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행 2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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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조심하고..."

좋아하는 이에게 할 수 있는 최대의 말이라곤 이 정도고, 사랑하는 이에게 할 수 있는 최대의 애정 표현은 얼굴을 감춘 채 그녀가 있는 곳을 멍하니 바라 볼 수 밖에 없는 운명을 선택한 남자의 아픔이 더 강하게 다가오게 됩니다. 지금에서 생각해보니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잘못된 행동을 하는 어른들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처음 읽었을때는 그들의 운명이 가슴아팠고  충격으로까지 다가왔는데, 다시 읽게 된 이야기에서는 사건의 시작을 만든 어른들이 원망스럽게 됩니다. 철모르는 아이들이 그냥 나이대로  세상을 알아 가면서 조금씩 세상안에서 스스로 빛나게 놔둘수는 없었는지 말입니다. 


달라진 인생을 사는 유키호의 인생이 펼쳐지게 됩니다. 만나는 이에게 절대 매력을 넘어선 마력을 보이는 그녀에게 빠져드는 건 남자들뿐만이 아닙니다. 아름다움과 고귀함을 내뿜는 그녀에게 모두들 가까이 다가서고 싶어하지만 가까이 간 이들 모두에게는 불행한 일이 생기게 된다는 공통 분모가 생기게 되면서 그녀 뒤에서 말을 아끼는 이들이 생기게 되는데요. 그건 기리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에게도 친구나 애인이 생기게 되지만 그들 모두에게 일정 거리 이상을  두는 그에게 마음을 터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란 불가능하기때문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유키호를 조사하려는 사람들이 생길때마다 그들 주변에 반복적으로 사고가 생기게 되고, 19년이란 오랜 세월동안 여전히 사건을 놓지않은 사사가키는 범인 주변의 의심을 가진 이들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사고가 비슷한 형태로 생기게 되면서 명확한 증거는 없어도 누가 범인일지 추측이 가능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누가보다 어떻게 그럴수가 있을지로 이야기를 끌고 가게 되는데요. 사람의 진심을 전혀 믿지 못하게 된 범인들이  자신들의 마음만은 믿었던 건지 궁금해지게 됩니다.  마코토와  지즈루, 시노즈카와 유키호의 절친이기도 했던 에리코의 순수한 마음을 아무렇지 않게 버릴수 있다고 여긴 그들이기에 말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자신들 계획에 맞춰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던 건 아닌가 싶지만  마쓰무라,  시노즈카의 마음을 바꾸지 못한 것만 봐도,그리고  그들이 자신들의 마음은  바뀌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면, 그 생각 자체가  그들 계획에 헛점이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것이니  말입니다.


​"그 뒷모습이 하얀 그림자처럼 보였다." -534

도중에라도  포기하지 못하게 만든 건 뭐였을까 궁금해지게 됩니다.  상처받은 영혼은 자신들의 상처만 보이기 때문일까요?  자신들이 그토록 싫어했던 이들보다 더 추악하게 변했다는 걸 그들은  정말 몰랐던 것일까란 생각이 드니  말입니다. 더 이상 자신의 그림자속에 아무도 없다는 걸 알게 된 이가 법의 심판은 받지 않을 수 있겠지만 지금처럼 살아갈수 있을지, 오히려 걱정스런 마음이 들게도 됩니다.


