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고화질세트] 마법사의 인쇄소 (총6권/완결)
모친치 지음, 미야마 야스히로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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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관심을 받아 출판사의 오퍼로 단행본으로 나온 만화. 원작자가 이 만화의 원작 동인지를 2권까지 낸 듯 하고, 경력이 10년이 넘은 동인이라 개그 센스는 여러모로 괜찮다. 원작자 이름이 모친치라고 되어 있어서 적힌대로 mochinchi로 검색했더니 실제 동인이나 트위터에서 사용하는 필명은 kireina mochi라 찾는데 좀 헤맸다. 아쉽게도 트위터에서 원작의 만화는 안 보이고 흔적 정도만 남은 정도라 이 만화와 관련된 것은 그다지 얻을게 없다.


원작자가 sns에 좀 올리거나 동인지로만 내고 만화화를 하기 귀찮아 거절하는 상태에서 그림작가 붙이고 스리슬쩍 원작자에게 콘티를 떠넘겨서야 나오게 된 만화인지라 여러모로 엉성한 구석이 많다. 이 엉성한 구석은 어디까지나 배경 설정 부분에서 단행본으로 롱런하기에는 부족한 정도일 뿐 내용이 딸리는건 아니다. 작화도 좋은 편이고 캐릭터의 얼굴형이나 데포르메 스타일도 준수하다. 다만 1권은 불필요한 컷이나 내용도 많고 좀 엉성한터라 1권만 봐서는 안 좋은 선입견이 생길수 있다.

주인공이 원래 세계로 되돌아가기 위한 이세계 전송 마법을 찾기 위해 일본의 코믹마켓 줄여서 코미케의 판타지 버전인 매직마켓을 개최하며 인쇄소를 경영하는데 작품의 내용은 전체적으로 행사 운영과 인쇄소 운영 두가지 측면 위주로만 진행된다. 동인에 해당하는 파벌에 속하지 않은 마법사의 책 제작 이야기도 가끔 나오긴 하지만, 메인 스토리를 관통하지는 않는다. 메인스토리를 관통하지 않는 것은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그러하긴 한데, 단행본 만화라면 세계관 설정, 주인공의 목적, 사건이 서로 이야기의 흐름을 끌고 나가는 반면 이 만화는 동인스러운 느슨함으로 개별의 에피소드가 단락적으로 따로 놀다가 나중에 합쳐진다.

아마 단행본 만화라면 단행본을 길게 끌고 나가기 위해 신참 동인 작가에 해당하는 신규 캐릭터를 내세워서 동인 입장에서 책을 낼 때의 어려움이나 비용 문제나 창작의 고통이나, 동인 행사의 유행이나 온리전이나 출판사를 통해서 낼수 없는 18금적인 부분들을 하나의 이어지는 이야기로 엮지 않을까 싶을텐데 그런 내용은 없거나 기존의 마법사(동인작가)에 얕게 써 먹을 뿐이고

정작 주인공인 미카는 마력도 낮고 복사 마법 밖에 못 써서 이세계 전송 마법 외에는 관심이 없는터라 동인의 작품에 해당하는 마법을 이야기에서 그다지 다루지 않아 동인 문화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는 편이고, 출판 업계와 인쇄와 동인지를 판타지 요소와 섞기 위해 갖다 붙인 파벌,마법책의 설정이 각각 범용성과 확장성이 낮아서 이야기를 원활하게 끌고 나가지를 못 하는 편이다. 동인답다면 동인다운 부분이지만.

그래서 마법을 쓰는 책 이야기였다가도 나중에는 그냥 동인지랑 똑같이 취급되기도 하고, 마력이 낮고 쓸 줄 몰라도 마법책으로 마법이 사용 가능한 세계에서 마법을 못 쓰는게 쓸모없는 취급을 받거나 마법 의존도가 높은 세계에서 마법서의 유통구조가 발전이 되어 있지 않아 원하는 마법을 찾기 힘든 등 여러모로 설정이 아귀가 맞지 않는다.

이런 부분이 좀 심한터라 설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마음에 안 들수도 있고, 행사 운영과 인쇄소 운영을 중심으로 하는 판타지 블랙기업 개그물에 가까워서 동인행사나 동인문화를 즐기는 요소로도 좀 부족하기에 기대와는 다른 부분이 있으면서도 정작 동인 행사나 문화를 알아야 웃을수 있는 동인 이야기 요소도 있다보니 독자층을 심하게 타는 내용이다.

