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래도 난 너를 사랑해 - 특별한 아이를 키우며 알게 된 새로운 세계
홍새나 지음 / 지와사랑 / 2012년 11월
평점 :
아이들 하루 일과를 듣다보면, ADHA나 약간의 자폐증상, 혹은 신체적 불편이 있는 아이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될때가 있다. 그 때마다 잘 대해주라는 말은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라는건 아마 나조차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듯하다. 그러다, 약간의 자폐 증상을 보이는 아이로 인해 고민이 많은 후배를 만나게 되면서 부모와 아이, 그리고 우리들이 사는 세상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지적 장애가 있는 아들과 매일 똑같이 다시 시작되는 일상에서의 반복이 주는 어려움에 지치지 않고, 아이가 알기 쉽게 적어놓은 일과표나 '상황이야기'라는 이야기 만들기, 스파게티 운동등으로 더 나은 방법을 찾아가며 아들 진한이를 지금까지 멋지게 키워 오고, 앞으로의 계획까지 짜 놓은 '엄마 홍새나'님의 당당하고 솔직한 이야기는 단순히 다를 꺼라고만 생각했던 내 생각이 얼마나 짧은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어떤 사람이 이탈리아에 가려고 그 곳에 맞는 짐을 챙겨 비행기를 탔는데, 도착해보니 그 곳이 알래스카의 한 공항이었더라.. 하는게 장애가 있는 아동을 맞이하는 부모의 당혹감을 표현한 이야기라고 한다. 지금까지 그녀가 가족안에서 해왔던 일과 아이를 학교로, 세상으로 내놓는 과정에서 겪게 된 일, 또 그녀가 학교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보게 된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들로 이제까지 그녀 밖의 세상에 있었다고 여겨지는 우리들의 모습도 보게되고, 같이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지적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일상을 어떻게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해줘야 할지, 우리가 어떤 부분을 생각해봐야할지 '장애를 이해하기'라는 브루클라인의 초등학교 4학년 필수 교과 과정이야기를 들어가며 비로소 조금이나마 알게 된듯하다.
헨리 나우윈이라는 신부님이 엉겹결에 했다는 "염려 말아요. 할께요."라는 말씀은, 한동안 고민하고 우울해하던 후배가 이제는 모든 일에 척척이 된 지금, "네. 염려 마세요. 제가 할께요." 라고 웃으며 아이에 관한 일에 하는 말이기도 하다. 아마 아이를 키워가면서 그녀 또한 아이가 하늘에서 주신 특별한 선물이라는 생각을 했기때문이겠지 싶다. 엄마 홍 새나님이 아이에게 그랬던 것처럼 세상속으로 아이를 내보내길 걱정하는 나나 그녀의 마음이 다르지않을 것이다.
우리들 중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장애가 없는 사람이 있을까.(p.206)
언제나 부족하다고 생각하던 내가 아이들을 보면서 어딘가가 채워지기도 하고, 빈 채로 살아가는 것 또한 그리 나쁘지않다는 것도 알게 될때가 많이 있다. 특별한 아이, 그리고 조금은 더 특별하게 사랑을 보이는 진한이 엄마처럼 우리 후배도 그런 생각으로 씩씩하게 살면 좋겠다 싶기도 하고, 또 나도 그렇게 씩씩한 엄마이자 이웃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