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몽실과 다섯 개의 꿈 읽기의 즐거움 27
강경호 지음, 김숙경 그림 / 개암나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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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몽실'이라는 단어 자체를 좋아하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꿈을 진찰하고 치료하는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아저씨 이름이 미스터 몽실이다. 책 제목에서 언급하는 꿈의 의미가, 밤에 잠 잘 때 꾸는 꿈인지, 앞으로 커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대한 꿈인지 분명치 않았는데, 책을 읽어보니 후자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대상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인 것 같다. 사실 부모의 입장에서 어른이 되고 나서 읽게 되는 우리 아이들의 동화책들을 통해 더 많이 배우는 요즘이다. <미스터 몽실과 다섯 개의 꿈>을 읽는 내내 최근 다시 읽게 된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란 책이 많이 떠올랐다. 사실 어른들도 어린 학생들 못지않게 꿈이 아플 때가 많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고민하지 않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면, 이렇게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스스로 답을 하기 어렵다. 이런 면에서 아이들이 이런 책들을 읽으며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를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꿈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꿈을 찾았더라도 노력이 없다면, 혹 남들이 나한테 기대하는 바가 어떤 특정한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서 살아간다면 어느 순간이 되었을 때, 급격한 공허함이 밀려올 수 있다. 더 슬픈 건 내 인생인데 나를 위한 인생을 살아가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학교 근처 골목에서 이상한 장난감 가게를 발견하고, 미스터 몽실을 만나 엑스레이도 찍고 꿈을 치료하는 차원으로 장난감 한 개씩을 선물 받는다. 전학생 산이, 프로 야구 선수를 꿈꾸는 민호, 예쁜 것이 무기라 생각해 아이돌을 꿈꾸는 얼음공주 은지, 범생이이자 판사가 꿈이라 생각했던 명석이, 그리고 불의의 사고를 당한 민아, 민아의 사고가 장난감 가게 주인 때문이라고 큰 오해를 해서 나쁜 마음을 먹은 민아 아빠. 산이는 다시 장난감 가게를 다시 찾으려 했지만 찾을 수가 없는 과정에서 다른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우리 아이들은 각자 받은 장난감에서 공통으로 새겨진 보라색 삼각형과 수수께끼 같은 문장을 발견한다. 삼각형이 다 모이게 되면 어떤 특별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데 독자라면 어떤 이야기일지 너무 궁금하게 된다. 우리 아이들이 휘말리게 될 엄청난 사건은 좀 무섭기도 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진짜 꿈이 뭔지 찾는 거란다. 다른 사람의 눈이 아니라 내 눈에 가장 빛나 보이는 꿈이 진짜 꿈이지. 호롤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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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은 그저 제각기 빛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별들을 연결하면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지닌 별자리가 된다. 사람들의 꿈도 그렇지 않을까? 얼핏 보면 상관없이 보이는 꿈들도 서로 이어지는 순간 아주 특별한 이야기가 된다. 그래서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은 오늘도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지 모른다.

너는 어떤 꿈을 가지고 있니?
그리고 네 옆에는 어떤 꿈들이 있니?


맹목적으로 공부를 하고 교육을 받는 것보다 개개인의 꿈이 무엇인지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꿈을 찾는 과정에서,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당연히 다른 이들을 만나게 된다. 용기와 노력, 타인과의 조화로운 삶, 자신감을 가지고 살 수 있게 우리 아이들을 지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로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도 무언가 특별한 생각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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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 - 하 - 가면의 주인
박혜진 원작, 손현경 각색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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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드라마는 웬만하면 빼놓지 않고 다 보는데 이번에 엄청난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볼 수 없었다. 역시 캐스팅이 화려한 덕일까 했는데 훌륭한 원작이 있었기에 좋은 드라마가 만들어진 것 같다. 원작이 대단해서인지 아니면 각색을 훌륭하게 해서인지는 분간이 어렵지만, 소설 역시 너무 재미있는 진행 이어 책을 잡는 즉시 휘리릭 읽을 수 있었다.

소설책을 읽고 나니 드라마 역시 궁금했지만, 역시 소설을 따라갈 수 없으리라 생각이 든다.

