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지혜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임정재 옮김 / 타커스(끌레마)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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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적이 되지 않는 가장 현실적 조언"을  철학자, 작가이면서 신부였던 발타자르 그라시안이 해주고  있습니다. 철학자, 신부라면  적이 아니라 '친구가 되는 방법'을  먼저 말해야 어울리는 거  아닐까 싶은데요 그라시안이 살았던 17세기 스페인은 소수의 권력자만이 자신이 원하는 걸 할수 있는 세상이였다고 합니다.  힘없는 대중들에게는 빈곤만 있는 세상이였는데도   모두들 그런 세상을 당연하게 받아들였고, 그것이  불만이였던 그는  대중들에게  스스로의  삶과 행복을 지킬 수 있는 지혜를 가르쳐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현실에서 쓸 수 있는 지혜, 곧 처세술을 알려주고자 했다는 겁니다.


고마운 사람보다 필요한 사람이 되어라, 함부로 나서지 마라, 헛된 공명심을 경계하라, 아첨은 배척하고 비난은 끌어안아라, 결점을 매력으로 승화시켜라, 5장으로 나눠진 빼곡한 이야기들 모두가 400년도 전에 나온 이야기인데도,    지금의 우리들이  사회에서 잘 살아내는 벙법이라며 읽어가는 처세술 방법과 다르지 않아 놀라게 됩니다. 고마운 사람이기보다는 필요한 사람이여야   한다면서 지금껏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는 '양보'를 뜻을 이루는 최고의 위장술이라던가 먼저 베푸는 것이 의무를 호의로 전환시키는 매우 섬세하고 교묘한 방법이니 먼저 베풀고 보상은 나중에 받으라는  등의 이야기들은  성직자 분이 이렇게 말씀하셔도 되는 건가 싶을만큼 깍쟁이 느낌을 받게도 되지만 말입니다.


'재산을 얻는 것보다 사람을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50), '호감을 얻는 거절의 기술'(53),'좋은 말은 빨리 끝낸 말이다'(61)등등 공감가는 부분이 많은 걸 보면 사람들이 하는 고민이란 게 예나 지금이나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거 아닐까 하는데요.  사람을 잃지 않아야 한다면서도 자신의 일이 잘못됐을 경우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게 좋다는 등, 가끔 앞의  말과 다르다 싶은 부분도 있지만  현실을 똑바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면 그 역시도 처세술에 포함된다 여겨지기에,  그렇게 보고자 한다면 일정 부분 맞다 싶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펴보는 페이지마다 짧고 간결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적어놓고 있어   내가 당했다 싶은 일은 '내가 내 약점을 스스로 타인에게 보여줬구나' 라는 질책을 스스로에게 해보게 되고,  잘 안된다 싶은 일은 '불운이 있는 시기이니 포기도 괜찮다.'라는 위로로 사람들과의 사이에서나 자신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나  마음의 결정을 가볍게 하는데 도움이 되기에 오래도록 그의 이야기가 '인생 지침서'로 불리는 이유를 알겠다 싶게 됩니다.


아름답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서, 인생 1막에는 죽은 사람들과의 대화를 즐겨라. 고전에 힘입어 우리는 더 깊이 있고 참다운 인간이 된다. 인생 2막에는 살아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세상의 좋은 것을 즐겨라.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은 없다.... 인생 3막에는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보내라. 마지막 순간에 행복한 철학자가 되는 것만큼 좋은 마무리는 없다. -169 "지혜로운 인생 설계의 기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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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매살인
한스 올라브 랄룸 지음, 손화수 옮김 / 책에이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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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도 그날 오전, 자신이 사용하는 경찰차의 고장으로 전철을 탄 크리스티안센 경감의 눈에 절박하게 뛰어오는 여인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녀의 눈과 손은 비상 브레이크를 가리키며 전철을 세워달라 말하지만   그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죠. 전철이야 금방 들어올테니까요. 어쩌면 이 장면만으로도 경감의 감을  알게되지 않나 합니다. 우리가 흔하게 보는 감좋은 경찰들은 흔히들 우연히 본 무엇을  사건과 연결시켜 풀어내곤 하니까요. 그렇게 그 여인의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그 여인이 2년전  같은 날 실종된  팔코 레인하르트의 약혼녀 '마리에'라는 걸 알게되고,   이후로 벌어지는 사건에   얽히게 됩니다.


