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으로 행복해지나 - 우리 시대 살아 있는 지성들이 발견한 행복
김형석 외 지음 / 프런티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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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내 생각대로 움직이는 게 당연한, 그 마음 먹기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다 아는 세상이 되고보니 나만 빼고 다 행복한 것으로 보일때가 종종 있으니 말입니다. 취업이 안 된다 싶을땐  좋은 곳에 취직했다는 친구의 연락이 금방도 도착하고, 한 달 생활비를 쪼개야 하는 현실에 한숨쉴때면  몇 십억의 로또에 당첨된 누군가가 있다는 소식을 뉴스에서 접하게 되기도 하고요.


그럴때면 행복이 나에게만 저만치 있는 것 같고 원래 나에게는 좋은 일이 남들보다 드물었던거 같아  울상짓게 됩니다. 하지만 누군가   집안에 사고치는 이가 있다거나   맘에 안 맞는 무슨 일이 고민이라는  이야기를 할라치면  큰 대박을 치고 있지는 않지만 아무 문제 일으키지 않는 가족들이 고마워지고, 죽고 사는 고민은 없으니 내가 조금 더 낫구나 라는 단순한 생각에  지금 내 삶이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어떻게 보니  행복한 삶이였구나 할때가 있습니다.  누군가 짚어줄때까지는 모르고 있었던거구나 싶어 즐기지 않았던 시간들이 아쉬워지기도 하고, 자신도 모르게   비교가 된 대상에게는 미안하지만 생각해보면 살아가면서  고민없는 이가 어디 있겠으며 자신보다 나은 삶을 살고 있다고 누군가를 부러워하지 않는 이가  있을까 하는 여유롭고 엄청나게 커진  아량이 생기기도 하구요.


그럴때면 행복은 정말 어른들 말씀대로 마음먹기에 달린거구나 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음먹기가 처음 생각처럼 그리 어려운 게 아니구나 하게도 되구요. '우리는 무엇으로 행복해지나' 를 보면  그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행복한 척하는 시간만 충분히 가져도  지금보다 행복해질 수 있다고요. "~척'이 뇌를 속인다는 겁니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해진다는 게 진짜라는 겁니다.


행복은 그렇게 자기가 찾아가는 거라는데요.  철학, 전자학,교육학등으로 저마다 분야에서 이름을 날린 여덟 분들이 찾은 행복도 다양한 곳에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는 걸 보여줍니다.  몰입으로 공부나 일의 즐거움을 알아갈수도 있고, 다른이를 위한 봉사를 함으로써 자신을 보게되는 행복을 찾아갈수도 있고, 자신을 잘 들여다보면 물질의 갯수가  아니라 사람사이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걸 알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행복을 찾기 위해선 제일 중요한 게 '관계' 라는, 관계의 중요성을 짚어주는데요. 내 행복이나  만나게 된 누군가의 행복이 옆사람, 그리고 또 옆사람에게 전달되어지는 관계속에서 퍼지는 행복이  있음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가정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제일 중요한 일을 짚어주기도 합니다.  아이가 어릴적에   부모와 올바르게 생성된 관계만으로도   청소년기를 바르게 거쳐갈수 있는 행복의 에너지를 더 많이 만들어주게 된다는 이야기로 말입니다.


'감사하다.'는 짧은 단어만 붙여도 내 인생의 의미가 달라지고 보다 행복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철학적 설명부터 과학적 통계까지의 이야기가,  행복이 무지개 너머 저 끝에 가야지만 만날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데요. '어떻게', '무엇'이로  가까이 있는 행복을 볼 수 있는 방법도 알려주지만 인생이 바라봐야 할 길도 보여주기에   잔잔한 삶에서 오는 행복의 진짜 의미를 생각해보는 시간도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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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읽다, 쓰다 - 패권을 향한 영웅들의 일침 고전 필독 필사
공원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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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히고 설킨 사건과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혼란스럽게 하는데도 삼국지를 재미있게  읽었던 건, 어느 때 어느 대목이건  나에게 일어난 일에 비교할수 있고 나에게 조언을 해주는 이들을 책에서 만날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였는데요. 그렇게 삼국지를 보며  사람에게 의리만큼이나 중요한 게 지혜라는 걸, 그리고 기다림과 시간의 중요성을  배우지 않았나 합니다. 그런 의미가 있는  책이였기에  유명 인물에 대해서라도 뚜렷한 기억을 갖고 있지 않을까 했는데,  "삼국지를 읽다, 쓰다"에서 다시 읽게 된 "삼국지" 구절 100개와 그것에 관계된 일화와 설명들은 사람이란  이렇게 좋은 일화와 구절들을 알면서도 잊어간다는 걸 다시 일깨워주게 됩니다. 오랜만에 만난 삼국지는  지금 세상도 다 담을 수 있을만큼 넓고 깊다는  것과 그래서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겁니다.


