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남자 파커 시리즈 Parker Series 2
리처드 스타크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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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남자의 매력에 끌리는 여자들에게 스스로 발등을 찍는거라고들  하는데요. 천하 제일의 악당인걸 알면서도 파커의 매력의 빠져들게 됩니다. 친구를 절대 배신하지는 않지만 만일 그가 어리석게  누군가의 함정에 빠져들었을 경우, 자신에게 위험이 될 수 있을때는 굳이 그에게 구원의 손을 내밀지 않는 차가운 손을 가진 남자이기도 하고, '아니다'싶으면 가차없이 어떤 인간관계이든지 잘라낼 수 있는  차가운 심장을 가진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의 다음이 괜찮을지 걱정되는 마음은 뭔지.. 사람을 끌어당기는  그의 매력이 뭘까 싶은데요.  요즘은 찾아볼 수 없는, 자신이 내뱉은 말은  불리한 상황에서도 지키려하는 뚝심(뚝심보다는 어리석은 오기가 맞는 거겠죠!) 때문인거 같기도 하고,  천하의 그를 배신하고 죽은 아내에 대해 슬쩍 보게 된 그의  마음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사람을 너무 잘 아는 그는 첫 인상만으로도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지  읽어갈 수 있는 능력을 보이기에  잘 되었음 홈즈같은 이가 되었을것이고 안 풀리면 지금처럼  범죄에 최적화된  인물이 될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하게 되는데요.   배신이라면 한치의 인정도 보이지않는  차가운 그가    아내에 대해서만은  ' 방아쇠를 당길 수 없었고,  지금이라도 같은 행동을 했을 것' 이라는 이야기를 하니,   아내가 그를 배신하지 않았더라면  어떤 사람에게도 기대려하지 않는 그의 모습이 지금과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어떤 일이 벌어질 줄 알면서도 위험속으로 들어가는 게  혼자만의 세상이 너무 지겨워져일까 싶어 그를   안쓰럽게 바라보게도  됩니다. 물론   그러다가도  사람에게서  필요한 것만 골라내는 그의  단호함과 냉혹함을 보다보면 이 모든 건 다 내 착각일지도 모른다는 회의가 들게  되지만서도요.


'얼굴 없는 남자'에서는  아내와 얽힌 일로  쫓기는 신세가 되자 그가  얼굴을 바꾼 후의 일이 나오게  됩니다.  불법 성형수술을 시켜준 애들러 의사의 의미심장한 미소,  그리고  애들러 의사에게 충실한 스텁스의   퇴원하는 환자들 모두에게 하는 경고라며 남기는  섬뜩한  말은 그들과 다시 만나게 되겠다는 암시를 주게 되는데요. 역시나 돈이 필요해 불법적인 일을 하려는 파커 일당에게 한가지 생각만 하는 스텁스가 나타나며  모든 걸 계획대로 해나가야 하는 중요한   파커의 며칠을 더 복잡하게  만들어 놓게 됩니다. 


'악당 파커'시리즈는 1962년부터 2008년까지 나왔다고 하고, 이  이야기는 초기작이라고 하는데도   지금 파커가 등장하더라도 여전히 그는 천하의 악당이지 않을까 하게 됩니다. 지금 악당들과 다른 점이라면 그가 지나가는 곳에 전멸이란 없다는 것인데요.  정확히  목표조준을 하고, 그 외의 것들에게는  의외로  털끝도 건드리지 않으려 하기때문입니다. 어쩌면 그의 매력에 이런 점도 포함된 것이  아닐까 하게도 됩니다.   배신과 위험으로  운에 매달려야 하는 불안 불안한 하루가 될 걸  알면서도 다시 나쁜 짓을 택하는 파커를  전편 '사냥꾼'에서의 일로   '아웃핏'이라는 조직이 열심히 찾고 있다는 데요. 다음 이야기는 조직과 대항하는 외로운 남자 이야기가 되는 건 아닐까 해보게 됩니다.   끊임없이 일어나는 사건도 물론  흥미롭지만 사람이 더 관심가는 '파커 시리즈', 시리즈 안에  그를 달라지게 하는 일이나 사람이 있을지가 벌써 궁금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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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 스토리콜렉터 40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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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산에 살고 있다는 히히노가 찾아온 이야기를..."-p51

우리는 가끔 영화에서 보게 됩니다. 새로 이사간 집의 아이가  어제밤 아무도 몰래 누가 찾아왔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말입니다.  아이의 귀여운 상상이라며 어른들이 서로 눈빛을 맞춰가며 웃음 짓는 여유로운 순간,  검은 그림자가 휙 지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일은 벌어지게 되는 것이죠.....


