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팩스 부인과 여덟 개의 여권 스토리콜렉터 55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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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귀여운 소설책을 이제야 만났다니.. 하는 마음으로 읽은 『폴리팩스 부인과 여덟 개의 여권』이다. 북카페 지인들이 폴리팩스 부인에게 푹 빠질 것이라는 예언대로, 너무나도 귀여운 폴리팩스 부인에 홀딱 빠졌다.

오지라퍼 할머니란 단어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며 책을 읽었다. 그러며 오래전에 봤던 영화 <투루 라이즈> 생각도 많이 났다.

우리에게 친숙한 본 시리즈, 007 시리즈와는 매우 사뭇 다른 최고령 스파이 폴리팩스 할머니를 만나는데, 나 역시 전문 요원이 아니지만 마치 함께 전 세계를 누비며 다니는 기분이 들었다. 살짝 아쉬운 전문성을 띤 요원, 날카로운 추리력이나 수완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지만 귀여운 이 오지라퍼 할머니를 누가 미워할 수 있을까. 임무에만 집중해도 모지랄 판에 CIA에서 간단할 것이라 생각한 임무를 미궁 속으로 끌고 가는 우리 할머니, 심지어 지하조직 리더와 썸 타는 로맨스까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영어권에서는 '정'이라는 단어가 실제 존재하지 않고 설명하기 어렵지만, 우리 폴리팩스 부인에게는 정을 느낄 수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로시 길먼의 <폴리팩스 부인 시리즈>는 1966년부터 무려 35년 동안 14권이 출간된 장수 시리즈라도 한다. 뉴욕타임스 등의 찬사를 얻고 영화로도 두 번이나 제작될 만큼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만약 영화로 제작이 됐다면 폴리팩스 부인으로 메릴 스트립이 캐스팅됐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책을 봤다.

내가 나중에 할머니가 되었을 때 폴리팩스 부인과 같은 열정과 귀여움을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문득문득 했던 것 같다. 우리들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의 다른 사건들을 찾아 읽어봐야겠다. 이 무더운 여름, 귀여운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을 만나보는 건 어떨지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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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칭찬 스티커북 - 자존감 쑥쑥! 좋은 습관 만드는
청림Life 기획팀 지음 / 청림Life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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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습관 키우기에 정말 좋다는 칭찬 스티커북을 적극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최근 아이의 태도에 대해 마음에 안 들었는데 이래라저래라 말을 하면 잔소리로만 받아들이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하던 중이었다. 말 잘 들으면 뭔가를 사준다고 너무 애매모호한 것 같고, 물질로 보상을 주는 버릇이 또 교육에 좋지 않을 것 같았다.

신기한 건, 칭찬 스티커북에 스티커를 붙이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아이들은 만족감을 느낀다. 더 신기한 건 내가 임의대로 엑셀 또는 파워포인트로 만든 스티커 판이나, 인터넷 사이트에 돌아다니는 나름 좀 있어 보이는 그림판을 인쇄한 것보다, 이렇게 정식으로 멋진 스티커 판이 아이에게 동기부여가 훨씬 더 잘 된다는 것이다.

아이와 상의 후, 너무 많이는 말고 2가지 우선 정하고 실천하기로 했다. 처음에 몰랐는데, 아이가 책을 살펴보더니, 스티커북 한 장에 30개를 부칠 수 있고 스티커북이 총 12장인걸 보면 일 년 사용하라고 만든 건가 보다고 설명해주기에 설득력 있는 논리인 것 같다고 동의를 했다.
하지만 우리는 한 번에 2장을 뜯어 사용하기로 했다. 솔직히 마음 같아서는 했으면 하는 행동이 너무 많아 다 사용해야 할 것 같지만, 뭔가 하나의 습관을 들이는데 몸이 적응하는데 적어도 90일이 걸린다고 하니, 2가지 목표했던 것을 적어도 3개월은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방향을 잡아야 할 것 같다.

