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엄청난 점잇기 책이 도착했다. 아들이 받자마자 팔짝팔짝 좋다며 뛰는 모습에 부모로서 뭔가 잘한 느낌으로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데 책을 펼치고 나서 순간 아찔했다. 말이 숫자 잇기 천(1000) 이지, 너무 깨알 같은 숫자에 눈이 핑핑 돌아갈 것 같다는 생각을 제일
먼저 했다.
일단 아들에게 하루 종일 이것을 하면 안 된다고 당부를 하고 약속까지 받았다. 조금 점잇기 놀이하고 먼 산 바라보며 눈 풀어주기를 하기로
말이다. 집중력 향상과 재미도 좋지만, 눈 건강을 걱정하는 내가 좀 극성맞은 것 같긴 하다.

동일한 사진을 다양한 필기구로 작업했을 때의 느낌을 볼 수 있다. 실수를 할 수 있기에 우리는 연필로 작업하기로 결정하였지만, 내
눈엔 얇은 펜이 가장 깔끔해 보였다.
책을 받고 다양한 캐릭터들을 감상하는 아들이 제일 먼저 결정한 캐릭터는 블랙 위도우였다.
조금씩 작업하기로 약속한 아들이 2일에 걸려 완성한 첫 작품이다. 절취선이 있어 종이를 뜯어서도 작업을 할 수 있고 완성 후 벽에 걸 수
있어서 좋다. 동시에 여러 명이 작업할 수도 있다.
아빠와 아들이 어벤저스 팬이라 그런지 캐릭터를 살펴보고 또 살펴보는 모습이 귀여웠다. 블랙 위도우가 너무 못생겼다는 신랑의 말에 웃음밖에
안 나온다. 당최 뭘 원한 거야?라고 묻고 싶었지만 목구멍에서 삼켰다. ㅋ

점잇기를 하는 방법이 상세히 설명이 되어 있어 좋다. 다음 작품은 다양한 색을 사용해서 해도 멋있을 것 같다. 실수로 번호를 잘못
연결하더라도 결과물은 여전히 멋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주어 좋다. 집중력 향상에도 좋고, 천 이란 숫자까지 꼼꼼히 작업하는 아들의 모습에서 인내심
또한 기를 수 있는 것 같아 보기 좋았다.

컬러링과 점잇기 중 점잇기가 더 재미있는지 여전히 점잇기만 작업하고 있다. 천 이란 숫자까지 선을 이어 멋진 작품이 나오는 것에 성취감을
느끼는 듯하다. 올 연휴는 이 책으로 인해 심심하지 않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