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오락 - 고전에서 얻는 5가지 즐거움
허경태 지음 / 큰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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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죽음을 앞두고 뉘우치는 후회 세가지를 인생삼회라고 한다. 첫째는 나누고 베풀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이고, 둘째는 참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이며, 셋째는 좀 더 행복하게 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다. -p.6

'그렇구나' 라고 고개를 끄덕이다  이런 말이 예전과 다르게 가슴에 와 닿는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세월이 흐르며 많은 일을 겪었고 느꼈기에 지금의 내가 그 글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게 됐기때문일텐데요. 물론 더 나이많은 분들이 듣는다면 '아직 다 모른다'라고 혀 찰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걸 알면서도, 내 나이보다 어린 사람들을 보다보면 ' 지금의 이런 마음을 그 때 알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됩니다.


고전을 읽다보면   고리타분하다고만 여긴  고전안의 이야기들이  지금 우리의 고민에도 다 해당된다는 걸 알게되는데요.  젊어 고전 공부하지 않은 걸 후회한다는 저자 허경태님은 고전오락, 즉 고전이 주는 다섯가지 즐거움을 세상을 통찰하는 즐거움, 지혜를 얻는 즐거움,고통을 극복하는 즐거움, 학문을 익히는 즐거움, 인간을 이해하는 즐거움으로 나누어 각 즐거움마다   어울리는 한자성어를 채워놓고  뜻을 풀이해 지금의 우리에게 어쩐 의미가 있는지를 짚어주고 있습니다.   


어떤 구절의 설명을 보아도  다들 실수 다음에 배우는 것이라는 것이나 빈 것을 채워가는 곳에서 사람은 기쁨을 얻게된다는 지혜를 배우게도 되지만,  두번째 지혜를 얻는 즐거움에 나오는 창업수성(세우는 일과 지키는 일)의 소원석 이야기가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할지를 강하게 알려주는 듯합니다. 어느 젊은이가 노인에게 소원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물었더니 특별한 모양의 돌을 백사장에서 찾으라고 했다는 이야기로 시작하는데요.  젊은이는 지겨워하면서도 돌을 찾기 시작했는데, 그 돌이 아닐 경우에는 다시 돌아보는 일이 없도록  바다속으로 멀리 던졌다고 합니다. 그러기를 며칠, 드디어 그 돌을 찾은겁니다. 


"드디어 찾았구나!"

하는 소리가 들리는듯하죠?? 그 기쁜 마음으로 돌을 집어든 청년은 하지만, 평소의 습관대로 멀리, 저 멀리  바닷속으로 그 돌을 던졌다고 합니다.  나쁜 습관이 왜 무서운지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지만 잘못된 습관이 어떤 일을 만들었는지 통감하고 있는 순간에는 그 청년 이야기가 더 실감나게 느껴질텐데요.


이렇게 모든 이야기가 우리가 느꼈던 일들이 나에게만 있었던 일이 아니니 힘내라는 응원이 되기도 하고, 안아주는 친구가 되기도 해   지금 나쁘다고 언제나 그런것도 아니고, 지금 좋다고 언제나 그렇것도 아니라는, 시간을 거슬러 온 지혜가 나에게 오는 길이 되어 줍니다.  고전이 주는 다섯가지 즐거움을 지금 다 알지는 못하겠지만 자꾸 읽어가다보면,  동양의 고전이 가진  시간이 갈수록 풍부해지는  장맛같은 깊이를  조금씩 알아가는 즐거움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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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안의 낯선 자들 버티고 시리즈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홍성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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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이와의 대화가 편한 건, 내가 그를 모르듯 그도 나를 모르기에 첫인상이 맘에 안들어 말하기  싫다해도 다시 만날 사이가 아니니 꺼릴것 없고, 인상이 괜찮아 그와 계속 이야기를 하더라도  내 이야기속에 나오는 이들을 모르니 내가 실상의 그들보다  좋게 말하던 나쁘게 말하던 상관없다는 걸 겁니다. 그래서 어쩌면 친한 이에게 하는 것보다 더 내 마음속을 꺼내보이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건 다시는 볼 사이가 아니라는 걸  알기때문일텐데요. 그러다  우연히 그 사람이  주변에 있는 누구와 (내가 욕이라도 했던  이와 아는 사이라면 정말 끔찍한 일이 되겠죠??) 아는 이였다는 걸 알게된다면 다시 만난  반가움보다는  내가 한 이야기를 기억할까가 걱정스러울 겁니다. 


