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 국어 교과서 작품의 모든 것 세트 - 전4권 (2017년용) - 중학교 전 학년 교과서 작품 수록 중학 국어 작품 모든 것 (2017년)
꿈을담는틀 편집부 엮음 / 꿈을담는틀(학습)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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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용 시인의 "남으로 창을 내겠소" 라는  시 끝부분에 있는 '왜 사냐건 웃지요.' 라는 말이  내 학교 아이들의( 동무가 친구란 말이던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 말이다) 이야기속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 되었던 적이 있었다.  남으로 창을 낸다더니,  힘들게 농사짓다가 웃지요 라고... 왜? 이런  뜬금없다는 생각때문이였을 것이다. 그 때는 몰랐었다.  그 구절을 지금도 시시때때로 "왜 사냐건 웃지요."라며 말할줄은 말이다.


그렇게 교과서나 교과서 속 소개를 통해  들은 사랑방 어머니가 계란을 삶으면서 뭘 생각했을지, 참외밭을 지키지 않았다고 그렇게 구박하던 아들 대신 나비잡으러 간  아버지, 사람이 온다는 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라는 걸 알려준 '정현종'님의 방문객이라는 시 등등... 배우면서 그 때는 이해가 되지않았던 이야기들이 지금에서야 하나 둘 이해가 되면서 그 이야기속에 짧게는 한 때의, 크게는 누군가의 인생 통째가 들어있다는  걸 알게 된다.

 

하나, 둘 시적 화자나 어떤 느낌인지가 중요하다기에 외웠던, 그리고 졸업하고는 잊었다 생각했던 구절들이 살아가는 동안 나중에서야 툭 툭 튀어나올때 국어 교과서의 위력을 그제서야 알게된다.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된  국어 교과서지만 우리 아이들 책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는 무관심하다가, 아이들 학년이 올라갈수록 "국어가 쉬운 줄 알았더니..." 라는 부모들의 아우성을 듣고 나서야  우리 아이들이 읽어야 할 책은 무엇이고, 읽었다면 아이들은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 그제서야 궁금해지게 된다. 물어보니 역시나 시대가 달라졌기에   내가 아는 이야기들이 많이 없어지긴 했지만 아직 배우는 시나 이야기도 있어 더 반가워지게된다.   이야기하면서 '나 역시 그 나이에 그렇게 여겼던 부분들을" "아이들 역시 똑같이 여기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심지어는 지금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할 정도로 아이들이 많이 성숙해졌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 하게된다.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책들은 물론 잘 알아야 국어 점수라는 원초적인 부분에서도 좋겠지만, 각 시대를 살아가는 동안 좋은 이야기라고  이름을 들을만한 이야기들이기에,  짧은 시나 단편 한 구절에도 읽어가는 나의 기분에 따라 마음을 울리는 커다란 '새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아이에게 해주게 된다. 

 

 '국어 교과서 작품의 모든 것' 에는 이름처럼  중학교 학생이라면 읽고 알아야 할 시, 소설,수필에 꼼꼼한 주석과 설명이 있어 보다 쉽게 아이들에게 다가가게 되어있다.  중학교 16종 국어 교과서 문학 작품을 바르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만 들어있다는 점에서 아이들이 살아가는데 좋은 힘을 줄 글을 알게 되고  더불어 바른 이해로 조금은 더 나아진 국어 성적을 기대하게 되는 고로,  종종 아이들이 읽는 모습을 봤으면 싶다는 생각이 들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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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가는 날 꼬리가 보이는 그림책 8
이수연 글.그림 / 리잼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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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이사를 와서 그런지 '이사 가는 날'은 울 가족 모두에게 싫었던 그 날이 생각나게 합니다.  더 어렸을 적에는 몰랐던 벗의 소중함, 자신 둥지만의 안락함을 알아버린 아이들과 그 벗들 가족과의 오랜 시간을 뒤로 하고 떠나야 하는 우리들 모두 저마다 슬픈 감정에 빠져 우울한 며칠이 계속 되었던 기억이 나니까요. 그렇다면 지금은 그런 감정을 다 잊었냐고 물어본다면 그렇지 않답니다. 

