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의 맛 문학동네 청소년 48
조남주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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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으로 인해 이 책을 읽으며 귤의 맛이 어떨까? 란 생각이 들 줄 알았는데, 등장인물들이 먹는 떡볶이가 더 먹고 싶어진 건, 결국 개인적인 취향이 여전히 크게 반영된다는 뜻이려나?


약한 불로 계속 끓고 있던 떡볶이는 국물이 다 졸아들고 떡도 팬 바닥에 눌어붙었다. pg 124


이 새벽에, 냉동실에 비상식량처럼 저장해놓은 미미네 냉동 떡볶이를 살포시 꺼내어 놓는다. 오늘 아침은 떡볶이? 이것이 진정한 책의 힘? ㅋ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는 책을 만났다. 역시 조남주 작가답다. 흠뻑 빠져 이 어린 소녀들의 각자 이야기와 상황, 관점에서 이야기를 저자의 세심하게 이끌림에 푹 빠져 읽게 되었다. 저자의 친필 사인에 "아직은 그럴 나이"라는 문구가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필자는 유년 시절을 한국에서 자라지 않았고, 이상하리만큼 초등학생 시절의 기억이 거의 없기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복잡 미묘한 이야기를 경험해본 적이 없다. 이런 경험들, 감정을 느끼며 한국 아이들이 성장할 수도 있겠구나, 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특히 학교 공부, 진학, 학원 관련으로 그려낸 이야기가 그저 말로만 듣던 일상을 간접경험하게 된다. 어쩌면 그래서 내가 한국에서 쭉 성장한 여자 동료들과 가까이 지낼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건 소설이지만, 현실과는 얼마나 다를지 상상하게 된다. 애정과 권력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엇갈리고 나뉘었다. 크고 작은 균열이 생겼다가 메워지고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생겨 각기 속앓이도 했다. pg 149  어쩌면 나 역시 다르지만 비슷한 경험과 생각을 하면서 성장했을지도 모르겠다. 그저 소설 속 아이들이 겪는 일들과는 달리, 외딴 미국이란 땅에서 혼자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언어의 벽과 문화 차이를 느끼고 훌쩍 어른인 척 행동해야겠던 나의 유년시절을 회상하게 된다. 



친구끼리 제주도 여행을 가서 얼마나 재미있었을까? 사실 그런 거 해보고 싶어서, 한국에 있는 학교를 다녀보고 싶어서 대학원을 가기도 했다. MT 가보고 싶어서 진학했다고 하면, 믿어줄까? ㅋㅋ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아무 일 없기를 바라게 되었다. 불안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냈고, 그렇게 별일 없는 하루가 끝나도 다음 날 무슨 일이 생길 것 같다는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두 감정 사이를 넘어오던 순간을 기억한다. pg137



이렇게 사람들은 불안정한 사춘기 시기를 겪을 수 있겠구나, 나는 고세 다 잊고 지냈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의 과거도 떠올렸지만, 앞으로 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시기를 지낼 우리 아이들을 상상하게 된다. 처음에는 최대한 내가 도와주어야겠다, 잘 지낼 수 있게 좋은 엄마, 좋은 친구가 되어주어야겠다, 란 생각이 들었는데, 은지와 하은이의 관계에서 은지가 들었던 감정을 읽으며, 그마저도 혼란이 오기도 한다.


은지는 하은과의 문제가 해결되어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이 아무것도 한 게 없다는 사실은 다시 은지를 자신 없게 했다. 통화 이후에도 은지가 회복되지 않자 은지 엄마는 서울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 결정도 은지의 것은 아이였다. pg 120



선행, 자사고, 공부, 학원 등에 대한 내용이 나올 때마다 마음이 불편하다. 나는 경험해보지 못했는데, 내가 아이들을 "이렇게 해야 해~"라면서 볼아 세울 수 있을까?