반대로 코드만 잘 맞으면 개그센스가 뛰어난지라 이야기 자체는 재미있어 만족스럽기도 하며, 판타지 요소를 창의적으로 응용하는 부분은 흥미롭다.

읽다보면 호칭이나 뉘앙스가 달라지는데 5권에서 역자가 바뀌었고, 역자가 바뀌기 전이나 후나 오탈자가 아주 조금 있다. 뭔 내용인지는 유추하는게 가능해서 내용을 이해하는데 심하게 막히는 오탈자는 아니지만서도 좀 불만인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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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 남자 화장실에서 썸탄 이야기
미즈 아사토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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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맛 개그 섹드립 위주의 단편집. 작가의 다른 단편집인 옥상 꽃이 달콤씁쓸하며 아련한 초콜렛같은 짝사랑이라면 이 단편집은 짜고 시큼한 단무지 같은 개그. 못 먹을건 아니지만 작가의 색이 진하게 묻어서 호불호가 갈릴 내용이고 이야기가 억지춘향으로 이어지기에 보는 맛은 떨어지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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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 옥상에 피는 꽃
미즈 아사토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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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이어지지 않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 다른 책인 화장실 썸 보다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좋은 편. 단행본에 비하면 아쉬운 부분이 있으나 단편집이라는 기준에서 본다면 괜찮다. 작가의 세계관만 중시하여 독자를 등한시 하지는 않기에 친절하면서도 순한 맛에 머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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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세트] 히트맨 (총13권/완결)
세오 코지 / 대원씨아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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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에 빠진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빠져들게 만든 만화를 그린 만화가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곤 합니다. 팬 또는 애호인의 영역에 접근하게 되면서 그쪽 세계를 알고자 하는 탐구심도 커지기 마련입니다.


만화가 또는 만화 업계를 소재로 하는 만화는 점점 늘어나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요즘입니다. 과거에는 호에로펜이나 바쿠만 정도나 보였던 반면, 최근에는 룩백이나 중쇄를 찍자, 월간순정 노자키군 등 다양한 장르와 소재로 만화가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 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만화가를 소재로 하는 만화 중 읽어 본 만화에 대해 조금 추천드리자면

만화가의 이야기,잡다구리한 소재나 그리고 있는 만화의 내용을 잘 보여주는 만화는 호에로펜, 최근 정발명은 울어라 펜인 시마모토 카즈히코의 만화와 에무라의 오늘도 내일도를 추천드립니다. 다른 비슷한 만화들에 비해 작중 인물이 그리는 만화의 내용을 보여주는 비중이 많아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만화를 그리다 고뇌하는지를 이해하고 공감하기가 쉽습니다.

만화를 그리는 기술적인 요소, 노하우 같은 것을 잘 다루는 만화는 월간순정 노자키군과 위에 언급한 오늘도 내일도, 중쇄를 찍자를 추천합니다. 바쿠만도 만화를 그리는 테크닉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만, 대부분은 순위 경쟁에 매몰되어 별로 와닿지 않는 이야기거나 비중이 낮은 편입니다.

바쿠만은 만화가의 만화 제작 이야기를 다룬다기 보다는 점프 편집부라는 공간에서 만화를 어떻게 다루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성격이 강한 편입니다. 만화를 그리기 위한 만화가의 고충이 담겨 있긴 하지만, 소년만화에서의 대립 구도에 치중하여 만화가와 편집부와 대립하는 일이 잦아, 온전한 만화가의 이야기를 잘 다루지 않습니다.

동경일일은 만화가의 삶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한 형태로 전성기가 지난 만화가가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중쇄를 찍자는 만화를 출간하는 출판사의 시점에서 좋은 책을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다루며 전반부는 편집자와 만화가의 이야기 밸런스가 좋지만 후반부에는 만화가 위주로 흘러갑니다.

울어라 펜은 과장스러운 표현을 섞어가며 주로 만화가가 겪을법한 황당무계한 일들을 다룹니다. 다양한 소재와 리얼리티 넘치는 에피소드들로 다른 만화가 소재 만화들보다 현장감있고 실제같은 개그 이야기가 강점입니다.



