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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유시민 - 2012년 대선, 박근혜를 이긴다
서영석 지음 / 리얼텍스트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유시민이 젊은 세대들에게서 열광적인 환호를 받고, 인터넷에서 ’대접’받는 몇 안 되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그가 ’정치적 낭만주의자’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꿈’을 ’현실’에 맞추지 않고, 고집스럽게 ’현실’을 ’꿈’에 맞추려 하는 그를 낭만주의자 외에 다른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이 책, 142쪽, <유시민의 3대 강점>에서)
유시민은 자신이 쓴 ’Why Not?’을 연상케 하는 제목의 ’Why 유시민’이란 책이 쓰여질 것을 예상인들 했을까? ’왜 유시민인가?’ 혹은 ’왜 유시민이어야 하는가?’ 쯤으로 해석될, 어쩌면 그 둘다를 내포한 다분히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Why 유시민’이란 책은 딱 보는 순간 끌렸습니다. 유시민이 쓴 책이 아니라 유시민에 관해 쓴 책입니다. 저자의 약력을 쭈욱 훑어본 후 구매를 결정하는 데에는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 서영석, Why 유시민:2012 대선, 박근혜를 이긴다, 리얼텍스트, 2010. * 총 302쪽.
▩ Why 유시민:2012 대선, 박근혜를 이긴다. 서영석이 논증하는, 왜 유시민이어야 하는가! ▩
( 서영석, 「Why 유시민:2012 대선, 박근혜를 이긴다」, 리얼텍스트, 2010.
서영석의 말대로, 유시민이 박근혜를 이긴다면 대한민국은 분명히 좀더 나아진다. )
1. 이 책은? 저자 서영석은?
이 책은 2010년 현재의 야권이 다음 대통령선거에서 권력을 되찾아오기 위해선 ’왜 유시민일 수 밖에 없는지, 왜 유시민이어야 하는지’를 적고 있는 책입니다. 당위론에만 머물지 않고 과거 대선들과 정치현실에 대한 풍부한 데이터를 토대로 정치 동역학을 분석합니다.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대목이 적지 않습니다.
저자 서영석은 책 날개 소개에 "<경향신문>에서 출발해 <국민일보>에서 오랫동안 기자 생활을 했으며, 제2사회부장, 심의위원, 정치부장을 거쳤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가 이 책에서 시도하는 분석이 얼마나 팩트에 기초하고 있을지는 불문가지이란 이야기죠. 그의 기억일지 기록일지 모르겠지만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혀를 내두를만한 (이제는 잊혀진) 사실들을 동원합니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사실과 논리로써 조금씩(야금야금?) 독자의 마음을 드라이브하는데요. 독자로서 그렇게 드라이브 되는 것이 싫지 않습니다. ^^ 그리고 서영석은 정치평론가라는 타이틀 외에도, 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운동중독자, 여행가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많은 부분 저와 겹치는 듯 합니다. ^^
2. 저자 서영석의 기본적인 정치 인식
이명박은 선거에 의해, 그것도 상대 후보를 5백여만 표 차이로 압승했으나, 그 본질 면에서 결코 민주정부라고 할 수는 없는 면모를 보이고 있다. 검찰과 경찰, 국정원을 총동원해 정적(政敵)을 뒷조사하고 탄압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오히려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을 능가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게다가 그 수법의 정교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여기에 거의 ’몰빵’하다시피 하고 있는 자칭 보수언론들의 위력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36쪽, <왜 유시민인가>에서)
국민의 손에 의해 뽑히긴 했으나, 하는 행태는 민주정부라 하기 어려운 정부. 정치적 반대자들과 정적을 탄압하는 데에서 보이는 집요함은 이전 독재 정권을 능가하고도 남을 정부. 그리고 자칭 보수언론의 몰빵 서포트를 받고 있는 정부. 그래서 무슨 설문조사를 하면 인기도 50%를 상회한다고 떠드는 정부. 서영석의 기본적인 현실 정치 인식은 바로 여기서 출발합니다. 그러므로 다음 대통령선거에서는 반드시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죠.
