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부터 정리하라 - 인생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사소한 일들
윌리엄 H. 맥레이븐 지음, 고기탁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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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부터 강렬하다. <침대부터 정리하라>라는 말의 의미가, 침대도 정리 못하면서 어찌 인생을 제대로 살 수 있겠냐는 내용일까? 침대같이 사소한 것부터 정리하는 습관을 키우라는 조언이 담겨있겠지? 하며 대략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 것이란 짐작과 기대를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마존, 뉴욕 타임스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페이스북 동영상 조회 수 1억, 댓글 15만 개 돌파!라는 어마어마한 수식어를 가진 책이다.

저자 윌리엄 H. 맥레이븐은 ROTC 출신으로 미국 해군에서 37년간 복무했다. 책 내용에서 소개되는 그의 해군 경험담이나 훈련과정이 매우 흥미로웠다. 그는 2011년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넵튠 스피어>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사람이고, 2014년 모교인 텍사스 대학 오스틴 캠퍼스에서 전한 졸업식 축사를 기반을 두고 집필한 책이 바로 <침대부터 정리하라>이다.

이번 해에 졸업식 축사를 기반으로 읽었던 제임스 라이언의 <하버드 마지막 강의>란 책도 기억에 많이 남았는데, 저자 윌리엄 맥레이븐의 삶 자체가 너무 다이내믹하고 평소에는 만나보거나 알고 지내기 어려운 사람이라 더 흥미로웠다. 그러며 우리나라 군인들에 대해 상상해보기도 했다.

이 책은 총 10개의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중, 삶 자체가 공평하지 않다는 장을 읽으며 머리로는 인지하고 있었는데 그의 친구가 겪은 이야기를 들으며, 또다시 나의 삶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훌륭하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잘 살아가는 이들에게 아무 이유 없이 불행이 닥칠 수 있다. 그냥 이걸 받아들이라는 내용을 그의 경험담인 <설탕 쿠키>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왜 나에게만? 이란 자기 연민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미래를 향해 달려가라는 말이 참 와닿았다.

이 책은 짧고 간결하며 임팩트가 큰 책이다. 그의 37년 군 생활 동안 깨달은 교훈과 통찰력을 통해, 경건한 태도로 나라를 위해 봉사한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그를 보니 나도 세상을 바꾸겠다는 큰 포부는 없지만, 내 인생 역시 주도 있고 열정적으로 살아가야 마땅하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다. 현실에 불평하지 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루어 내는 것이 진짜 성공이고 진짜 제대로 된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무리 그 임무가 사소할지라도 말이다.

그들은 모두 삶이란 고난의 연속이며 때로는 그날 하루의 결과에 대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수긍했다. 병사들이 죽어 나가고 유가족들은 비탄에 빠져 있는 전쟁터에서 하루하루는 한없이 길고 불안한 순간들로 가득하다. 사람들은 위안이 될 만한 무언가를, 다시 하루를 시작할 동기를 부여해 주고 수시로 추잡한 면모를 드러내는 세상 속에서 자부심을 느낄 만한 무언가를 찾는다. 그 무엇도 인간의 신념이 주는 힘과 위안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때로는 침대를 정리하는 단순한 행위 하나가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우리를 일으켜 세워주고, 하루를 제대로 끝냈다는 만족감을 선사해 줄 수 있다. pg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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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문장
에도가와 란포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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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에 푹 빠져있는 요즘, 일본 탐정 소설의 선구자라는 수식어를 가진 작가 에도가와 라프의 미스터리 스릴러 신작이 나왔다기에 누구보다 빨리 읽어보고 싶었다.

읽는 내내 '이건 뭔가요.... 이렇게 무능력한 탐정은 처음 봤으며 그가 말할 때 선택하는 단어가 마음에 안드네...'란 생각을 하며, 저자의 수식어가 과장이었나? 혹 번역가가 문제가 있나? 란 생각마저 들었다. 처음부터 너무 범죄자의 범행을 두고 끔찍하고 마법 같고 주도면밀하다는 점을 엄청 강조하며 과장을 엄청 해서 부분이 좀 부담스러웠다. 너무 그동안 끔찍한 추리소설들을 읽어서 그런가, 아직 뭔가 사건이 제대로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마치 엄청난 무언가가 일어난 듯 묘사하는 부분에서 초반에는 괴리감이 컸다. 답답한 마음이 들었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가는데 오호~~~~ 역시, 에도가와 란프!! 오호~ 왜 이 책을 읽는 내내 답답해했는지 충분히 이해가 갔다.

추리소설을 어느 정도 읽은 고수 독자들은 나처럼 감쪽같이 속고 있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난 어쨌든 완전 속았고,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기도 했다.

