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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책
앤 후드 지음, 권가비 옮김 / 책세상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독서의 즐거움을 또 한번 느끼게 해주는 책을 만났다. 등장인물들의 불완전한 삶을 함께 알아가며, 그리고 북클럽이라는 활동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 더욱더 흥미로웠다.
이 책은
북클럽 모임에서 매달 읽기로 한 책을 선정한 것의 일 년의 과정을 기반으로 책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은 평생 치유할 수 없을 것 같은 에이바, 평범한 가정을 꾸리며 평범할 것 같았지만 더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싶다며 에이바를 떠난 남편 짐,
그를 빼앗아간 뜨게질녀 델리아 린드스트롬, 에이바와 짐의 딸 메기와 곧은 성품의 윌, 에이바의 불의의 사고로 죽은 여동생 릴라, 그리고
죄책감으로 인해 잠적을 감춘 에이바의 엄마, 죽을 날을 받아놓고 정신이 왔다 갔다 하는 에이바의 아빠, 에이바 엄마의 여동생, 그리고 사고를
조사하는 행크 빙엄. 메기의 방황의 끝은 어디인가, 에이바는 언제쯤 남편 짐을 잊을 수 있을까.. 란 생각으로 소설책이 시작되다가 북클럽의
토론에 심취해지다가 후반부에는 저자를 찾기 위해 추리하는 내용까지 뭐 하나 빠짐없이 탄탄한 이야기와 작가의 필력으로 감동과 위로를 준다. 특히
3대에 걸친 여성들의 슬픔과 여경을 딛고 성장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북클럽에서 매달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책'이라는 주제에 따라 북클럽 멤버들이 책을 선정하여
함께 감상하고 논한다. 책을 읽으며 나도 그 클럽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모임을 통해 책에서 나온 의상, 음식, 술 등을
이벤트식으로 함께 어울리는 모습도 매우 보기 좋았다. 매달 선정해서 읽는 책들 중 나 역시 고등학교 때 의무적으로 읽어야 했던 책들이 있다.
북클럽 모임 멤버들의 말처럼 예전엔 몰랐는데 이렇게 토론하고 감상하니 너무 좋다는 말에 공감한다.
북클럽 멤버들이 선정한 책들은 아래와 같다. 리스트의 책을 나 역시 읽고, 북클럽 멤버들의 의견을
다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며 나의 의견은 어떨지도 궁금하다.
1월: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2월: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3월: 레프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4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 년 동안의 고독>
5월: 하퍼 리 <앵무새 죽이기>
6월: 베티 스미스 <브루클린에는 나무가 자란다>
7~8월: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9월: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0월: 커트 보니것 <제5도살장>
11월: 로절린드 아들 <클레어에서 여기까지> (이 책만 구입을 할 수 없다
^^)
북클럽 토론 중 <허클베리 핀>, <위대한 게츠비>,
<호밀밭의 파수꾼>이 미국 문학사에서 가장 완벽한 3대 소설이라고 한다. 고등학교 때 그래서 이 책들을 읽었어야 했나 보다. 그때는
큰 감흥을 못 느꼈던 것 같은데 지금 다시 읽어보면 좀 더 다른 깨달음이 있으려나 싶기도 하다.
자신에게 제일 중요한 책이라니, 저는 그런 책을 고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제 책을 읽느냐,
어느 대 어떤 상태로 책을 읽느냐에 따라 그 책이 중요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거든요. 말하자면, 기분이 나쁠 때라면 <길
위에서>나 <삼총사> 같은 책을 읽어요. 그러고 나서 기분이 좋아지거나 생각이 달라지면, 그때는 그 책이 제일 중요한 책이죠.
그때는요.
pg353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책을 한 권만 꼽을 수 없다고 북클럽 사람들이
의견을 제시할 때 마음에 안도가 생겼다. 나 역시 딱 한 권을 꼽기가 어려웠기도 하고, 뭔가 한 권을 꼽으면 그동안 감동받고 좋아했던 다른
작품들을 외면하는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북클럽 멤버가 언급하는 다른 책들을 보며 나의 읽고 싶은 책 목록에 리스트를 올린다.
도리스 레싱 <황금
노트북>
진 리스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Anne Tyler <홈시크 레스토랑에서의 저녁 식사 Dinner at the
Homesick Restaurant>
J.R.R 톨킨 <반지의 제왕>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닥터 지바고>
이디스 워튼 <환락의
집>
크리스틴
다치필드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에이바가 독서를 할 때처럼, 나 역시 <내 인생 최고의 책>에 빨려 들어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독서를 하는 걸 경험한다. 종종 그럴 때가 있는데, 바로 이 책이 나에게 그러했다. 나 역시 독서활동을 통해 진정한 나 자신을 찾고
싶은 건 아닌지 생각해본다. 많은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독서활동을 통해 작품을 감상하고 논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기쁨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각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안나 카렐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