이 사건은 1970년대의 노르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베트남 미군 파병에 찬성이냐 반대냐를 놓고 나라가 뒤숭숭한가 싶었는데 그 전부터 나치의 잔당들이 아직 연합해 있다던가 사회당 사람들에 대한 호불호, 그 혼란을 제대로 정리하기 위해 곳곳에 정보원이 필요하다는  국가 정보국등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생각만 옳다 여기고  자기들끼리의  단결을 주장하는 복잡한 때입니다. 그래서 급진적 학생 운동권이였던  사라진 팔코 역시 죽었다면 이유가 뭔지, 누구에 의해서인지,  그것이 아니라 스스로에 의한 것이라도 이유가 뭔지를 아직도 모르고 있기에 죽은 그의 약혼녀 사건은  경감의 마음을 더 불안하게 만들게 됩니다. 어려운 사건이 일어날때마다 의지하는 '파트리시아'가 이 사건이   '촉매' 작용을 할꺼라 불안해하니  더 그렇게 되는데요.


팔코의 사건은 조사할수록 특이한 부분을 보여줍니다. 사건들이 대부분 그들의 인간관계만을 가지고 조사해가는 과정을 보이는 것과 달리 그의 사건은 시대적 상황과 맞물리기 때문입니다. 전후 세대 자식들은  전쟁을 겪어낸 그들 부모세대와 생각이  달라 갈등이 있다는 걸, 또 부모세대들은 시대에 순응하려하지만 받아주지 않는 시선에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데다, 팔코는 사라지기전 나치에 대한 매우 심각한 점을 알게되었다는 말을 했기에 약혼녀 마리에의 죽음 이후로 계속되는 사건은 나라안을 채우고 있는 갈등으로 인한 것이라는   암시가 발견되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역사학자이기도 저자 한스 올라브 랄룸은 사건이 왜 일어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역사속에서  그려가고 있습니다. 그 안에 인간적인 면모를 너무 많이 드러내는 크리스티안센 경감과 다른 일에는 똑부러지는 추리로  앉아서 천리쯤 보는 것으로 보이는 파트리시아가 왜 경감에게는 지고 들어가는건지, 그들의 관계가 어떻게 될까 라는 궁금증을 남기면서 말입니다. 알듯 모를듯한, 알고나니 너무 쉬웠던 메모를 남기는 피해자들, 그것을 들고 범인을 찾아야하는 크리스티안센과 파트리시아, 그리고 마리에의 죽음이라는 결론을 가져온 열린 공간에서의 비밀, 그리고 자식과 부모와의 비극까지 풀어내야 하기에 일이 많지만 긴박하지 않게 돌아가는 건 조사된 자료를 가지고 파트리시아에게 가져가야 사건이 하나씩 풀린다는 것때문아닐까 합니다. 그러면서도  그만큼의 대우를 파트리시아가 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당황스럽기도 하구요.  다른 사건에서도  경찰을 뛰어넘는 탐정들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그 경찰들은 사건이 터지마자마 단서를 들고 뛰어오는 것과는 달리, 크리스티안센은  시간이 흘러야 나타나고, 또 그녀가 물어보는 것만 용의자들에게 물어보는 답답한 면을 보이고 있어서   그녀가 경감과 같은 시간에 자료를 받았다면 사건은 마지막 순간까지 가지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주니 더 말입니다.


이전 '파리인간','위성인간'에서도 크리스티안센과 파트리시아는 콤비로 활약을 했다고 하는데요. 68,69,70년이라는 년도 순으로 일어난 사건을 그려간 시리즈가 다음엔 어떤 역사적 이야기와 그 안에 숨어있는 비밀을 들고 나올지 궁금해지게 됩니다. 용의자들의 진술속에서 그들이 겪어낸 시간이 드러나기에  순간 순간 그 시대를 알 수 있게 하기때문인데요. 역사와 사건, 사람들이 안고 있는 아픔을  보여주는 크리스티안센과 파트리시아의 관계가 지금과는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다음 사건도 기대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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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전 - 법정이 묻고 성철이 답하다
성철.법정 지음 / 책읽는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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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은 법정 스님과 성철 스님의 묻고,답하기 설전이라기에 더 궁금해진 이야기입니다. 물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설(舌)이 아니라 서로 깨끗한  눈을 주고 받으며  그러다보면  웃게 되는, 그런 설(雪)전이라는데요. 20년 나이차라서일까요.  직설적으로 보이는 법정 스님의 질문과  약간은 엄격한 분으로 보이는 성철 스님의 오랜 시간 수도로  만들어진  답을 보며 그 분들이  어떤 모습으로 이 대화를 하고 있을지 상상해보게 됩니다.