우리의 목표는
1. 학교 갈 준비 스스로 하기 (이 닦이, 세수하기, 밥 먹기, 옷 챙겨 입기, 책가방 및 준비물 챙기기)
2. 수학문제집 하루에 한 장 (두 쪽) 풀기

우리가 정한 목표는 내가 독단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발적으로 목표를 세운 것이 의미가 컸다.

스티커 또한 자발적으로 허락을 받은 후 부칠 수 있도록 했더니, 이것 또한 너무 좋아하는 모습에 아직 순진한 아들이 너무 귀여웠다.

아직 시작한 지 3일 정도 되었고,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고 한 달은 꾸준히 잘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바다. 이번에 알록달록하고 있어 보이는 스티커북 덕분에 좋은 습관을 키울 수 있기를 바란다.

스티커북 뒷면에 상장이 있다. 상장은 한 번도 준 적이 없는데 이번 기회에 활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칭찬 스티커는 귀여운 이미지와 다양한 색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720개의 크고 작은 스티커로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냉장고에 부쳐서 활용 중인 칭찬 스티커 판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태양계와 차 스피커 판을 먼저 사용하고 싶다고 한다.
태양계에는 별에 스티커를, 차 도로에는 차 위에 스티커를 부치면 된다.
부디 더 이상 엄마가 잔소리 안 하고 스스로 목표를 다 달성할 수 있길 바라고 또 바란다. 지금까지는 열심히 잘 실행하는 모습에 대견하기도 하다. 이대로 30일, 90일, 평생 잘 지켜지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칭찬 스티커를 통해 아이의 긍정적인 습관을 만들어 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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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식 결혼생활 - 제멋대로 섹시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나우리 지음 / 이야기나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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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결혼생활 거의 10년 차, 정말 산전수전 공수전까지 다 겪은 것 같다. 유학생활을 10년 이상해서 외국물이 제대로 든 나, 한국에서 착실히 자라온 신랑과 회사에서 만나 어리바리 결혼이란 걸 했다. 왜 그랬을까? 지금도 문득문득 생각을 한다. 다 내 업보지~ 로 끝나는 결론. ㅋㅋ

제목부터 흥미가 갔다. 프랑스식 결혼생활이라... 프랑스 작가들을 좋아해서 프랑스는 그저 동경의 대상이었고, 나 역시 타지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외국인과 생활을 많이 했던 찰나에 결혼을 생각 안 해본 건 아니지만, 여전히 한국인이 끌렸고, 정에 끌려 지금 이 시점까지 되었지만,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이 외국인과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해 궁금했다. 어찌 보면 나 역시 경험할 수 있었을법한, 하지만 선택을 안한 길이기에 더 궁금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연애든 결혼이든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든 주체는 내가 돼야 되고 상대방은 부수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주변에서 정말 협조를 안 해서 내 삶을 불행하게 할 수도 있지만, 이것을 견뎌내고 살아가느냐 뛰쳐나가서 새로 개척하느냐는 나에 달렸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옳고 그른 것은 없다. 그저 선택과 그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란 것을 더 느낄 수 있었다.

프랑스 남자와 결혼을 한 저자 3명, 나금, 우경, 이나의 어린 시절의 모습, 결혼할 당시의 상황, 그리고 결혼 후의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당차고 유머러스하고 솔직 담백한 모습에 정말 매력적인 여성이라고 느꼈다. 어두운 과거가 있다고 고백하는 저자의 모습에 불쌍하다는 생각보다는 우리네 역시 그와 비슷한 생각과 경험을 다 해봤고, 느꼈고 이겨냈고, 그러므로 우리가 여기 이 시점, 현재 시점에 있노라 생각이 드는데 동질감마저 들었다.

미국에 어렸을 때 어리바리 열정 하나로 가서 공부를 하며 언어적 충격, 문화적 충격을 받았으나 한국으로 자존심으로 인해 돌아갈 수 없어 버티고 버텼던 나의 유년 시절이 많이 생각났었다. 동양인이고 영어를 못해서 괜히 무시당한다고 생각하면 더 가시를 돋아 상대방을 어떻게든 이겨야 했고 월등히 뭐든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사춘기 시절을 제대로 겪지도 못하며 자랐던 나 자신이 문득 생각이 났다.

