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가 사라졌다
엠마 힐리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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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걸린 할머니와 사건은 너무 어울리지 않지만 이야기는 그렇게 흘러가게 됩니다.  "호박 키운 적 있어?"는 생뚱맞은 질문을 해대는 모드 할머니는 우리에게 그녀만의 방식으로  과거와 어쩌면 현재에도 사건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왔다갔다 하는 기억에 의존해 이야기해주고 있는데요. 치매에 걸린 환자가 과거를 더 잘 기억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역시나 70년 전  수키언니의 실종에 관한 이야기를 해줄때 모드는 더 또렷한 기억을 보여줍니다.


 모드 할머니는 딸 헬렌과 금방 이야기하다가도 "누구세요?"라는 질문으로 우리를 , 그리고 헬렌을 슬프게 만들지만  그런 깜빡거리는 일상속에서도 그녀가 기억하는 사건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그녀의 절친 엘리자베스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모드 할머니는 그녀가 실종됐다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일정 시간이 되면 들리는 간병인이나 딸과 손녀의 너무 무책임하다 싶게 하는  노인들에게 생긴 사건 이야기에 엘리자베스의 모습은 겹쳐 보이고, 아무도 엘리자베스의 실종에 관심갖지않자   모드 할머니는   그녀를 찾아나서게 됩니다. 그 과정이  길지도 않은데  슬프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건,  친구 집을 찾아가면서도 자신이 지금 왜 길을 나서는지 잊어버리기때문입니다.  모드 자신도 기억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기에  매번 쪽지에 의지하지만 문제는 그 쪽지가 지금 쓴 건지, 아니면 과거 어느 때 쓴 건지, 그리고  왜 그런 글을 남겼는지조차 잊기에  문제가 되게 됩니다.


 한숨을 쉬면서도  그녀를 돌봐주는  딸 헬렌과 손녀 케이티를 보면서 안도하게 되기도 하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엘리자베스의 아들 피터를 보면서는 절대로 저런 사람이 되지는 말아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는데요. 자신이 얼마나 순진한 사람인지, 가족을 사랑하는지 우리에게 솔직히 기억을 보여주는 모드지만  순간적으로  자신도 기억하지 못하는  폭발이 있을 수 있다는 것으로 또 우리를 슬프게 만들게 됩니다. 시간 흐름이 가져오는 어쩔수 없는 기억의 병이  사람을 달라지게 한다는 여러가지를 보면서 말이죠.


그렇게 절대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할머니의 사건찾기는 그녀가 이제껏 던졌던 두서없는 말이 사건의 단서라는 걸 알게되면서 과거와 지금 무슨 사건이 있는지 정확하게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느릴것같은 할머니, 그것도 치매환자인 그녀의 사건보기는 의외로 우리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하는데요. 과거 푸릇했던 기억 속 그녀와 너무 달라진 현재의 그녀 모습이  나이듦에 대한 이해를 젊은이들에게  구하고 있기때문이기도 하고,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들의 준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기때문일겁니다.  


기억을 잃어가는 자의 기억을 지키려는 노력은  가볍지않게 우리에게 다가오게 되는데요.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인줄 알았던  한 할머니의 이야기가   점점 나이들어가는 주변인들에 대한 생각과 거울속 보이는 나의 주름에 대해 한번더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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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범스 호러특급 5 - 선생님은 괴물! 구스범스 호러특급 5
R. L. 스타인 지음, 전명진 그림, 김경희 옮김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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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을 위한 호러 동화가 이번에도 찾아왔네요. 구스범스 호러 특급이란 무시무시한 이름의 "5. 선생님은 괴물"편으로 말입니다. 우선 표지부터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데요. 산타복장을 한 누군가의 눈이 우리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지않아도 평범한 얼굴이 아니라는 걸 금방 알수 있으니 더 기대하게 됩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어떤 사건을 누가 만들어갈지.. 말이죠.

 

토미 패럴리라는 평범한 소년이 왜 여름 캠프를 가게 됐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서  토미를 노린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르릉 선생님을 만나게 되는지의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우리가 상상하는 캠프가 아니라 토미가 가게 된 캠프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을 이기는 방법을 배우는 캠프라고 하니... 처음부터 토미의 생고생을 말하지 않아도 딱 알게 됩니다.  선생님은 괴물이라고 처음부터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어떤 괴물이 등장할지 궁금증도 생기지만,    평범하고 약간 소심하게도 보이는  토미가  이 난관을 어떻게 이기고  멋진 소년으로 탈바꿈할지 기대도 생기는데요.


