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브레스트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3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에 맞서 싸우기만 할 것 같던 해리 홀레형사를  내내 괴롭히면서도,  이 세상에 남아있게 한 라켈이란 여자를 만나게된 "레드 브레스트"다. 그렇게 괴로워하면서도  누군가를 가슴에 품는다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더군다나 ' 스노우 맨' 에서 보여주던 주저하지 않는 목숨 건 사랑에 흠칫 했었는데 그것이 우리가 꿈꾸는 첫 눈에 반한 사랑이였기에 혹은 너무도 외로운 그였기에 가능한 것이였나보다로 어느 정도 인정하게 된다.  그 사랑이 다시는 그의 가슴에 누군가나 뭔가를 담아놓지 못하게 했다는 아쉬움이 너무도 크긴하지만서도 말이다.

 

 매표소를 통과하기로 되어있는 미국 대통령의 경호 임무를 위해 그 지점을 지키고 있던 해리 홀레와 파트너 엘렌에게 타이밍으로 인한 뜻하지 않은  실수가 생기게 된다. 그 일로 상처받은 해리는 정치와 외교라는 어려운 이름하에 생각지도 못한 진급을 하게 되고 국가정보국으로 부서를 옮기는 원하지 않은 행운도 얻지만 왕따 아닌 왕따가 되게 된다.

 

음악과 동물, 특히나 새에 관심이 많아보이는 파트너 엘렌의 따뜻한 마음으로 상처를 치유하고 본연의 형사 업무에 돌아아게 된 해리는 매리클린 라이플이라는 총기 반입에 관한 자료를 받게 되고, 그 사건에 흥미를 가지게 되면서 그의 영원한 사랑, 그리고  제 2차 세계대전을 겪은 노르웨이 참전병이라는 글로 남아있는 역사의 어두운 그림자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1940년의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전쟁에 참여한 젊은이들의 삶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죽음 그리고 찾아오는 사랑과 배신, 살아남은 자들의 그 후의 삶과 2000년도로 장면을 달리하며 계속되고 있는 삶의 이야기는 다른 세대이기에 다를 수밖에 없는, 삶이 주는 각각의 인생에 찾아오는 아픔과 맞물려가며 지금의 사건을 만들게 된다.

 

'차일드 44' 를 읽을때의 분위기라고나 할까, 전쟁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이 내뿜는 절망과 희망사이가 소설이 주는 가벼움보다는  가볍기에  읽어갈수 있게하는 무거운 역사와 비밀을 안고 시작되기에 라켈과 해리의 진하지만 씁쓸한 사랑이 시작된 '레드 브레스트'가  '스노우맨' 이라는 강렬한 사건에서 만난 해리보다  엘렌에게서 웃음을 찾는 해리나  시작된 사랑에 들뜬 해리를  짠하지만  더 매력적으로 바라보게 하고 있다.  라켈보다도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엘렌이란 파트너의 죽음에 관한 비밀이 풀리는 그 다음 편이 뭔지를 궁금해 하게 하면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1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앞으로는 한적한 곳에서 만나는 호수나 강을 보게 되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싶다. 누군가의 그림에서 보게되는 한적한 호수에 띄워진 배 한 척은  낭만과 한가로움을 상징했는데 말이다.  당분간은 물속에서 스르륵  올라오는 하얀 뭔가를 상상하게 되는 건 아닌지...

 

 전국의 기담을 모은다는 환상 소설가이자 유명 탐정인 도조 겐야는 우연히 하미라는 곳의 네 신사가 모신다는 미즈치라는 신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미즈치 신에게 올린다는 비를 오게 해달라는 증의나 멈추게 해달라는 감의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 과정에서 일어난  신기하고 기괴한 이야기를 듣게되고 역시나 호기심을 느끼게 된 겐조는,   고집스럽지만 꽤 사랑스러운 솔직함을 보이는 편집자 시노와  그 곳을 찾아가게 된다.

 

토속 신앙과 오랜 세월이 지나며 내려온 사람들의 근거 없는 믿음, 그리고 가끔씩 일어나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라는 이야기를 써가는 미쓰다 신조는 이번 이야기에서도 물을 관장하는 미즈치 신과 그 신을 모시는 사람들 사이에 벌어지는 세력 다툼,그리고 사건을 부르는 기이한 느낌을 그려가고 있다. 마을에 흐르는 강의 전설 사이사이에 만주에서 이 곳으로 건너온 쇼이치 가족의 이상한 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말이다. 신을 믿는 자들에게 나타난 뭐라 딱히 이름지을 수는 없지만 검은 그것으로 보이는 뭔가를 보는 쇼이치 가족들은 미즈치 신에 대한 의식으로 힘을 키우고 싶어하는 욕심을 가진 이들과 만나며 자신들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검은 그림자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신에게 어울리는 제물이 필요하다는 사람들과 소중한 이들을 지키려는 자들 사이에 나타난 쫓아오는 뭔가가 사건의 범인보다 모습을 드러내길 바라며 이 책을 읽어가게 만들고 있다.