다시 읽어도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백야행, 사건 이야기이면서  슬픈 운명을 지닌 이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기에  여전히 마지막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와 한번 일어난 사건은 점점 비열하게 커져가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과 사람들의 바뀐 운명까지... 그래서 백야행이구나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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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1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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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님의 초기작을 특히 좋아하는데요. 백야행, 용의자 x의 헌신,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등,  사건과 사람이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는 추리소설에서 사건을 일으킨 사람이나 쫓는 사람 모두의 시선으로  자꾸 눈이 가게  하는 매력이 있기때문입니다. 범인들의 입장으로 본다면 사건을 벌일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사연에 마음 약해질때가 있고, 또 그들을 쫓는 탐정이나 경찰 입장으로 보자면 사소한 것에서 단서를 찾아내는 그들의 치밀함에 놀라고, 냉동 인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차갑다 싶지만  범인을 알게된 후에는  연민에 휩싸이게 되는 감정을 보여주기에  누구의 시선으로 사건을 봐야 할지 고민스럽게 만들기도 하는데요.   치밀한 범인만큼이나 치밀하게 범인을 찾아내는 탐정, 사건이 일어나면  하나의 사건으로만 끝나지 않게 되는 이유가 생기고 그 안에는 늘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 쉽지 않게 하고  단순 재미로만 끝나지 않게  하는데요. 그래서, 그 때 그 때 내 심정에 따라 다른 이를 응원하게 될만큼 옳고 그름이 늘 정해져있지 않다는 걸 보여줍니다   백야행도 그런 이야기이기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입니다. 그것에 사람이 사람에게 주는 상처와 슬픔, 기쁨이라는 감정으로   범인이라기보다는 슬픈 운명을 지닌 사람들이라 부르고 싶은 이들이 있어 그들에게  다른 길은 없었을까를 여전히 생각하게 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한 남자의 죽음으로 사건이 시작되게 됩니다.  사건이 일어나자 현장에 도착하기전에   현장 주변에 살고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  평소 현장이 어떤 느낌이였는지를 슬쩍 떠보는,  제대로 된 경찰 사사가키를 먼저 보여주는데요. 사건을 잘 풀어갈 것같은 그였지만  그날 기리하라의  행적을 시간별로 맞춰보았음에도  범인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사가키 눈에 들어온 건 역시나 기리하라의 가족들이고, 그가 그날  마지막으로 들른 곳인데요.  뭔가 의심스러운 전당포 직원 마쓰우라와 그의 아내 야에코와 초등학생 아들 료는 서로의 알리바이가 되어 주고,  마지막으로 들른 곳에서는 엄마 후미요와 역시 초등생인 딸 유키호뿐이니 건장한 남자의 죽음에 연관시키기가 어려워 사건은 미궁에 빠지게 됩니다.


"떨어져 있는 것을 줍는 것과 그냥 놓고 간 것을 가지는 게 뭐가 다르지? 돈이 든 가방을 멍청하게 놓고 가는 인간이 나쁜거지. 안 그래? 이 세상은 빈틈을 보이는 쪽이 지게 돼 있어."-414

사건 후 마음 자체가 달라진 인생을 사는 사람들을 보여주며 그 안에서 범인이 누구일까를 추측하게 하는데요.  '백야행'은 사건으로 달라진 주변 사람들 시선때문인지  사람을 골라 사귀는 듯한  용의자들의 좁은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들이  사소해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보면  사람의 마음속에 의혹을 불러일으킬만한 일들로 조금씩 드러나기에    '사람은 어디까지, 얼마만큼의 속 모를 마음'이 있는 것일까 생각해 보게 합니다. 


"도망치지 않고 모든 것을 흐름에 맡겼다면 다시 태어났을지도 몰라."--451

살면서 어떤 일에 도망쳐보지 않은 사람이, 그리고 후회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싶지만 다른 이가 말할때는 다릅니다. 내가 인정하지 못하는 부분을 가진 이가 이런 비슷한 말을 할때는 '그러니까...'라는 비난을 알면서도 하기 쉽기때문입니다.   그렇지 못하니까 인간인건데, 그래서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서로가 있다는 게 충분한 위로가 되기도 하는 건데... 평범한 말조차 서로라 부를 수 있는 이에게 하지 못하는 범인의 아픔을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끝까지 가야  범인을 제대로 볼 수 있을거라는  긴장감과 어떤 이유로 사건이 생기게 되든,  주변에 남은 이들에게 보이게 되는  적막과 외로움은  사건은 어찌됐든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아픔을 주게 됩니다.  하얀 어둠속을 걷는 이야기, 내 기억과 다른 결말이였음 하는 마음으로 그 다음 이야기를 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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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다시 벚꽃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2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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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스치고 말 줄 알았던 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얼마나 질긴지, 그리고 한 번  사람 마음속에 들어온 어리석은 생각이라는 건  조심하고 또 조심하지 않으면     한순간에 행동으로 나타나게 된다는 걸   미미여사만큼  잘 그려내는 이가 있을까 하게 됩니다. 미미여사의 많은 사건 이야기들은 무조건적으로 나쁜 사람이였기때문에 벌어진 일이였다는 것보다는    욕심이 남보다 조금 더 컸던 평범한 사람에게 생긴 일을 보여줄때가 많은데요.  그 욕심이 나쁘다는 걸 알면서도 아차하는 순간에 일을 벌인 사람은 계속 나쁜 쪽으로  가기 쉽다는 것과    본인뿐 아니라 주변에 있는 이들에게까지 나쁜 영향이 갈 수 밖에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것으로,  바르게 살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왜  노력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시간을 주게 됩니다.