먹을 거 하나도 평범하게 먹지않는 토미의 가족들 역시 특이해서  이 캠프에 갔다면 어땠을까 상상하게 됩니다. 그렇게 지는 걸 싫어하는 가족들이 선생님과 만났다면 더 엄청난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싶은데, 아쉽지만 토미만 이 섬에 도착하게 됩니다. 지금 상태 그대로도 좋다는 토미만 보내져 고군분투하지만   가족의 특이한 식성이 나중에 도움이 되는 걸 보면 세상일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는 걸 알게 되기도 하고요. 


"이긴 자만이 이 섬을 떠날 수 있다고. 토미, 그건 사실이야. 경쟁에서 진 패자는 그르릉 선생님이 잡아먹어 버리니까."

 그런 가족과 헤어져 섬에 가자마자  만난 게 이름을 알려준 특이한  도둑과  처음 만난 캠프 친구의 무시무시한 경고이니  이 섬에서의 앞 날이 결코 쉽지 않을꺼라는 걸 알게 됩니다.   정말로 이긴 자만이 섬을 떠날수 있는건지, 그렇담 토미의 앞날은 어떻게 될지 아니 궁금할 수 없는데요. 잡아먹는다는 게 진짜로 믿어질만큼 무섭게 보이는 그르릉 선생님과  캠프 훈련과정에서의 일들,  너를 도와주겠다고는 하지만 이기기 위해 혈안이 된 친구들의 이야기를 믿어도 되는건지... 그렇게 호기심을 가지고 한 장씩 넘기다보면 어느 새 토미가 조금씩 용기를 내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런 토미라면 선생님과의 일을 혼자서도 잘 해내지 않을까 싶은데요.  


 끝인가 싶으면 새로 생기는 일들이 새로운 상상을 불러오게 됩니다. 그다음엔 또 무슨 일이 생길까 하게 되는데요.  '두려움에 타협할 것인가, 무섭더라도 용감하게 맞설것인가' , 매번 해야하는 토미의 선택과 그 때마다 달라지는 상황이   아이들 공포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을 주게 될텐데요. 한정판이라는 책 속의 깜찍 괴물 카드까지 있어 캠프와 토미를 더 오래도록 기억하게 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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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리는 곳간, 서울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동서남북 우리 땅 4
황선미 지음, 이준선 그림 / 조선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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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동서남북 우리 땅 시리즈가 이번엔 서울에 대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어울리는 곳간 서울>은 우리가  많이들 알고 있다고 생각한 서울에 우리가 못 본 것들이 많다는 것과  여전히 매력이 넘치는 곳이라는 걸 알려주고 있는데요. 왜 서울에  "어울리는 곳간" 이란 이름이 붙었는지부터 궁금했는데, 어울리는 곳간은 정보를 나누고 교육도 받을 수 있는 북촌의 문화 사랑방이라고 합니다. 북촌의 예술가들이 특별히 시간을 내서 자기 재주를 나누어 주는 곳이라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데요.  북촌의 행사라는 걸  뉴스에서  봤던 것도 같은데, 이제까지 흘려듣던것과는 달리 관심이 가는 건  좀 더  행사나 참여하는 사람들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기 때문일겁니다.  예전부터  지금의 모습까지,  여러 도시중 짧은 시간안에  가장 많이 바뀐 곳으로 알고 있는 서울안에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전통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수있는데요.


미래라는 여자아이의 눈으로 소개되고 있는 명인당은  늘 대문을 열어놓는 곳이라고 하네요. 골목길과 열려있는 문이라고 하니 그림이 저절로 그려지게 됩니다. 한옥 체험하기를 원하는 외국인들에게 자신이 사는 곳을 소개하는 미래를 따라 우리도 몰랐던 서울의 역사와 지금의 모습을 보게되는데요. 북촌의 유래와 지금 어떤 장인들이 살고 있는지, 그리고 서촌의 매력은 뭔지 따라가다보면 가깝게 갈 수 있는 서울 곳곳이 이런 아름다움과 역사와 정이 함께 한 곳이였나 하게 됩니다.