이런 가벼운 수다도 그런데,  그 낯선 이가 내가  뒷담화처럼 말한  사람 이야기를  듣고난 뒤  내가 대신 그 사람을 없애줄테니 그가 말하는 누군가를 없애달란다면... 어떤 대응을 해야하나 하는 일이 가이에게 생기게 됩니다. 3년전부터 헤어져 벌써 전아내이지만 이혼을 안했기에 아직도 아내인 미리엄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한  가이는 우연히 기차에서 브루노라는 젊은 청년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을뿐인데, 교차살인에 대한 제안을 받게 된겁니다. 그래서 도망치듯 죄없는 가이가 자리를 피하는데, 브루노가 가이 지인들에게  자꾸만 불쑥 불쑥 나타나는 겁니다.


이렇게 교차살인 이야기가 나오면 많은 이야기들이  어떻게 저지를것인지를 순간적으로 의논하는 이들을 보여주지만 이 이야기는  정말 보통 사람인 소심한 가이의 입장에서 보게 됩니다. 그래서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브루노가 자신의 할일을 다했으니 이제 당신 차례라며  나타날수록 읽는 내 마음이 무거워지는지도 모릅니다. 갑작스런 미리엄의 죽음에 기차에서 만났을뿐인 브루노가  관련된것인지 도통 알수없었던 가이지만 그가 연락을 해올수록, 그래서 추측이  확신이 되어갈수록 거미줄에 걸린 거미같이 옴짝달싹 못하게 됩니다.


우리는 이성적으로 생각합니다. 가이의 처음 생각처럼... 브루노가 보낸 편지와 수많은 전화와 접촉시도가  자신의 머리에선 생각조차 없었던 일의 단독범행일뿐이라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브루노의 끈질긴 협박은 점점 가이를 생각불능의 상태로,극단으로 몰고가게 됩니다. 어쩌면 자신에게 이미 그런 생각이 있었기때문에 브루노가 읽었던 것일까 하는 불안감을 가지게 하면서 말입니다. 


변해가는 가이와 브루노와의 관계, 죄책감때문인지 끈끈하고 질퍽거리는 애증의 관계가 되어가는 그들의 모습은 그렇게 될수밖에 없었을까란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계속 지켜보게 합니다. 하지만  어디서나 불행의 이유를 찾았던 브루노가 사건뒤에  '오직 한사람'이였던  어머니에게까지 이전과 다른 감정을 품는다는 것이나 미리엄만 아니였다면 싶었던 가이가  사랑하는 앤이나 자신의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은  우리가 한 대상을 지목해놓고 무조건적인  분노를 쏟아붓고  있는 거였을까, 그 사람이 아니라면 곧바로 다른 사람에게 분노가 옮아가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데요. 


 

개인의 죄책감과 법에 의한 형벌이 주는 무게까지 재보게 됩니다. 일정 부분 방관 상태였던 가이가  죄책감에 빠져들면서  끝까지 벌을 피할것인지 양심에 따를것인지  선택에 놓이게 되는데요. 충분히 괴로워하는 가이를 보며 매순간 나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답을 줄 시간을 갖게되지않을까 합니다. 인간답게 살기위해, 잘 살아보고 싶어서... 라며 죄에게 정당성을 부여했지만  정해놓은 선을 넘는 순간  법때문이 아니라   자신에게  부여한 인간의 품격이 흔들려  견딜수 없는 시간만 남게된다는  이야기는   브루노를 뿌리치고 싶어하면서 의존하는,  절망과 혼돈에 빠진  가이의 마음을 알듯하기에 더 무섭게 다가오게 됩니다.


 

1950년대작이라는 시대를 느낄수 없게 만드는 여전한  인간의 욕망과  도덕사이가 주는 아슬아슬한   유혹,  불완전한  열망과 갈등이 그대로 느껴지는 이야기인지라  왜 알프레드 히치콕을 비롯한 많은 감독들이 영화로 만들었는지 '알겠다' 싶어지게 됩니다. 현대판 죄와 벌같기도 하고, 지킬과 하이드같기도 한 이야기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가  왜 '20세기의 에드거 앨런 포' 라  불리우는지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한 채로 알려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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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속의 죽음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애거서 크리스티 푸아로 셀렉션 3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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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범인이라는 생각은 언제 그만두신 겁니까?"