갑자기 만화를 소재로 하는 다른 작품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 만화가 여러모로 정체성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이 만화의 주인공은 신입 편집자인 켄자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그러나 이 만화의 표지에서 켄자키가 등장하는 것은 마지막 13권 단 하나 뿐입니다. 주인공이 표지에 등장하지 않는 만화라니 이게 뭔가 싶지만 러브코미디에서는 종종 남자 주인공을 표지에 올리지 않는 경우가 있는 것 처럼, 만화가와 편집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 만화는 실상 러브코미디물에 가깝기 때문에 이런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실제로 이 만화는 대부분이 러브코미디 요소 위주이고 만화 제작은 어중간하게 걸쳐 있는 편입니다.

순정 요소와 섞은 오늘도 내일도나 러브코미디와 섞은 월간순정 노자키군에 비해 이 만화가 러브코미디와 섞어서 강점을 보이냐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러브코미디에서 흔하게 보여지는 주인공에게 쉽게 반하는 여성 캐릭터들은 만화를 이야기하는 요소에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오늘도 내일도의 순정 요소 스토리는 하나의 줄기를 가지고 이야기를 끌어나가고, 노자키군의 러브코미디는 개그 요소로 웃기기도 하며 캐릭터 성격을 잡아 관계성을 강화시킵니다. 하지만 이 만화의 러브코미디란 딱히 필요없는 노출과 섹스신을 맥락없이 집어넣고 불필요하게 반하고 빠지고 갈등을 일으키는 등 순수하게 만화를 이야기하는 것도 스토리를 전개하는 것에서도 별 긍정적인 부분이 없습니다. 오히려 왜 러브코미디 요소에 매달리는지 이해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러브코미디 요소를 뺀 나머지인 만화 제작 부분은 일견 그럴싸 해 보입니다. 마치 중쇄를 찍자처럼, 바쿠만처럼 편집부의 고충과 만화가의 창작의 고통을 다루는 듯 하지만

초반의 어리버리한 신입 편집자인 켄자키가 어느 순간 초인이 되어 발생한 문제들을 슥슥 해결하고 마는 단순무식한 전개의 시점이 찾아오는 부분이 생깁니다. 켄자키가 초인이 되기 전 시점에서 켄자키는 그저 의욕만 앞서고 목소리만 크고 다혈질에 성격만 강한 민폐 캐릭터인 반면, 초인이 되고 난 이후에는 그 어떤 편집자도 따라잡을수 없는 능력,운,인맥들을 거머쥐고서 모든 문제를 손쉽게 해치우며 그저 러브코미디 이벤트에 얽히는 정도로만 작동합니다.

마찬가지로 그림이 구려서 못 써먹겠다고 평가를 받은 여주인공인 만화가 역시 어느 시점에서 그림 문제나 연출 이야기는 전혀 없이 가끔 아파서 골골대는 것 외에는 만화를 그리는 것에 막힘이 없는 초인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이 둘의 캐릭터성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만것은 아마 캐릭터의 성장을 느긋하게 기다릴수 없었던 편집부와 만화가 사이의 문제나 작품의 방향성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이 시점을 전후로 무의미한 러브코미디나 노출 요소만 늘어나고 만화에 대한 내용은 점차 줄어들기만 합니다. 조금씩 캐릭터를 성장시켰던 중쇄를 찍자나 바쿠만에 비하면 깊이가 떨어지는 전개입니다. 그리고 만화 제작 이야기의 비중이 떨어지고 바쿠만처럼 순위 타령을 하기 시작하는데 바쿠만을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이와 같은 이유로 추천드리기기 힘듭니다. 점차 질 낮은 바쿠만 파쿠리가 되어갑니다.

마찬가지로 편집부의 동기 직원이 라이벌처럼 비추어지다가 어느 시점에서 하나하나 보여주던 편집자 직원들이 공기화 하며 더 이상 언급도 되지 않고, 여주인공을 합리적 이유 없이 배척하는 편집장의 갈등 요소는 아무 의미가 없는 등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짜임새가 엉망으로 치닫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날림이 되고 마는 것은 작품의 방향성이 아닌 작가 개인의 능력 문제가 아닌가 싶은게 주인공의 문제 해결 방식이나 러브코미디의 전개 등 여러 요소에서 이야기를 납득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장치나 과정이 빈약한 점은 방향성이 달라졌다는 것 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우니까요. 특히 애니화 에피소드 파트에서 그 어느 쪽도 집중하기 힘든 전개로 양쪽에서 동시에 애니화를 하여 혼란스럽고 난잡하기만 한 전개를 보면 작가가 이야기를 구성하는 능력은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애니화 파트 이후는 더더욱 전개가 형편 없어지기까지 해서 더더욱 작가가 다룰만한 소재는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만 듭니다.

