 시간이 되지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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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의 불가사의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배지은 옮김 / 검은숲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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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츠빌'...

하워드가 자신의 주소라며 건넨 쪽지를 보고  엘러리 퀸은 잠깐 놀라게되는데요. 라이츠빌과 관련된 사건마다 만족스럽지 않은 사건 결과를 가지고 있는지라 엘러리는  주저하지만 자신을 도와달라는 하워드에 대한 호감과 호기심으로  그 곳에 가기로, 그리고 하워드를 지켜주기로 합니다.


때때로 일어나는 기억상실증으로 자신이 며칠에서 몇주까지도 깨어보면 낯선 곳에서 낯선 모습으로 있다는 하워드는 자신이 앞으로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슨 일이라도 저지르게 되는 건 아닌지 두려워, 퀸에게 도움을 청한 것입니다.  퀸 탐정에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손이나 몸에 피나 상처가 있는 경우도 있어 자신이 자신을 믿지 못하는 극히 불안한 상태를 보이는 하워드인데요.  라이츠빌에 있는 하워드 저택을 방문하게 된 엘러리는 굉장히 곤란한 지경에 빠지게 됩니다.


그가 호감을 품은 이들이 협박을 당하게 되면서 엘러리는 옳은  방법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들을 돕게 됩니다.  협박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잘 알고 있는지라 충고해주지만 거부하기에   어쩔수 없이 그들을 도와주게 되지만  하나를 숨기자 두개 세개를 숨겨야 하는 일이 생기고  엘러리는 점점 자신까지 늪으로 빠져드는 참혹한 느낌을 받게됩니다.  하지만  사건에 치여 냉정해질수밖에 없을듯한데도 그가 보이는 행동은 그가  사람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보여주기에 그를 더 인간적으로 바라보게 하는데요.


그러다 그는 자신이  함정에 빠졌다는 걸 깨닫게됩니다. 그리고 범인보다 먼저 도착해 사건을 막기위해 고군분투하게 됩니다. 하지만, 하지만 말입니다. 나중에서야 그것이 사건의 마지막 부분이 아니라는 것을,   막을 내린줄 알았던 사건이 사실은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꾸며진 모든 것이라는 이야기는 평소 다른 이들이 말하는, 엘러리퀸이 가진 명성에  맞지않는만큼 실망을 주게 됩니다.  물론 그 누구나 그렇듯  명탐정 셜록 홈즈조차도   손에 꼽히는 실수가 있긴했었지만,  이번 편에서 엘러리만큼의 큰 실패는 아니였으니 말입니다. 이번 이야기로 우리가 명탐정에게 바라는 게 너무 가혹한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데요.


"저는 그동안 일종의 여가활동처럼 누군가가 위기에 처했거나 누군가가 하던 일이 위태로워졌을 때, 누군가의 행복을 돕기 위해 사람들의 일에 관여하고 조사를 하곤 했습니다. 이제는 당신이 그런 걸 계속 할 수 없게 만들었어요. 저는 끝났습니다. 저는 이제 다시는 어떠한 사건도 맡지 못할 겁니다."

"그럼 나의 죗값은 뭐요. 퀸 씨?"-404

탐정으로써 자신이 해오던 일에 깊은 회의를 느끼게 되는 엘러리는 이번 이야기에서 그의 뛰어난 머리가 아니라  따뜻한 감성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줍니다. 트릭에 패턴이 새겨져있다는 걸 깨닫고 그 트릭과 동기가 있을 수 있는 사람이 다른 이라는 걸 깨닫자 더할수 없이 잔혹해지는 엘러리, 10이라는 완벽한 수를 채워가는 트릭과  그 수를 만들기위한 단서들, 그리고 잔혹함과 따뜻함, 완벽과 비정상이라는 극과 극을 다루는 이야기가  이제  그가 다음 사건을 어떻게 맡을수 있을지 궁금하게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이전 라이츠빌에서의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어갔는지까지 말입니다.


