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 - '보는' 사람을 '읽는'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일에 관하여 땅콩문고
김겨울 지음 / 유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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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북튜브를 시작한 지 언 두 달이 지나 세 달이 지나고 있다. 블로그에서 서평을 남기는 것처럼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거라 간단하게 시작은 했지만 꾸준히 하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한창 영상을 만들다가 정작 책 읽을 시간이 없어져서, 에라이 모르겠다, 쉬엄쉬엄~이라며 이미 슬럼프에 ㅋㅋㅋㅋㅋ 뭐든 꾸준히 하는 것이 이렇게 중요하다는 걸 또 새삼 깨닫는다.

사실 유튜브 채널에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또 영어공부나 자녀교육 관련 영상을 올려야지 생각했는데, 웬만하면 한 우물만 파라고, 정체성이 중요하다는 야기를 들어 혼란이 오던 차다.

겨울서점을 알게 된 지 반년이 흘렀다. 언제 들어도 차분한 목소리에 좋은 문장으로 말을 전해줘서 마냥 좋았다. 그러며 그녀의 책도 읽게 되고, 이번엔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을 만나보았다.

김겨울 작가처럼 차분하고 인텔리한 채널을 운영하려는 생각은 없다. 시작부터 다르다. 아마도 깊이가? ㅋㅋ 하지만 책을 정말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이 어떤 책을 읽는지 궁금해하는 마음으로, 나의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꼭 지식인이어야 책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그냥 난 어떤 채널로 운영을 하면 좋을지, 그녀의 경험을 통해 나만의 색을 찾아가고픈 마음이 컸다. 그런 면으로 도움이 되는 책이다. 어쩌면 어떠한 일을 하든, 나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나에겐 유튜브가 그러하다.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그리고 특히 북튜브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방향을 제시하며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가볍고 얇은 책이다.(내용이 가볍다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필체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베어난다. 마치 그녀가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주듯 글이 써있어서 쉽게 읽어나갈 수 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2017년 통계에 따르면 성인 열 명 중 일 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여섯 명이라고 한다. 나머지 네 명 중에서도 열정적으로 책을 읽는 사람은 한두 명 정도라고. 그 한두 명이 나인가부다. ㅋ 난 그저 책을 좋아하게 되었고, 많은 이들에게 재밌는 책에 대해 조곤조곤 야기를 하고 싶은 거라, 더더욱 빛을 보기 어려울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든다. 그래도 뭐, 블로그에 글을 끼적이듯, 유튜브를 통해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형성될 수 있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라는 걸 생각을 하고 기획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난 무턱대로 내가 하고 싶은 말만 나열한 기분이 들어, 계획이란 걸 이런 것도 세워야 하는구나.... 새삼 느꼈다.

유튜브에 대해 무지한 나에겐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더불어 김겨울 작가의 매력에 더 빠져든 샘이기도 하다. 북튜브를 시작하고 싶다면 가볍게 김겨울 작가의 경험담, 생각, 추구하는 바를 들어보고 본인의 색을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영상 기획은 단순히 주제만을 정하는 과정이 아닙니다. 영상 전체의 분위기와 편집 방식, 내용 전체를 아우르는 과정입니다. 화면에는 무엇이 들어갈지, 화면의 톤과 분위기는 어떻게 잡을지, 어떤 내용을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지, 편집은 어떤 호흡으로 할 것이고 어떤 자료를 참고할지, 이 영상이 채널 전체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를 총체적으로 고민하는 과정입니다. pg 59

유튜브 채널을 성장시키고 싶다면 내가 하고 싶은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걸 보여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pg 61

어느 선에서 만족할지, 내 채널이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왜 유튜브를 하는지를 끊임없이 묻지 않으면 정신이 소모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pg 62

어떤 장르의 영상을 만들든 마찬가지입니다. 보여 주고 싶은걸 찍는 게 아니라 시청자가 영상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참여'란 영상에 나타난 정보를 무리 없이 받아들이는 상태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pg 64

노출수는 자신의 영상이 유튜브 홈 피드와 추천 동영상 목록에 노출된 횟수고 노출크릭률은 클릭당 비율 click through Ratio로, 노출이 클릭으로 이어진 비율을 의미합니다.

