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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면 그녀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강력 추천한 소설! 출간 즉시 일본아마존 베스트셀러라기에 궁금했다, 이 작가는 누구이며 어떤 필력을 가지고 있는지.
가와무라 젠키 작가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의 저자인데 130만 부 판매가 되었으며 나중에 영화로 제작이 되어 많은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주며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나와 나이가 비슷한 79년생 가와무라 작가. 영화사에서 다양한 영화를 제작했다는 이력이 눈에 띄었고, 그의 세 번째 소설을 만나게 되어 기뻤다. <4월이 되면 그녀는>을 읽고 나니, 그의 첫 작품 역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연애 감정이 사라져가는 세상 속에서,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너무 물질에 편중되어 사람의 중요성이 무뎌지고 인간미가 덜 요구되는 요즘 이 책을 통해 사랑과 따뜻한 메시지, 그리고 내가 다른 이를 사랑했을 때의 모습을 회상하게 되었다.
후지시로 슌과 이요다 하루는 사진부 동아리를 통해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 풋풋한 사랑을 시작을 한다. 하지만 오시마 선배의 등장으로 인해 엇갈린 운명을 걷게 된다. 후지시로는 멀어져 가는 사랑을 그냥 놓치고 그 후 다시 사랑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만난 수의사 사카모토 야요이와 결혼을 전제로 동거를 시작한다. 야요이의 여동생 준, 그리고 그녀의 남편 마쓰오, 병원 동료 나나, 태스크, 등장인물들이 들려주는 각자의 이야기가 너무 내 주변 이야기같이 공감된다.
난 영화나 드라마, 소설 이야기 중 남녀가 사랑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이야기에 크게 공감을 못하는 편이다. 오히려 함께 살고 있고 결혼을 앞두고 혹은 결혼을 한 상태이지만 상대를 사랑하는지 안 하는지 몰라서 괴로워하는 '현대적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솔직히 더 공감이 된다. 그러면서 나의 결혼생활, 나의 사랑 이야기에 생각을 잠기게 했다. 나도 한때 이런 풋풋할 때가 있었지.. 란 생각도 들면서 말이다. 하루하루 살기 급급해 현재 시점에서 잃어버린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책이기도 했다.
최근 쇼윈도 부부에 대해 심각하게 친한 언니와 토론을 했던 찰나라 이 책이 얘기하는 '현대적 사랑'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인간의 보편적인 문제, 소통의 문제, 지나친 자기애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각 장마다 바다의 사진이 수록되어 있는데, 책 후반부에 가면 왜 이 사진이 수록되어 있는지 깨닫게 되는 것도 짜릿했다. 하루가 왜 후지시로에게 편지를 보냈는지, 그리고 이 사건으로 인해 후지시로와 그의 약혼녀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해 지켜보며 마음에 위안도 되었다. 그리고 다 역시 후지시로와 야요이가 방문한 그 바다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랑은 감기와 비슷하다. 어느새 감기 바이러스가 자기도 모르는 새에 몸속으로 침투해서 알아챘을 때는 이미 열이 난다는 작가의 말이 너무 공감되었다. 사랑의 점점 메말라가는 요즘 <4월이 되면 그녀는>이란 소설로 마음을 정화해보는 건 어떨지 생각해본다.
저는 비 냄새나 거리의 열기, 슬픈 음악이나 기쁜 듯한 목소리,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 같은 걸 찍고 싶어요.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이유는 찍히지는 않지만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것들과 만나고 싶기 때문이에요. 그때 내가 이곳에 있으면서 느꼈던 뭔가를 남기기 위해 셔터를 누르죠. pg 21
살아 있다는 실감은 죽음에 가까워짐으로써 선명해진다. 이 절대적인 모순이 일상속에서 형태를 갖춘 것이 사랑의 정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간은 연애 감정 속에서 한순간이나마 지금 살아 있다고 느낄 수 있다. pg227
인간이란 존재는 정말 무서워요. 미워하는 사람보다 내 곁을 지키면서 사랑해주는 사람에게 가혹한 상처를 입히니까. pg 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