진짜 세자와 가짜 세자 역활을 하는 천민인 두 이선과 가은의 관계를 그려내는데 매우 애틋하고 마음이 알싸했다. 둘 다 모두 가엽기만 한 이선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스스로의 자질과 정통성을 의심하는 세자, 아비 죽음의 복수만을 위해 궁에 들어온 가은, 가은이를 사모하지만 신분의 격차로 인해 감히 다가갈 수 없는 가짜 세자, 세자를 연모하여 그를 위해 편수회의 수장이 된 화군, 주상의 사랑을 받지 못해 후사가 없는 질투의 화신 대비, 세상을 좌지우지 하고자 짐꽃환을 만들어 권력을 가진자를 중독시키게 한 후 마음데로 세상을 주무르는 편수회, 목적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친손녀도 죽이는 대목 , 짐꽃환을 만드느라 죽어가는 어린 여자아이들. 스토리가 신속히 진행되어서인지 가속도가 붙어서인지 책을 시작하면 놓을 수가 없었다.

드라마를 본 적은 없지만 어떤 배우가 누구의 역할을 맡았는지를 알아서인가, 소설을 읽는 내내 그들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책에서 "짐꽃환"이 등장하는데, 실제 이런 건 없지만 일종의 마약으로 의미가 통한다. 실제 있는 제품인가해서 찾아보니 가상으로 만든것이라고 한다.

진정한 군주가 될 수 있을까? 지난 조선왕국 500년 이래 진정한 성군, 군주가 진정 있었을까? 세자가 바라는 진정한 세상이란 것이 이렇게 허위로 만들어질 수 있을까? 끝없이 혼자여야만 하고 외롭고 지치게 하는 궁 생활이 안타깝다는 생각을 그만 둘 수가 없었다. 언제나 모든 왕들이 견뎌내야했던 무게감이지않나 싶다. 백성을 사랑하고 백성을 위하는 세자의 모습이 흐뭇하기도 하고, 한나라의 지도자들의 비리가 뉴스에 빈번히 발표되는 요즘, 현실과 가상속의 지도자가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에 더욱 더 소설속 인물을 열광하는 것 같다.

이 소설은 사람의 복수심, 사랑, 인간의 탐욕에 대해 잘 그려진 것 같다. 특시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소설의 재미를 더한다. 드라마에서 미처 다 다룰 수 없고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을 소설로 만나볼 수 있지않나 생각한다.

운명은 강과 같다. 강이 분노하면, 모든 것이 잠기고, 무너지고, 쓸려가버린다. 인간은 결코 그것을 멈출 수 없지. 그저 가혹한 운명이 지나가도록, 기다릴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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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재미있는 물리여행 - 정식 한국어판
루이스 캐럴 엡스타인 지음, 강남화 옮김 / 꿈결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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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오류를 깨뜨리는 328가지 물리 질문을 하는 책을 만나보았다. 『재미있는 물리 여행』 은 제목처럼 정말 재미있는 물리 여행을 떠난 기분이다. 기존 워낙 인기 있던 책이었는데 이번에 개정판으로 출간이 되었다. 이 책은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적으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질문에 대해 스스로 문제 해결을 하려 노력하고, 저자가 알려주는 답을 보며 내가 얼마나 물리와 전혀 상관없이 별생각 없이 살고 있는지를 뼈져리게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많은 문제를 맞히지 못하는 것에 너무 낙심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며, 물리에 대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역량은 호기심이라는 말에 위안을 조금 삼는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고등학생 시절이 많이 떠올랐다. 인디아나 존스를 예로 들며 물리학을 설명하시던 선생님이 생각이 났다. 이해가 잘 안될 때마다 그림을 그려주시며 설명해주시면 선생님이었다. 이 책안에도 다양한 그림이 많이 삽입되어 있다. 역시 개념을 설명할 때에 글자 나열보다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물리는 학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 그리고 일상에서 일어나는 많은 현상들의 원리를 활용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문제를 해결하는 학문이라 더 매력적이다. 비록 질문에 대한 답을 비루하게 못 맞춘 것이 훨씬 더 많더라도 흥미롭고 재밌어 보이는 것을 아이들과 함께 토론한 시간이 소중했고, 알면 알수록 재미있었다.