  

어느 정도는 잊었지만 아직도 생각나는 그 거리, 그 집앞이었는데 얼마전 가보고 금세 낯설어진 내 집앞이라 기분이 이상했던 적이 있었답니다. 아이들 모두 여기가 이랬나~~ 싶고 친구들과 아직도 친하지만 그 때 그 기억,  그 기분은 아닌듯해 묘한 느낌을 가진 듯 보이더라구요.

  

 얼마전 라디오에서 북에 가족을 두고 온 실향민보다 더 깊은 슬픔을 안고 사는 이들이 재개발이라는 이유로 자기 고향이 물속에 잠기거나 새 건물로 싹 사라진 이들이라는  설명을 듣고  아이와 이야기 나눈 적이 있었는데 '이사 가는 날' 역시 재개발로 이사를 가야하는 아이의 눈에 비친 내용을 담고 있답니다.

  

그렇지 않아도 쓸쓸한 거리에 살던 아이가 이제 다 놓고 가야하는 자신의 마을을 돌아보는 이야기에, '이사의 쓸쓸함'을 기억하는 아이와 이런 저런 이야기로 마음을 조금은 볼  수 있어 좋았다고나 할까요.  북쪽이라는 갈 수 없는 곳이 더 슬플것같지만, 갈 수는 있어도 예전 추억을 하나도 찾을 수 없는 곳이 더 슬플 수 있다는 이야기를 아이도 조금은 이해하는 듯 보이더라구요.

  

아마도 아이가 다음에 이사오는 친구를 만난다면 그 기분을 이해하기에 더 잘해주지 않을까, 그리고 개발이라는 이름이 다 좋은 건 아니라는 걸 알게되지않았을까 싶습니다. '뭐든지 좋아보이는게 좋은 것이다.' 라는 게 꼭 그렇지는 않다는 걸, 누구나 소중한 추억을 계속 지니고 싶어한다는걸   알게 되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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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 크로니클 시원의 책 2
존 스티븐슨 지음,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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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편 에메랄드 아틀라스에서는 시간을 손에 쥐는 케이트 이야기였다면  "크로니클을 가진 자, 삶과 죽음을 지배하리라."  2편 파이어 크로니클은 그 책을 마이클이 차지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믿음으로  성장해가는  세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세가지 이야기로 나누어진 이야기이지만 각편이 하나의 책을 얻기까지의  과정과 모험, 판타지 이야기기에 각각의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한 재미와 이야기를 끌고가는 힘을 가지고 있다.

 

책 세 권을 찾아야  부모님도 만날수 있고, '다이어 매그너스'를 물리칠 힘을 갖게 되는 거라고 믿는  케이트,마이클, 엠마의 두 번째 책을 찾기 위한 여정 또한 쉽지않다.  케이트가 아틀라스라는 책을 찾아 시간을 자유자재로 부리게 되는 능력이 점점 몸에 붙게되면서 케이트의 실력만으로  악당들의 쫓아옴을 피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생기기도 했지만, 2번째 책을 차지하려는 다이어 매그너스 일당에게 아직 어린 그들은 상대가 되지 못한다.   서로가 소중한 아이들이지만  어쩔수 없이 헤어지고 만나고를 반복하는 일들이 일어나게 되고, 그  시간동안  둘 중의 하나란 두려운 선택을   혼자서 결정해야 하는 일들을 각자 겪게된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위급한 상황을 매번 맞이하는 아이들은 한 걸음 한걸음, 육체는 죽은 자들의 세계에 있어도 정신을 통해 여전히 추종자들에게 절대적 힘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다이어 매그너스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는 지에 대한 비밀속으로 들어가게 되지만 미리 정해진 운명을 벗어나기는 힘든일인지 알면서도 다이어 매그너스의 계획을 따라가게 된다.   아이들 뿐 아니고 우리들 역시  세 권의 책만 아이들 손에 들어오면 모든게 잘 되겠지라는 생각과는 달리,  절대로 책 세 권이 같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아빠 리처드의 메세지로  당연히 뭔가를 숨기고 있다고 여기는 다이어 매그너스뿐 아니라 아이들을 위하는 듯 보이는 핌 박사마저도 사실을 끝까지 털어놓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됨으로써 모든 진실은 아직 어둠속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두려움을 남들보다 배는 가지고 있는듯 보이던 마이클이 동생 엠마를 지키기 위해  무서운 드래곤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용기를 보이거나,  막무가내로 보이는 엘프 공주 윌라메나 역시 백성을 위한 의무를 다하려   끔찍한 악몽같은 곳으로 돌아가는 모습,  과거로 간 케이트가 만나게 된 라피와 겪게 되는 일 역시 자신보다는 상대를 생각하는 모습으로 점점 자라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다음편은 죽음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는데,   케이트가 아틀라스를 사용할 때마다, 마이클이 크로니클를 사용할 때마다 변하는 시간과 삶과 죽음,거기에 죽음의 책까지 세 권이 모인다면...  아이들과 어둠의 다이어 매그너스에게  일어날 일들을 미리 상상에 상상을 더하게 된다.

