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페이스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12
소피 해나 지음, 박수진 옮김 / 레드박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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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은지 2주밖에 안된 아내가 침대안에 잘 누워있는 아기를 보고 자신의 아기가 아니라고 한다면.... 이게 무슨 일인지 하게 될겁니다. 분명 침대안에 있던 예쁜 아기를 잘 보고 2시간남짓 외출을 하고 돌아온 아내가  돌아오자마자 그 아기가 자신들의 아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런 황당 주장에 남편은 당황할수 밖에 없는데요. 아내는 자신의 아기가 유괴되고 다른 아기로 바뀌었다며 경찰을 부르는 겁니다. 이게 말로만 듣던 산후 우울증이란 걸까요?? 아기를 알아보지 못하는 아내 앨리스, 전부인을 살인사건으로 그것도 그들이 살고 있는 집앞에서 잃은 적이 있던 남편 데이비드는 각기 다른 주장을 하고 이 사건을 접한 경찰도 당황하게 됩니다.


하지만 경찰들은 자세한 조사없이도  이미 우울증 경력이 있는 앨리스를 의심하게 됩니다. 아기가 사라진것도 아니고 바뀌었다는 주장을 하니 말입니다. 주변에 있던 이들도 신생아의 얼굴은 바뀌는거라며 지금 있는 아기가 그들의 아기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주장을 하지만, 이미 아빠에게 너무 친숙해보이는 아기의 모습은 아내 앨리스를 의심하게 만들게 됩니다. 


이렇게 마무리되는건가 싶었던 사건은 앨리스가 사이먼 형사에게 계속 증명할 수 없는  자신의 의심을 이야기하며 진행되게 됩니다. 다른 사건으로 넘어갔음 하는 형사팀내부에서 조용히 분란을 일으키는 사이먼과 그를 지켜주고 싶어하는 찰리 형사는 각각의 눈으로 사건과 자신들을, 앨리스 역시 자신의 눈으로 어떻게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주며 어떤 것이 진실이고 거짓일지 알려주기는 합니다만 그들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의심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향하게 하기에 우리를 점점 헷갈리게 만들게 됩니다. 



남편 데이비드는 아기가 바뀌었다는 앨리스의 주장이후로 사람이 변하게 되고,  앨리스는 뭔가 일을 꾸미는 것이 아닐까 싶기에  그녀가 보여주는 일들이 사실일지 그녀의 머릿속에서만 진행되는 일은 아닌지 우리의 눈을 집중하게 만드는데요. 어쩌면 이미 사건의 진실은 다 나온 것이 아닐까 싶게, 데이비드의 전 부인 사건이 나오지만  눈에 보이는, 그리고 봤던 증거들이 뭘 말하는지  궁금하게 하며  왜 이런 일이 생긴건지 끝까지 우리를 기다리게 하는 뭔가가 있습니다.  .  


요람안에 있던 아기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라는 생각도 못한 사건에 둘만 있으면 바뀌는 사람들의 관계, 어떻게든 진실을 밝히고 살아남아야 하는 사람이란 이야기는 앨리스가 아기와 함께 사라지며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을 위험으로 몰고가게 되는데요. 사건의 진실이 뭔지의 이야기도 놀라웠지만 친숙하다고 믿는 사람들의 관계를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것이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의 이야기도 꽤 흥미롭지않았나 합니다. 