저자 공원국님은 삼국지는 삶을 깨우는 위대한 역사책이라며, 통으로 다 읽고 나아가 중요한 부분은 원문을 손으로 써가며 읽으면 더 좋다는 말을 책머리에 남기셨는데요. 백까지의 번호를 매긴  각 구절마다 세번씩 쓸 공간을 주고 있는데,  더듬 더듬 한문을 읽어가며 손으로 써보니 그 구절이 뜻한 바가 더 마음에 와닿는다는 걸 알게됩니다. 

 

 

유비와 조조, 손권등 많은 인물들이 어찌되었든 자신들의 나라를 가질 수 있었던 건  각 분야에서 그들보다 더 나은 이들이 뒤에 있었기때문이라는 걸 알수 있습니다. 유비에게 제갈량이 있었던 것처럼 조조에게는 순욱이라는 인물이, 또 손권에게는 여몽등 많은 이들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볼 수 있는데요. 그들의 차이라면 귀중한 사람을  어떻게 품어줬느냐인데 그것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달라진 건 아니였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天下有獲虛譽而無其實者(천하유획허예무이기실자)

세상에는 헛된 평판을 얻었지만 실질이 없는이가 있다.-법정전 (p122)

유비는 의리가 있는 이를 높이 사, 자신에게 도움이 되더라도 기회주의적인 인물은 피했다고 하는데요. 허정이란 인물이 몰래 하려 한 일때문에 유비에게 인정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법정이 예전 전국시대 연 소왕과 곽외의 "천리마의 뼈다귀를 거금들여 샀더니 천하의 천리마가 모여들었다" 라는  일화로, 볼품 없는 곽외를 존중하니 천하의 인재들이 몰려들었듯  허정같은 이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  훌륭한 이들을 모으라  조언했다는 겁니다. 물론   유비의 성품이  상대의 뜻을 듣고 존중해주는 이였기에 그랬겠지만  어느 정도 위치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명확한 구분을 두고 남들에게도 그대로 따르기를 강요하기가 쉬운게 사람일진데, 그렇지 않고 좋은 충고는 따르고 고쳐야 할 점은 고쳐가며  자신을 바꿀 줄 알았기에  오래도록 이름을 남기게 된 건 아니였을까 하게 됩니다.  


몰랐던 인물들에게 있었던 일들과 알고 있었던 인물들이 다시 보이게 되는 이야기까지 있기에,   그동안 읽었던 삼국지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 때 그가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했더라면 하는 마음을 가져가며 인물들의 흥망성쇠를    맞춰가는 시간이 되어주는데요. 짧은 일화 하나에도 사람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내가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한 생각도, 지금 내 모습도 생각해 보게됩니다. 이게 삼국지의 매력일텐데요. 다시 읽어봐야겠다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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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다시 벚꽃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2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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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스치고 말 줄 알았던 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얼마나 질긴지, 그리고 한 번  사람 마음속에 들어온 어리석은 생각이라는 건  조심하고 또 조심하지 않으면     한순간에 행동으로 나타나게 된다는 걸   미미여사만큼  잘 그려내는 이가 있을까 하게 됩니다. 미미여사의 많은 사건 이야기들은 무조건적으로 나쁜 사람이였기때문에 벌어진 일이였다는 것보다는    욕심이 남보다 조금 더 컸던 평범한 사람에게 생긴 일을 보여줄때가 많은데요.  그 욕심이 나쁘다는 걸 알면서도 아차하는 순간에 일을 벌인 사람은 계속 나쁜 쪽으로  가기 쉽다는 것과    본인뿐 아니라 주변에 있는 이들에게까지 나쁜 영향이 갈 수 밖에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것으로,  바르게 살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왜  노력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시간을 주게 됩니다.




'벚꽃, 다시 벚꽃' 은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면서도  어느 가정에서나 있을, 엄마는 누구 편이고 누구는 이런 면이 아빠를 닮았다며 그런 다름을  부족함으로 받아들이고 종종 서로 상대에게 고쳐야 한다고 투정을 부리던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물론  단지  이 정도가 아니라 그 사람 자체를 통째로 바꾸고, 빼고 싶다는  지나친 욕심을 가진 이들을 보여주긴 하지만요.  가족이라는 이름은 따뜻하기도 하지만  날카로움을 지녔을땐  다른 어떤 것보다 더 날카로워질 수 있다는 것으로, 가족이란 울타리안에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외에 존중이 왜 있어야 하는지를  알게 하는데요.




