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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위크
강지영 외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9년 9월
평점 :
한 권의 작가가 8명이란다. 오홍~ 이건 어떤 스타일의 소설이 되려나? 단편소설의 묶음집일까?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각자의 상상의 나래를 펼친 것일까? 궁금증을 자아내는 책 소개와 함께 <어위크>를 만나보았다.
전건우 작가의 프롤로그로 소설은 시작이 된다. 그런데 시작을 하자마자 드는 생각은, '아이고... 대책도 없는 이 사람들아...' 덤 앤 더머 앤 더미스트 라고 해야 하나... 소설이니 망정이지 아이고.... 란 생각을 하며 책장이 벌써 슝슝 넘어간다.
세상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세 남자가 등장한다. (그래서 dumb & dumber & dumbest 라고 해야만 했다) 그들 중 한 명이 우연히 경찰이 흘린 권총을 집게 되고 엉뚱한 계획을 세운다. 계획이라고 할 것도 없는, 말도 안 되는 계획. 총 한 개를 가지고 있으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줄 아나? 그들은 세상에 반란이라도 하듯, 현금수송차량을 털기로 결정, 대책 없는 엉성한 계획으로 일을 도모한다.
소설은 엄청난 속도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앞 4~5장 만에 계획 완료, 실행, 어찌저찌 돈 가방은 들었으나 곧 꼼짝없이 잡히게 생겼다.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어쩐지 짠하기까지 하더라, 나만 그렇게 느꼈을까나?
당연히 수포로 돌아간 계획, 그리고 예기치 않게 발견한 a WEEK라는 편의점에 들어가 인질 한 명을 잡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던 중, 너무나도 태연한 인질이 심심하고 할 일도 없는데 이야기나 해주련? 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러며 Sunday부터 각 챕터가 요일로 전개된다. 아~ 그래서 a week라고 했구나~ 싶기도 했다. 요런 소소한 걸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하다.
이 책의 좋은 점은 각 작가의 독특한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 작가를 아직 잘 모르는 나에겐 매력적인 작가들을 이 한 권을 통해 다 만날 수 있어서 큰 값어치를 했다는 점이다. 살짝 무게감이 있는 이야기와 완전 빵 터질 정도로 웃긴 이야기, 살짝 고개가 갸우뚱하게 하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그중, 김성희 작가의 <옆집에 킬러가 산다>는 정말 입 밖으로 껄껄 웃기까지 했다. 처음엔 뭐 이런 변태 같은 이야기가 있나? 싶었고 너무 생소한 흐름이어서 이게 뭐지? 했는데, 층간 소음을 이렇게 웃기게 풀어내고, 서로가 서로에게 대하는 방식을 보며 마치 블랙 코미디를 보는 기분이기도 했다. 마지막 부분에 다다랐을 때 또 한 번 매력을 발산하는 작가의 입담에, 김성희 작가 프로필을 찾아보게 되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아직 솔로로 소설을 집필한 이력이 없다. 세 권 모두 공동 집필한 책이 없다. 몰랐는데 이렇게 공동 집필해서 출간되는 책들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이런 경우가 굉장히 적은 줄 알았는데... 아무튼, 관심작가알림 신청 꾸욱 누르게 된다.
그 밖에도 모든 작가들의 프로필과 작품들을 살펴보며 읽고 싶은 리스트에 꾹꾹 담아본다.
결말은? 아, 다행히 해피엔딩.
그리고 맨 마지막의 '작가들의 말'을 보며 또 한 번의 매력이 물씬~
이야기도 재밌었고, 다양한 작가들을 만날 수 있어서, 이 책은 더더욱이 소중하게 기억하리라. 앞으로 한국소설도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