신들도 피해가지 못했던   사랑과 질투, 그리고 복수가 얼마나 큰지도 보여주지만 복수를 이루고 난 인간의 모습은 얼마나 쓸쓸한지까지 보여줍니다.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인간 마음의 깊이는 너무도 깊어 아무도 볼수도, 알수도 없다는 이야기가 추리의 고전이 된 이유가 이런 것이 아닐까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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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선술집, 오술차의 기적 - 장사는 "악악"대며 하는 게 아니다
엄륭.김경환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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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 걸러 치킨집,  커피숍이 있고,  편의접이 서로 마주보는  거리들이 주변에 온통이다.  그건 그만큼  대박 창업을 꿈꾸며 많은 이들이 창업을 하기 때문일것이다.  나 역시 누구나 그렇듯 때로는 창업을 꿈꾸지만 첫째는  자본이 없어서, 그리고  사실 더 걱정인건 그 수많은 가게들 틈에서 이익남기는데가  별로 없다는데 과연 버틸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때문에 간혹 드는 생각을 억누르게 된다. 티비로  본 대박집들의 비결은  신선하지만 값싸게 들인 재료에 나만의 비법소스를 주로 말하지만 오술차의 사장님들은   우선 주인이 잘  놀아야 장사가 잘된다는  의외의 이야기로 눈길을 끌게 된다.


오슬로의 사장 엄륭, 김경환씨가 털어놓는 성공 비결은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 있는  모든 장사의 기본을 뒤짚는 이야기들이다.  권리금을 주더라도 목이 좋은 곳이란 장소 선정부터 예상과 달랐고  눈이 돌아갈만한 화려한 인테리어도 하지 않았고, 장사는 개업발로 승부를 본다면서 요란하게 하는 개업식도 없었고,  내가 사장이라면서도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다른 이들과 달리 노는 시간이나 놀 날짜를 정확히 지켰다는 것, 동업은 절대 안된다 하지만 이렇다면... 등등이 '다르니까 성공한다'는 말이 그들에게 제대로 통했음을 알 수 있다.


모든 안주가 5,900원인 '오천원의 술상차림. 오술차'라는 이름부터가 다른 가게들과 다르지 않나 싶다. 보통 기본이라는,  안주에 술이 더해져 얼마라는 낮은 가격에 혹해 들어가보면 너무 부실해 다른 안주에 할수없이 눈을 돌리게 되는 것과 달리 오술차는 전 메뉴의 가격 통일화, 하지만 기대하지 않은  신선한 재료, 그리고  재미와 독창성을 더한 메뉴 차림으로 눈길을 끈다는 것이다. 이렇게 술집에 들어가는 사람들의 마음도 이해했지만 손님이 왕인만큼 주인인 자신들은 황제 대접을 받고 싶었다는 그들의 철학은 유쾌한 반전을 주게 된다.


그 어느 누구에게도 '을'이고 싶지도 않지만 '갑'이고 싶지도 않다는 그들의  장사 수완은 사람을 먼저 생각했기에 사람을 불러오게 되는 '사람의 선순환' 과정을 보여주기에  최고의 방법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4대보험 가입이나  정확한 알바비 지급이라는 기본에 너무 충실해 '진짜?' 라는 반가움을  그 곳에 아는 사람없는 나에게까지  주는데, 다친 직원에게 부담주지않고 일 한다는 느낌들게 했다거나   가끔은 직원에게 예상치 못한 선물까지 주는 배려에는 일하는 분들 역시   '대접 받는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싶고, 그들의 기분좋은 기운과 당차지만 즐겁고 뭐든지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장님 기운이  먹으러 온 사람 모두에게도 전해지지않았을까 싶기때문이다. 그렇기에   요즘 없다고 걱정들하는  '믿을 수 있는 직원들'이 오술차에는 가득한 것이고  단골이자 친구가 된 손님들 역시 계속 그 집을 찾게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된다.


하지만 그들은 역시나 장사하는 이들답게 직원들을 제대로 잘 대접하고도  그들이  받을 수 있는 이익이나 자신들이 그 집을 택해 이익을 내기 위해 자신들이 따져본 계산까지 보여주고 있기에 단지 마음이 좋아서, 초기 자본이 많아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철저하게 따져본 것이다.


어쩌면  장사하는 사람들이 알아야할 상도란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투자금 7000만원에 한 달 수입 2300만원을 이뤘다는 것도 물론  '작은 선술집의 기적'이지만,  잊고 있었던 장사의 기본을 우리에게 다시 떠올리게 했다는 것 역시 기적아닐까 싶다. 소자본은 소자본대로 자신이 세운 계획대로 사람들의 '틈'을 찾아내 우리 가게를 찾아오게 하는 비결이 어디있는지 알려주는 이야기가  장사를 한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또 즐거운 상상을 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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