물론 저는 완결난 상태에서 보니 이 전개가 이상하다고 느낄 뿐, 연재로 본다면 독자 입장에선 재미없는 전개를 기다려 줄 이유는 없긴 합니다. 연재 감각으로 본다면 의미없이 들어간 러브코미디나 노출이나 섹스신은 자칫 떨어져 나갈 독자를 붙잡기 위한 요소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래서 이게 재미가 있냐면 저는 전혀 아니라고 하고 싶습니다. 흐름과 따로 노는 분위기 환기 장면이 더더욱 만화의 무게감을 흐릴 뿐이니까요. 편집자의 일과 만화가의 일과 러브 코미디, 세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다 동시에 다 망한 형태입니다.

전체적으로 작품이 올드하다, 낡고 사고방식이 뒤쳐져 있다 라는 느낌도 받습니다. 예컨데 중쇄를 찍자에서 회사 일에 심신을 버려가며 일하는 스타일의 편집자는 그리 보이지 않고, 만화가 역시 몸을 망가뜨리면서까지 그리게 하지 않습니다. 바쿠만은 만화가만 무리하는 경향이 강하긴 한데 그건 아무래도 경쟁과 대립을 중요시하는 소년잡지 성향이 관련이 깊겠지요. 노자키군도 무리는 하지만 잡지 성향상 심각한 형태로는 나오지 않고, 동경일일에서도 심신의 사고나 충격은 나오지 않는 편입니다.


그러나 이 만화는 구시대적인 스타일 그대로 사고를 당하거나 몸이 망가지거나 워라밸을 무시하며 사는 것을 당연시 한다거나 등 여러모로 그다지 보고 싶지 않을 에피소드들을 넣습니다. 심지어 만화가 역시도 제대로 된 사고방식이 아닌 미치광이나 떠올릴 법한 사고방식을 가져서 요즘의 도덕관,가치관과 맞지 않는 후진 구시대 흐름을 답습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게 한 10년,20년전 만화라면 그때는 그렇겠지 하겠는데 2020년도에 나온 만화라는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전체적인 센스와 사고방식이 낡았습니다. 잡지 탓이든 만화가 탓이든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점입니다. 인공지능이 그림을 그리고 인간이 효율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만화가들 역시 디지털로 전환하는 시대에서 마치 올드한 감성이 최고라는 듯이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는 모습을 강조하며 보여주는데 이 만화가 보여주는 연출에는 별 감흥을 느끼질 못 하겠습니다. 저도 낡았다면 낡아가는 인간이 되어가지만 이 만화의 고전적인 작업 방식의 예찬에서는 그 어떠한 미쟝센도 느끼질 못 하니 비단 세대차이나 공감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 합니다.


개인적으로 여기까지의 문제는 별2개 턱걸이의 기로인데... 별을 한개 더 깍아 1점 주게 된 이유는 결말로 향하는 에피소드와 마무리가 어처구니가 없어서입니다. 스포일러가 되니 언급은 자제하겠지만, 이전까지 점수를 주었던 만화 업계를 소재로 하는 만화들의 평점을, 내용이 바닥을 치는 이 만화 하나 때문에 다른 만화 전부 별 1개 더 올려주고 싶을 정도로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바쿠만의 결말도 마음에는 안 들었는데 이 만화에 비하면 그래도 대뜸 속도위반은 저지르지 않았지 않나 하는 것 만으로도 정상참작이 되는게 무서울 따름입니다. 아니 러브코미디를 그리는 인간이 인간관계와 썸씽과 중간과정 개무시하고 결과만 떨궈버리면 대체 어디서 납득해야 하는지 진짜 작가가 무슨 생각으로 만화를 그리는지 의문만 듭니다. 러브 요소 외의 결말 부분 역시 행동의 동기에 따르는 결과물이 안 보이는데 거창하게 일본인이 다른 나라에 도움을 준다는 식으로 떠나서는 그래놓고 마지막에 이뤄낸 것은 없으니 코미디이긴 합니다. 낡은 감성에 일본 특유의 오만한 국뽕까지 더하고선 고작 이거? 란 느낌이라 오만할거면 끝까지 오만하던지 어처구니 없을거면 지구 내핵까지 뚫을 정도로 어이없던지 과감하게 나와야 보는 입장에서도 병맛이나마 즐길텐데 어중간하고 맥락을 알 수 없는 결말로 끝내니 차라리 따끈따끈 베이커리의 결말이 이보다는 몇천배 더 낫지 않나 합니다.


