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8세 직장인 주인공이 늦게라도 만화가의 꿈을 이루려는 도전을 그린 로맨스 만화입니다.
로맨스 만화라고 덧붙인 이유는 이 만화가 만화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만화 제작 이야기를 다룬 다른 만화들과는 달리 남자 등장인물과의 관계나, 직장이나 업무와 관련된 갈등 요소만 강조하고 있고 만화가의 이야기는 별로 다루지를 않기에 전적으로 로맨스 타입의 스토리에 주인공만 만화가를 꿈꾸는 직장인이라는 설정이 붙었을 뿐인 만화라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로맨스도 어디까지나 소재인 만화가 이야기보다 로맨스 비중이 높아서 로맨스라 치는거지 다른 로맨스 만화와 비교하면 여러모로 수준이 떨어집니다.
개인적으로 스크롤 타입의 웹툰 방식은 정말 가독성이나 내용면에서 제대로 된게 없어서 좋아하지는 않는데 이 만화는 그런 스크롤타입의 웹툰치고는 그래도 컷의 흐름이나 갈등의 전개는 읽기도 편하고 아주 수준이 낮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게 다른 출판 만화 방식이었다면 3~4페이지 분량의 이야기를 1화 분량 정도로 내보내는터라 별 내용 없이 다음 이야기에 라면서 넘어가거나, 혹은 번개불에 콩 볶아 먹듯 이야기가 급전개를 해 버리는 경우가 잦고, 아마도 잡지 출판 만화였더라면 전체 합쳤을 경우 1권 정도의 130페이지 내외의 분량일것 같은데 정작 그 안에서 쓸만한 내용이 없다는 점이 여러모로 실망스럽습니다.
일단 만화가가 되려는 이야기는 후반부에 제대로 된 편집자를 만나서 연재를 노리기 전까지는 그저 인간 쓰레기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는 것에 불과하고 주인공은 어째서 연재를 못 하고 원고 작성이 막히고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다루지를 못 합니다. 갈등 요소는 갈등 요소이나 의미있는 갈등 요소가 되지 못 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런 갈등마다 주인공에게 호감이 있는 남성 등장인물이 도와주며 막힌걸 풀어주는데 이 전개를 대단히 아무 생각없는 듯이 반복적으로 써먹기에 단조롭고 불성실하게 느껴집니다. 남자가 아무리 적극적으로 도와줘도 정작 여주인공은 이성적으로 받아들이는 감정이 전무하다보니 이게 로맨스가 맞나? 싶기까지 합니다. 뭐지? 작가는 이딴게 로맨스라고 생각하나? 보통 다른 연애만화 같았으면 어? 얘 나한테 관심있는거 아냐? 라거나 서로의 감정을 두고 꼬이는 전개가 진행되어야 하는데 이거는 여주인공 입장에선 그저 만화 연재 따내는거 말고는 안중에도 없고 남자는 그저 잘 써먹는 도우미 정도에 불과하니 로맨스로 전개 될 소재나 이야기가 그냥 뚝뚝 끊어져서 이어지질 못 합니다. 그렇다고 그놈의 만화가가 되려는 이야기는 앞서 말했듯이 잘 표현되는 것도 절대로 아니구요.
작가가 아주 경력이 없는건 아닌거 같은데 대체 왜 이런 스크롤 타입의 웹툰 방식을 선택했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보통 만화 방식이라면 좀 더 표현도 풍부하게 넣을수 있고 급전개가 되지 않게 갈등,심리 묘사를 위한 내용을 넣을수도 있을텐데 컷 단위로 쪼개서 흩어놓은 스크롤 방식으로는 내용이 너무 날아가 버리고 온전히 전달해야 할 부분들을 잃어버리는데 말입니다. 일반 만화 방식을 더 잘 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스크롤 방식이 작가의 장점을 살려주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추천 할 만화는 되지 못 합니다. 만화가가 되는 이야기도, 로맨스로도 전부 어중간합니다. 특히 만화가 이야기 부분은 기존에 보아온 다른 만화가 이야기를 다룬 만화들에 비해 정말 내용이랄게 없다보니 왜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 할걸 주인공 설정으로 잡았는지 좀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그리고 늘 그렇듯이 이렇게 내용을 못 만드는 만화는 만화가로서 데뷔하는 것도 성공하는 것도 결말에서의 표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대충 넘어가는 경향이 있으니 흥미로운 결말 같은건 기대할 부분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