"차를 마신다고 해서 그냥 물 끓여서 차만 홀짝 마시고 일어나지 않습니다. 물을 끓이고 비우고 또 다기를 꺼내서 매만지고 펼치고 마시고 나서 씻고 거두어들이고 하는 이런 과정이 얼마나 좋습니까? 이것은 차뿐만이 아닙니다. 살아 는 일 자체가 그래야 합니다."- 법정

'삶은 고행이다' 라고 스님들은 말하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요. 현실을 바로 보기만 하면, 마음의 눈만 뜨면 지상이 극락이라는 성철 스님의 말씀이나  살아있는 일 자체가 여러 과정이고 좋은 것이라는  법정 스님의 말씀이  날 괴롭히고 있는  일들이 내 마음이  놓지 못한 집착때문이고 그건 나만이 놓을건지 말건지  결정할 수 있다는 걸  다시 알게 합니다.크게 "자기를 바로 보라, 처처에 부처이고 처처가 법당이네, 네가 선 자리가 바로 부처님 계신 자리" 라고 말씀해주시는데요.     깨달음을 위한 공부의 5계로 '잠을 적게 잔다.','말하지 말라','문자를 보지 말라.',과식하지 말고 간식하지 말라.','돌아다니지 마라.'라는 평범한 우리가 하기 힘든 일을  말씀하시긴 하셨지만 내 안에 부처가 누구나 있는 것이고, 마음만 잘 닦으면  자신이 가진 내면의 진리가  투명하게 보일거라는 성철 스님의 이야기가   멀게만 느껴졌던  불교가 왜 우리 곁에 그리 오래 있었는지를  알게 합니다.


그 분들의 이름만 알고 있던 지라,   바흐의 음악보다 목포의 눈물이 낫다라 한 답에 미소를 지었다거나   면 옷을 좋아하는 법정 스님을  따로 챙겨주셨고  받은 그 옷을 소중히 입고 있다거나 '수도자다운 처신'을 마음에 새기게 됐다는  이야기등의,  작지만  두 분 사이가 어땠는지 알 수 있게 하는 일화들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같은 그 분들의 속깊은 마음을 알게 하는데요. 시간이 갈수록  서로에게서 같은  길을 잘 가고 있는 이를 보며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고,  길을 닦아 놓은 분을  믿고 따라가는 기쁨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그 분들의 설전이  중간없이  가볍거나  무거운 쪽으로만 생각이 쏠리는 우리들에게  진리를 찾아가는 분들의 그 과정이나 삶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짐이 덜어지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불교하면  생각나는 게,  불경을  정성껏 외우던 할머니 모습입니다. 아침마다   불경을 읽고나면  마음이 편해진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때의 난  뭔가를 외우는 것만으로 어떻게 사람 마음이 달라질까가  궁금해지곤 했는데요.  아마 이런 궁금증을 가진 이들을 위해  법정 스님은 묻고, 성철 스님은 모르는 척 답을 주신거 아닐까 합니다. 길지않음에도 곰곰히 생각해봐야 하는 이야기들이  사람의 깊이가 어떤 생각에서  나오는지를 조금은 알게 하는데요.  삶에 질문이 생기는 이들에게 두 분의 현문과 현답 모두가 위로와 의지가 되지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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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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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잤다' 싶어 길게 두 팔 늘려 기지개를 펴보자 하는 순간, 들리는 게 벌의 날개짓 소리라면...