일전에 1권 무료보기 후 이건 애매하다 싶어 관심을 끊고 있다가 그래도 보고 나서 후회하는게 좋지 않을까 했는데 세상에는 안 보고 넘어가는게 더 나은 것도 있다 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 주는 만화라고 생각됩니다. 결말만 잘 내놓아도 유종의 미로 좋게 평가 할 것을 이렇게 조져버리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지요.


이 만화책에 나오는 대사 중에

"망설여 질때는 앞으로 나아가라. 해보고 후회하면 잊을 수 있지만, 해 보지도 않고 포기하면 평생 후회한다."

라는 말이 나오지만

굳이 해 볼 필요 없는 일이란게 세상에 존재하며, 해 보고 더 후회하는 것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돈은 소중하니 아끼시거나 다른 책에 쓰시는게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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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당신의 몸짓은 개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패트리샤 맥코넬 지음, 신남식.김소희 옮김 / 페티앙북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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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인간의 움직임이 서로에게 어떤 의미로 전해지는지에 대한 에세이 책.


서양쪽 책들이 늘 그렇듯이 쓸데없는 이야기, 했던 말 반복, 의미없이 질질 끌기, 장황한 사연 읊기 등으로 이루어져 실제로 필요하며 전달되어야 할 정보는 전체 내용 중 5분의 1 이하 정도에 불과합니다.

책 내용 중 개의 행동을 이해하며 인간의 행동이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유용하긴 합니다. 문제는 쓸모없는 이야기들을 넘기고 또 넘겨야 원하는 내용이 나오는게 문제입니다. 요점만 배우고 싶다면 별 필요도 없는 내용을 거쳐가야 하니 여러모로 고통스러운 책입니다.

책의 카테고리 구분이 취미/애완동물, 에세이로 되어 있다보니 뭐 그러려니 해야 하는건가? 싶기도 하지만, 서양쪽 책들은 그 정도가 심해도 너무 심하다 싶습니다.

책에서 나오는 내용으로 인간이 무심코 하는 행동들이 개에게 어떤 의미로 전달되는지를 배워 개에게 정확하게 명령을 전달하고 오해를 심지 않게 하고 싶어도, 개에게 훈련을 시키는 부분에서는 확실하게 이거다 싶은 내용은 없습니다. 저자가 행동학자이지 훈련사는 아니니 어쩔수 없긴 합니다. 개를 훈련시키는 내용을 찾는다면 다른 책을 찾는게 더 낫습니다. 어디까지나 개가 왜 그러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책이라 개를 위해 사람이 이해하는 것이 중점이지, 사람을 위해 개가 이해하게 만드는 내용이 중점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읽어두면 괜찮은 내용들이 있긴 합니다. 개를 키우든 안 키우든 애견인구가 늘고 있는 이 시대에서 내 개가 아니어도 길에서 흔하게 마주치는 것이 산책 중인 개인터라, 내 행동이 다른 개에게 혹여나 위협적으로 다가가지 않았는지, 긴장하게 만들어 스트레스를 주진 않았는지, 대체 무엇이 개가 이상한 반응을 하게 만들었는지를 이해 할 수 있어서 불필요한 문제를 만들지 않고 불의의 사태에 대처할수도 있는 지식을 담을수 있어서 좋습니다. 특히 개를 좋아해서 쉽사리 개에게 다가가곤 하는 사람이라면 알아두어야 할 내용들이 많습니다.

그렇긴 해도 쓸데없는 내용들이 너무 많아서 나중에 잘 정리되고 요점만 전달하는 책을 만나게 된다면 늦게라도 리뷰를 수정해서 다른 책을 더 추천 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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