 

"우리는 겉모습에 현혹되어선 안 돼. 힘은 그저 힘일 뿐이지. 겉으로 보이는 것은... 금세 변하기 마련이지."-377

이렇게 마술사과 엘프, 드래곤과 임프, 과거와 현재로의 시간 여행, 삶과 죽음의 공간이동 등  강력한 마법의 힘이 오고가는 환상의 세상에 믿을 것 하나 없는 아이들은 자신들에게는 절대 변하지 않는  서로에 대한 사랑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것이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서도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이 되어준다.   고아원에서 고생하는 모습, 엘프 공주와 드래곤, 수호자와의 만남, 그리고 악당 중의 악당 루크등 눈 앞에 보이는 듯 그려지는 이야기에   금방이라도 잡힐 듯한  아이들과 다이어 매그너스의 아슬 아슬 힘겨루기는   그 다음편은 ... 하게 한다.  아이들은 고대의 학자들, 수호자들도 해내지 못했던 다이어 매그너스의 영원을 향한 집념의 계획을 물리칠 수 있을까? 그건 아마 아이들이 가진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답이 되지않을까 싶지만  3편에서 이 모든 비밀이 벗겨지기는 하는 건지,  아이들이 힘을 다 얻은 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이들보다 내가 더 궁금해지는 건 왜인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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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게임 안데르스 데 라 모테 3부작
안데르스 데 라 모테 지음, 박규호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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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 떨어져 있는 신형 핸드폰이라서가 아니라   "게임을 하시겠습니까? **씨?" 라며 액정에 내 이름이 써 있다면 무심코 집어들지 않을까 싶다. 나도 페테르손처럼 친구의 장난이란 생각에 당연 "Yes" 에  클릭할지도.. 란 생각을 해본다.  '네 장난에 응해주마!!' 이렇게   장난으로 시작한 일이,   인터넷 게임처럼 핸드폰으로 온 미션을  현실에서 수행한다면   올라가는 레벨과 포인트, 더군다나 미션 동영상 촬영에 달리는 수많은 댓글 응원을 받게 된다. 심지어는 그 포인트가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카드로 내 집 앞에 놓인다면...  아무도 그렇게 허접해 보이는 일에는 당연히 응하지 않았다... 가 정답이겠지만  어쩌면 실제 상황에서도 많은  페테르손들이 정신 못 차리고 덤벼드는 일이  발생할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수상한  미션이라거나 뻔히 나쁜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단지 타인이 보내는  칭찬 댓글이나 쌓여가는 포인트, 사용할 수 있는 돈에  앞 뒤 못 가리게 되는 페테르손은  진짜 단지 그 이유때문에   몇 번 위험한 고비를 넘기면서도 미션을 포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하지만 우리라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싶다. 핸드폰이 잘못 연결되서 일어나는 셀률러, 나의 ps 파트너,핸드폰 등  핸드폰을 소재로 한 영화나 이야기가 많아지는 걸 보면  역시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둘이 만나서도 '띵동'하고 알림음이 울리기만 기다리는 사람들처럼 각자의 핸드폰만 쳐다본다는 요즘, 메신저를 통해 순식간에 퍼지는  괴소문과 동영상, 그곳에  거대한 조직의 숨겨진 입김이 작용하고 그 계획에  따라주는 개인이 늘어난다면 이 비슷한 일은 언제고 발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시시해 보였던 일들이 사방에서 연결될수 있는 커다란 음모라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지만  증거,증인도 없는 상황이라 경찰이면서도 말썽쟁이 페테르손의 절대적 지지자인 누나  레베카마저도 동생이 말하는 일들을 믿을 수 없을 정도이다.