성질고약한 시어머니를 혼내주기위해 며느리가 둘만 있을때는 오만방자한 행동을 하다가 남들이 보면 당하기만 하는 불쌍한 며느리로 보였다는 예전 오래전 동화 비슷한 이야기를 떠올리게도 되고, 아이를 돌본다는 것의 어려움과 소중함을 생각해보게도 되는 이야기인데요.심리 스릴러답게  나온 인물들의 말과 상황으로 사건을 따라가며  우리도 역시 머리를 써보게 됩니다. 복잡하지않은 사건임에도  속이고 있다는 걸 알면서 다시 속이고 속는 사람들틈에서 진실을 밝히는 자는 누가 될지도, 그리고 그런 사람들틈에 내가 있지 않다는 것에도 감사하게 되는데요. 미묘한 사람사이 갈등을 보여주는 이야기도 그렇지만  스필링 범죄 수사반 시리즈 처음부터  어딘가 짠한 캐릭터로 중심을 떡하니 잡고 있는  찰리와 사이먼  두 형사의  그 다음도 궁금해집니다.  강하다고 보인 찰리 형사의 다음이 더 궁금해지는 건, 그녀만은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걸 믿을 수 있기때문일텐데요. 사이먼이 정신차리기를 바라며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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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
찬호께이.미스터 펫 지음, 강초아 옮김 / 알마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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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한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건 얼마나 불안한 일인가를 찬오께이는 보여줍니다.우연히 만나 은밀한 대화를 주고받는 메이구와 료코, 그리고 등장한 한 남자의 이름,매슈 프레드는 우리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한 시작을 하는데요. 감방에서 나와 새로운 시작을 하려는 매슈는 자신 주변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것도 의도한 악영향을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처럼 평범한 그들은 단지 매슈의 눈에 띄였다는 이유만으로 목숨을 잃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걸 잃는 재난을 당하게 됩니다. 물론 그들이 착한 사람이였다고는 말할수 없지만 그 모든 걸 한방에 날릴만큼 강한 매슈의 의도는 우리를 모두 놀라게 만듭니다.


이렇게 가는 곳마다   사건을 벌이는 메슈와 그를 쫓는 메이구와 료코의  그를 잡기위한 일들이 벌어지지않을까 했는데, 예상외로 사건이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이 모든 것이 오클라호마주에서 시작된 사법 개혁안 프로그램  사보타주, 즉  '형량 평가 제도'가 보여주는 시나리오들이라는 겁니다.사보타주 프로그램에  한 범죄자의  갖가지 상황에 대입한 경우의 수를 넣어서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다면  현 죄목에 상관없이 그는 계속 형량을 살아야하는 거고 만일 그의 현 범죄가 일급 살인이라 할지라도 그가 죄를 뉘우치고 있다는 시나리오가 펼쳐진다면  석방이 되는 겁니다. 현재 이급 살인으로 형량을 채우고 있는 매슈는 그 프로그램이 제시한 많은 경우의 수에서 죄를 저지를 확률이 매우 높기에 여전히 감옥에  있다는 것이고 앞의 비열한 사건들은 그를 석방하지 못하게 되는 이유, 그가  사건을 벌이는 이야기들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죄를 막을 수 있을까? 인간의 눈으로 입력한 데이타를 가진 기계가 한 인간의 미래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까 싶을 즈음에 그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다시 시작된 시나리오가 펼쳐지며  이 사건이 다시 하위 사건이 되고, 그 사건이 다시 하위 사건이 되는,,,, 놀라운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라는  인간이 저지를 악행을 미리 다 막을 수 있을까했던 이야기가 생각나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매트릭스라는 부분이 생각나게도 됩니다. 이것이 진실이라 생각했지만 한꺼풀 벗기고 보니 그 역시 알맹이가 아니더라... 라는 이야기말입니다.


범죄를 줄일 수 있다는 건 너무 매력적이지만  그 모든 이야기를 꿰뚫는 게  한 인간의  평소 행동을 모두 예측할 자료를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인간의 순간적 의도나 감정이 들어갈때도  그 결과가 예상대로 나올지,  자신도 모르는 행동을 하는 인간의 순간적  의지를 기계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기계를 만든 것도 인간인건데 생각지 못한 오류에 인간의 모든 미래를 맡기는 건 아닌지...라는 의문들입니다. 