'벚꽃, 다시 벚꽃' 은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면서도  어느 가정에서나 있을, 엄마는 누구 편이고 누구는 이런 면이 아빠를 닮았다며 그런 다름을  부족함으로 받아들이고 종종 서로 상대에게 고쳐야 한다고 투정을 부리던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물론  단지  이 정도가 아니라 그 사람 자체를 통째로 바꾸고, 빼고 싶다는  지나친 욕심을 가진 이들을 보여주긴 하지만요.  가족이라는 이름은 따뜻하기도 하지만  날카로움을 지녔을땐  다른 어떤 것보다 더 날카로워질 수 있다는 것으로, 가족이란 울타리안에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외에 존중이 왜 있어야 하는지를  알게 하는데요.




도가네 번에서 주군의 의복이나 일용품을 관리하는 시종관이란 직책을 가졌던   후루하시 소자에몬은 자신도 알지못하는 뇌물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그 일은 쇼노스케 가족을  뿔뿔이 흩어지게 하는데요. 소심하지만 정직한 아버지에게   그 사람만의 고유 식별이라 생각했던 '필적 위조'와 관련된  음모가 있을 거라는 추측은 생기지만  별볼일 없는 그의 아버지에게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도통 알아낼 수 없었던  쇼노스케는    이리 저리 휘말리다 에도에 오게되고, 필사하는 일을 맡게 됩니다. 가족 문제로 이미 괴로워하던 그이고 그러면서도 떨어져 살게 된 가족을 걱정하던 그지만  착한 사람이 조용히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닌지라  자신도 모르게 자신 아버지의 죽음에 관련된 비밀과 더 큰 음모속으로 점점 들어가게 됩니다.




 각각의 사건이기도 한,  다른  4개의 이야기를 통해 쇼노스케가 자신 아버지가 얽힐수 밖에 없었던 비밀을 알아가는 과정과  와카라는 여인과의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도 보여주지만 , 에도 생활하며  만나는 사람들은 못 가졌다고 욕심이 많은 것도 아니고, 많이 가졌다고 행복한 일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줍니다. 한끼 밥을 걱정하는 처지이면서도   스친 인연이라 해도 서로 걱정하고 눈물을 보이는 것으로  무심해질수가 없는 게 사람의 마음이라는 걸 보여주면서 말입니다. 그런 마음과 때로는 정반대의 차가움을 가질 수도 있는 게 가족일수도 있다는 걸 보면서  뉴스에서  보게 될 때마다 여전히 우리를 놀라게 하는,  가족이기에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사건들을 떠올리게 하기에  섬뜩함과 고민을  더하게 되는데요.




옛날 동화속 이야기같기도 하고, 지금의 가족 모습을 꼬집는 것 같기도 한 이야기는 가족과 사랑, 사람이면 가지게 되는 욕심과 자신과 다르면 못난 것이라고 생각하는 인간의 다양한 오만한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선과 악으로 딱 구분지을 수 없는게 사람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때로는  나를 아프게 하는 이가 나를 제일 잘 아는 그 사람일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분노하게도 되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람은 사람에게서 치유받고 힘을 내게 된다는 것과 잘못을 저지른 자의 뒷모습이 결국은 쓸쓸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이기에 역시나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를 돌아보게 하는 미미여사구나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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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매살인
한스 올라브 랄룸 지음, 손화수 옮김 / 책에이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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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연히도 그날 오전, 자신이 사용하는 경찰차의 고장으로 전철을 탄 크리스티안센 경감의 눈에 절박하게 뛰어오는 여인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녀의 눈과 손은 비상 브레이크를 가리키며 전철을 세워달라 말하지만   그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죠. 전철이야 금방 들어올테니까요. 어쩌면 이 장면만으로도 경감의 감을  알게되지 않나 합니다. 우리가 흔하게 보는 감좋은 경찰들은 흔히들 우연히 본 무엇을  사건과 연결시켜 풀어내곤 하니까요. 그렇게 그 여인의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그 여인이 2년전  같은 날 실종된  팔코 레인하르트의 약혼녀 '마리에'라는 걸 알게되고,   이후로 벌어지는 사건에   얽히게 됩니다.