채널에 정기적으로 방문할 의사가 있는 사람이 천 명을 넘어야 하고, 사람들이 실제로 시청한 시간의 총합이 4천 시간, 즉 24만 분을 넘겨야 합니다. 10분짜리 영상 열 개를 올렸다면, 적어도 2천4백 명이 그 열 개의 영상 모두를 처음부터 끝까지 봐야 합니다. pg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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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위크
강지영 외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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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작가가 8명이란다. 오홍~ 이건 어떤 스타일의 소설이 되려나? 단편소설의 묶음집일까?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각자의 상상의 나래를 펼친 것일까? 궁금증을 자아내는 책 소개와 함께 <어위크>를 만나보았다.

전건우 작가의 프롤로그로 소설은 시작이 된다. 그런데 시작을 하자마자 드는 생각은, '아이고... 대책도 없는 이 사람들아...' 덤 앤 더머 앤 더미스트 라고 해야 하나... 소설이니 망정이지 아이고.... 란 생각을 하며 책장이 벌써 슝슝 넘어간다.

세상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세 남자가 등장한다. (그래서 dumb & dumber & dumbest 라고 해야만 했다) 그들 중 한 명이 우연히 경찰이 흘린 권총을 집게 되고 엉뚱한 계획을 세운다. 계획이라고 할 것도 없는, 말도 안 되는 계획. 총 한 개를 가지고 있으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줄 아나? 그들은 세상에 반란이라도 하듯, 현금수송차량을 털기로 결정, 대책 없는 엉성한 계획으로 일을 도모한다.

소설은 엄청난 속도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앞 4~5장 만에 계획 완료, 실행, 어찌저찌 돈 가방은 들었으나 곧 꼼짝없이 잡히게 생겼다.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어쩐지 짠하기까지 하더라, 나만 그렇게 느꼈을까나?

당연히 수포로 돌아간 계획, 그리고 예기치 않게 발견한 a WEEK라는 편의점에 들어가 인질 한 명을 잡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던 중, 너무나도 태연한 인질이 심심하고 할 일도 없는데 이야기나 해주련? 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러며 Sunday부터 각 챕터가 요일로 전개된다. 아~ 그래서 a week라고 했구나~ 싶기도 했다. 요런 소소한 걸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하다.

이 책의 좋은 점은 각 작가의 독특한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 작가를 아직 잘 모르는 나에겐 매력적인 작가들을 이 한 권을 통해 다 만날 수 있어서 큰 값어치를 했다는 점이다. 살짝 무게감이 있는 이야기와 완전 빵 터질 정도로 웃긴 이야기, 살짝 고개가 갸우뚱하게 하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그중, 김성희 작가의 <옆집에 킬러가 산다>는 정말 입 밖으로 껄껄 웃기까지 했다. 처음엔 뭐 이런 변태 같은 이야기가 있나? 싶었고 너무 생소한 흐름이어서 이게 뭐지? 했는데, 층간 소음을 이렇게 웃기게 풀어내고, 서로가 서로에게 대하는 방식을 보며 마치 블랙 코미디를 보는 기분이기도 했다. 마지막 부분에 다다랐을 때 또 한 번 매력을 발산하는 작가의 입담에, 김성희 작가 프로필을 찾아보게 되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아직 솔로로 소설을 집필한 이력이 없다. 세 권 모두 공동 집필한 책이 없다. 몰랐는데 이렇게 공동 집필해서 출간되는 책들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이런 경우가 굉장히 적은 줄 알았는데... 아무튼, 관심작가알림 신청 꾸욱 누르게 된다.

그 밖에도 모든 작가들의 프로필과 작품들을 살펴보며 읽고 싶은 리스트에 꾹꾹 담아본다.

결말은? 아, 다행히 해피엔딩.