새 집 느낌은 나지만 다른 이야기에서와 달리,  쇼타 가족이 이사한 곳은 딱 봐도 무시무시한 곳이 아니였을까 하게 됩니다. 산 중턱 개발중으로 보이는 주택지에 그들이 이사를 오게 되는데요. 쇼타 가족이 살려고 하는 곳은 네 번째 집이고( 네번째라는 게  찜찜하게 느껴지는 건 너무 예민해져서겠죠), 나머지 세 채가 공사중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집을 세울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그런 곳이기때문입니다. 사고가 있지 않았을까 싶은 흔적들이 있는 그 곳에 쇼타 가족이 살 집만 덩그라니 남아있는 것이고, 어렸을 적부터 특별한  느낌을 받은 곳에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안 좋은 사고가 일어나는  능력을 지닌 쇼타는 그 집에 들어서며 '이대로 가다가는 때를 놓치고 만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것',과 '뭔가' 만으로 등골이 오싹해지는 이야기를 써내는 미쓰다 신조의 '집 3부작 시리즈' 흉가, 화가, 재원 중 첫 번째 이야기인데요. 사방에서 불길한 느낌을 받는 아이의 시선에서 우리 역시 그 집이 어느 것, 어떤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는지를 보게 됩니다. 뭔가가 부르는 느낌에 산에 올라가기를 두려워하는 아이, 하지만 집이라고 안전하지가 않습니다. 다른 모습의 뭔가가 이미 집 안에서 가족들 틈새에 섞이고 있기때문인데요. 쇼타는 이 땅에  사고가 많이 있었다는 걸, 그리고 산 아래에서 사는 주민들은 그들을 이웃 사촌으로 포함시키려 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쇼타와 유난히 친한 동생 모모미는 밤에 히히노라는 누군가가 자신을 찾아온다는 걸 알려주는데요. 요괴일까 요물일까 고민하는 쇼타에게  동생은  찾아오는 뭔가의  수가 늘고 있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해주게 됩니다.  


산을 놀라게 하는  어리석은 행동으로 그 분노를 이유도 모른 채 자신들의 몸으로 받게되는  사람들의 불행, 명확히 뭐라 말할 수 없는 '그것'이 주변 사람들을 점점 변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미쓰다 신조의 이야기답게 한 구절 한 구절  머리에서 그려지게 하기에 오싹함을 더하게 되는데요. 불길하다는 주변의 말을 믿지 않아 빙의가 시작된  201호 키미의 모습, 특히나  땅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살아남았어도 살아남은 게 아닌 것으로 보이는 센 할멈의 모습은  공포영화 그대로로 보여집니다.


이렇게 설화에서 들었음직한 영산과 분노한 뱀신의 무시무시한 능력, 사람들의 변화는 그 다음도 끔찍한 일이 생길거라는 암시를 주지만  그래도  특별한 능력을 지닌 쇼타이기에  끝까지  희망을 가지게 되는데요. 평소 미쓰다 신조가 주는 꽉 찬 느낌의 공포와 서늘함이 아니라서 아쉬운 마음은 들지만  그래도 역시나 이번에도 '뭔가' 가 어떤 일을 벌일지 두렵다는 오싹함과  모든 일은 사람에게서 시작된다는 경고, 쇼타가 본 모든 것이 결국 정체를 드러내며  끝났다고 마음 놓는 순간이 있을 수 없다는 걸 보여주기에 역시나 미쓰다 신조의 이야기구나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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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의 술래잡기 모삼과 무즈선의 사건파일
마옌난 지음, 류정정 옮김 / 몽실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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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이 지면 누군가를 죽일 것이고,

당신들이 이기면 그 사람을 살려주지요.