이 사건은 1970년대의 노르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베트남 미군 파병에 찬성이냐 반대냐를 놓고 나라가 뒤숭숭한가 싶었는데 그 전부터 나치의 잔당들이 아직 연합해 있다던가 사회당 사람들에 대한 호불호, 그 혼란을 제대로 정리하기 위해 곳곳에 정보원이 필요하다는  국가 정보국등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생각만 옳다 여기고  자기들끼리의  단결을 주장하는 복잡한 때입니다. 그래서 급진적 학생 운동권이였던  사라진 팔코 역시 죽었다면 이유가 뭔지, 누구에 의해서인지,  그것이 아니라 스스로에 의한 것이라도 이유가 뭔지를 아직도 모르고 있기에 죽은 그의 약혼녀 사건은  경감의 마음을 더 불안하게 만들게 됩니다. 어려운 사건이 일어날때마다 의지하는 '파트리시아'가 이 사건이   '촉매' 작용을 할꺼라 불안해하니  더 그렇게 되는데요.


팔코의 사건은 조사할수록 특이한 부분을 보여줍니다. 사건들이 대부분 그들의 인간관계만을 가지고 조사해가는 과정을 보이는 것과 달리 그의 사건은 시대적 상황과 맞물리기 때문입니다. 전후 세대 자식들은  전쟁을 겪어낸 그들 부모세대와 생각이  달라 갈등이 있다는 걸, 또 부모세대들은 시대에 순응하려하지만 받아주지 않는 시선에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데다, 팔코는 사라지기전 나치에 대한 매우 심각한 점을 알게되었다는 말을 했기에 약혼녀 마리에의 죽음 이후로 계속되는 사건은 나라안을 채우고 있는 갈등으로 인한 것이라는   암시가 발견되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역사학자이기도 저자 한스 올라브 랄룸은 사건이 왜 일어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역사속에서  그려가고 있습니다. 그 안에 인간적인 면모를 너무 많이 드러내는 크리스티안센 경감과 다른 일에는 똑부러지는 추리로  앉아서 천리쯤 보는 것으로 보이는 파트리시아가 왜 경감에게는 지고 들어가는건지, 그들의 관계가 어떻게 될까 라는 궁금증을 남기면서 말입니다. 알듯 모를듯한, 알고나니 너무 쉬웠던 메모를 남기는 피해자들, 그것을 들고 범인을 찾아야하는 크리스티안센과 파트리시아, 그리고 마리에의 죽음이라는 결론을 가져온 열린 공간에서의 비밀, 그리고 자식과 부모와의 비극까지 풀어내야 하기에 일이 많지만 긴박하지 않게 돌아가는 건 조사된 자료를 가지고 파트리시아에게 가져가야 사건이 하나씩 풀린다는 것때문아닐까 합니다. 그러면서도  그만큼의 대우를 파트리시아가 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당황스럽기도 하구요.  다른 사건에서도  경찰을 뛰어넘는 탐정들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그 경찰들은 사건이 터지마자마 단서를 들고 뛰어오는 것과는 달리, 크리스티안센은  시간이 흘러야 나타나고, 또 그녀가 물어보는 것만 용의자들에게 물어보는 답답한 면을 보이고 있어서   그녀가 경감과 같은 시간에 자료를 받았다면 사건은 마지막 순간까지 가지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주니 더 말입니다.