과거가 어쨌든 과거로 인해 현재 내가 있다는 말이 참 와 닿았다. 과거의 나의 모습이 좋던 싫던, 어떤 이들을 만나 내가 어떻게 변했든 간에 나 역시 운명적으로 지극히 한국인 남편을 만났고 어리바리 6개월의 연애 이후 결혼을 해서 지금까지 살아오는 것을 보면, 인생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처럼 자유분방하고 나 스스로의 자존감, 자신감으로 똘똘 뭉쳤었는데 이렇게 변했다니.. 란 생각을 하니 다소 씁쓸하긴 하지만, 나는 여전히 나를 가꾸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뭔가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괜찮다며 스스로는 스담스담해주는 시간도 가졌다.

이 책 속의 세 명의 여자를 만나며 이야기를 들으니, 나 역시 봇물이 터진 듯 나의 이야기가 너무 하고 싶어졌다. 누군가에게? 나 스스로에게다. 괜찮다, 잘 살았다, 노력했다, 수고했다. 앞으로 괜찮아질 것이고 더 괜찮아질 일만 남았노라고.

모든 인간들이, 더 좁게 말하자면 여성들이 한국 사회에선 억압받고 힘들게 결혼생활을 하지 않나 감히 상상해본다. 하지만 우리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발전해 나갈 것이며 이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것이며 실천할 것이다. 더불어 현명하고 슬기롭게 재미있고 활기차게 결혼생활을 하려 노력할 것이다. 남편이 프랑스 인이던 미국인이던, 한국인이던 말이다. 프랑스의 시댁을 아름다운 시댁이라는 어휘가 참 인상적이었다.
 
동화책에서 행복하게 평생 살았답니다~는 동화 속 이야기이고, 결혼생활을 그럴 수 없다. 가치관에 대해 서로 논쟁하고 맞추고 개선하고 서로 이해하지 않으면 참 힘든 것이 결혼생활이다. 프랑스식 결혼생활을 통해, 외국인과 살면서 느끼는 우리 한국인 친구들을 바라볼 수 있었고, 비로소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것 같아 안도가 되었고, 나 또한 이들처럼 잘 살아야겠노라고 생각이 드는, 만 가지 생각이 교차되는 책이었던 것 같다.

결혼생활은 결국 두 부부만이 해결할 수 있는 일, 모든 한국 남자들이 똑같지 않듯, 모든 프랑스인들이 똑같지는 않다. 물론 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비슷한 부분을 찾을 수 있지만 말이다. mankind, 남자라서 보여주는 성향은 국적을 떠나 비슷하려나? 이 책을 통해 내 가정의 소중함을 오히려 더 느끼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지은이인 저자 나우리를 응원하든, 나 스스로를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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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영어 순간패턴 200 - 핵심패턴으로 공략하는 미드 입문서
JD Kim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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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를 하겠다며 미드를 정말 열심히 보는 우리 신랑을 위해 『미드영어 순간패턴 200』을 만나보았다. 영어에 자격지심이 살짝 있는 신랑은 영어를 잘하는 것이 소원이란다. 교과서에서 배우는 영어가 아닌 실전에서 자유자재로 구연할 수 있는 영어를 배우고 싶단다. 하지만 미드를 백날 보기만 한다고 실제 나의 영어가 되지 않는다. 이는 미드를 열심히 시청하는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나 역시 미드를 통해 영어를 배웠다고 할 수 있다. 중1 때 미국으로 가서 10년 이상 살았던 나 역시 영어로 어려움을 겪었다. 물론 어렸기 때문에 좀 더 쉽게 언어를 문화를 받아들였을지 몰라도, 동일하게 공부하고 활용하는 노력을 해야 했다. 영어를 배운 매개체는 TV 나 영화, 책이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친구들과 놀면서 언어를 구사하며 살았다. 그래서 영어라는 언어가 나의 언어가 된 것일지 모른다.