이 책은 상식적으로 모순되게 보이는 물리의 면면을 보여 주기 위해 일부러 선택한 문제들만을 담았습니다. 자기 생각의 오류를 바로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아르키메데스, 갈릴레오, 뉴턴, 맥스웰, 아인슈타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문제들을 풀어 보게 될 것입니다. 부디 즐기시기를! - 루이스 캐럴 엡스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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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기본기 한자 어휘력 - 어디 가서 절대 기죽지 않을 한자 어휘의 힘!
권승호 지음 / 이비락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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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서 항상 기죽는 한자 실력 때문에 꼭 읽어보고 싶고 공부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 이름하여 <한자 어휘력>이다. 부제목처럼 "어디 가서 절대 기죽지 않을 한자 어휘의 힘!"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안에 담겨 있는 어휘를 다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나의 어휘력의 풀은 훨씬 더 넓어지고 향상되었음을 분명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특히 나에게 유용하게 쓰인다. 구두로 하는 한국어가 이렇게 한자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도 놀랐고, 한 단어를 배움으로써 꼬리에 꼬리를 물어 관련 어휘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나뉜다.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중요 한자, 영어 & 수학 실력을 높이는 개념 한자, 사회 교솨서 이해를 돕는 한자, 과학의 원리를 깨치는 한자, 상식을 높이는 한자, 그리고 교양을 쌓는 한자숙어로 구성되어 있다. 목차에서 알 수 있듯,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두루 알면 좋은, 알아야하는 한자들이 소개된다.

단어를 우선 공부하고 이 단어의 유래부터 관련 내용을 스토리텔링으로 설명해준다. 이 단어가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 한단어 한단어 설명해주고 이 한자가 다른 한자와 만나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어 막연히 따라 사용하던 단어의 유래 및 뜻을 정확하게 알 수 있어 좋았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어들을 다시 제대로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준다. 한자에 유독 관심을 보이는 아들에게도 매우 유익한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어떤 단어를 이야기를 나누다 갑자기 어떤 한자를 사용하냐고 물을 때마다 난처해하며 네이버 한자의 도움을 받는데, 이 책을 통해 나 역시 한자를 공부하게 되어 좋았다. 나름 가방끈 길다는 신랑한테 물어봐도 기억이 안 난다며 찾아보게 되는 한자, 우리 아이들은 미리미리 공부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자주 사용하지 않으면 까먹기 때문이 <한자 어휘력> 책을 자주 보면서 한자와 친숙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저자는 실생활에 쓰이는 언어의 70% 이상, 공부에 쓰이는 언어의 90% 이상이 한자라고 말한다. 한자를 좀 더 잘 했더라면 나의 한국어 실력이 훨씬 나아질 수 있을 텐데 독서를 하거나 글을 쓸 때 어휘가 딸린다는 생각을 종종 아니 거의 매일 한다. 우리 아이는 국어 공부를 할 때 한자를 열심히 하길 바란다. 저자 권승호의 말 중 "한자는 구구단이다"라는 말이 참 와 닿는다.

150자를 암기하기가 어렵지 150자만 암기해 놓으면 3천자 암기하기는 너무 쉬운 일이다. 150자 암기하는데 100시간이 걸린다면 2,850자를 암기하는 데이도 100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3천자의 한자를 알게 되면 어휘력은 크게 신장될 것이고 신장된 어휘력을 바탕으로 공부하게 되면 국어 공부는 물론 어떤 교과목이든 쉽고 재미있고 빠르게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pg 6


영어 단어 하나 더 외우기보단 한자 하나 더 외우는 것이 남는 장사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은 것 같다. 우리 아이들 교육 방향을 잡을 수 있게 한 책이기도 하다. 많은 청소년들이 이 책을 통해 어휘력 향상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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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프라우
질 알렉산더 에스바움 지음, 박현주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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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마음을 복잡하게 만드는 책을 만났다. 그리고 가독성이 있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내용 때문에 책 읽는 행위 자체도 어려웠을 뿐 아니라, 서평을 작성하는 것에 대해 올해 들어 가장 고민을 많이 하게 한 책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 무척 소중하게 다가온 책이다.

책 제목인 『하우스프라우』는 (Hausfrau)는 독일어로 가정주부나 기혼 여성을 뜻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나 역시 하우스프라우인 샘이다. 미국인인 안나는 스위스인 남자와 결혼을 해서 기본적으로 언어소통에 어려움이 있다. 낯선 외국에서 살고 있으며 슬하에 3명의 아이가 있다. 지극히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고 있는 그녀가 독일어 수업을 들으며 위험한 불륜관계가 시작된다. 그리고 나중에 점점 그녀가 남편 외의 남자들을 만나며 그녀 스스로는 더욱더 스스로 친 덫에 빠지고 만다.

