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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1, 2권 합본 리커버 에디션) -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두권으로 된 책은 한번에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선뜻 잡아들었다.
어떤 내용인지 아무런 사전 정보없이 말이다.
<곰탕>
푹 고아내는 곰탕. 곰국
요리에 관한 이야기인가?
이 두꺼운 책을 잡아들었다.
그런데...
첫장을 넘기니 중간에 덮는것이 너무나 힘들었다.
한숨에 읽어내리고 싶었지만, 어쩔수 없이 중간에 끊어서 읽었다.
arte의 곰탕
원래 2권의 책인데 이렇게 한권으로 표지를 새단장해서 만날 수 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213/pimg_7123791232445540.jpg)
683페이지의 대장정이다.
하지만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고 싶다.
표지가 이쁘다.
짙은 남색빛에 살짝 보라빛도 도는듯한 깜깜한 겨울밤 같은 풍경이다.
가운데 오토바이에 세사람이 타고 있다.
보통은 둘이 타는데...
왜 세사람일까?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213/pimg_7123791232445541.jpg)
제목을 보고도 어떤 내용일지 추측하기 힘들었다.
미래에서 온 살인자 라...
미스터리 물인가?
나는 사전 정보없이 보는 책이 좋다.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있으니 말이다.
제목만 보고는 요리에 관한 이야기나 추억에 관한 이야기일꺼라고 추측했는데...
보기좋게 틀려버렸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213/pimg_7123791232445542.jpg)
배경은 부산이다.
그런데...
현재가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미래이다.
조금은 암울하고 어두운 미래!
자연재해로 삶의 터전에 역전이 생겼다.
지금은 바닷가에 늘어선 높은 아파트에 돈 있는 사람들이 산다.
하지만 미래에는 언제 바닷물이 들어찰지 모르는 바닷가에는 가난한 사람들의 터전이 되었다.
인간의 욕심으로 병을 옮기는 가축들의 모습도 달라졌다고 한다.
지금의 소, 돼지는 사라지고 쥐보다 조금 큰 이름도 없는 그것을 먹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런데...
사람들의 모습은 달라지지 않았다.
돈이 된다면 무엇이든 하려고 드는 사람들도 그대로이다.
인간의 본성은 쉬이 바뀌지 않는것 같다.
놀라운 것은 시간여행이 가능해진 시대라는 것이다.
지금은 먹을 수없는 것들을 구해오고, 과거의 누군가를 볼 수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조금 아쉽다면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부담이 조금 크다.
그래서 시간여행은 돈 없는 이들의 몫이 되었다.
돈 있는 이들의 추억을 가지러 가는 여행에 선뜻 몸을 맡기는 이들이 있다.
살아서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는 여행이지만, 여행을 다녀오면 한몫 단단히 챙길 수있으니 말이다.
주인공인 우환은 식당에서 일을 한다.
가족은 원래 없었다.
식당주인인 노인의 추억속의 음식인 곰국을 끓이는 비법과 아롱사태를 구하기 위해서 시간여행을 가기로 한다.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달리 우환은 돈 때문만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결정을 하는 우환이 조금은 걱정스러워보인다.
시간여행!
로켓을 타고 이상한 문을 지나가는것이 아니라
배를 타고 이동을 한다.
한번에 13명.
우환과 같이 여행한 사람들도 13명이다.
하지만 과거로 간 사람은 우환과 단 한사람뿐이다.
11명이 죽고 우환과 한 소년이 지금의 부산으로 왔다.
그리고는 헤엄을 쳐서 부산의 바닷가에 닿았다.
작가의 상상력이 정말 대단하다.
배를 타고 바다를 통해서 시간여행이 가능할까?
아무렇지 않게 미래의 사람들과 현재의 사람들이 섞여서 살아가고 있을까?
처음부터 가족이 없었다고 이야기한 우환.
아니 세상에는 누구나 부모가 있다.
우환은 왜 과거로 오게 되었을까!
정말 곰탕의 비밀을 알아내기위해서일까?
책속에는 등장인물들이 많다.
그래서 처음에는 조금 헷갈리기도 했지만, 금세 책속의 인물들이 내 눈앞에 서 있었다.
그들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살며시 듣다보니
깜짝 놀랄일들이 많았다.
어떤 영화의 대사처럼 '너는 계획이 있구나!'
작가가 영화감독이라고 소개것을 책의 맨앞에서 봤는데...
정말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했다.
이걸 영화로 만들어도 흥미롭겠다.
사회문제도 녹아져있고, 가족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자신이 부모에게서 버려졌다고 생각하고 마흔까지 살아온 우환.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그에게 가족이 있었다는것.
그를 버린것이 아니라, 상황이 그렇게 되었다는것.
한번도 본적은 없지만, 자신의 아이가 이 세상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삶을 조금은 바꾸는 아버지가 있었다는것.
그것이 버림받았다고 느낀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전해졌다면
이 아이가 조금은 나은 삶을 살았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리고 이후의 우환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지...
가족이라는것은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것은 아니다.
우환이 늦게라도 그것을 알게 되어서 감사했다.
가족...
부모.
자식.
이라는것을 한번 더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보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얼른 이 책의 표지를 넘겨보기 바란다.
바란다면 얼른 영상으로도 이 이야기를 만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