3. 대선 승리의 1차 관문, 어떤 양상이어야 할까
내가 분석의 대상으로 삼은 4번의 대통령 선거는 ’영남 포위구도’로 선거가 치러졌느냐, ’호남 포위구도’로 치러졌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됐다. 김대중, 노무현이 이긴 선거는 영남 포위구도였으며, 김영삼, 이명박이 이긴 선거는 호남 포위구도였다. (63쪽, <지역대결구도, 약해졌지만 변치는 않았다>에서)
서영석의 과거 데이터를 따라 가든, 우리의 기억에 의지하든, 충분히 동의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지역대결구도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지만, 그것이 현실인 것을 부인할 순 없죠. ’영남 포위구도’가 되었을 때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탄생했고, ’호남 포위구도’가 되었을 때 한나라당 정부가 생겨났습니다. 이 게임(?)에서 영남 포위구도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유력한 카드는 유시민이다, 라고 서영석은 논증합니다.
야권 후보가 누가 되든 당연히 그는 호남의 지지를 기본으로 먹고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만으로 차기 대통령이 될 ’충분조건’은 아니겠지만, 없어서는 안 될 ’필수조건’이다. 유시민이 호남으로부터 일정한 비토를 과연 받고 있느냐부터 따져봐야 할 문제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유시민이 호남 유권자들로부터 어느 정도 호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사실에 대한 지적까지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159-160쪽, <호남민심이 유시민을 미워한다고?>에서)
4. 개혁세력 15%의 지지를 온전히 견인해 낼 대권주자는?
어떻든 온전한 민주공화국을 실현하는데 충분할 만큼 많다고는 할 수 없는 이들이 바로 내가 말하는 ’개혁세력 15%’일 것이다. 이들은 유시민이 한탄한 것처럼 그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적은 것도 아니다. 게다가 이들의 힘은 강력하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항의해 촛불을 들었던 ’최초의 사람’들이 바로 이들이며, 이명박의 집권 초기를 집권 말기처럼 바꿔놓았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항의 시위의 숨은 공로자들이기도 하다. ...
이들이야말로 노무현이 꿈꿨던 사회, 노무현이 이루고자 했던 지역대결구도를 궁극적으로 바꿔놓을 근본 동력이 될 사람들이다. 이들이야말로 노무현의 진정한 ’적자(嫡子)’다. 이들의 지지 없이는 야권의 차기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이들의 지지만으로 대통령이 될 수는 없겠지만, 이들의 지지 없이는 야권의 대통령을 꿈꿀 수 없다. 그 지지를 온전하게 흡수할 가능성이 가장 큰 정치인이 바로 유시민이다. (104, 105쪽, <독특한 유권자 집단 ’개혁세력 15%’의 의미>에서)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강력한 정치적 견인력을 가진 세력, 서영석의 표현으로 ’개혁세력 15%’입니다. 단적인 예로, 이들이 있어서 이명박의 집권 초기를 정권 말기처럼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데에 저 역시 동? 대선에서 야권 후보가 승리할 수 없다는 것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서영석은 이들의 지지를 가장 온전하게 흡수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유시민만한 이가 없다고 말합니다. 다른 후보들을 ’개혁세력 15%’에 대입하여 유시민만큼 지지를 얻어낼 수 없음을 증명합니다.
5. 박근혜에겐 이명박이 가장 큰 짐이 될 것
... 그 어떤 상황이 일어난다 해도 본질적으로 유시민이 유리한 구도를 [박근혜는] 깰 수 없다는 것이 내 판단이다. 박근혜가 아무리 이명박과 차별화를 꾀한다 해도, 실패한 정권 이명박의 덤터기를 박근혜는 안고 가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은 어떤 경우에도 박근혜의 가장 큰 짐이 될 것이다. (275쪽, <박근혜와의 대결, 승리가능성은?>에서)
이명박은 정권 말기로 치달으면서 정권 재창출하는 경우 한나라당 내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일컬어지고 있는 박근혜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박근혜가 집권하는 경우에 이전 정권인 자신에게 (자신이 노무현에게 했던 것과 엇비슷한) 칼날을 겨눌 것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 가장 고민 때려지는 부분일 겁니다. 역으로, 박근혜에게도 이명박은 정치적으로 큰 짐이 될 공산이 큽니다. 4대강 사업을 비롯한 온갖 정책적 과오가 까발려지고, 거기다 지금까지 덮어둘 수 있었던 온갖 구린 구석들이 햇빛을 보기 시작하면, 그것은 박근혜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자신이 짊어져야 할 정치적 부담인 것은 틀림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