이전 '파리인간','위성인간'에서도 크리스티안센과 파트리시아는 콤비로 활약을 했다고 하는데요. 68,69,70년이라는 년도 순으로 일어난 사건을 그려간 시리즈가 다음엔 어떤 역사적 이야기와 그 안에 숨어있는 비밀을 들고 나올지 궁금해지게 됩니다. 용의자들의 진술속에서 그들이 겪어낸 시간이 드러나기에  순간 순간 그 시대를 알 수 있게 하기때문인데요. 역사와 사건, 사람들이 안고 있는 아픔을  보여주는 크리스티안센과 파트리시아의 관계가 지금과는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다음 사건도 기대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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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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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잤다' 싶어 길게 두 팔 늘려 기지개를 펴보자 하는 순간, 들리는 게 벌의 날개짓 소리라면...

그쯤이야 하면서도 무방비상태에서의 생각지 못한 벌의 존재는  재빨리 몸을 일으켜야 하는 존재가 될겁니다. 더군다나 소설가 안자이 도모야는 벌 알레르기로  '다시 쏘이면 치명적일겁니다.' 라는 의사의 경고를 받은 적이 있기에 벌의 날개짓 소리가 이성을 넘어선 두려운 존재가 되는데요.


'나의 예민한 청각이 다시 그 소리를 감지했다.

곤충의 날개가 파르르 떨리는 소리 ---22

벌이 활동할 수 없는 겨울의 눈덮인 산장이라는 것에 정신을 그나마 차린 안자이... 하지만 '다행이다' 싶었던  이제부터가 그와 그에게 치명적 덫을 놓은 누군가와의 살아남기 전쟁이 시작되게 됩니다.   안심하고 돌아선 그의 눈에 한 마리씩 늘어만 가는 벌의 존재는   공포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한 마리의 벌레나 곤충을 보고 가볍게 반응하고  돌아섰지만   떼로 뭉쳐있는 그들의 존재가  인간을  '헉'하고 숨 차게  달리게 만드는, 그런  영화말입니다. 곤충이나 동물을 제압할 수 있다 자신한 인간이 그들이 뭉치자 약한 존재로 바뀌게 되는 모습은  많은 그들을 제압하기가 쉽지 않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기에   안자이가 느낀 두려움이 우리에게 전해지게 되는데요.  벌을 만날때마다 늘어가는 그의 살기위한 준비력과 전투력 역시  그가 끈질기다는 것보다   벌의  위험함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게 됩니다. 


 벌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을 총동원하며 살아남기 위한 벌과의 전쟁도 준비하지만  그를 벌과 함께  별장에 가둔 이를 찾기 위한 전쟁도 준비해야하기에  안자이의 밤은 길기만 합니다. 벌과 싸우며 그는 간간히 그의 과거를 보여주는데요. 사라지기 전 아내의 모습, 파티에서 소개받은 아내의 친구, 동화작가인 아내의 글에 자신이 어떤 이야기를 덧붙였는지를  보여주며 그는 우리에게  아내에 대해 의심을  몰아가게 합니다. 하지만   같은 제목의 소설이 그에게 있다는 것, 직장생활을 하며   조직원들을 벌이라 칭한 것,  벌을 만나기전에 꾼 꿈, 그의 신경을 거스리는   작은 눈 언덕, 그리고 회상신에서의  '마치 젊은 커플과 그들의 상사처럼 보였다.'는 말, 이 모든 것이 석연치 않다는  의심을 우리에게 주면서  어쩌면 그가 자신의 싸움을 1인칭 시점으로 몰아가며  보여주는 이 모든 것에도 어떤 의도가 있지 않을까 하게 됩니다. 


많은 추리소설에서 말벌이 우연한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원인을 가리는 것으로 사용된  것과 달리  '말벌'은 말 그대로 말벌이 쫓아오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웃음짓고 있을 인간을 쭉 상상하게 만들기에 인간의 의도가 악해진다면 얼마나 악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게 되는데요.  약점이 있는 사람에게 약점을 계속 노출시키는 게 자신이 믿었던 이라면   어떤 일이 생기게 될지에 대한 상상과  당신이 본 그 어떤 것도 제대로 보고 들은 것이 아니였다는 이야기도 나오기에 "검은 집"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 온 기시 유스케의  어제와 같은 일상을 바꾸게 하는, 욕심을 부리다보면  자신의 마음마저 자신을 속이게 된다는 것에 대한 공포를 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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