그쯤이야 하면서도 무방비상태에서의 생각지 못한 벌의 존재는  재빨리 몸을 일으켜야 하는 존재가 될겁니다. 더군다나 소설가 안자이 도모야는 벌 알레르기로  '다시 쏘이면 치명적일겁니다.' 라는 의사의 경고를 받은 적이 있기에 벌의 날개짓 소리가 이성을 넘어선 두려운 존재가 되는데요.


'나의 예민한 청각이 다시 그 소리를 감지했다.

곤충의 날개가 파르르 떨리는 소리 ---22

벌이 활동할 수 없는 겨울의 눈덮인 산장이라는 것에 정신을 그나마 차린 안자이... 하지만 '다행이다' 싶었던  이제부터가 그와 그에게 치명적 덫을 놓은 누군가와의 살아남기 전쟁이 시작되게 됩니다.   안심하고 돌아선 그의 눈에 한 마리씩 늘어만 가는 벌의 존재는   공포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한 마리의 벌레나 곤충을 보고 가볍게 반응하고  돌아섰지만   떼로 뭉쳐있는 그들의 존재가  인간을  '헉'하고 숨 차게  달리게 만드는, 그런  영화말입니다. 곤충이나 동물을 제압할 수 있다 자신한 인간이 그들이 뭉치자 약한 존재로 바뀌게 되는 모습은  많은 그들을 제압하기가 쉽지 않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기에   안자이가 느낀 두려움이 우리에게 전해지게 되는데요.  벌을 만날때마다 늘어가는 그의 살기위한 준비력과 전투력 역시  그가 끈질기다는 것보다   벌의  위험함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게 됩니다. 


 벌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을 총동원하며 살아남기 위한 벌과의 전쟁도 준비하지만  그를 벌과 함께  별장에 가둔 이를 찾기 위한 전쟁도 준비해야하기에  안자이의 밤은 길기만 합니다. 벌과 싸우며 그는 간간히 그의 과거를 보여주는데요. 사라지기 전 아내의 모습, 파티에서 소개받은 아내의 친구, 동화작가인 아내의 글에 자신이 어떤 이야기를 덧붙였는지를  보여주며 그는 우리에게  아내에 대해 의심을  몰아가게 합니다. 하지만   같은 제목의 소설이 그에게 있다는 것, 직장생활을 하며   조직원들을 벌이라 칭한 것,  벌을 만나기전에 꾼 꿈, 그의 신경을 거스리는   작은 눈 언덕, 그리고 회상신에서의  '마치 젊은 커플과 그들의 상사처럼 보였다.'는 말, 이 모든 것이 석연치 않다는  의심을 우리에게 주면서  어쩌면 그가 자신의 싸움을 1인칭 시점으로 몰아가며  보여주는 이 모든 것에도 어떤 의도가 있지 않을까 하게 됩니다. 


많은 추리소설에서 말벌이 우연한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원인을 가리는 것으로 사용된  것과 달리  '말벌'은 말 그대로 말벌이 쫓아오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웃음짓고 있을 인간을 쭉 상상하게 만들기에 인간의 의도가 악해진다면 얼마나 악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게 되는데요.  약점이 있는 사람에게 약점을 계속 노출시키는 게 자신이 믿었던 이라면   어떤 일이 생기게 될지에 대한 상상과  당신이 본 그 어떤 것도 제대로 보고 들은 것이 아니였다는 이야기도 나오기에 "검은 집"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 온 기시 유스케의  어제와 같은 일상을 바꾸게 하는, 욕심을 부리다보면  자신의 마음마저 자신을 속이게 된다는 것에 대한 공포를 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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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색볼펜 읽기 공부법 - 책읽기에서 시험준비까지 인생을 바꾸는
사이토 다카시 지음, 류두진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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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은 파랑! 핵심은 빨강! 관점은 초록! 이렇게 3색볼펜을 이용하라는 말에 예전 학교다닐때 기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수업을 들으며 색색깔로  메모하고 줄을 긋고, ' 당구장 표시'라는 말에는 왜인지도 모르면서  빨간색으로 ※를 마구 그리곤 했으니까요. 그렇게 교과서에 줄을 그었고, 그 후에는   내 마음이 살짝 비춰질 수 있는   부분마다 색을 입힌 줄을 긋고   마음을 더한 글과 함께 선물한 적이 있다는 걸 제외하고는(굉장히 낭만적이였죠!!)  한번도 책에 줄을 그어 본적이 없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왜 그랬을까 싶을 정도로  책에 줄을 그을 수 있다는 걸 잊고 살았네요. 그건 교과서야  중요한 부분과 안 외워지는 부분들이 따로  표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금 읽는 책이야 언제고  다시 집중해서 읽으면 되는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일텐데요. '모든 책에 줄을 그어야 한다.'는  3색볼펜 읽기 공부법의 장점이   줄을 그은 부분을 다시 들여다보면 그 전에 중요하다 여긴 부분과 좋아하던 부분을 금방 찾을 수 있고 그 때 느꼈던 감정마저 금세 떠오른다는 이야기에는  책을 읽다 기억하고픈 부분을 어디에 표시해둘까 고민하다    메모장에 남기곤 하지만 다시 그 책을 들었을 때 그 부분을 메모장에서 찾지 않게 되기가 쉽기에   다른 장점보다 이 부분이 제일 그렇겠구나 하게 됩니다.