한국에서 살면서 영어를 잘하기 힘든 이유는 이렇게 영어공부를 하지만 정작 사용하지를 않아 까먹는 것이 아닌가 싶다. 또 다른 이유는 실제 영어를 공부하지 않고 academic 한 영어를 공부해서 회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10년을 살았지만, 대학 졸업 후 한국에 들어와 산 지도 10년이 넘게 살며 영어를 매일 접하지 않았더니 그나마 알았던 영어도 많이 까먹었다. 그래서 요즘은 일부러 영화, 책, 드라마를 찾아 본다.

미국에서 생활을 오래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은 매우 마음에 든다.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표현만 다 알아도 미국에서 사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다. 내가 주로 하던 말들이 당연히 드라마에서 나오는 말들이고 드라마에서 말하는 말들이 당연히 매일 평범한 사람들이 평상시에 주고받는 대화들이다.

게다가 재미있는 미드를 분석하였으니 문장들이 드라마 상황이랑 접목되어 더 쉽게 기억하고 실제 구연할 수 있다. 정말 영어를 잘 하고 싶은 이들은 저자가 제안하는 패턴을 바탕으로 나만의 문장을 만들어보길 권장한다. 그리고 꼭 입 밖으로 말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겠다.


저자는 학습시 주의할 점을 아래와 같이 나열하였다.
1. 무조건 한 달은 해보자.
2. 글자를 보기 전에 먼저 들어라.
3. 모르는 문장도 무조건 들어라.
4. 귀에 들리는 대로 따라 발음하라.
5. 소리 내어 읽을 때는 평소 목소리대로.


또한 저자가 추천하는 미드 top 10을 소개한다. House of Card 는 나도 조금 봤는데 진정 고급진 영어표현이 담겨있다. 개인적으로는 뉴스룸 또한 고급진 영어가 많아 보는 내내 즐거웠던 것 같다. 단어도 많이 찾아보고 몰랐던 표현들 시사점등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언어가 참 그런 것 같다. 단어만 무수히 외워서 되는 것도 아니고 책만 많이 본다고 언어가 내 것이 되는 것도 아니다. 언어가 사용되는 데는 상황이라는 것이 있고 그 상황에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책은 미드 속에서 벌어진 일/상황에 맞게 장면을 설명하며 영어 패턴을 구현할 수 있게 도와준다.

 

미드 순간포착에서 상황이 설명되고 장면에서 오고 가는 대화를 통해 패턴을 익힐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마음에 든다.


인기 미드 120편을 분석하고 미드에 나오는 최다빈출패턴을 수록했다고 하는데, 목차를 보니 정말 그런 것 같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내가 생활하며 사용했던 문장들이다. 콩글리쉬가 아닌 실제 영어다. 가끔 영어교재를 보면 한국식 영어를 가르치는 것을 볼 때가 있어 웃은 적이 있다. 이 교재만 달달 외워 자기것으로 만들어도 해외가서 벙어리는 안될 것이라 생각한다. 신랑이 하루 빨리 영어에 자신감을 가져 집에서도 영어로 소소한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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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투성이 제아 이마주 창작동화
황선미 지음, 최정인 그림, 서울초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 도움글 / 이마주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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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자아, 성장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일투성이 제아』를 읽었다. 초등학교 4, 5, 6학년이 읽으면 좋겠다고 추천하지만, 이 이야기는 어른인 나에도 너무 재미있고 유익했다. 실제 이 책을 읽어본 사람들은 느끼겠지만 관계라는 건 어리든 어른이 되든 여전히 어려운 것이란 걸 새삼 또 생각하게 한다.