이 게임은 당신들이 나를 찾을 때까지 계속 됩니다."-141

천하의 모삼탐정에게 이런 도전장을 보내는 이가 있습니다. 다른 이들이라면 당연히 그가 상대를 잘못 택했다 생각하겠지만 모삼은 그의 도전에 정신차리지 못하게 됩니다. 이미 그에게 한번 당한 적이 있기때문입니다. 그것도 아주 크게 말입니다.


그와 있었던 끔찍한  사건으로 기억을 잃은 모삼이 우연히 살인 사건에 참여하면서 자신이 왜 기억을 잃었는지, 누구인지 기억하게  되는데요. 모삼의 전화에 당장 나타난 그만큼 독특한 무즈선은 친구란 어떤 존재인지를 보여줍니다.  모삼과 무즈선은 그들만의 시선으로 사건을 보고, 풀어가는 과정을 순식간에 보여주게 되는데요. 홈즈와 왓슨과의 관계보다 더 강력한 파워를 보여줍니다.  그의 단 하나 친구이자,  사건을 풀어가는 데 없어서는 안되는 법의관으로,  모삼이 놓친 부분을 잡아주는 동료로, 무즈선 역시  같이 사건을 풀어가기때문인데요.

 

무즈선도 역시나 이 게임에  동참하게 됩니다. 혹시라도 모삼에게 나쁜 일이 생기면 안되기때문이기도 하고, 사건 해결을 모삼만큼 좋아하기도 하기때문일텐데요.  과거 모삼이 사랑하는 여인을 "L"이라 부르기로 한 연쇄 살인마에게 잃은 충격으로  기억을 잃었을때도, 그 연쇄살인마에게 쫓기듯 사건을 풀어가야 할 때도 든든한 그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줍니다.


"이 세상이 온통 아름다움만으로  가득 차 있진 않지만, 그렇다고 계속 원한만을 품고 산다면 이 세상은 더욱 더러워 질 수 밖에 없다."-207

 모삼과 무즈선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누구라고 말할 수 없는 사건들을 L과의 대결로 맞게 됩니다. 예전에 피해를 입고 복수만을 위해 살게 된 사람들이 벌이는 사건이기에, 하지만 법의 테두리안에서는 더 이상 구제 가능성이 없는 사건들이기에   정상 참작이 되어야 할지, 아니면 어쨌든 사건을 일으켰으니 나쁘다고 말할지 정확히 구분지을 수 없는 사건들이기때문인데요. 그러면서 우리 모두는 어느것엔가 집착을 보인다는 걸 알게 됩니다. 모삼은 사건에,  누군가는 복수에,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어떤 이유로  집착하게 된다는 것이죠. 그러다 모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하는 여인을 잃었고, 복수로 누군가는 경찰에게 쫓기게 되고, 또 누군가는 다른 누군가에게 이제는 그만이라는 원망을 듣게 되는 걸텐데요. L은 왜 모삼을 괴롭히는지, 아마도 그것 또한 모삼이 좋아하던 사건 풀이와 관계있는것이겠지 라는 추측만 하게 됩니다.


사건의 풀이과정이 자세하게 나온다 싶었는데, 이 사건들 역시 실제 있었던 사건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복수'라는 한 가지 주제로 많은 사건들을 볼 수 있는데요. 당한 사람은 몇 십년 이를 갈았던 일을  막상 가해자라고 지목된 이는 기억도 못하는 일일 수도 있기에  복수가 왜 허망할 수 있는지, 사람이 왜 착하게 살아야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나쁜 짓을 한 사람은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자신이 했던 모든 일들을 다 불안해하는 것으로 보아 하늘과 자신의 양심만은 영원히 속일 수 없다는 걸, 그것 또한 벌일 수 있다는 걸  보게 되기때문인데요. 하지만 이 사건들을 줄줄이 모삼앞에 가져다 놓은  'L'만은 천하의 모삼과 무즈선도 알아낼 수 없어 그들의  불안을 키우게 됩니다. 하지만 L도 그의 집착의 끝을 조만간 보게되지않을까 하는데요. 


