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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1 - 선사 시대 ~ 남북국 시대 ㅣ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1
최태성 지음, 신진호 그림 / 다산어린이 / 2022년 8월
평점 :
역사! 하면 최태성 강사님을 떠올리게 된다. 워낙 유명하여 모르는 학부모 및 학생이 없을 것이다. 필자 역시 최태성 강사 덕분에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역사를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수많은 역사 강사들 중 유독 최태성 강사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뛰어난 언변? 필력? 역사의 사건을 줄줄 잘 외워서? 도 물론 포함이 될 수 있겠지만, 최태성 강사의 강의나 책을 읽고 있으면,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의 '쓸모'에 대해 이 책을 통해 알아갈 수 있다.
어른을 위한 <역사의 쓸모>를 읽어본 독자라면 어린이들을 위해 새롭게 재구성되어 만들어진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출간 소식이 정말 반가웠을 것이다. 역사를 역사답게, 역사를 통해 현재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그리고 해결하는 것을 돕는 책이다. 더 나아가 아이도 어른도 함께 생각 공유를 하며 '자아'를 찾아가는데 좋은 길잡이를 해준다.
이 책은 역사적 사실을 학습하도록 하는 책이 아니다. 책 제목에서처럼 역사를 통해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점, 양면성, 진정성, 역사 왜곡 등에 대해 고려해 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1. 지나간 일을 굳이 배워야 할까요?
2. 곰이 인간이 되는 이야기도 역사인가요?
3. 고구려는 광개토 태왕이 다 한 것 아닌가요?
4. 순수비는 순수하게 돌만 서 있어서 순수비인가요?
5. 백제는 왜 이렇게 존재감이 없나요?
6. 삼국 시대인데 나라가 네 개라고요?
7. 한국, 중국, 일본 중 어느 나라가 가장 뛰어났나요?
8. 고구려에게 패배한 수·당은 시시한 나라인가요?
9. 신라는 어떻게 삼국을 통일할 수 있었나요?
10. 원효 대사는 정말로 해골 물을 마셨나요?
11. 중국은 왜 발해를 자기네 역사라고 하나요?
12. 위인들은 다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똑똑한 사람들인가요?
소제목에서 저자는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해 역사적으로 풀어내주는데, 감탄이 절로 난다. 특히 '지나간 일을 굳이 배워야 할까요?' 란 질문을 첫째가 오랜 전에 물어봤을 때, 얼마나 제대로 대답을 해주었는지 자신이 없다. 우리 아이는 그 대답을 제대로 깨달아가며 역사를 공부하고 있을까?
필자는 과연 몇 개의 질문에 대해 명확하게 답을 할 수 있을까?
친하게 지내던 나라를 배신하다니, 진흥왕은 나쁜 사람 아닌가요?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은 중요하지만 나라와 나라 사이의 약속은 일반 사람들끼리 맺는 약속과 다르다. 나라의 지도자는 개인적인 의리보다는 나라 전체에 이익이 되는 선택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신라의 진흥왕은 친하게 지내던 백제를 저버리고 중국과 직접 교류를 하기 위해 한강을 빼앗은 뒤 힘을 길러 한반도의 주도권을 장악했다. 이 사건을 통해 진흥왕은 진정 나쁜 사람이라 생각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작가는 던진다.
일반적으로 역사를 공부할 때 진흥왕에 대해, 전쟁의 배경과 결과에 대해 배우지만, 이처럼 나쁜 사람인지, 이것이 진짜 배신인 건지, 잘 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멈추어 직.접. 생각해 보는 것이야말로 역사를 제대로 배우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때 함께 언급된 사건이 바로 '병자호란'이다. 병자호란이 일어나기 전 조선은 명나라와 친하게 지냈는데, 명의 힘이 약해지고 청이 강해지던 때였다. 이때, 조선은 의리를 지킨다고 쇠약해진 명을 배신할 수 없어 청과 싸우다가 결국 조선의 무고한 수만 명의 백성들이 청으로 끌려갔다. 명과 의리를 지키는 것이 바람직했을까, 우리 백성을 지키는 것이 먼저였을까?
역사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하는 점은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지난 과오를 통해 우리는 앞으로 어떤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하는지, 우리는 어떤 과감한 선택을 해야 하는가. 이렇게 '생각을' 하며 역사를 배워야 한다는 점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마치 암기과목으로만 취급이 되어 첫 만남을 잘못한 우리 아이에게 더더욱 도움이 되는 책이라 생각이 들었다.
안타까운 사건을 통해 외교란 무엇이고, (지도자라 할지라도) 친구끼리 만든 약속과 나라와 나라가 지키는 약속이 어떤 차이가 있을 수 있는지, 배신이 정말 꼭 나쁘기만 한 것인지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특히 지금도 외교 문제로 전 세계적으로 머리가 아프다. 지도자뿐 아니라 지구인들(국민 사람이라 썼다가 지구인으로 변경, 왠지 이게 더 와닿는 단어이기에) 이 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으로 진행되면서 무엇이 옳은지 그른 지가 점점 미궁으로 빠진다. 무력을 행사한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나쁘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많은 나라들이 앞으로는 우크라이나를 도와주고, 뒤로는 러시아와 인연을 못 끊으니, 결국 본의 아니게 러시아를 도와주며 전쟁을 부추긴 꼴이 되고 있다.
전쟁은 끝날 기미가 안 보이고, 지구는 계속 아파하고, 전 세계 사람들은 불안감은 물론이고 경제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는다. 이 와중에 가장 괴로운 사람은 침략을 당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일 것이고, 이를 통해 혜택을 보는 이들은 결국 무기상들이 아니겠는가. 뭐 하는 짓인지...
처음에는 우크라이나를 도와주는 것이 도덕적인 선택이라 생각했다. 러시아를 마땅히 응징해야 한다고. 그런데 결과적으로 전쟁이 장기화가 되면 결국 우크라이나 국민이 가장 괴롭다. 곧 겨울이 돌아오는데, 유럽 국가들이 어떻게 외교 정책을 펼칠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겠다. 도덕성을 지키고자 유럽 사람들에게 추운 겨울을 지내게 내버려 둘 것인지, 우선 자국민인 유럽인부터 살리기 위해 러시아와 거래를 지속해서 할 것인지. 미국도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물가는 치솟고 성장은 더디고 적자는 쌓인다.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 참으로 단순하지 않는 사건들은 예나 지금이나 일어나고 있고, 우리는 지속적으로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역사를 배우는 과정은 많은 과거 사람들과 대화를 하며 나 자신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역사는 그저 따분하고 왜 이미 죽은 사람들과 사건에 대해 알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우리 아이의 마음에,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며 현재 사건들을 좀 더 지혜롭게 접근하고 해결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이고, 그러므로 역사는 정말 쓸모가 있다는 진실된 마음이 전달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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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미자모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