학원에서 선생 다 뽑은 애들에 대한 가장 큰 편견이 뭔지 알아? 학교 수업은 안 들을 거라는 생각. 애들이 방정식이니 함수니 하는 걸 아, 너무 알고 싶어, 그러면서 배울 거 같애? 그냥 하는 거야. 공부는 습관이고 태도거든. 일단 몸에 배면. 학원에서든 학교에서든 수업 잘 듣고 문제 열심히 풀고 외울 거 딱딱 외우는 거지. pg 54



난 우리 아이가 어떠한 인생의 결정을 하든, 감히 함부로 인생이 망쳤다느니 실패라느니란 말을 지껄이지 말아야겠다, 고 다짐하게 된다.


"제 인생 망치지 않았어요. 망쳐지지 않았어요, 아빠" pg 93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책이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다윤이, 소란이, 해인이, 은지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의 어린 시절, 성인이 된 후, 엄마가 되어 아이를 키우는 입장으로, 다양한 각도로 이야기가 들린다. 다시 다윤, 소란, 해인, 은지 이야기를 보며 은연중 예상을 하긴 했지만, 진짜 그랬을 줄이야!!! 



초록색일 때 수확해서 혼자 익은 귤, 그리고 나무와 햇볕에서 끝까지 영양분을 받은 귤. 이미 가지를 잘린 후 제한된 양분만 가지고 덩치를 키우고 맛을 채우며 자라는 열매들이 있다. 나는, 그리고 너희는 어느 쪽에 가까울까. pg 161



나는 어떤 귤에 가까울까? 어떤 귤에 가까운 아이들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을까? 아직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낙오되는 것 같고 불안할 때도 있었다. 그래도 된다고 생각한다. 천천히 답을 찾아가면 된다고. 아직은 그럴 나이라고. pg 205 이렇게 나이 먹고 아이 엄마가 되어봐도 여전히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인 것 같다. 16세 소녀, 아직은 그럴 나이라는 점에 의심은 없지만, 46살이 되더라도 아직 그래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드는건 여전히 철이 없어서일까? 어쨌거나 결국 우리는 평생 이런 생각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 숙명을 가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좀 더 태연한 척 하루를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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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인지 학습법 - 생각하는 부모가 생각하는 아이를 만든다
리사 손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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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 느껴야 한다. 그리고 공감해한다.


나의 삶을 살면서도 그래야 하겠지만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면서 더더 이 생각이 많이 든다. 리사 손 박사가 집필한 『메타인지 학습법』에 대해 주변 지인에게 들었고 궁금했던 차에 드디어 읽어 보았다. 읽은 지는 한참 되었는데 너무 주옥같은 말씀이 많아서 오히려 글로 남기는 게 더 오래 걸린 것 같다.



우선 너무 강추하고픈 책이다. 그리고 여러 번 다시 보게 되는 책이다.



그냥 학술적으로 증명된 fact만 나열된 것이 아니라 솔직한 인간 리사 손 박사의 경험담이 함께 녹여져있어 이해하기도 좋고 너무나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나와 매우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부분에 반가웠고 나의 생각이 심하게 틀리지 않다는 생각이 위안이 되기도 했다. 밑줄도 엄청 긋고, 메모도 많이 남기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읽게 된 책이다. 그리고 신랑과도 폭풍 수다...



우선 나만의 경험, 다양한 책들을 통해 대략적인 교육철학을 세우며 아이들을 지도하는 요즘, 이 책을 만나 나의 생각이 더 정돈된 기분이 들었다. 메타인지의 정의도 정확하게 알게 되었고, 우리 아이가 삶의 주체가 되게 해주려면 나는 어떤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기도 했다.



흔히 메타인지가 공부 잘하는 방법으로 생각하는데 아주 큰 오해라는 점, 메타 인지는 평생 키워나가야 하는 것이며 학생보다 성인에게 더 필요한 능력이라는 점이란 걸 알게 되었다. 어찌 보면 내가 어린 시절부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메타인지 발달이 우연히, 저절로, 어쩔 수 없이 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난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도와주지?