물론 마지막 에피소드는 여전히 인간을 믿고 싶다는 우리의 의지까지 양념으로 집어넣어주어 약간 안심을 하게 만들지만 말입니다. 찬호께이라는 이름이 역시나 싶어졌는데요.(물론 이 이야기는 미스터 펫과의 공동 집필이라고 합니다만~)  같은 인물들에 같은 환경을 놓고도 두 사람이 이렇게 다양하게 이야기를 만들어가는구나 싶어 더 흥미로워지게 됩니다.  다르면서도 어딘가 모르는 궁금증을 불러온다는 점에서 같기에  다양한 장르에서 이들을 만나도 반갑지 않을까 하는데요. 그래도 악의와 선의 사이를 오락가락하게 만드는 그들의,  공동 집필로 써간 미스테리물을 다음에도 만났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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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읽는 남자
안토니오 가리도 지음, 송병선 옮김 / 레드스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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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라때 인물이라는 포청천 드라마를 보면서 그렇게 공명정대한 사람이 지금도 있다면 어떨까 라는 상상을 하곤 했었는데요. '시체를 읽는 남자'의 주인공 송 자 역시 송나라때 인물이라고 하니 어떤 압력이 들어와도 정의가 아니라면 따르지 않는 포청천과 사건에 휩싸인 시체를 보면 끝까지 그 궁금증을 풀어내는 송 자   그 둘이 만났다면 절대무적이 되지않았을까, 혹여라도 범죄를 꿈꾸는 이가 있다면 그 둘때문에 마음을 접어야 하는 건 아니였을까 하게 됩니다.(물론 찾아보니 아쉽게도 송자가 포청천보다 후대의 사람이더라구요...)


"세상에 원통함을 없게 하라"

스페인 최고의 역사소설가 안토니오 가리도라는 사람이 선택한 게 송나라때의 인물이였다는 게 진짜 의외였는데요. 그가 조사해 소설로써의 재미를 갖춰 이 세상에 나온  송자의 이야기는 지금 봐도 똑똑하고 꼼꼼하게 사건을 풀어나가는 검시관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어리석은 부분도  있어 한숨짓게 하지만  온갖 어려움에도  신의를 지켜온 남자가 커가는 시간을 그린 성장기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장례를 치르고 일정기간 고향에 머물러야 하는 풍습때문에 형 루만빼고 수도인 린안에서 살던 온 가족이  고향으로 가게 됩니다. 한참만에 만난 형 루는 안하무인에 제멋대로인 사람으로 변해버렸고 돌아온 가족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데요. 견디다 못한 자가 다시 루안으로 돌아가 예전의 일들을 하자고 하지만 아버지는 의외로 강경한 반대를 하고 이 곳에서 끝까지 살겠다는 소리를 합니다. 아버지와 아들 자가 모시던 펭판관이 같이 가자고 그 먼 길을 왔음에도 말입니다. 그러다 사건이 벌어지고 루는 쫓기게 됩니다. 


이렇게까지 억울하게 개인이 당할 수 있구나 싶게 권력 앞에  이리 저리 치이기만 하던 자는 아픈 여동생을 지키기 위해 무리한 짓까지 하게 되는데요. 그러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 즉 공부와 이 사람의 죽음이 어디에서, 왜 온 것인지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도 계속 얻을 수 있었던  걸 보면 그에게는  아마도 그 일이  천직이 아니였을까 하게  됩니다. 


"이 땅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이 인간 행동의 결과이며 대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99

인간 행동을 끝없이 의심하고 조사하는 일에 매달렸으면서도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계속 믿는다는 게 아쉽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그가 매력적이지 않았을까 하게 됩니다.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후회하고 놀라면서도  좋은 사람이라 믿는 이에게는 끝없는  믿음을 주는 그가 조금씩이지만  배워가며 자신의  능력을 넓히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인데요. 권력을 그렇게 무서워하면서도 권력앞에 무릎꿇지않고  포청천이 그랬듯 자신의 목숨을 정당함에 내놓아도 좋다고 생각하는 그의 용기때문인지 점점  나아질 다음 행동을 기대하게 됩니다. 세계최초의 법의학서 "세원집록"을 써냈다는 걸 보면 그에게 더 많은 일들이, 그가 풀어간 사건도 더 있지않았을까 싶은데요.  모르고 지나쳐간 형의 사건도 다시 파헤질 수 있는 것인지, 그를 구해주고 떠나간 이와는 다시 엮이는 것인지 궁금함이 아직도 끝나지 않게 됩니다.  