그리고 맨 마지막의 '작가들의 말'을 보며 또 한 번의 매력이 물씬~

이야기도 재밌었고, 다양한 작가들을 만날 수 있어서, 이 책은 더더욱이 소중하게 기억하리라. 앞으로 한국소설도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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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도 배우는 특별한 스피치 수업 - 국내 1호 표현력 전문가의 자존감을 올리는 스피치
오창균 지음 / 북스고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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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좋은 스피치란 나를 아낄 줄 알고, 나를 제대로 알아야 나온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특별한 스피치 수업>이라고 해서 사실 발성법 같은 걸 배우기를 기대했던 나에겐 다소 아쉬움도 있었지만, 기존 자기개발서와 사뭇 비슷할 수 있지만, 이야기를 스피치란 주제로 풀어가서 나름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진정한 자신감이 비로소 자신 있는 강의, 스피치를 할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갔다. 생각해보면 훌륭하다 생각하는 강의를 펼치는 이들의 공통점은 정말 자신감이 넘치고 긍정의 에너지가 뿜어 나오니 말이다.

스피치 정리 부족, 연습 부족으로 인해 스피치를 잘 못할 수도 있지만, 발표하기가 왜 불안하고 두려운지 차분히 자신의 마음으로 돌이켜보는 것이 더 중요하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생각해보니 너무 당연한 얘기인데 자꾸 테크닉적인 요소만 중요하다 생각하고 실제 이야기를 전달하려는 사람의 심리상태를 살펴봐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강사가 아니라 배우라는 말에 공감했던 것이, 나 역시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수업을 할 때 난 강사가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꾼처럼 나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과장되고 웃기게 나를 만듦으로써 아이들의 관심과 애정, 그리고 학업에 의지를 느낄 때가 있다. 아이들과의 소통도 이러할진대 하물며 청중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위치에 서있다면, 마음자세부터 달라야겠구나란 생각도 든다. 그래서 자기 관리에 철저해야 한단다. 체력관리 또한 중요하다. 책 내용 중 자신의 캐릭터는 무엇인지에 대해 기재하는 부분이 있다. 결국 무엇을 하든 간에 정말 나를 제대로 파악하고 알아야 그 이상의 아웃풋을 낼 수 있겠구나를 이 책을 통해 배웠다. 발성법 같은 테크닉적인 부분이 먼저가 아니라 정신부터 제대로 차려야 하겠단 생각이 번뜩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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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우리 사이가 이렇게 됐을까 - 힘든 관계와 작별하고 홀가분해지는 심리 수업
일자 샌드 지음, 이은경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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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의 <어쩌다 우리가 이지경이 됐을까> 란 말처럼 관계에서 이런 생각이 들기 전에, 그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멀어진 사람과 다시 연결되기 위해 어떻게 마음을 열 것인지, 어떻게 대화를 시작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관계로 인한 상처에서 벗어나고 비슷한 문제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어떤 지혜가 필요한지를 구체적인 사례와 예시를 통해 이야기한다.

우선 홀가분한 기분으로 책을 읽어가는데, 나의 내면을 알아보는 질문에 대해 하나 둘 끄적이다 보니, 나와 관계가 깊은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과 그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드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그래서 함께 있으면 즐거우면서도 피곤함을 느낄 때도 있지만, 절대 혼자서만은 살 수 없는 게 인간인가 보다. 그러니 이런 책 제목도 있지 않는가. <혼자 있고 싶은데 외로운 건 싫어>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너무 나의 마음을 대변하는 제목이라 피식 웃은 적이 있다.

사실 나 역시 인연을 끊고 지내는 친구가 두 명이 있다. 그 당시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들을 가끔 회상하면 함께 즐겁게 지냈던 시간이 아쉬운 마음이 들어 끊어진 인연이 안타깝다고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후회를 하진 않는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역시나 내 마음에 변화가 없는 걸 보니, 그냥 그 시점에서 끝내는 인연이었던 것이 맞았나 보다. 그저 그 시절, 그 상황을 회상하며 왜 나의 절친들은 그런 행동을 하였는지에 대해 추측만 했는데, 이 책을 보며 그 당시 나의 생각이 논리적으로 뒷받침을 받는 기분이었다. 그러하니 앞으로 그런 상황을 안 만들도록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 역시 항상 모두와 멀어진 관계를 회복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여러 사례에서 보면서 생각하는 것과 사실 진심이 다른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버지와 인연을 끊고 살며 아버지를 미워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대화를 하다 보니 실제는 매우 그리워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경우라든지, 사람들은 비슷한 행동 패턴으로 관계가 안 좋아지는 결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남에 대해 생각하기 전에 나의 행동에 대해서도 돌아보는 것이 좋다는 내용도 좋았다.