메타인지를 키우려면 자기 자신의 상태를 잘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더불어 많은 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잘 안다고 착각한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난 참 다행이라 생각한다. 왜냐? 난 아이를 잘 안다고 착각하지 않으니까. 나도 나를 모르는데, 네가 나를 어찌 알겠느냐? 뭐 이런 노래 가사도 있지 않나? ㅋ


어쨌든, 나도 아이를 잘 모르겠어서, 내가 선택한 지도하는 방법은, 이런저런 질문을 통해 스스로를 파악하고, 직간접 경험을 통해 본인을 알아가라고 지도하곤 한다. "난 네가 아냐, 난 너의 마음을 다 읽을 수 없어! 너 스스로 너를 알아가려고 노력해야 해!" 그래서 공부를 할 때, 스케줄을 짤 때도 오롯이 아이가 주체가 돼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편이다. 이건 좀 내가 잘하고 있네~ 스담스담 ㅋ



부모와 아이를 혼란으로 빠뜨리는 학습화된 세 가지 착각을 저자는 말한다.



1. 빠른 길이 좋다고 생각한다.


2. 쉬운 길이 좋다고 생각한다.


3. 실패 없는 길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 세 가지 착각을 바로잡아야지 아이도 부모도 자신감도 믿음도 생겨나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근데, 이 세 가지를 사람들이 정말 착각을 하는 걸까? 이 부분에서 착각일 수 있지만, 나 역시 그렇게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에 뭔가 더 내가 착각을 하고 있는 걸 찾고 싶은 아쉬움이 있었다.



아이들이 '무언가를 배우는 것 learning' 보다 '배우는 방법을 배우는 것 learning to learn'이 메타인지의 기술이다. 그래서 스스로 학습이 중요하고, 자신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고, 본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게, 그래서 중요한가 보다. 배우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 정말 지당하신 말씀 같다.



그래서 내가 사교육을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나 보다. 아이가 배울 자세가 되어 자발적으로 공부를 하러 학원이든 과외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찬성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님의 등에 떠밀려 학원을 가고, 학원을 가서도 자신이 뭘 아는지 모르는지도 모른 채, 옆에서 떠먹여주는 지식을 받아먹고 있다. 심지어 가고 싶지 않아 하는 아이들은 학원에서 친구들 만나는 걸 위안 삼아 열심히 학원 전기 요금과 임대료를 내주고 있다. 학원 근무를 짧게 해봤지만, 학원에서 빛을 보는 아이는 정말 한 손에 꼽는다. 사실 나머지 아이들은 그냥 집으로 돌려보내 학습할 자세를 먼저 익히고 와야 할 텐데... 란 생각이 들 때가 참 많았다. 그들의 부모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냥 학원에 보내면, 학원 선생님이 가르치면 아이가 나아질 것이라 희망한다. 그냥 희망일 뿐은 걸, 지갑 다 털리고 나서야 아시게 될까? 난 할 만큼 했어, 돈 썼잖아! 하면서 스스로 위안을 삼으려는 마음일까? 란 생각도 한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학원 근무를 하며 회의감이 들기도 했고, 아이들, 부모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는 기분이 들어 학원 근무를 그만두기도 했다.



학원의 수준이 올라가려면 부모의 수준이 올라가야 한다. 부모의 수준이 올라가야 아이들이 바꿀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아니, 학교 성적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인생을 경쟁심으로 여기고, 학습의 본래의 의미를 놓치는 점이 나 역시 안타깝다.



아이의 성적이 떨어지는 이유를 학원 선생님 탓으로 돌리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이의 성적이 떨어지면 "저번 학원 선생님은 공부를 너무 안 시키더라고요. 그래서 학원을 옮겼어요."라고 이야기하는 부모가 많다. 사실 선생님은 정보 전달자에 불과하다. 학습은 오롯이 아이의 몫이다. 그래서 이 사실을 거꾸로 생각하면 아이가 아닌 선생님에게 집중하게 된다. 학습은 분명 아이가 해야 하는 것인데 선생님이ㅇ 해결해 줘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아가 '우리 아이는 애초부터 공부와 거리가 먼 아이'라며 자포자기하는 부모가 있다. pg147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대목은 동화작가 제프리스 테일러 Jefferys Taylor 가 재해석한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이다.



거북이가 한참 걸린다고 놀리는 토끼에게 거북이가 한방 날린다. 거북이의 걸음걸이가 오래 걸릴 수는 있어도 자신의 속도에 만족한다고. 만약 토끼가 그렇게 달리기가 자신 있다면 80km 경주해보자고.