『일투성이 제아』를 읽으며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나의 유년시절, 친구가 인생에 전부인 줄 알고 지냈던 순박했던 시절이 떠올랐고, 부모와의 갈등에서 내가 느꼈던 점에 대해 새삼 기억이 떠오르며 우리 부모님은 어떻게 나에게 대했는지, 잊고 살았는데 잠재의식 속에서 하나둘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이 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우리 아이들과의 관계, 마지막으로 내면의 나와의 관계도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암에 걸렸으나 암을 치유하는 데 마음을 쏟기보단 문화센터에서 벨리댄스를 배우기로 결정한 할머니, 항상 바쁜 보험회사 직원 아빠, 외벌이가 힘들어 가게를 오픈해 너무 바쁜 엄마, 쌍둥이 동생과 남동생을 책임져야 하는 첫째 딸 윤제아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처음에 제아의 현실에서 견뎌내야 하는 일들을 보며 너무 마음이 안 좋았다. 나도 부모지만 부모가 너무 했다 싶을 정도로. 하지만 또 현실적으로 돈을 벌어야 하는 입장도 충분히 이해는 간다. 어쩌면 제아가 있기 때문에 엄마도 돈을 벌겠다고 결정을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아이들 챙기는 일을 힘들어하지만 맏딸로서 꿋꿋이 해내는 과정 중에, 친구들과 관계를 맺으며 생겨나는 작은 일들을 통해 친구관계, 우정에 대해 고민을 한다. 어쩌면 우리 어른들도 다 한 번쯤 경험을 했던 것들을 말이다. 문제는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하고 성장을 해 어른이 되어 아이 어른처럼 대인관계를 너무 힘들게 하는 사람들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아직 덜 성숙하다고 해야 하나. 이런 관계들 속에서 갈등을 겪고 아파하고 사람들로 인해 치유되는 과정이 어찌 보면 우리네 인생이 아닌가 싶다. 친구도, 가족도, 사랑하는 이들도 다 나 같지 않아 생각도 가치관도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 가고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것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 역시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잠재의식 중에 묻어놨던 상처들이 치유되는 기분이었다. 제아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새로운 우정을 쌓고 한층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 아이들도 제아와 같은 고민과 생각, 경험을 하며 성장하겠구나를 생각하니 귀엽기도 했다.

내용은 너무 순수하고 솔직하고 신중하다. 제아의 경험을 통해 이 책을 읽는 우리 아이들의 생각도 성장해 나갈 수 있길 바란다. 긍정적이고 사춘기 시절을 자아 형성에 도움이 되는 책이라 많은 초등학생 아이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모도 함께 말이다.

엄마 아빠가 돌아가며 묻고 또 물었다. 나를 속속들이 파헤치려고 말이다. 나쁜 애들이랑 어울리면 어떻게 되는 줄 아느냐며 마로 안 되는 이야기를 늘어놨지만 나는 입에 자물쇠를 채워 버렸다. 사실대로 말해 봐야 잔소리만 더 들을 거고, 잘못한 주제에 밥까지 먹는 건 양심 불량이니까. 효과는 좀 엉뚱했다. (중략) 얻어맞은 등짝보다 배고픈 게 더 괴로웠다. pg99

엄마들은 다 그래. 성공이 전부인가. pg103

아이들은 자기 엄마를 잘 안다고 생각하고, 엄마들은 자기 자식을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천만의 말씀. pg113

혼자 걷는 건 참 슬프다. 불쌍한 애 같고 남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만 같다. 수연이랑 워낙 친했을 뿐, 내가 외톨이는 아니다. 나에게 수학 문제를 묻는 친구도 있고, 장난치고 싶어 하는 남자애들도 있으니까. 모둠에서 나는 중심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가 왜 계속 혼자라고 느껴지는지. 물론 수연이 때문이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중략) 아마 자존심 때문인가 보다. 자존심이 상해서 이렇게 속상한 모양이다.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우정이 아니라 자존심 때문이라면 우리가 진짜 친구였을까. 어쩌다 이런 생각까지. 난 정말로 쓸데없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한다. 하지만 자존심이 상한 건 맞다. pg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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