이렇게 사건을 벌여놓았으니 조만간 정체를 드러내지않을 수 없을 'L'의 정체가 누구일지 궁금해지게 됩니다. 가까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모삼 주변에 있던 인물들을 떠올려보게 되는데요. 다 그가 어느 정도 신뢰하는 인물들이라 살짝 가슴이 서늘해지게 됩니다. 사람에 대한 반전은 없었으면 하는 기대로, 거의 범죄의 신 경지에 오른 것으로 보이는  L이  어떻게 등장할지  다음 사건을 기다려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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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놓아줄게 미드나잇 스릴러
클레어 맥킨토시 지음, 서정아 옮김 / 나무의철학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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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놓친 잠깐 사이 일어난 사건은 한  가정을 산산조각내게 됩니다. 엄마와의 귀가길을 기뻐하던 아이는 순식간에 집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고, 엄마는 집까지 거의 다 왔기에 잠시 긴장을 풀었을 뿐인데 말입니다. 뺑소니 사고로 혼자 남은 제이콥의 엄마는 그 곳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어 집을 떠나게 되고, 그렇게 이야기가 시작되게 됩니다.


누가 누구를 놓아준다는 건지 궁금함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사건이 하나가 아니라는 걸 보여줍니다. 제이콥 뺑소니 사건 조사를 하게 된  범죄 수사과의 레이 경위와 신참 케이트의 열정적인 수사가 있다지만  아무 용의자도 없는 뺑소니 사건을 계속 덮치듯 밀려오는 사건들속에서도 풀어갈 수 있을지,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 온 제니에게 찾아올지 모른다는 이는 누구일지,   풀어야 하는 사건에 대한 정열과 경찰내에서의 승진이 가족을 위한 것이라며 책임감이라는 핑계로   밖으로 돌기 시작하는 레이와 점점 거리가 생기기 시작하는 가족들은 화해를 할 수 있을지 등등 뺑소니 범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가 사건의 중심 내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는 달리, 그들 모두에게 터지지않은 폭탄 하나씩은 다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전개가 시작되게 됩니다.


저자 클레어 맥킨토시는 12년동안 영국 경찰로 재직했다고 하는데요. 이 이야기 역시 아홉 살 소년의 뺑소니 사건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운전자는 어떻게 그런 짓을 하고도 살 수 있는건지, 동승자는 어떤 이유로 입을 다문건지, 아이의 어머니는 엄청난 상실을 안고 어떻게 살아갔을지 등등 말입니다. 그런 의문에  제보 캠페인을 벌일때마다 들어오는 수많은 제보에 감탄하고 모든 정보에 대한 조사를 일일히 해가는 경찰의 성실함에 놀라며  슬픔과 죄책감이라는 감정이 어떻게 사람을 변하게 하는지도 탐구하기 시작했다는데요.   각각의 사건들인줄 알았던 일들이    이제보니 이 모든 사실과 감정을 기반으로 연결된   전체의 사건이  된다는 걸 보여줍니다. 더불어 사람이 어떤 식으로까지 자신을 옹호하고 변명할 수 있는건지, 또 폭력에 길들여지게 되는지까지 말입니다.


경찰이였던 경험을 살린것이 맞겠구나 싶게 경찰들의 입에 맞는 식당과 음식들의 이유, 그리고 이성으로서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는 파트너라는 존재의 무거움, 윗 선과의 갈등, 가정을 지키고 살았다고 생각했으나 시간이 지나보니 자신이 그 안에서 존재감을 잃은 것은 아닌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중년의 마음까지 레이라는 경위를 통해 알 수 있게되는데요. 그를 통해 어떤 일이건  풀려간다는 건,  우연과 필연이 오고가는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우리가 처음 생각했던것과 다르게,  사건은 점점  무거움을 더하게 됩니다.  하나의 진실만 찾으면 될 줄 알았던 이야기에서 진짜를 본 이는 아무도 없다는 것으로 사건이 끌려가기 때문인데요. 범인이 언제고 다시 돌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낯선 이와의 우연한 만남이 때로는 달콤하지만 때로는 악몽으로 변할수도 있다는 경고, 그래도 외로운 사람이 의지하게 되는 건 사람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긴박하진 않지만 무겁게 어디선가 이런 일이 또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그리고 '너를 놓아줄게' 라는 누가 누구를 허락해주는 어감을 주는 말이 얼마나 섬뜩한지를 알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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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관 - 밀실 살인이 너무 많다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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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 너무 화내지 마세요. 이건 제가 해답을 이끌어내는 과정 중 하납니다. 괘념할 필요 없어요."-353