너무 공감하는 말이다. 우리의 인생도 너무 토끼의 관점에서만 세상을 바라보는 건 아닐까.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한국에서는 대학교 입학이 이렇게 중요할 수 없다. 아이를 낳을 때는 몰랐는데 초등학교 입학하니까 무슨 다 시험 준비생처럼 아이를 치열하게 키운다. 헐~ 대학교 입학이 마치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것처럼 취급하고, 대학교 입학을 안 하면 실패자 취급을 한다. "모든 대학이 다 좋은 대학이야~ 네가 가서 어떻게 공부를 하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어~"란 야기를 쭈욱 듣고 큰 나에겐 너무 안타까운 한국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나는 팔랑귀가 안돼서 초심을 잃지 않고 아이를 대할 수 있을까? 자꾸 전염되는 기분이 들어 더더 귀를 차단하게 된다. 근데 만약 우리 아이가 나를 원망하면 어쩌지? 남들 엄청 시킬 때 자기도 시켜주지 그랬냐고. 흠...


걸음이 느리다고 놀리는 토끼에게 "난 지금도 충분히 행복해. 근데 네가 꼭 경주를 해야겠다면 우리 한번 해보자"라는 거북이의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는 저자는 말한다. 근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으려나? 란 생각이 든다. 만약 우리 아이가 오히려 나를 원망하며 더 빡세게 다른 아이들처럼 지도해주지 그랬냐고 원망하면 난 어쩌지? 하고 말이다. 인생에서 중요한 건 그게 아니란다~라고 말하는 나에게, "그럼 뭐가 당장 중요한대요?"라고 말하면, 어쩌지? 에이, 설마, 안 그러겠지? ㅋㅋ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져야지 ㅋㅋㅋㅋ



서두르지 말고 그러나 쉬지도 말고, 조급함에 대처하는 부모의 자세에 대한 내용도 매우 공감한다. 선행 학습에 익숙한 아이들은 자신의 실제 실력보다 자신의 수준을 높다고 착각한다고 한다. 학습을 놀이처럼 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만큼 진지해야 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내 아이를 도와주고 싶다면 아이 스스로 속도와 깊이의 균형을 잡을 기회를, 시간을 줘야 한다. 진짜 중요한 것 같다. 아이가 스스로를 알아가기 위해 옆에서 좋은 질문을 해준다면 더더 좋을 것 같다.



학습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기에 생각보다 배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으며, 그 과정 또한 쉽지 않음을 인정해야 한다. 부모가 이런 생각을 가지는 순간 비로소 아이는 자신이 느리다고 창피해하지 않고 스스로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으며 쉽게 포기하지 않는 법을 배우게 된다. 자신의 메타인지를 발달시킬 수 있는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pg 194



남과 비교하는 걸 끔찍이 싫어하는 나다. 나는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 안 하는데 아이가 오히려 다른 엄마들과 나를 비교해서 버럭 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엄청 폭풍 대화를 나누었었다. 우리 아이가 어떤 점에선 잘 하고 어떤 점에선 매우 부족하지만, 개선하고 있는 중이라고 인정하는 자세는, 역시 바른 것이었다는 생각에 꼭 신랑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야기해야겠다. 내가 워낙 뭐든 느린 사람이었어서 그런지 아이가 느려도 이해가 참으로 잘 된다. 그래서 나도 아이도 크게 개선을 못하나? 란 생각에 살짝 든다.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대해줘야 하는지에 대해 잘 설명이 되어 있어 너무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었다.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이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어떤 조력자가 돼야 하는지 더 명확히 인지할 수 있어서, 그리고 나의 어설픈 논리가 꼭 틀리지 않았음에 위안을 얻게 되는 책이기도 했다.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그 꿈을 끊임없이 가질 수 있도록, 용기와 희망을 주는 생각하는 조력자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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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1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안 스파르 그림,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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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표지가 너무 이쁘고 귀여워서인지 우리 딸이 엄청 좋아하는 책이기도 하다. 구겨질까 마음 졸이고 있는 엄마의 마음은 뒤로한 채, 자꾸 그림을 찾아 본다.