 

도망가도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뒤에 있다는  뭔지 알 수 없는 그것,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다는 보통 사람들에게도 어느 순간 느껴지는 슥, 슥, 사..삭...삭삭삭삭 다가온다는 그것과 시작된 어둠속의 술래잡기는  연이어 일어나는 살인사건과 맞물려 누가 이 무서운 일에 관계되어있는지를 쫓아가게 하고 있다.

 

기이한 사건  쫓는데는 기가 막히지만 정작 자신을 쫓아다니는 귀여운 여인 마음은 모르는 도조 겐야의 명추리가  이번 사건에서는 일어날수  밖에 없는 인간으로 인해 생겨난 사건이란 이유때문에 빛을 발하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기우제중에 벌어진 여러 사건들이나 주변에서 벌어진 일들을 소개하는 이야기가 많아서인지  믿지 않는다면서도 알것같은 스쳐가는 섬뜩함이나 날카로움이  전작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보다 줄었다는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늘 그렇듯, 기이한 사건을 쫓는 도조 겐야의 마음을 알기에 다음에도 그의 이야기라면 관심이 가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6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절망에서 시작된 우정은 어디까지가 끝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가 비슷한 환경이였기에 친구가 되었겠지라는 자조섞인  자신의 말에 아무런 말도 않던 친구가  서운했던 요코가,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이제는 달라진 자신의 처지를 알고도 곁에 있어주는 친구가 있기에 힘을 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는 대목을 읽을쯤에 말이다.

 

자원 봉사쯤으로 보육시설 아이들을 방문하는 것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외모에 밝은 성격을 지닌 요코를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하는 하루미는  그녀 특유의 밝음때문인지  이런 저런 악조건이 있음에도  이제는  유명한 집안의 며느리이자 남편에게 사랑받는 아내가 된 친구의 삶을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요코 역시 가진 것 없음에도 늘 당당하게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것으로 보이는 친구 하루미를 기억하는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

 

이렇게  연락은 가끔하지만 서로의 마음은 알고 있다 여긴 그들이 요코의 아들 유타가 유괴되면서 힘을 합치게 된다. 선거에 출마한 요코의 남편을 겨냥한 계획된 음모라 여겼던 아이의 유괴가  점점 요코의 친부모와 얽힌 일이 되면서  일이 복잡해지게 된다. 사라진 부모와 보육시설 앞에 버려질수 밖에 없었다는 아이의 이야기는   여러 사람의 이익과 복잡하게 얽히지만 '그럼에도' 늘 당당하고 솔직한 요코라는 멋진 여성의 고민 없어 보이는,  솔직하고 용감한 고백으로 이제껏 봐 왔던 다른 이야기들과의 비슷한 꼬임을 내려놓게 된다.  오직 아이 하나만을 생각하겠다는 요코는  친구의 믿음이 힘이 된다며   자신의 끔찍할 수 있는 과거를 방송에서 털어놓는  용감함을 지녔기에    오히려 그럴 수 있을까 싶게  되고  이제껏  사실 털어놓기를 두려워했던 가나토 미나에의 다른 많은 주인공들을 부끄럽게까지 만들게 된다.

 

평범하게 보이는 누구라도  가슴속에는 당기면   터지게 되는,  폭탄 하나쯤은 다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써가는 미나토 가나에는 이번에는 비슷한 환경에서의  어려운 시간 공유라는 추억을 가진 두 여인에게  벌어진 사건이  묵은 진실을 알아차린  가까운 누군가에 의한 것이라는  반전을 꾀하고는 있지만,  "어쩌면.."이란 의심을 너무 일찍 뿌려놓았기에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아쉬움을 주게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망향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3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시원 옮김 / 레드박스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잔잔하고 밋밋하게, 그렇게 흐름이 격하지 않은 문장이지만 읽다보면  이야기가 요동치게 만드는 능력이 있는 미나토 가나에의 망향은 오래전에는 외딴 섬이였던 시라쓰나지마에서 나고 자란 여섯 남녀의 가슴속에 묻혀져있던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 섬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순박함과 친절, 그리고 그렇기에 물질적인 것은 많이 없어도 웃음만은 넘치는 곳이지 않을까 하는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사람사는 곳에서 생긴 일들은 사람수가 많고 적고가 아니라 어떤 사람들이 주위에 있느냐, 그리고 그 일들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게 사람일이라는 걸 이야기하고 있다. 

