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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평점 :
멕시코인들의 삶을 다룬 책을 만났다.
나에게 멕시코인들은 큰 모자에 긴 담배를 물고 있는 남자들로만 남아 있었다.
이 책을 통해서 미국국경근처에 살았던 멕시코인들의 삶을 살짝 들여다보는 기회가 되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1222/pimg_7123791232392813.jpg)
노란 표지에 커다란 천사 날개가 그려진 표지가 인상적이다.
다산책방의 [빅 엔젤의마지막 토요일]
제목에서 느껴지겠지만, 누군가의 마지막 삶의 여정을 담은 책이다.
520페이지에 달하는 상당히 두꺼운 책이다.
아무런 사전 지식없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솔직한 느낌은 너무 어려웠다.
그들만의 웃음코드가 나와는 맞지않고,
너무 많은 등장인물때문에 누가 누구인지 정말 헷갈렸다.
어떻게 한 사람의 가계가 이렇게 복잡할 수 있는지...
아마도 익숙하지 않은 이름들때문일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보니 맨 마지막에 가계도가 있었다.
이 가계도가 차라리 앞에 있었다면 조금 덜 헷갈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 어디라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한것 같다.
어느집 하나 문제가 없는 집이 없다.
평범해보이고, 화목해보이는 집들이라도 말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뭔가 문제가 한둘쯤은 있다.
그 문제라는것이 사소한 것일수도 있고, 조금은 심각한 것일수도 있을뿐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돈 안토니오와 마마 아메리카의 큰 아들 빅 엔젤이다.
암 선고를 받고 투병하던, 빅 엔젤은 죽음을 직감하고 자신의 70세 생일을 거창하게 준비했다.
인생이라는것이 예정대로 되는 일이 잘 없다.
생일 일주일 전에 100세의 어머니 마마 아메리카가 돌아가셨다.
장례식을 생일파티 하루 전으로 미루어서 모든 가족들이 모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1222/pimg_7123791232392812.jpg)
얼마나 가족들이 많은지
4대가 모인 장례식장과 생일파티 장면은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다.
현재의 시간과 그들의 삶의 이야기속의 과거장면들이 교차로 진행되다보니, 집중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
우리와는 삶이 조금은 다른 멕시코인들의 삶을 이해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나는 한 나라에 안정적으로 살고 있기에 국적이라는것에 별로 관심이 없다.
빅 엔젤의 아버지인 돈 안토니오는 살기위해서 국경을 넘는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서 미국 시민권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불법노동자들이 많다.
그 전에 과거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갔었는데...
그들의 삶이 어떠했을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그들의 절박함. 살아남기위해서 목숨을 이어가기위해서 어떤 노력들을 했는지 말이다.
그런데 이 책속에서는 그들의 노력을 조금은 천박하게, 조금은 가볍게 이야기를 한다.
또한 맥시코인의 눈으로 미국인이 된 이들에 대한 조롱을 보면서
그 사이에 낀 인물인 리틀 엔젤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한 아버지의 자식이지만, 맥시코인과 미국인이라는 잣대를 통해,
자신의 어머니를 힘들게한 사람들이라 결코 섞이지 못하는 모습은 안쓰러웠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1222/pimg_7123791232392811.jpg)
각자의 삶을 살아가다 누군가의 죽음을 통해서, 성인 아니 죽음에 가까워져서 다시 만난 이들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았다.
이야기의 전반적인 농담들은 거슬리는 부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앞서 삶을 살아온 이들이 정리한 죽음이라는것.
나에게는 아직 다가오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한번도 마주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삶을 열심히 살아내고 죽음에 다가가고 있는 이들의 말을 통해서, 마주 봐야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까지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또한 책속에는 다양한 사랑의 모습도 등장한다.
그저 하루밤 즐거우면 되는 사랑도 있고,
십년을 그녀만을 바라보는 지고지순한 사랑도 있다.
다양한 인물들의 다양한 삶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다.
전체적으로 조금 아쉬운 부분은 인물들의 관계가 명쾌하게 들어나지 않아서 조금 힘들었다.
왜 그런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우리는 가족 관계에 대한 호칭이 있는데, 이 책속에는 아버지 어머니 말고는 다른 호칭이 잘 안 들어난다.
그저 이름으로만 이야기를 한다.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 때문에 혼란스러웠던 부분이다.
내가 살고 있는 문화권이 아닌 다른 문화권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저는 위 도서를 추천하면서 다산책방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