...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범인입니다."-336

 

오로지 추리로만,  "사실 이번 사건은 이렇게 진행된것이다. 그래서 범인은 당신이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탐정은 그리 많지 않은데요. 세계 3대 탐정중 하나인 푸아로이기에 이렇게 자신있게 말할수 있는 걸 겁니다. 그러고보니  명탐정 푸아로가 있는 곳에서 살인을 벌이다니, 그 사람은 운이 없어도 너무 없다 싶은데요. 유난히 현장에 등장하길 좋아하는 푸아로가  이번에는  여객기 프로메테우스호에 올라타 비행기 멀미로 정신이 혼미해진 사이에 사건이 벌어지게 됩니다. 더군다나  살인도구로 쓰였을 대통이 그가 앉은 좌석뒤에서 발견되며,  물론 범인이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이것만으로도 작은 회색 뇌세포로 범인의 모든 것을 추리해낼 수 있다는 푸아로의 자존심에 상처가 나지않았을까 하게 되는데요.


살해된 여인은 과거의 사연을 뒤로 한채 지금은 지독하다고 소문난  사채업자 마담지젤입니다. 돈을 빌리고  잘 갚는 이에게는  거래가 깨끗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돈갚기를 미루는 이들에게는  채무자에 대한 비밀을 다른 이들에게 흘리기로 유명한지라  원한을 가진 이가 많았다는 걸 알게되는데요.  보통의 사건들처럼 이번 사건 역시 악의나 돈에 대한 유혹이 동기로 추측되지만 노련한 사채업자인 그녀의 과거와 거래내역은  비밀인지라 과연 누가 채무로 원한이 있을지, 그리고 그녀의 재산을 받을 딸이  누구일지 알기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 사건은 경찰과 푸아로가 증인들에게서 단서를 얻어내는 데 차이점이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질문에 따라 다른 답을 얻어내기에 쫓아가는 인물들의 방향이 달라질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는 우리가 유명탐정의 수사에 놀라게 되는 이유를 볼 수 있게 하는데요. 이번에는 절친이자 왓슨이기도 한 헤이스팅스 대신  비행기 탑승자였던 제인을 비서로 두어 사건에 참여시키게 되는데, 나중에서야 그 이유를 알려주며 속깊은, 그리고 처음부터 사건을 꿰뚫어 본 푸아로의 능력을 새삼 알게됩니다.1935년이라는 년도와 시속 65키로의 빠른 택시라는 문장이 놀랍게 느껴질 정도로, 여객기라는 밀실과 한 곳에 모이도록 한 누군가의 의도, 사람은 길게 봐야한다는   이야기가 지금 벌어지는  사건들과 다르지 않기에 시간을 넘어서는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작가의 힘을 느낄수 있게됩니다.