도가네 번에서 주군의 의복이나 일용품을 관리하는 시종관이란 직책을 가졌던   후루하시 소자에몬은 자신도 알지못하는 뇌물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그 일은 쇼노스케 가족을  뿔뿔이 흩어지게 하는데요. 소심하지만 정직한 아버지에게   그 사람만의 고유 식별이라 생각했던 '필적 위조'와 관련된  음모가 있을 거라는 추측은 생기지만  별볼일 없는 그의 아버지에게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도통 알아낼 수 없었던  쇼노스케는    이리 저리 휘말리다 에도에 오게되고, 필사하는 일을 맡게 됩니다. 가족 문제로 이미 괴로워하던 그이고 그러면서도 떨어져 살게 된 가족을 걱정하던 그지만  착한 사람이 조용히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닌지라  자신도 모르게 자신 아버지의 죽음에 관련된 비밀과 더 큰 음모속으로 점점 들어가게 됩니다.




 각각의 사건이기도 한,  다른  4개의 이야기를 통해 쇼노스케가 자신 아버지가 얽힐수 밖에 없었던 비밀을 알아가는 과정과  와카라는 여인과의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도 보여주지만 , 에도 생활하며  만나는 사람들은 못 가졌다고 욕심이 많은 것도 아니고, 많이 가졌다고 행복한 일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줍니다. 한끼 밥을 걱정하는 처지이면서도   스친 인연이라 해도 서로 걱정하고 눈물을 보이는 것으로  무심해질수가 없는 게 사람의 마음이라는 걸 보여주면서 말입니다. 그런 마음과 때로는 정반대의 차가움을 가질 수도 있는 게 가족일수도 있다는 걸 보면서  뉴스에서  보게 될 때마다 여전히 우리를 놀라게 하는,  가족이기에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사건들을 떠올리게 하기에  섬뜩함과 고민을  더하게 되는데요.




옛날 동화속 이야기같기도 하고, 지금의 가족 모습을 꼬집는 것 같기도 한 이야기는 가족과 사랑, 사람이면 가지게 되는 욕심과 자신과 다르면 못난 것이라고 생각하는 인간의 다양한 오만한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선과 악으로 딱 구분지을 수 없는게 사람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때로는  나를 아프게 하는 이가 나를 제일 잘 아는 그 사람일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분노하게도 되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람은 사람에게서 치유받고 힘을 내게 된다는 것과 잘못을 저지른 자의 뒷모습이 결국은 쓸쓸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이기에 역시나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를 돌아보게 하는 미미여사구나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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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변호사 조들호 특별판 1
해츨링 글.그림 / 사람in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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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살면서 어려운 일 한 번 안 겪은 이가 있겠습니까만 그 많은 일들중에서도  병과 법에 관련된 일이 우리를 제일 어렵게 하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모르는 분야니 더 말입니다. 아플때, 억울할 때 그 어려움에 처한 나를 도와주겠다는 의사와 변호사의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되고  희망이 될 수 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시간이 갈수록 믿음이 더 필요해지는 그들과의 관계가  '요즘 세상은 믿을...'이란 말로 그 결과를 짐작하게 하는 일들을  어디서라도  보게 될라치면 내 일이 아니더라도 가슴이 아프게 됩니다.  '믿어야 되는 사람을 믿고 싶다.' 라는 우리들의  희망을 담아 짠하고 나타난 게 '변호사 조들호' 아닐까 하게 됩니다.


평범하다 못해 추레해보이는 그는  만날수록  반짝이는 뭔가가 있다는 걸 보여주게 됩니다. 그가 맡는 사건들을 보면서 그의 어딘가 모르게 빛나는  반짝임은 정의와 사람 가운데서 중심을 잃지 않으려는 끊임없는 노력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그의 진짜 매력, 그리고 그의 반짝임은   모두가 등 돌릴 때 얼굴을 바라봐 주는 사람이라는 것 때문이라는 걸 알게됩니다.   아무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아 더 억울해진 사람 이야기를 들어주며   눈물 닦아주고 기댈 어깨가 되주는 믿음직한 그는 그렇다고  한쪽에만 귀기울이는 사람이 아닙니다.   자기만 잘난 줄 알아 다들 고개돌리는, 그런  사람 이야기도 열심히 들어주는데요.  그럴땐, 절대 굽히지 않는 조들호만의 포스로  다 듣고나선  그의 이야기가 왜 틀렸는지 조목 조목 이야기하며 상대방의 어이없다는 눈과 당당히 마주치기에 그의 뛰어난 법률지식과 함께하는 거침없는 언변은 우리의 속을  뻥 뚫어주게 됩니다.


헐렁 헐렁 해보이지만 절대 놓치는 순간이 없는 조들호 변호사의 이야기는 변호사가 우리 세상에 왜 필요한지 알게하는데요. 1편에서는 법정대리인, 청소년 보호법 3장 26조, 모자보건법 14조, 국선변호사의 이야기로  우리가 궁금했던 법과 현실 사이의 거리감과 그래도 그 법이 만들어진 이유와 필요성, 그래서 보완해야 할 부분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연쇄 살인마라 의심받는 피의자와 마주하면서 나타나는 조들호의 과거는 그에게 아픈 일이 있었다는 걸 알게하는데요. 아마  그의 진짜 이야기가 2편부터  시작되는 건 아닐까 하게 됩니다.