 

우연한 일인줄 알았던 일이 사실은 누군가의 거대한 음모였다는 음모설과 배후설은 페테르손뿐 아니라 읽어가는 우리까지 헷갈리게 만든다. 배후, 음모, 그리고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조직이 만드는 계획속에  왜 그들이 게이머로 선택된건지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페테르손은    누군가의 관심과 인정을 받기 위해 때로는 터무니없는 짓을 하기도 하는 우리이기도 하다는 생각이다.  그 일이  타인에게 피해가 되고 그것도 자신과 타인의 목숨까지 좌지우지 되는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그를 보면서 현대인이라는 이유로 핸드폰,문자,게임에 묶여있는 우리들을 생각해보게된다.

 

 핸드폰이라는 흔한 이야기로 현실과 가상 공간 그 사이를 매순간 헤매고 있는  우리들에게 '당신은 핸드폰의 문구에서 자유로우신가요?' 란 질문을 던지고 있는 이 이야기는   파밍이라는 유혹의 글자에 넘어갈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의 단순성을 꼬집어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영화처럼 혹은 현실에서도 그럴수도 .. 라는 생각이 들만한 빠르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우리에게 당신은 핸드폰, 인터넷 그리고 댓글의 갯수에 얼마나 자유로운지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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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줘
길리언 플린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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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인줄 몰랐어요."

 

라는 말이 얼마나 무서워질 수 있는 말인지 '나를 찾아줘'를 읽는 내내 생각해보게된다. ' 이 사람이라면...' 이라는 가능성을 믿고 시작한 결혼,  연애,사업 등 우리가 맺을 수 있는 모든 관계가 그 사람이 할  것이라 생각한 범위를 넘어서면 실망이 되기도 하지만 그 사람의 비밀이 상상도 못한 것이라면 때로는 끔찍한 공포가 되어주기도 한다는 것을 말이다.
 
"지금부터는 제가 없이 어떤 경찰 조사도 받아서는 안 됩니다." 
라는 변호사의 조언을 받게 된 닉, 결혼 5주년이 되는 날 사라진 아내 에이미를 찾기 위해 시작된 경찰조사에서 그는 점점 궁지에 몰리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된다.  배우자에게 문제가 생기면 당연스레 그 상대에게 먼저 시선이 간다는 걸 알면서도 괜시리 닉은 당황해하고,   경찰들의 조사가 시작될수록 자신이  이사온 후부터 아내 에이미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없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알게된다.

  

게다가 바람을 피우던 닉, 그는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하며 자신을 합리화 하기도 하는 사람이기에 그의 뻔뻔함에는 에이미처럼 실망하게도 되면서 말이다. "어쩌면 사랑은, 진짜 사랑은 남자가 자신의 원래 모습으로 살도록 허락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 225

 

 자신 말을 반박하지도, 넘겨짚지도 않고 같이 웃어주는 애인 앤디를 바라보며 이런 생각을 하는 닉은 이런게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사랑은 여자 또한 자신의 원래 모습으로 살도록 허락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서로 다른 둘이 만난 이들의 결혼은   하나가 되려고 하면서부터 그리고 넌 왜  '나같은 너', '그 때의 너' 가 아니냐고 하면서부터는  서로에게 전쟁이 되어버린다. 

 

 에이미의 실종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닉의 생각을 따라, 에이미가  적어놓은 일기를 따라 우리는 그들 5년 결혼 생활을 볼 수 있다. 아내를 볼 때 제일 먼저 사랑스런 느낌을 주는 뒤통수가 생각난다는 남자 닉은 결혼 하기 전 좋았던 감정이 어떻게 서서히 사라지는지 이해할 수 있을 듯하게 우리를 끌고 간다.  아내에게 소리내어 말하지 못했던 질문을 우리에게 꺼내주면서 말이다.  세상의 모든 결혼 위에 먹구름처럼 떠 있다고 생각한다는 질문 " 당신, 무슨 생각하고 있어?  뭘 느끼고 있어? 당신은 누구지? 우리가 서로에게 무슨 짓을 한 걸까? 앞으로 무슨 짓을 하게 될까?" 등으로 우리가 늘상 하는 질문이 이렇게 무겁게 느껴질수도 있다니 ... 처한 상황에 따라 같은 질문이 얼마나 오싹한지 알게 된다.