명탐정인 무나카타 류이치로 박사, 그의 조수들, 그들을 고용한 가와테 쇼타로, 그에게 원한이 많아 그의 가족을 몰살시키겠다고 협박하는 범인, 그가 남긴 3중 소용돌이 지문, 그리고 이 모든 걸 명쾌하게 풀어주는 아케치 코고로, 이야기가 미궁 속으로 빠지려 하면 뭔가 새로운 사건이 더 생기는 묘미도 있고, 마지막의 반전을 꼭 지켜볼만하다. 읽는 내내 내가 왜 답답해했지? 하는 마음에 뭔가를 놓친듯한 기분도 들어서, 범인이 누구인지 알게 된 후, 다시 한번 이 책을 읽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아케치 코고로가 설명해주는 논리를 나 역시 다시 읽으며 장면 장면의 힌트를 캐치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추리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이 책 역시 꼭 읽어봐야 하는 책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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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의 말들 - 이 땅 위의 모든 읽기에 관하여 문장 시리즈
박총 지음 / 유유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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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출판사의 책을 다시 만났다. 유유 출판사에서 예전에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란 글쓰기 관련 책을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그리고 출판사 이름 자체가 독특해서 기억에 오래 남는다. 지금 이 책도 마찬가지가 될 것 같다. 다른 여느 책들과는 좀 다른 느낌의 디자인으로 구성되었다. 우선 책 읽기가 매우 힘들게끔 한 페이지에 들어가는 글자 수가 다른 책들에 비해 많다. 하지만 매우 가볍다. 즉, 쉽게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있게 만들어졌다. 양장본이 책을 꼽아두고 모셔둘 때는 멋지지만 실제 읽을 때면 더 조심조심 읽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처럼, 독서의 특성을 제대로 살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인 박총 역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의 솔직 담백한 고백 같은 책에 대한 애정, 열정, 짝사랑? 같은 것이 느껴진다. 그가 이런 독서법에 관한 책이 과연 팔리기나 하려나란 생각까지 했다는 말에 웃음이 절로 났다. 책이 좋아서, 책이 하염없이 좋아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는 작가의 말처럼 나 역시 그저 책이 좋아서 읽는다. 그냥 읽는 행위, 시공간, 나의 생각, 나만의 생각 속에 빠져든 내가 좋아서, 이 모든 것이 다 좋아서 책을 읽는 것 같다. 원고 진도가 나가지 않아도 책이 간절해서 글을 써야 하는데 책 읽기로 외도했다는 이야기 역시 작가의 순수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작가가 결국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다른 이들의 120개의 문장을 통해 전달한다. 그리고 저자는 그 문장에 따른 자신의 생각들을 나열한다. 중간중간에 그의 유머와 재치가 돋보이기도 하다. 한번 다 읽고 난 후, 휘리릭 빨리빨리 책장을 넘기며, 120개의 문장을 다시 읽으니 더 좋았던 것 같다.

이 책을 책 읽기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가 말하듯 독서에 대해 논하는 책들은 정말 셀 수 없이 많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 출간될 것이다. 독서를 좋아하지만 다른 이들의 독서법이 궁금해서 자꾸 읽게 돼서 그런지, 이런 책이 계속 나온다. 그가 제시한 120개의 문장들 중 가슴에 콕콕 와닿는 문구들이 많다. 그중, 최근 건강이 안 좋아진 상태라 그런지,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사람은 반드시 아픈 시간이 있을 것이다."라고 잉글랜드 의사가 말했다는데, 너무 당연한 말인데 지금 내가 가장 귀담아 들어야 할 말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 지금 이 책을 덮고 나가라. 그대의 발로 대지와 무수히 입 맞추라. pg223"라고 저자는 말한다. 작가님, 지금 밤 11시 넘어 거의 자정이 다 되어 가니, 대지와의 격한 입맞춤은 내일부터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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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유적지 여신상의 보석을 되찾아라 소프트웨어 왕국과 꼬마 베프 3
유경선 지음, 김미선 그림 / 한빛미디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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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왕국과 꼬마 베프의 첫 번째 시리즈인 <햄버거 성의 셰프봇을 작동시켜라>를 통해 소프트웨어와 코딩, 그리고 로봇에 대해 친근함과 개념을 잡을 수 있었다. 언제 2권이 출간했는지도 몰랐는데 이번에 벌써 3권이 출간되었다길래 3권부터 읽게 되었다. 그러면서 아들이 2권인 <놀이동산의 슈퍼컴퓨터를 작동시켜라>를 못 봐서 아쉬웠다고 빨리 구해달라고 호소를 한다.

우선 이 책은 재미있는 동화로 구성되어 있고, 미션과 재미있는 문제풀이, 그리고 유익한 정보가 가득하다. 워낙 인공지능, 로봇, 컴퓨터, 게임 등에 관심이 많은 아이라서 더욱더 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것 같다.

 
1권을 읽을 때는 몰랐는데, 소프트웨어 왕국이라고 해서 미션 지도가 있다. 앞으로 자물쇠로 걸려있는 책들이 앞으로 출간될 시리즈가 되려나 보다. 지난 이야기를 설명해주는 부분이 있지만, 중간 시리즈를 띄어넘은 것에 대해 뭔가 찜찜해 하는 아들.