베스트 웹툰이기도 했고 벌써 시작된 같은 제목 드라마의 원작이기도 한  이 이야기는  법은 약자를 위해 만들어졌고, 그들이 갈등을 해결할 수 없을 때 결국 닿게 되는 희망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작가 해츨링님이 실제로 존재하는 변호사 그대로의 모습을 그린거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 절로 생기게 됩니다. 앞으로   보여줄 매력과 사연이 충분해보이는 조들호 변호사님 이야기,  절대 꺾이지 않았음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가 맡게 되는 사건에 파이팅을 보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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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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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이라는 게 얼마나 이상한것인지 매일 싸우면서도 걱정하는 사이일 수도 있고, 매일 웃으며 지나가지만 사실  아무 관심도 없는 그런 사이일수도 있습니다. 가족내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유난히 친한 사이가 있기도 하고,  친해야 될 것같은데 약간은 냉랭하고  덜 친한 그런 사이도 있고요. 그런데, 언제 어디서건   절대 화낼수 없고 사랑만 존재하는 그런 사이도 있습니다. 손주와 할머니, 할아버지같은 그런 사이말입니다. (여기서 화내지 않는 건 당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시지요.)


이제 곧 여덟살이 될 나이이니 이  정도  아는 건 당연하다는 말로 어른들을 놀래키는  엘사에게는  그녀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고, 무엇이든 하는  외할머니가 있습니다.  젊었을 때부터 자신의 뜻을 절대 굽히지 않았다는 할머니는  만나는 모두의 혈압을 올릴 수 있는 대단한 능력을 가진 분이지만  단 한 명 엘사에게만은 힘을 못 쓰는...  그런 분입니다. 입이 험하다 싶지만 나름 시원하게도 느껴지고, 곰곰이 생각해보면 할머니 말씀이  너무 과격해서 그렇지 다 맞는 말씀이란 생각도 들기에 재미있다는 생각이 드는  특이한 분인데요.   나의 할머니였다던가 우리 이웃에 이런 분이 있었더라면 많은 분들이 소리지르는 통에 잠시도 조용한 날이 없었을 것 같기는 하지만, 전쟁터에도 나를 위해 가줄 수 있는 사람이라던가 자초지종에 상관없이 나를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이란 믿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엘사를 보면 알 수있게 됩니다.


할머니는    '깰락말락 나라의 여섯 개 왕국이야기'로 엘사의 많은 고민을 해결해 주는데요. 그러다, 엘사에게  나에 대해 알게되더라도 미워하지 말고, 성을 지키고, 가족을 지키고,친구를 지키라는 이상한 말과 함께 보물찾기를 시키게 됩니다. 슬픔에 빠진 엘사에게   인생이 가지고 있는 어쩔 수 없는 슬픔이란 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걸, 하지만 인생에는 기쁜 일이 더 많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일텐데요.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심부름에서  엘사는 인생과 사람, 그리고 이제껏 몰랐지만 내내 그녀 옆에 있었던 사랑을 깨닫게 됩니다.


"인간은 관심을 쏟을 대상이 필요하거든, 엘사. 누가 뭐에든 신경 쓰기 시작하면 너희 할머니는 '잔소리'로 간주했지만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는 사람은 살아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가 없어. 그냥 존재하는 거지......"-493

자신의 생각대로 일을 해나가지 못하는 사람, 남이 하는 일에 한소리하면  큰 소리로 욕을 퍼부었던 할머니였지만 알고보면 다른 사람들에게 제일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제와서야   그 험한 말이 사실은 인생을 오래 살아본 사람으로 해주고 싶었던  말을  꼬았던 것뿐이라는 걸 알게되는데요.


 저자 프레드릭 배크만은 전작 "오베라는 남자"에서와 같이, 사람은 마음을 나누면 나눌수록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  많아진다는 걸 보여줍니다.  혼자가 편하고, 그렇게 살기를 선택한 오베씨가 마음을 나누며 사랑하는 이들이   생기고 행복했던 것처럼, 할머니가 떠나면 혼자일꺼라  생각했던 엘사가 할머니의 편지를 배달하며  자신 주변에 있는 이들에 대한 제대로 된 관심이 생기자   그들 모두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게되는 걸 보여주며  말입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사랑으로 채우면 얼마나 커질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가 내가 누군가를 그만큼 품어줄 수 있다는 것도  알려주지만 내가 그만큼 받았던 사랑이  그리워지게도 만들게 됩니다.  왜 그만큼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할줄 몰랐는지... 지금 후회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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