 

각각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여섯 남녀의 6개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몰랐던 자신의 기억속에 분명히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성인이 되도록 꺼내지 않았던 일들의 숨은 사연이라는 과거가 벗겨지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는 이야기들이다.  작가로 성공했지만 가족에겐 아픈 상처만 준 언니였는데 그 언니가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걸 우연히 알게된 동생의 '귤꽃', 어느 날 문득 사라진 아버지와 끊임없이 아버지를 기다렸던 어머니, 그 사이에 등장한 아저씨와의 인연을 그린 '바다별', 도쿄 드림랜드라는 놀이공원에 대한 환상을 품고 살던 한 여자아이가 엄마가 되어서야 밝혀놓은 그날밤의 일을 그린 '꿈나라', 어머니가 저지른 죄로 인해 도망치듯 섬을 떠나 유명 스타가 되었지만 섬 사람들이 자신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놓을까 봐 불안한 남자가  드디어 알게되는 자신과 어머니의 이야기인 '구름 줄', 외로운 두 친구의 소원을 들어 준 '돌십자가', 왕따 문제로 지친 한 남자가  조용할꺼라 여긴 섬 선생님이 되고자 했으나 이 곳에서도 같은 일이 있고 자신의 외로운 기억속 아버지에게 있었던 일을 우연히 듣게 되는 '빛의 항로' 이 여섯개의 이야기가 끝내 털어놓지 못한 상처로 여겼던 일들이 막상 알고나니 그 뒤에는 나를 사랑해준,  힘이 되어주고 따뜻하게 세워주는 누군가의 손길이 있었다는 걸 알려주는 이야기들이라 사람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미스터리임에도 사람의 다른 면, 따뜻함을 보여주고 있다.

 

사건 전개가 극적이거나 화려하진 않아도 사람맘에 잔잔히 스며들며 '설마 그랬을까'  란 생각을 하게 하는 이야기가 미나토 가나에, 그녀만이 쓸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어떻게 됐을까. 단편이기에 더 궁금한,  아픈 상처를 어느 정도는 내려놓았을 그들의 그 다음이 궁금해지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글 쓴 남자, 안개 속의 살인
시마다 소지 지음, 이윤 옮김 / 호미하우스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안개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한 남자, 스쳐지나가는 그는 고글을 쓴 데다 그 고글 안 눈만이 아니라 피부까지  새빨갛게 물들어있다면...

 

 확실하지 않은 일들에 대한 인간의 공포가 어떤지를 잘 알고 있는 시마다 소지는   고글 속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남자가 관련된 살인 사건이  같은 마을에 있는 '스미요 시화연'이라는 원자로의 연료를 생산하는 회사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일들과 맞물려 뭐가 진실인지 뿌연 가운데 밝혀가는 과정을 보이고 있다.


 담배가게 노파가 살해됐다는 사건에서 발견 된, 노란색 마카펜으로 선이 그어진 빳빳한 오천 엔 신권과 떨어져있는 담배들이란 증거와  고글 쓴 남자라는 용의자, 이렇게 사건의 삼박자는 맞아 떨어졌지만 보란듯이 고글을 쓰고 사라진 남자를 찾지 못하게 됨으로써 사건은 오리무중속으로 빠지게 된다. 하지만 스미요 시화연이라는 회사 앞에 있는 숲에서 생긴 이상한 일들, 그리고 그 안에서 상처받은 한 아이의 시선을 보여줌으로써 사건은 이렇게 연결되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우리에게 주게 된다.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밀실 트릭을  주로 읽어가게 하던  시마다 소지는 이번 사건에서는 다나시와 사고시라는 평범한 형사 콤비를 앞세워 고글 쓴 남자가 누군인지  찾아보게 하고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고글을 쓰고 밤이면 달려야 사는 남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세상은  일본에서 벌어진 원자력 사고의 위협을 "설마, 괜찮겠지"라는 무관심이나 "방사능 공포"라는 무작정 괴담으로 쏟아내는 우리의 시선을 보게 한다.  모래앞에서 놀던 아이에게 갑자기  개에 물린 상처가 생겼고,  아이가 놀던 곳을 파봤더니 그 곳은 이상스런 모습으로 죽은 개들의 무덤이였다던지 밤이면 그 숲을 지나간다는 이상한 모습을 가진 사람인지 유령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형체들을 봤다는 회사에 대한 소문은 무성하지만  그 안에  회사의 무책임으로  두 명이 고통속에서 죽게 된 진짜 사건은 생각보다 크지 않게 덮이게 되기에, 우리가 살아가면서 듣게되는 부풀어오르는 소문속에 들어있는 진실과 진실속에 들어있는 거짓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연이어 사건이 일어나며 사건은 고글을 쓸수 밖에 없는 범인을 찾아내는 일이 되게 된다.  순서를 기다리며 일어나는 일들이 같은 증거를 가진 다른 사건일지, 혹은 그러기에 일어난 같은 사건일지  그가 제시한 트릭속으로 우리를 들어가게 한다. 하지만  시마다 소지가 말하려는 건 인간의 터무니없는 욕심의 예견된 결과 아니였을까 싶다. 다른 인간을 속이면서 쉽게 살아가고자 했던 이가  결국은 자신도 모른 채로 다른 인간에게  이용만 당하고 있었다는 것이나, 자신이 괜찮으면 다 괜찮다는 생각으로 마을에 재앙을 불러온 이가 불러온  운명 또한 자신이 죽기를  바라는 고글을 쓴 인간이였으니 말이다.

  

"욕망의 화신..., 욕망의 수만큼 범죄도 있다는."46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