중요하다 생각되는 부분과  재미있다거나 특이하다 생각되는  부분에 줄을 긋는 것이야  쉽지 않을까 했는데,  몇몇 예로 올려놓은 책의 줄 쳐진 부분을  보니 누가봐도 객관적으로 중요하다 생각하는 부분에 줄긋기가 생각보다 어려워, 3색 볼펜으로  줄 긋기도 오랜 시간으로 단련해야 할  기술이라는 말에 공감하게 됩니다. 줄 그은 곳 색깔 부분만으로도 그 사람의 취향이나 성격등을 대충이라도 알 수 있다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책이란 게 작가의 생각을 읽는 것이고, 공감과 반감으로 내 생각이 드러나게되니 그렇게 되지않을까 하게 됩니다.(그래서 내가 줄치는 걸 싫어하는지도... 작가는 용기가 없기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지요.)


'도구를 갖추면 태도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40

처음에는 도구인 볼펜으로 집중하려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볼펜을 잡고 줄을 긋다보면  저절로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죠. 그러다 '여기다'싶어 색을 바꾸려할때,  볼펜  딸깍 소리가 흥분과 긴장감으로 두뇌에 가장 중요한 모드로 전환되고 이 전환이  인간의 사고력까지 향상시킨다는 겁니다.  중요도 말고도  자신이 좋아하는 단어에 동그라미를 쳐가며 읽어갈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신체론을 연구하는 저자는 책에서 호흡,냄새,소리등 신체와 관련된 부분이 나오면 책에 무조건 표시를 해둔다는 겁니다.그럼 나중에 그 부분들이 모여 연구 자료로 쓰이기도 한다는데요 .   아무래도 그런 책이  더 '내 꺼'같다는 느낌이 오겠다 싶게는 됩니다.  깨끗한 책도 내 것이지만 어느 날은 내가 봤던 책인가 할때가 있기도 하니까요.


 어쩌면 스스로 글을 읽을 수 있는 나이의 아이들에게 이렇게 줄을 쳐가며 책을 읽게하면 지금보다  아이들이 더 책을 좋아하지 않을까   하게 됩니다.  어릴적에 '내 꺼'라는 강한 느낌을 준 물건들에 누구나 애착을 갖게되니까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많이 큰 게 좀 아쉽게 느껴집니다.  지금보다  책을 좋아하게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이제사 알게된 게 많이 아쉬워서인데요. 


"3색볼펜 방식은 읽기를 위한 기술이지만 실은 쓰기를 위한 기초 훈련이기도 하다."-168

책을 읽어도 남는 게 없는 이들이라면, 공부를 잘 하고 싶다면, 논술도... 에 관한 설명도 들어있어 역시 책을 많이 신경쓰며 읽는 이들이 조리있게 말할 수 있고 글도 잘 쓰고 '똑똑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줄을  그으며 느낄 수 있다는 즐거움이  제일 궁금해지게 됩니다. 좋아하는 그 구절이 있었는데...하면서도 한 글자도 떠오르지 않아 머리를 탓할때가 많았는데요. 이렇게  좋아하는 문장에 동그라미와 줄을 긋다보면 그 구절이 머릿속에서 쳐놓았던 줄과 함께 떠오를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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