유난히 동승한 사람들의 사연과 그들의 소지품에 뭐가 있었는지,  몇몇 용의자들의 속마음까지 보여주기에 누가 범인일지  추리해보라는 도전같은 느낌도 받게 되는데요.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하는 단서들도 있지만 그리 복잡한 구조가 아닌지라, 처음부터 뭔가가 안맞는다는 푸아로의 말을 따라가다보면 누군가가 눈에 거슬린다는 걸 알게될지도 모릅니다. 인생은 가혹한 것이라면서도 끝까지 신사의 태도를 놓지않는 푸아로 탐정은 알면 알수록 정든다 싶은데요. 다시 보아도 '범인이 누구였더라' 하며 모두를 의심하게 하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푸아로 이야기가 추리소설이란 뭔지 알려주지않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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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구두당 창비청소년문학 69
구병모 지음 / 창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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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동화의 원본은 우리가 알고있는 것과 많이 다르다고들 하지요. 반짝반짝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라 피가 튀기는 '잔혹 동화'라는 거죠.  신데렐라가 구박받다 왕자의 신부가 되어  행복하였느니라... 안에  '구두에 발이 들어가기만 하면' 이라는 조건에  신데렐라 언니들의 발이 남아나지 않았다던지, 아름다운 백설공주의 남편이 된 이가  그들 왕국으로 온 "거울아 거울아" 하던 왕비를  다시는 그녀의 왕국으로 어떻게 돌아가지 못하게 만들었는지 하는 이야기가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 바뀌었다고 하는데요. 구병모님의 "빨간 구두당" 도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이야기들을   새로운 이야기인듯 아니게  섞어놓아 어쩌면 알고 있는 이야기와 다르기에 더 섬뜩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아픈 엄마를 뒤로 하고  빨간 구두에 눈독들인 소녀가  스스로는 신발 벗을 수 없는 벌을 받게되었다는 이야기는  분명 동화로 읽었음에도    인간의 하고자하는 욕망과 해야만하는 의무사이에 우리가 선택해야만 하는 게 뭔지를 너무 명확히 보여줘 어린 날의 절 엄청 고뇌하게 했었는데요.  '빨간 구두당'에서는 안데르센의 '빨간 구두'를 이용해  검정,흰색,회색만이 가득한 세상에 나타난 빨간 구두를 신은 여자를 통해 술렁이는 세상을 보여줍니다. 마지막 가는 길에 그녀 행동을 보고 웃음짓던  노신부가 봤던 걸 보고 싶어했던  젊은 신부의 마지막은,  인간의 욕망은 눌러서 눌러지는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개구리 왕자 혹은 맹목의 하인리히'에서는 우리가 알고있는 공을 놓친 어린 공주와 개구리왕자의  극적인 하룻밤에는  그럴 가치가 없어보이는 왕자를 위해 모든 걸 희생한 충신이 있었다라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다 싶게 신념을 지킨 하인리히의 순수한 충성이 사실 왕자에게는 마녀가 한 일보다 더 무서운 복수가 되었다는 것도 보여주고 있어서 꼭 열심히 한다고 생각대로 되는 건 아니라는 생각에 피식 웃게도 됩니다. 생각해보니  개구리 왕자 뒤에 이런 이가 있지않았다면  연못내에서 다른 개구리로 찍혔을 왕자가 무사하지 못했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게도 되는데요. 이렇게 8편의 이야기가  전혀 다른 이야기인듯  익숙한 이야기를  넣어  사람들의 은근슬쩍  감추고자 하는 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거위지기가 본 것'이란 이야기는  그림 형제의 '거위지기 아가씨'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줄거리대로 왕과 결혼하지만 사실 그 왕은 공주와 나이차가 많이 나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 당장도   왕궁에서의 생활이 어린 소녀에게는 그다지 행복하지 않을거라 걱정하는 소년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게 됩니다. 그러네요. 사람이 살면서 어려울 때 도와준 서로가 아무래도 오랫동안 생각나고 정도 들지않았을까요?  공주가 거위지기 생활을 하는 동안 세상 사람 아무도 모르게 소년만 사랑에 빠질수도 있지만   어쩌면 그녀 자신도 사랑을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비로소 해보게 됩니다.


그렇게 따라가다보니 내 머릿속 왕자와 공주는 성격좋고 아름다울뿐 아니라 언제든 나이가 비슷한 선남선녀였다는 것도 알게됩니다. 한번도 그들 나이차가 많다던가 질투를 한다던가, 소심하다던가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네요. 사람 사는 건 다 비슷한 일인데 말입니다. 동화가 생각보다  인간의 욕망과 불편한 시선을 살짝이지만 늘 단단하게 덮어놓고 있는건 아닌가 하게 됩니다. 인어공주는 나와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를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니였는지 싶고,  성냥을 그어 맛난 음식과 따뜻한 집을 보고 할머니를 따라간 것으로 묘사되는 성냥팔이 소녀는  사실   그 다음 날 아침에 사람들에게 발견됐다는 비극을 슬쩍 덮어 여전히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무심한 우리에게 여전히  딴 곳을 보게 만들기도 하니 말입니다.