어쩌면 그가 매력적인건, 실수를 인정하고  죽음앞에 목숨을 내놓고라도 자신이 해야한다고 생각한  조사라면 해내는   조사관이기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세상의 원통함을 풀어 줄  포청천과 송 자같은 이가 필요한 세상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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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오어 데스 스토리콜렉터 50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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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을 달리는 남자, 그가 달리는 방향이  맞는 방향인지 궁금해지는 건 제목이 '라이프 오어 데스'이기 때문일겁니다. 죽든 살든 목숨을 걸고 달리고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이든 사는 쪽이기를 바라게 되는데요.  더구나 그가 10년이라는 긴 세월을 감옥에서 보내고 내일이면 출소라는 걸 알고있음에도 전 날 저녁 탈출이라는 무모한 짓을 저지른 이라는 걸  알게 된 후에는 더 그가 잘 도망치고 있는지 궁금해지게 됩니다.   현금 수송차량을 털다 경찰과의 대치상황으로 동료가 죽게 되고, 자신까지도 죽음 문턱까지 갔던 오디의 탈출은 많은 영화에서 보았듯이 우선   감방동기 모스의 재난을 불러오게 되고, 그의 사건을 다시 맡게 된 특수 수사관 데지레를 혼란에 빠뜨리게 되지만 말입니다.


감방에서 유난히 위험을 많이 넘겨야 했던  오디의 순간순간은 죄목이 보여주지 않는  뭔가 사연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데요.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때도  분노를 보이거나 울분을 토하지 않던 그런 그가 사라졌다는 건  모스에게는 자신에게 닥친 재난보다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수사관 데지레의 눈에도 그렇습니다.   수많은 범죄자를 만나봤음에도 오디의 죄목이 맞는건지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던  그녀에게   그의 탈옥은   말이 안되는 일이니까요.  그런 그가 탈옥해 만나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도 그가 과거에 무슨 죄목으로 감옥에 와있든 누명이 아닐까, 그도 아니라면 어쩔수 없는 사정이 있을거라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10년지기 모스에게 오디를 추적하라는 비밀스러운 임무를 주게 됩니다.  아직 형기가 남은   모스가  아무도 모르게 감방에서 나올 수 있다는 건, 오디를 추적하는 이들이 단지 범죄자들만이 아니라는 걸 알게 하는데요. 사라진 돈의 행방,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쏴 거의 식물인간으로 만들어버린 발데즈 보안관 가족 주변을 맴도는 그,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사라진 강도 용의자들의 행방과  설명되지 않는 사건 현장 모습들은 이 모든 일들이 그 사건에서 나왔으며 아직 그 사건이 종료된 것이 아니라는 걸 보여줍니다.


비밀을 지닌 사건 용의자가 탈옥을 감행하고 그 뒤를 의문의 이들이 쫓는다, 그리고 당연히 그 뒤엔 열혈 형사가 바짝 따라오고 있다는 우리가 상상하는 사건 그대로를 보여주지만 마이클 로보텀의 다른 점은  사건이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가고 있다는 겁니다.   자신에게 어두운 세상의 시작을 보여준 형을 여전히 가슴에 따뜻하게 품고사는 그에게 우연처럼 다가온 많이 일들이 아픔이 되고 사건이 되지만, 그가 여전히 살아있는 이를 위해서만큼이나 죽은 이를 위해서도   목숨거는 사람이라는 걸, 그리고 그가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주어진 선택중에서  그들이 어떤 걸 택할지 우리가 미리 결론내리지만 결코 그대로 되지는 않는다는 것으로  아직 사람들안에는 선이 더 많이 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때문입니다.


이제껏 운이 나빠서인지  꼬이기만 했던 일들이  늦었지만 하나씩 풀려가는 걸 보면서 우리도 그를 응원하게 됩니다.  만일 영화로 만들어져도 꽤 흥미롭지 않을까 싶은데요.  '쇼생크 탈출' 만큼이나 감옥의 낯선 모습이나 사건에 집중하기보다  부딪치는 사람들의 사연에 집중하며 보게 되는 영화가 되지않을까 , 마이클 로보텀이 왜 많은 작가들에게 인기있는지를 알 수 있지 않나 합니다.  


"우리는 세상을 배우고 우리가 모르는 것 이상은 결코 알 수 없음을 깨닫는다."-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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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신저 23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염정용 옮김 / 단숨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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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끔찍한 책을 쓰다니, 어릴 때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라는 질문을 받게되면 제바스티안 피체크는 평범한 나날을 보냈노라고, 단지 토마스 헤리스의 "양들의 침묵"에 매료되어 스릴러를 쓰기 시작했을 뿐이라고 한다는데요. 그의 책을 읽을때마다 예상을 뒤집는 인간의 잔혹성에 놀라게 되기에 같은 질문을 그에게 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됩니다.