나중에 다 너꺼야~~하는 마음으로 냅두지만, 심히 심기가 불편한 건 내 고질병인듯.

우선 슬프지만 굉장히 흥미롭게 보았다. 어른을 위한 동화이면서 청소년, 초등학생은 좀 빠른감이 있지만, 중학생부터는 읽어도 되지 않을까? 란 생각이 든다. 프랑스 책 특유의 책 제본 방식으로 이쁘게 실로 엮어 만든 책이었다. 이런 식으로 디자인이 된 책은 모두 다 원작이 프랑스라는 점도 꽤 흥미롭다.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 Douglas Kennedy도 매우 흥미로운 인물이다. 책의 제목인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Aurore's Amazing Adventures>의 원서 커버 디자인이 궁금해서 아마존에 들어갔더니, 원서가 영어가 아니었다! 어라? 저자가 미국사람 아니었나? 저자에 대해 좀 더 알아보니,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이고 미국사람은 맞는데, 미국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작가로 유명하며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 엄청 인기가 많은 저자라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영어원서는 없지만 프랑스어로 출간되어 우리나라에서 변역이 된, 귀한 책이다. 난 프랑스어는 못하니까.

이 책의 주인공 오로르는 자폐증을 가지고 있는 아이이다. 오로르를 통해 보는 세상은 매우 특별하다. 말을 못 해서 테블릿을 통해 소통을 할 수 있지만 오로르에게는 신비한 힘,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건 바로 상대방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축복인지 아닌지에 대해 계속 생각하면서 읽게 된다. 오로르가 상상하는 참깨 세상은 유토피아이다. 모두가 아무 걱정도 없고, 오브라는 친구도 있다. 마치 우리 둘째에게 상상속 친구, 자기 자아인 숙희언니가 있는 것처럼.

힘든 세상 사람들은 모두가 나름대로 외로워. 그래서 '친구'라는 개념이 생긴 거야. 친구는 그냥 재미있게 놀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야.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 주기 위해 존재하는 거야.

pg 37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각자의 고민과 걱정에 이고 살고 있다. 은행원인 엄마와 작가인 아빠는 이혼을 했고, 각자에게는 애인들이 있다. 엄마의 애인은 은행 동료이고, 아빠의 애인은 10살 어린 클로에인데, 아빠의 아이를 갖고 싶어 한다. 오로르는 장애인이고, 오로르의 친언니는 에밀리 언니는 항상 화가 많이 나있다.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사춘기라서 그래, 로 치부해버리기엔 또 어찌 보면 이유 있는 화가 잔뜩 차있다. 이걸 어떻게 승화해서 표현하고 다스릴 줄 모르는 것뿐. 에밀리 언니의 친구인 루시 언니는 비만이다. 루시가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 차서 더 비만이 되는 것이 안타깝고 주변 사람들이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고 놀리는 모습에 오로르는 안타까워한다. 그리고 도와주고 싶어 한다.

다른 사람의 행복은 네 책임이 아니야. 네 행복이 남의 책임도 아니고.

남을 도우려고 하는 건 아주 좋은 일이기도 해. 그렇지만 인생을 더 밝게 보도록 남을 설득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야. 인생을 달리 보는 건 스스로가 해야 하는 일이야. 모든 건 선택이야.

pg 62

11살 오로르를 통해 보게 되는 우리의 "힘든 세상"에서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나, 생각이 든다. 집단 괴롭힘, 연대의식, 우정, 비만, 디지털 시대, 이혼, 소속감에 대해 힘들어하고 고민하는 이들에게 좋은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자폐는 이래야 한다, 뚱뚱한 사람은 이럴 것이다 같은 선입견을 버리고 함부로 그 누구도 단정 지으면 안 될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장애를 가진 사람과 아닌 사람은 그저 상황이 다를 뿐이며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특별하고 빛난다는 점과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가 소중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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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여행자
무라야마 사키.게미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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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얇은 책이 도착했다. 내지가 아주 뻔쩍뻔쩍 거린다. 고급 잡지를 읽는 기분이랄까. 앉은 자리에서 단번에 읽을 수 있을 만한 큰 부담 없고 이쁜 책이다.