익숙해진다가 왜 무서운 일인지 알게된다 싶네요. 우리의 예상을 벗어난 이야기 내용이나 결말은 너무 낯설어 차라리 ... 그렇다 알고있던 이야기가 그립게되니 말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게 됩니다.  변함없이 쭉 행복하게  돌아간다는 이야기가 좋은 것인지, 혹은 끔찍하더라도 눈 앞의 일을 정확히 보고 말할수 있는 게 좋은 건지 말입니다.  


"빨강을 볼 수 있는 이들은 침묵했으며,

빤히 보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동안

어느새 아무도 더 이상 빨강을 보지

못하게 되었다.타오르는 불꽃에서도,

연인의 두 빰과 입술에서도,

서로 맞부딪치며 발효하는 분노에서도,"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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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편이 되어줄래? - 십 대들의 관계 맺기와 감정조절을 위한 따뜻한 심리학 교실
노미애 지음 / 팜파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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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엄마들이  중2 아이들이 무서워 북에서  내려오지 못한다는 말을 할때  웃으며 동의했지만, 그래도 내 아이만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답니다. 많은 다른 부모들이 그랬듯, 아이를 키우면서 지나온 나와 아이와의  시간이 더 특별하다는 착각이 있었기때문일텐데요.   내일도 어제와 같은 우리 사이겠지 하다가 그렇지 않은 날이 오게 되면,  낯설어진 아이에게 어떤  대응을 해야할지 당황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순간은 부모에게만 그런것이 아니고 아이 자신에게도 같은 순간이 아닐까 싶은데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처럼,  아이와 부모 모두가  아이가 자라면서 어떤 성장통을 겪게 될 수 있는지  미리 알고  그 이유와  해줄 수 있는 답을 생각해놓으면  그 과정 지나기가 모두에게 더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전문 상담교사인 노미애 선생님이 그동안 상담한 아이들의 고민과  어떤 답을 주었는지 적어놓은 글을 보면서  다시 한번 아이를 멀리 놓고 보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친구나 가족, 선생님들, 그리고   남들과 다르게 느껴지는 자신에 대한 고민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는 지금 그런 시간중 하나가 아닐지, 아이가 무심결에 했던 이야기중에 내가 그냥 지나친 이야기는 없었는지를 생각해보게되는데요. 갑작스런 분노를 보이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는 것들, 그리고 이전까지보다 친구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것 역시 여러 집단 생활중 또래의 힘이 가장 강력해지는  이 때만의  특성이라고 합니다.   이 시간을  잘 보내야 성숙한 어른으로의 시작이 제대로 되는거라는 설명을   보다 보니   이성 친구에 대한 고민이나 단체에서 튀는듯한 자신에게  당황해 어찌할바를 모르는 거나  상대에게 분노를 느끼지만 마땅한 대응방법을 몰라  허둥대는  모습 등, 이 모든 고민이  어른들 것과 다르지않다는 걸 알게됩니다. 아마  자신과 다른 누군가가  어떤 식으로 계속 관계를 유지해나갈수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는 이 시기를 잘 보낸다면  어른이 되어 같은 고민이 생기더래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걸까 하게 되는데요.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성장과정에서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 되는 두번의 대표적 시기를 세살때와 사춘기때라고 보고 있다고 합니다. 두 시기 모두 자신이 직접 생각하고 몸으로 겪는 시간이 없다면 그 다음 성장을 제대로 할수 없다 하는데요.  3살때 싫다는 말을 해 나를 놀라게 하더니  어느새 훌쩍 자랐다 생각하니,  사춘기라는 시기에  찾아온 나와 우리에 대한 고민은 아이에게도, 이제  슬프지만  점점 내 품안에서 놔줘야 한다는 걸 알아야 하는  부모에게도 필요한 시간이 아닐까 하게 됩니다.


"~해야한다"는 생각은 대인관계에서 비합리적이고 부적응적인 사고예요. 오히려 "~하면 좋다." "~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합리적이고 유연한 생각이랍니다. -52

부모는 너무 가까이 있어서 볼 수 없었던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게 하고, 아이들 역시  부모 마음이 어떤건지, 그리고 이런 저런 고민은 누구나 있다는 것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알게되지 않을까 하는데요.  그럴 수도 있다는 유연한 생각이 아이가 고민을 바라보는 것이나 부모가 아이를 바라보는 마음을 가볍게 해주고 서로가 힘이 되는 관계가 되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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