이 책의 초등학교 2학년 민이와 초등학교 1학년 리, 그리고 꼬마 베프가 등장한다. 꼬마 베프는 소프트웨어 왕국에 사는데, 바이러스로부터 왕국을 지키려고 미션을 수행 중이고, 민과 리가 도와주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번 이야기는 고대 유적지 지킴이인 '이스캡'이 사라진 여신상의 보석을 찾고자 베프에게 미션 와치로 SOS를 한다. 용의자가 3명이 있는데 고대 부족의 언어를 모르기 때문에 통역봇의 도움이 필요한데 하필이면 고장이 났다. 그래서 고대언어사전을 토대로 해석을 해보고, 모스부호로 바꿔보고 0과 1로도 전환하며, 컴퓨터 방식의 언어로 전환하는 법을 간접적으로 배운다. 조건부 제시를 하는 알고리즘 역시 이 책에 자연스럽게 녹아있어 학습을 하고 있지만 놀이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책 중간중간에 QR코드가 있어서 모바일로도 손쉽게 문제풀이를 하거나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컴퓨터는 왜 0과 1로만 이야기할까?
사람은 문자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지만, 컴퓨터는 전기의 흐름으로 정보를 전달합니다. 고대 부족과 대화하려면 주먹이나 전구를 사용해야 하고, 외국인과 대화하려면 외국어를 사용해야 하듯이, 컴퓨터와는 컴퓨터의 언어로 대화를 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0과 1로 이뤄진 컴퓨터의 언어입니다. pg47

우리 주변에 현재 존재하는 기기들, 기능들을 소개해줌으로써 어디까지 발전이 되어 있는지를 아이들이 실제 체감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 역시 통역봇으로 TailTalk 가 있는지 몰랐다. 꼬리로 애완견의 감정을 알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한다. 정말 앞으로 얼마나 신기한 기능들이 발전해나갈지 궁금하다.

 

이번 책을 통해 컴퓨터의 언어와 2진수에 대해 재미있게 알아갈 수 있었다. 다음 시리즈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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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로즈 상상도서관 (푸른책들) 5
정소영 지음, 원유미 그림 / 푸른책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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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른을 위한 책일까 아이를 위한 책일까? 란 생각이 제일 첫 작품부터 하게 되었다. 이 책은 총 5개의 단편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나의 로즈>란 책 제목은 단편 중 하나의 제목이다.

첫 작품 <어깨 위의 그 녀석>부터 반전 부분이 강렬하다. 나 또한 너무 반성하게 되고 난 우리 아이에게 어떻게 말하고 행동했던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하는 잔소리, 기분 나쁠 줄 알면서 여전히 하는, 엄마로서 부끄러운 행동들이 필름처럼 휘리릭 눈앞에 지나갔다. 우리 아들도 기분이 나빴겠구나... 엄마가 이럴 때 싫었을 수 있겠구나... 엄마라는 위치적 권위 사상에 빠져 울 아들에게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주었겠구나란 생각을 하니 너무너무 미안해졌다. 이 책을 우리 아들에게 읽어보라 권하기 너무 부끄러워졌다. 혹 우리 아들도 이미 엄마 아빠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하고 있으면 어쩌지란 생각이 위축감마저 들었다.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갖게 만드는 책이다.

사실 어른이라 해도 다 옳지도 않은데, 마치 부모랍시고 나의 모든 말이 다 옳고 다 맞다는 듯 행동했던 기억이 떠올라 부끄러웠다.

이야기는 재미있고 흥미롭다. 그저 뭔가 자꾸 창피함을 느꼈을 뿐이다. <슈퍼맘 능력고사>에서 나오는 엄마처럼 공부하라 잔소리를 하거나, 엄마가 너를 위해 희생한다는 듯 육아는 아직 하고 있지 않지만, 우리 아이가 고학년이 되고 중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내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다. 나를 기준으로 우리 아이에게 무언가를 강요하거나 억압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 공감하고 먼저 위로를 줄 수 있는 엄마가 되는 것이 우리 아이들의 인생에서 더 필요한 존재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아빠의 구두>는 좀 뭐랄까 등짝이 싸~함을 느꼈다. 나도 아이들과 합세해서 남편을 외롭게 만든 적이 있었다. 사실 의도한 것이었는데, 이 단편을 읽고 또 반성에 반성을 하게 되었다.

가볍게 그리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창작 동화책임에도 불구하고, 아이 어른인 내가 읽으니 이렇듯 많은 생각들이 교차하게 되었다. 책에 대한 설명에서 '마음에 온기를 불러 넣는 다섯 편의 따뜻한 동화'라고 되어 있는데 정말 그런가?란 의문이 들었다. 따뜻한 동화란 의미 자체가 무엇인지부터 혼란이 왔다. 등장하는 다섯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마음의 아픔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고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기에 따뜻한 동화라고 하나보다. 난 왜 이 책을 읽으니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만 더 드는 것인지... 이 책을 읽는 우리 아이는 어떤 생각과 마음이 생기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이 책은 우리 아이들뿐 아니라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 교육자들이 꼭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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