서울하면  깍쟁이들이 사는 곳, 북적이는 도시가 떠오르게 되는데요. 도시에 어울린다 싶었던 그 이름이   높고 너른 들판, 큰 마을, 큰 도시라는 순 우리말 땅 이름이라고 합니다. 신라의 수도 서라벌, 혹은 백제 말기의 수도 소부리가 변형되어 서울이 되었을 거라고  하는데요. 서울이라는 이름안에  신석기를 거쳐, 삼국시대, 그리고 지금의 역사가 흐른다고 생각하니 내가 진짜 많이 몰랐던 곳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난지도 섬이 월드컵공원이 되었다거나 남산이 왜 푸근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산인지 전쟁에도 숭례문과 덕수궁이 파괴되지 않았던 이유, 딜쿠샤, 시장에 얽힌 이야기들과 여러 체험 행사가 있다는 이야기들이 다음에는   아이들과   함께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데요. 아이들, 어른 모두에게 맨 뒷장에 나오는 '서울 지도'를 들고  찾아가보고 싶게 할만큼   우리의 수도 '서울'이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시간이 되지않았나 합니다. 우리 나라 곳곳에  숨어있는 이야기들이 진짜 많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안다고 생각했던 서울의  의외의 이야기들을 많이 볼 수 있었기에 다음 백두산은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기대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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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치하야 아카네 지음, 박귀영 옮김 / 콤마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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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랑에 빠진다.

설령 내일 세상이 끝난다 해도......"

이 말이 왜 이리 매력적일까 싶었는데, 아마 이것이 우리 모두의 소원이기때문아닐까 싶네요.   내일 종말이 온다해도, 그 곳이 어디가 됐든,  너의 손을 잡으러 뛰어오겠다는 그 누군가와의 사랑을 꿈꾸는 거 말입니다.  그래서 연인이 되면  질문이 많아지는지도 모릅니다. 만일 내가 물에 빠지면부터, 내가 이뻐, 저 여자가 이뻐라는 유치하다는 걸 알면서도 해대는 질문까지...  "무조건 너"라는 답을 듣기 위해 말입니다. 그러면서도 상대의 입에서 원하던 답이 너무 술술 나오면 그 때부터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너무 익숙하고, 이제는 생각도 안하고 답하는 기계적 관계가 됐다고 말입니다.  


제 20회 시마세 연애문학상 수상작이라기에  무조건 아름다운 사랑을 꿈꿨는데, 그들이 보여주는 현실은 그렇지 않아 너무 씁쓸합니다. 5년을 동거했음에도  막상 결혼을 앞두게 되자 딴 남자를 만나게 된다는 '불꽃', 그 지나갈줄로만 알았던 딴 남자 구로사키의 회사 사람으로 그로 인해   자신의 가정을 돌아보는 남자 요헤이의 '손자국', 요헤이의  아내가 어떤 마음인지를 알 수 있는  '반지', 구로사키네  잠깐 얹혀살던 여자 후지모리의 아슬아슬한 사랑 찾기 '화상', 후지모리에게 다시 방을 빌려준 남자 마쓰모토의 마음을 볼 수 있는 '비늘', 후지모리와 인연이 있는 또 다른 여자의 사랑찾기 '음악'까지... [흔적]이란 책의 제목처럼 우연히 만나 인연을 맺은 사람들의 일들은 다시 그 상대, 또 다른 상대에게 영향을 미치며  흔적을 남기고 있다는 걸 볼 수 있게 됩니다. 비록 그들은 모르지만 말이죠.


처음엔 자신과 사귀고 있는 사람을 놔두고 다른 상대를 만나고 오히려 마음까지 더 터놓기에 마음에 들지않던 그들이 어느 순간 우리를 이해시키려하게 됩니다. 이제까지와 달라지는 건 없다는 남자의 말에 '지금 이 형태를 깨지 않도록 결혼이란 틀에 맞춰 두는 걸까? 무슨 일이 일어나도 되돌아올 수 있도록.'이라는 생각을 하는 여자가  의미없다면서 구로사키를 만날 땐 당신을 믿고 있을 데쓰야 입장이 되어보라고 왜 그의 마음을 물어보지 않는 거냐고 하고 싶고,   뭐든지 남에게 책잡히지 않으려 하는 강박에 사로잡혀 결혼도, 지금의 적당한 생활도 유지하려 하는 걸까 싶었던  여자가  상대가 준 반지에 목놓아 운다던지 할때는 이제 그녀의 선택은 뭐가 될지 궁금해지며  지금 상황이 맘에 안들어 박차고 나갈듯 행동하면서도  불편하더라도 이 자리에 머물기를 바라는   그녀들, 혹은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부분도 생기기때문인데요.