우리는 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냥 좋은 게 좋은 거지~ 말은 그렇지만, 실제 그럴 수 없는 상황이 올 때가 있다. 깊은 관계를 맺으면 상처를 받이 때문에 아무와도 알고 지내지 말아야지! 즉 무관심으로 일관해야지, 란 말처럼 외롭고 쓸쓸한 말이 없을 것이다. 관계에서 어떻게 행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남의 상황을 좀 더 고려하고 배려하면서 너그러운 마음을 가진다면, 힘든 관계까지 가지 않을 수도 있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사람들은 나를 싫어해! 혹은 힘든 관계에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이 분명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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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짤리면 지구가 멸망할 줄 알았는데 - 회사에서 뒤통수 맞고 쓰러진 회사인간의 쉽지도 가볍지도 않았던 퇴사 적응기
민경주 지음 / 홍익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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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제목이다. 왜냐면 진짜 회사에서 짤리면 큰일이 날 줄 알았는데 별거 없더라~라는 느낌을 팍 주는 책이었다. 많은 젊은이와 늙은이? 오잉?에게 희망을 주는 책이길 바라며 읽어내려갔다.

이 책은 저자가 서른 살이 되던 해에 회사에서 퇴사(짤림)을 하면서 시작되는 일기 같은 형식으로 구성된 책이다.

나의 지난 세월을 회상하게 만들었지만 뭔가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책이기도 했다. 자기반성도 하게 되고 너무 하루하루에 꿈도 희망도 없이 현실의 안락함에 젓어 있는 나에겐 은근 자극도 되는 책이었다. 또 하나 웃긴 건, 이젠 내가 곧 마흔을 향해 달려가다 보니까, 서른 살에 회사에서 짤렸다한들, "아직 어린데 뭘~~" 이런 생각이 들어, 내가 나이가 들었구나를 또 한 번 새삼 느끼게 되기도 했다. 서른... 난 그때 뭐 했더라... 아, MBA를 갔던 거 같다. 아놔, 이것도 기억이 가물가물...

책 내용 중, "평소에 나는 얼마나 도전적이었는가"란 pg 76 글을 보면서 나와는 참 다른 삶을 살았던 저자를 떠올리기도 했다. 소심하게 받아들이는 점은 나와 동일하지만, 난 좀 다른 소심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살짝 되바라진? 겉으로 쌘, 하지만 속으로 벌벌 떨었던? 아이고... 그 도도했던 난 다 어디로 가고, '무조건 안 튀고 숨어 지내야 해'란 생각이 드는 걸까. 어쩌면 지금 나의 본심과 추구하는 나의 모습이 충돌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민경주 작가의 글을 보면서 또 한 사람의 생각과 삶을 통해 나의 생활이 겹쳐 보인다.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이렇게 퇴사를 하고 나면 이런 기분과 생각이 들 수 있겠구나. 한 치 앞도 모르겠는 인생 pg 217,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24시간 동안 우리는 또 얼마나 다른 그림을 그리며 인생을 살아갈까를 생각하게 된다.

책이 엄청 매끄럽고 교훈적이었다기 보단 누군가의 인생을 통해 나의 인생을 돌봐보는 계기가 되었고, 나와는 참 다른 누군가를 만난 기분이 들며 응원을 해주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퇴사로 인한 아픔, 그림을 지속해서 그려나가는 어려운 길, 그렇지만 그래도 살아 숨 쉬는 이 기쁨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하단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멋진가. 이렇게 그림도 그리고 글 쓰는 작가가 되었으니 말이다. 나도.... 나도 뭔가를 하고 싶은 원동력을 듬뿍 주는, 의외의 기쁨을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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