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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수업 - 풍성하고 깊이 있는 클래식 감상을 위한 안내서
김주영 지음 / 북라이프 / 2017년 10월
평점 :
기본적으로 라디오 주파수는 93.1인 KBS 클래식 FM으로 맞추어져 하루 종일 클래식을 들으며 사는 것 같다. 물론 중간에 국악이 나오는 시간도 있긴 하다. 국악도 자꾸 들으면 정겹다.
클래식을 하루 종일 듣지만 사실 클래식의 기본교양은 전혀 알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음악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어느 한때, 외우기 식으로 클래식을 공부해보려 한 적이 있다. 내가 듣고 있는 것이 뭔지는 알고 싶다는 생각에 말이다. 하지만 웬걸? 갑자기 클래식에서 마음이 멀어졌다. 급기야 더 이상 듣기도 싫어진 적이 있었다. 마냥 어렵고 두렵고 머리가 아파졌었다. 지금은 그냥 마음을 비우고 들으며 마음의 평온을 찾기는 하지만, 스멀스멀 클래식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은 언제나 있었다.
그러던 중, 클래식 수업이라는 책을 만났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을 읽으며 정말 내가 이토록 모르는 것이 많았구나, 그리고 음악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있구나 하는 점이었다. 이 책은 다행히 어려운 얘기의 나열이 아니라 스토리텔링 식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 김주영 씨는 피아니스트 겸 칼럼니스트이다. 음악가들의 생생한 연주 이야기와 그의 해설을 읽고 있으면 클래식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이야기 전개도 새롭다. 그의 솔직한 발언이 더욱더 매력적으로 다가가게 된다. '오랜 숙원인 '정리'는 이제 포기해버렸다'라거나, 그가 그의 글을 향해 '보잘것없는 이야기'라 하지만, 이렇게 실속 있고 꽉 찬 그리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어디 있으랴. 더불어 용어 정리, 시대 흐름 정리, 인물에 대한 로드맵이 잘 그려져있다. 여담과 같은 음악 이야기도 재미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피아노곡은 무엇이며, 비를 좋아하는 작곡자들에 대한 이야기라던가, 쇼팽의 4대 천왕에 대한 이야기도 매우 흥미로웠다.
이 책의 재미는 저자의 매력도 있지만, 그가 언급하는 곡들을 찾아보며 듣는 것도 재미있다.
사실 이 책을 읽은 지 3주 만에 서평을 쓰는데, 내 머릿속에 많은 정보들이 남아있지는 않다. 사실 곡 제목이나 멜로디, 작곡가 역시 매칭이 안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클래식 수업의 책을 옆에 두고 아무 때나 아무 페이지를 펼쳐봐도 마냥 재미있게 계속 읽게 된다. 외우려 하기보단 감상을 하려, 클래식에 대한 열정이 있기에 호기심이 생겨서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이 책이 참 많은 도움을 준다.
클래식을 잘 모르는 사람, 알고 싶은 사람, 궁금한 사람은 이 책을 꼭 권한다. 특히 음악에 종사하시는 비 클래식 부류의 음악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들께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갖가지 대지의 꿈에서 생겨난
온갖 음 가운데서
하나의 조용한 음만이
귀 기울인 사람을 위하여 울리고 있다. pg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