 

에이미의 일기에서도 변한 그들의 지금을  알 수 있다.

그녀가 살던 뉴~욕~을 포기하고 남편의 고향으로 와야만 했던 여자는 자신의 빛나던 재능, 돈, 아름다움을 알아주지 못하는 곳에서  존재마저도 남편에게 점점 사라져 가고 있음을 느끼는 자신에 불안해 하고, 언젠가(하지만 분명히 ) 이 결혼이 깨어지겠지만 그 날까진 최선을 다하겠노라는 맹세를 일기에 적어가고 있다.

 

단순한 실종으로 보이지 않는 에이미, 그녀가 사라진 집안에 남아있는 흔적은 어쩌면 그녀가 살해됐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점점 키우는 증거들로 가득차게 되고, 닉은 에이미의 흔적을 찾아가며 자신이 알지못했던 그녀의 친구, 생활 이야기를 듣게 되며 그동안 자신이 보면서도 몰랐던 에이미에 대해 조금씩 알게된다.

 

어쩌면 남편이... 하고 1부가 끝나는 순간부터 우리가  진실이라 여기던 부분들에 뒤틀린 누군가의 손길이 닿아있음을 알게된다.    에이미를 찾아야만  살 수 있는 남자 닉은 그녀를 찾아 과거의 추억을 헤매면서  그녀와 사랑할 때 최고의 남자라 느꼈던 자신을 기억하게 된다.  만인의 우상인 '쿨한 에이미'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진짜 에이미' 사이에서 그가 알고 있는 그녀를 찾을 수 있을까? 자신을 찾아달라는 메세지를 보내는 여자 에이미, 그녀를 잘 알기에 찾을 수 없다는 걸 아는 남자 닉. 그들은 그동안  매일 보던 현재  상대방에 대해 아는게 하나도 없었음을, 그러면서  생각보다 많은 과거의 기억과 추억에 대한 공유로  살아가고 있었음을 알게된다.

 

 겉으로는 괜찮은 결혼 생활을 하는 듯 보였던 남자와 여자의 속마음이 어땠는지 들여다보면서,  등을 대고 누운 상대방을 믿을 수 없다면 이라는 가정에 흠짓 놀라게된다.  같은 장소에 있었던 두 사람이 같은 일을 얼마나 다르게 보고 생각하는지, 어떤  마음인지 알게 될수록 '칼로 물 베기' 라는 부부 싸움안에  충분히 날카로운 칼날을 얼마든지 휘두를 수 있다는  걸 돌아보게 하는 질리언 플린이란 작가를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사건이 진행될수록 한번 이상 우리가 애인이나 남편, 아내에 대해 느꼈던 불만을  닉과 에이미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래도,  맘 놓고 오늘과 내일을 생각하며 어제 있었던 불만을 정리하는 지금의 우린 얼마나 평화로운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된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결과를 넘어 선 '상상도 못한 반전' 이란 이런 걸 말하는 걸까, 남자와 여자, 그리고 쭉~ 똑같을 것 같던 일상의 일들에   참지 못하는 누군가가 아무렇지도 않게 만든 일들이  우리 등 뒤가 서늘해질 일이 된다는 걸 알게 된다.

 

"결코 등을 보여줘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 --570

이 얼마나 끔찍한 말인지,  주변에 놓여있는 일상, 그리고 우리들의 모습이 어떤 각도로 보느냐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그려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질리언이란 작가에게 다시 한번 놀라게된다.

 

 

"사람들은 서로를 안다고 믿고 싶어 해요. 부모는 자식을 안다고 믿고 싶어 하고 아내는 남편을 안다고 믿고 싶어 하죠."--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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