이 책의 내용도 풋풋하지만 단연 일러스트가 눈에 쏙쏙 들어오는 책이기도 하다. 총 3가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꽃게릴라의 밤, 봄의 여행자, 그리고 또그르르. 마지막 또그르르는 색을 빗대어 시 같기도 하고 산문 같기도 한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림과 색상, 그리고 글이 합쳐져 모든 묘사가 더 풍부해지는 느낌이다.



이 책의 표지가 두 번째 이야기인 <봄의 여행자>의 내용에 대한 그림인 것 같다. 하늘을 나는 거북이가 마을에 잔뜩 달아올 것 같다는 할아버지의 말씀. 거북이들은 51년에 한 번씩 먼 우주에서 지구로 돌아오는데 이 마을의 언덕에 알을 낳는다는 것이다.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은 할아버지의 말씀을 듣게 된다. 몽상적인 이야기 같지만 왠지 빠져들게 된다. 아주 흥미로운 상상력이다란 생각을 하면서. 전쟁이 주는 폐해에 대해도 함께 생각을 하게 하는 이야기였다.




아주 아주 먼, 조상 시대부터 우리는 그래왔어요. 같은 이 별에서 태어난 지구의 형제여. 당신들을 만나기 위해, 당신들의 곁으로 돌아오기 위해 우리는 머나먼 하늘을 여행한답니다. 


pg 49


첫 번째 이야기긴 <꽃게릴라의밤> 도 신선했다.  꽃게릴라의 의미도 너무 사랑스럽다.


꽃을 훔치는 사람을 꽃도둑이라고 한다. 그럼 '꽃게릴라'는 무엇이냐 하면, 공원이나 공터나 남의 집 정원 같은 곳에 몰래 꽃씨를 뿌리거나 알뿌리를 심거나 하는 사람을 말한다.


pg 9


사람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될 때,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을 그 사람에게 덧씌워 보곤 해. 진짜 그 사람이 아니라, 자기 마음이 만들어낸 공상의, 환상의 모습을 동경하는 거야.



시간이 좀 더 흐르면 알게 될 거야. 사람은 누구나 그렇거든. 누군가를 동경하고 그 사람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언젠가 그 사람을, 그 환상 속의 모습을 앞질러 가.


그렇게 어른이 되는 거야


pg 22


모든 것이 새로 시작하는 봄이 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만 묶여 생활을 해서 그런지 꽃과 새싹이 주는 기쁨이 몇 곱절 더 소중하고 감사하다. 보이지 않는 병균과의 전쟁에서 피폐해진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기에 잠시나마 책에 정신을 쏟으며 읽기에 좋은 <봄의 여행자>를 추천하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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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ightmare Arcanist (Paperback)
Shami Stovall / Capital Station Books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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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acter driven fantasy young adult novel 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Knightmare Arcanist를 추천하고프다. 주인공 Volke Savan은 gravedigger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 신분에 국한되어 살지 않고, trying something new out of his life를 하려고 무던히 노력을 하며 성장한다. 저자 Shami 가 만든 세계, magical system에는 arcanist 와 eladris (magical companions)가 있는데 stong bond 해서 살아가는 heroic journey를 그린다. Harry Potter가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공감을 주었든, 이 책 역시 등장인물들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할 것 같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재미있고 교훈적이고 신비로운 세계를 맛볼 수 있어 추천하고 싶다. 아들을 위해 꼭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arcanie 은 mysterious 란 뜻을 가지고 있는데, arcanist는 A craftsman who has knowledge of a manufacturing secret라고 단어 뜻이 나와 있다. 이 책에서의 arcanist는 a hero who can control a magical power로 볼 수 있다. magical creatures와 bonding을 해서 special power를 공조하게 사람을 뜻한다. Volke와 a knightmare named Luthair 가 bonding을 한 케이스랄까. 등장하는 많은 creatures로 상상력이 많이 필요하여 더 재미있는, how magic is manifested is broken into numerous categories and discussed at length.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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