왜 안나는 우울증과 고독으로 인해 자기 스스로를 파괴하게 되었는가?

이 책으로 인해 나는 일상생활을 하는 중 문득문득 '안나'라는 인물과 대화를 나눈다. 어느 시점에는 안쓰러운 안나를 토닥여주다가, 어느 시점에는 안나에게 화를 내다가, 또 어쩔 때는 남편 브루노과 그의 가족들에게 다 털고 싶은 충동도 생기고 말이다. 이 책은 마치 안나라는 인물이 실존이라도 한 듯, 나의 심기를 많이 불편하게 하는, 한편으로는 이해가 됐다가도 이해할 수 없다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다. 어쩌면 깊은 나의 내면 어느 구석에 안나와 동일하게 생각하는 나를 만나서일지도 모르겠다. 한국에서 유년기를 보내지 않은 나에게도 한국이란 나라는 모국의 나라지만 타지와도 같은 느낌이었다. 초등교육까지밖에 받지 않아서 구사하고 이해하는 언어 수준도 현저히 낮았고 아는 이도 없고, 새로 만나는 사람들과 유대감을 형성하거나 공감대를 찾기가 어려운 적이 있었다. 미국과 한국에서 어설프게 살았던 나이기에 어디에도 속할 수 있지만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붕 뜬 기분을 이 책을 통해 방임했던 나의 고독이 스멀스멀 고개를 내밀었다. 진정한 친구가 나에게도 있는가? 같은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서로 충분히 이해하고 소통하며 지내는 것인가? 나는 제대로 정착해 잘 살고 있는가? 책을 읽는 내내 불안불안하다. 그녀가 점점 더 처절하게 망가지는 모습을 보니 마음마저 아프다.

한 사람의 기분이 균형을 잃는다면, 정신은 항상 그걸 평형 상태로 되돌리려고 노력하죠. 무의식적인 반대편이 나타나요. 긴장은 느슨해지는 것을 추구하죠. 슬픔은 찾을 수 있는 환희의 상태에 매달립니다. 지루함은 활동을 찾아요. 한 사람의 극심한 기분 변화와 자기 인식의 부족은 상호 관계가 있어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서 불안이라고 의학적 진단을 내릴 수도 있죠. Pg59

한 사람의 꿈과 한 사람의 상처 사이에는 언제나 연관이 있죠. pg74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 독일어 수업을 들으며 문법과 자신의 처한 상황과 연관시키는 것도 작가의 재치가 넘치고, 안나의 생각과 상황들을 점점 더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안나와 함께 슬픔의 도가니 속에 빠져든다.

안나와 브르노가 어떻게 만났는지 그리고 어떻게 사랑에 빠졌는지가 너무 궁금했는데 책 중간쯤에 소개가 된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즉흥적이고 무미건조하고 사랑인 줄 알아서, 어떤 형태의 사랑에 빠졌노라 생각했기 때문에 동거와 결혼을 했다.

당신은 내게 어울리는 좋은 아내가 될 것 같아, 브루노는 그렇게 말했었다. pg178

결혼을 할 때 부디 이런 마음으로 시작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어느 커플이 되든 간에 끝이 너무 불행할 것 같다. 남자에게도 여자에게도. 즉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것같다. 물론 상대방 역시 나를 사랑해야하겠지만.

이야기는 줄곳 안나의 입장에서만 전개되어 브루노의 생각을 전혀 알지 못한다. 그 뿐 아니라 안나를 둘러싼 사람들의 생각은 전혀 알수 없다. 추측만 할 수 있을뿐. 이야기가 끝나면서까지 안나와 브루노은 제대로 된 대화 하나 없이 관계가 종결된다. 브루노의 입장, 그의 생각을 알 수 없는 것이 좀 답답하기까지 했다. 끝내 해피엔딩일 수 없는 이야기의 끝이 끝이 아닌 것 같은, 읽고 나서도 여운이 많이 남고 마음이 더 공허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고 아껴줄 수 있는, 자존감을 높이는 연습을 누구나 해야할 것 같다. 그 뿐 아니라 소통하고 서로 아껴주고 누군가와의 진실되고 건강한 관계가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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