 증인이였던 사람을 갑자기 범인으로 몰아놓곤 지목받은 이가 흥분하면 던지는 말이 고작 이 정도인 경감이 등장하게 됩니다. 의외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구로호시 경감은  밀실 사건에 너무 열을 올리다보니 시라오카 서까지 좌천 아닌 좌천이 되어 내려왔는데요. 이 곳에서도 정신 못 차리고 밀실 살인이 아니면 제대로 된 사건 취급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어떻게든 밀실이 들어있는, 꼬인 사건을 풀어  다시 승진할꺼란 야무진 꿈을 꾸기때문인데요.


물론 이 곳에서도   밀실 비슷한 모양새를 지닌 사건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 사건을 보면 우선 반갑다는 반응을 보이기에  '그를 믿어야 하는' 사건 피해자들의, 그리고 순간적으로 사건 용의자로  억울하게 몰리는 근처에 있던  이들의 고충이 느껴지게 되는데요. 간혹  범인을 제대로 찍을때도 있지만 말 그대로 찍은 것이기에 범인의 동기와 사건 진행 방식, 그 뒷마무리까지  그에게서는 하나도 건질 것이 없어 안타까움마저 느껴지게 됩니다.


왜냐하면 사건을 보면서 평소 존 딕슨 카를 좋아한다는 그의 말처럼 많은 책에서의 일들을 떠올리기는 잘 하기때문인데요. 쓴 웃음짓게 하는  그는, 사건 현장을 보면서 이제까지 책에서 보았던 밀실 사건들과의 차이점을 은근 보여주면서 자신의 깨알 지식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거기서 조금만 더 나가면 되지않을까 싶은데 늘 그 공을 그가 무시하는 다케우치 형사에게까지 빼앗기기에 그의 승진은 진작 물건너간것이 아닐까 하게 됩니다. 당연 다케우치 역시 상사인 그에게 '빙충이'라는 말을 슬쩍 흘리거나 '경감님이 좋아하는 밀실'이라는 말로  자신 또한 그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데요. 잠깐 생각할 시간을 달라며 사라졌다가 나타나 진실을 알아내는 묘한 매력을 지닌 그와 매일 허탕인 구로호시가 함께 하며 사건을 풀어나가게 되니, 점점 그 둘이야말로 어울리는 한쌍이 아닐까 하게 됩니다. 게다가 사건 해결까지  슬쩍 헛웃음지을 일이 많기에  어리둥절해가며 따라가다가도  사실은... 이라며 나오는 아무도 몰랐던  진실이 들어있는 부분은 진짜 추리소설의 맛을 보여주기도 해, 가볍다가 은근 무게잡다가 하는 쥐락펴락의 맛을 보게 됩니다.


 글을 쓰게된 동기와 과정, 그리고 처음 <다섯개의 관> 이였던 이야기가 '하늘을 나는 말'  기타무라 가오루의 "네가 쓸 수 있다면 나도 쓸 수 있겠네"라는 도움이 되었다는  오리하라 이치의  작가 후기도 엉뚱 발랄한 강한 인상을 주게 됩니다.  작가란 이렇게 그가 쓰는 주인공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이는 건가 하게 되는데요.  언젠가는 제대로 된 추리력으로  밀실 사건을 해결하고 멋지게 도쿄 경시청으로 귀환해 묵직한 포스를 발휘하는 건  아닌지 불안불안한 마음을 주는 구로호시 경감과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주는 다케우치의, 비웠다 채웠다 하는 재미 난 콤비력은 어떻게 되는건지 다음 이야기 기대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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