잔인함에 눈감고 싶지만 그럼에도 그의 이야기에 눈이 가는 건, 돌아서면 사건이 생기는데 그 일을 벌인 범인이 도통 누구인지 모르게 한다는, 그리고 늘 쫓기듯 범인을  찾아야 하는 주인공의 절망이 가슴에 너무 와닿아 그가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때문인데요.  이번에는 술탄호에서 벌어지는 사라진 사람들, 그리고 다시 나타난 사람들의 사건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패신저 23' 은  실제로 배에서 실종되는 이들에게  붙여진 명칭이라고 하는데요. 배에서 매년 23명 정도가 이런 저런 이유로 사라진다는 겁니다. 크루즈 여행이라 하면 웃음짓는  화려한 옷의 사람들과 맛있는 식사, 즐거운 분위기만 떠올렸는데   많은 사람들이 누군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만났으니 오해도 있을것이고 그런 오해가   배가 육지를 찾아갈때까지의  며칠사이에 어떤 일을 불러올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니  불안감을 기가 막히게 찾아내는  제바스티안이 왜 이번 이야기를 배로 했는지 알것같게 됩니다. 


아들과 아내를 이 배에서 잃고 고통으로 5년을 보내던 마르틴에게  진실을 알고 싶으면 배로 오라는 초대가 오게되고 어쩔수 없이 배에 타게된 그는 배에서의 실종, 즉 죽은 걸로 처리됐던   소녀 아누크가 그의 아들  티미의 인형을 가지고 돌아왔다는 걸 알게 됩니다.  비밀을 찾기 위해 이 배에 올라탄 마르틴을 쫓아가며   승객과 승무원이 다니는 공간이 다를 수 밖에 없다던가 배 역시 기계인지라 엄청난 소음으로 둘러싸인  비어있는 공간, 즉 비밀이 생길수 있는 무서울 수 있는 곳이 꽤 된다는 걸 보게 되는데요. 게다가, 자신들의 배에서 사라졌던 소녀가 8주만에  돌아왔음에도  선박회사 사람들은 이 일이 기쁜 일이 아니라 오히려 불편한 일이라는 그들의 속내를 숨기지 않습니다. 


시작은  마르틴의 가족에게 무슨 일이 있었느냐 하는 것이지만 그 일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입을 닫은 소녀의 비밀을 알아내야하고, 그래야 실종자와 범인을 찾을 수 있고, 또 그래야  또  마르틴이 그토록 궁금해하던 진실을 찾을 수 있다는 고리 고리가 연결되어 죽음에 지나치게 몸을 내밀고 있던 마르틴에게 희망이자 또 다른 절망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사건의 진행도 빠르지만  선박회사가 가진 진실, 범인이 가진 진실, 그리고 피해자인줄 알았던 이들이 가진 진실까지 얽히며 고개를 돌릴수밖에 없는 인간의 잔혹함도, 그 자리에 같이 놓여있는 인간의 따뜻한 마음도 같이 보게 되는데요. 희망을 싹 없앴다 싶으면 저 끝에 한 줄기 희망도 다시 들어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제바스티안은 범인을 밝혔다 싶은 순간에 아직 다 보여주지 않은 것이 있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긴장감을 늦출수 없게 만들게 됩니다.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후회가 많이 남을  마르틴의 운명에 관심이  가기에 그의 마지막 장면 이후에 어떤 일이 생길지 궁금해지게 됩니다. 아마 마르틴의 그 다음도 사건이 되어 다시 만나는 거 아닐까 하게 되는데요. 그렇지 않으면 상벌에 철저한 제바스티안이  마르틴의 다음 이야기를 빼놓을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기때문입니다. 뻔뻔한 인간에게 줄 수 있는 벌의 한계란 게 어디까지일지 우리를 늘 시험에 들게하는 제바스티안, 다음에는  어떤 사건을 어느 장소에서 보여줄지 기대를 또 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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