 

 

 

"아마도 이 세상은 불안정하고, 뭐든 간단히 망가져 버려. 변하지 않는 것 따위 없고, 뭔가 남길수 있다고 생각한 게  한순간에 사라져 버릴지도 몰라. 그래도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건 대단한 일이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해."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게  얼마나 다양한 방식을 가진 건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누군가는 묵묵함이, 누군가는 표시하는 것이 사랑이라 하고, 또 누군가는 묶어두는 게, 또 누군가는 놔두는 게 사랑이라고 하니 말입니다. 그러다 우리는 나와는 생각이 맞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원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그럴때 나는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지않을까 싶은데요. 


어쩐지 낯설고 정들것같지 않던 이들이  안쓰러워지는 건 우리도 절대적인 사랑, 변하지 않는 사랑을 꿈꾸는 평범한 사람들이면서도   무조건 주기만 하는 사랑이 싫은 사람들이기때문일겁니다. '흔적'에 나온 이들도 다 그런 이들이 아닐까 싶은데요. '우리'란 솔직한 내가 있어야 시작되는 거라는 걸 알려주는  '흔적',   내 맞은 편 그의 속마음이 뭘까 궁금해지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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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열두 달은 어떤가요
규영 글.그림 / 사물을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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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어땠나?"를 강제로 생각해보게 하는 12월이 되자 날짜가  하루하루 나를 밀어내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러다 12월 마지막 달력도 한 일없이 그냥 넘기게 되는건   아닐까 하게 되는데요.   뭘 했는지, 뭐가 좋았는지  한 해 한 해 지나갈수록 희미해지는건   이 일상에  오래도록 익숙해졌기때문일겁니다.  하지만 "당신의 열두 달은 어떤가요"  에 나오는 10인 ( 물론 나이 엄청 먹은 개와 오래된 도서관, 바람도 나오지만  우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건네니 또 하나의 친구로 여기고 명수에 채울 수 있다면 말입니다.) 의 이야기는  그 누구에게도 평범한 일년이 아니라 저마다의  다른 일년이였다는 이야기를 해주게 됩니다. 


어느 계절 어느 요일에 이 책을 펼치시든

지금부터 당신에게 좋은 열두 달이 시작되길 바랍니다...

라는 문구로 기분좋게 시작하게 되는데요.

후폭풍녀부터 만나게 됩니다. 20대중반의 아리따운 아가씨인데 연애할 땐 행복에 겨워 뭘 먹어도 맛있고 연애가 끝나면 방황하며 식음을 전폐하는... 연애할때 완전 불리한 타입이랍니다.그런데,  1월 마지막 날부터 그녀가 마르게 됩니다. 아쉽게도 말이죠. 그런 그녀가 몰랐던 남자 친구 후후폭풍남의 열두 달 이야기로 그들의 관계가 왜 그랬으며 어떻게 됐는지 알게되는데요.  그렇게 하나씩 이야기를 들여다보니  주인공 모두가   어디선가  만나고 있다는 걸 숨은 그림처럼 찾게 됩니다. 왼쪽의  아기자기한 그림과 오른쪽의 짧은 글에 웃으며  친구가 되어가는 아기와 개, 직장을 찾아가는 스팀녀,  멋진 나를 꿈꾸는 야근남에서 다른 것이 되고 싶다는 도서관, 자신의 적성에 맞는 과를 원하는 고3, 가족들을 위해 몰래 일을 시작한 엄마인 야구르트 아줌마, 여기저기로 떠다니는 바람 히후의 열두 달을 들여다 보게 되는데요. 


아기를 보면서 오래도록 만나지 못했던 조카가 많이 컸겠구나 싶고, 도서관에 들어와 깜박 조는 학생들을 귀엽게 바라보는 도서관은 내 마음이기도 하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대학에 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고3에게는 "할수 있다!"며 손을 꼭 잡아주고픈, 그리고 그렇게 됐나 싶어 반가워지는데,  그 중에서도 역시나 야구르트 아줌마의 열두 달이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약간이라도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계속 움직여야만 하는 엄마의 일상을 보여주기 때문일텐데요. 그렇게 야식 준비로  못난이 김밥을 싸려다 김을 한 장 먹으며 6월의 밤 하늘을 삼킨 셈 쳤다... 라고 하는데, 그 말에 피식  웃음나더라구요.  "..한 셈쳤다."라는 말을  잘 하는데, 한번도  그런 낭만적인 말은 생각지도  못 해봤기때문인데요. 


이렇게 저마다의 기쁨과 슬픔이 섞인   열두 달 이야기들이  나와 비슷한 부분을 찾아보게 할텐데요. 나말고    열두 달이 어땠을까 궁금해지는 누군가를 떠올릴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기분좋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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