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암살 - 수학적 사고가 있다면 범하지 않을 오류들 사계절 1318 교양문고 15
클라우디 알시나 지음, 김영주 옮김, 주소연 감수 / 사계절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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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암살이라니, 상당히 과격한 제목의 책입니다. 뭔가 상당히 심각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 아닐까, 혹은 아주 어려운 수학을 다루고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하게 만드는 제목이네요. 하지만 표지를 살펴보면 예상과는 다른 책이리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재치와 익살에 담긴 수학적 사고의 힘'이라는 설명이 붙어있기도 하니까요. 사실 책의 두께부터가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라서요. 아무래도 복잡한 내용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책도 두꺼워지기 마련이니 말입니다.

머릿글 역시 이 책이 부담없는 책임을 확인해줍니다. 보통의 머릿글 형식 대신에 문답식의 형식을 택하고 있고 어조도 해요체를 사용하고 있거든요.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게 되는 수학 오류를 소개함으로써 그에 대해 경계하고 같은 오류를 저지르지 않도록 주의하기를 당부하고 있는 책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본문에 들어가보면 수학적 지식은 전혀 필요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았을 때 수리능력을 요하는 내용은 거의 없거든요. 딱히 수학적으로 사고했으면 범하지 않았을 오류들이 소개되고 있는 것도 아니군요. 실은 수학암살이라는 제목보다는 오류암살이라던가 오류상식사전 이라던가 제목이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자극적인 제목은 보통 번역 과정에서 붙는 경우가 많아서 혹시나 하고 확인해봤는데 원제부터가 수학암살인 것 같더군요. 저자에게 왜 독자의 기대에 오류를 낳게 할 제목을 붙였냐고 묻고 싶기도 하군요^^;


아무튼 전연령대에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상식사전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한 쪽당 대략 세 개 정도의 꼭지가 담겨 있어 읽어나가는 속도도 상당히 빠르구요.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습니다만 통계와 관련된 일화가 다수이고 역사적 인물의 일화도 상당히 많습니다. 딱히 어떤 체계나 지향성을 가지고 있는 책이 아닌지라, 우리 삶 근처에 이런 오류들이 있구나 생각해가며 편안하게 읽어나가면 되는 책이라고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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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어떻게 끝나는가
크리스 임피 지음, 박병철 옮김 / 시공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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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것은 언젠가 끝나버릴 것이다. 사람도 죽고 동식물도 모두 죽을 것이며, 지구도 생기를 잃게 될 것이고 우주는 차갑게 식어갈 것이다. 과학은 어찌보면 우리에게 세상의 죽음의 양상에 대해 더 많이 알게 해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죽음'의 양상을 현대 과학에서는 어떻게 규명하고 예상하고 있을까? 이 책은 그런 질문에 대한 대답을 모아내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가까이에서 보게 되는 죽음에서 출발하여 점차 넓은 영역의 종말을 담아나간다. 인간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하여 인류의 종말, 그리고 뒤이어 생태계의 위험으로 나아가며 후반부에 가서는 지구의 황폐화, 우주의 종말까지 뻗어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와 관련될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곳곳에 더해진다. 예컨대 생물의 죽음이 진화의 과정에서 배제되지 않은 이유라던가, 만약 지구를 멸망으로 몰아넣을 소행성이 지구로 돌진하고 있을 때 현실적으로 어떠한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던가, 혹은 지구가 더 이상 인간이 살 수 없는 세계로 변해버렸을 때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는 방법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세상 모든 종말의 양상을 다루다 보니 이 책은 과학의 전 영역을 아우른다. 생물학은 물론 지리학, 천문학, 물리학, 화학, 다양한 우주론이 어우러져 펼쳐지는 것이다. 백과전서식의 책이다 보니 한 꼭지 한 꼭지는 상당히 호흡이 짧은 편이다. 10장 남짓으로 하나의 주제가 소화되고 있다 보니, 상당히 술술 읽히는 느낌이 든다. 작가의 머릿말에서 언급되었던 것처럼 의도적으로 전문적인 용어의 사용을 자제하고 비전문가도 수월히 읽을 수 있게 서술하였던 덕이기도 하다. 다만 군데군데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탐나는 곳도 있었지만 이것은 다른 책을 구해서 읽는 것으로 만족해야겠지 싶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생물학과 물리학에 관심이 있는 편이라 책이 더 재밌게 다가왔던 것 같다. 상당히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을 것 같은 제목이라 처음에는 부담감이 없지 않았는데, 막상 읽어가다 보니 실제로는 경쾌한 어조로 흥미로운 예를 들어가며 서술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백과사전 형태의 상식책으로 생각하고 편안히 읽어갈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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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송곳니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노나미 아사 지음, 권영주 옮김 / 시공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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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이나영이라는 막강 배우들이 출연하여 화제가 된 영화 '하울링'이 개봉한지 보름이 조금 넘었군요. 이슈가 되는 영화가 개봉하면 으레 원작 소설도 출간되기 마련인데요, 역시나 '하울링'의 원작도 출간되었습니다. '얼어붙은 송곳니'라는 제목의 일본 스릴러 소설이네요. 제게는 '노나미 아사'라는 이름이 다소 낯섭니다만, 이 책이 일본에서 두 번이나 드라마화 되었다고 하니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고 봐도 될 것 같네요. 당연히 나오키 상도 수상했고요^^

 

책이 영화화되면 항상 비교가 되기 마련인데요, 사실 이번 영화의 평은 그다지 좋지 못한 것 같습니다. 스릴러의 핵심이라 할 긴장감이 부족한 영화였다고 하더군요.(저는 보지 못했습니다만..) 책을 먼저 봐버렸는데 영화평이 좋지 못하면 극장에 갈 마음이 내키지 않는게 보통인데요, 영화화가 잘 되었건 못 되었건 원작의 함량과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이 책, 상당히 재밌었거든요.

 

 

내용에 대해 시시콜콜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역자의 꼬리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점은 이야기해도 되겠지요. 말하자면 버디 소설의 형식을 띄고 있는 이 소설에서 캐릭터의 균형과 긴장감이 중요하다는 점은 두말할나위 없을텐데요, 작가가 워낙 섬세하고 꼼꼼하게 심리의 흐름을 그려내어서 저절로 감정이입이 됩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스릴러 함량은 조금 부족하고 간간히 아귀가 맞지 않아 힘이 빠지는 부분도 보입니다만 그것을 벌충할만한 미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네요. 캐릭터성이 부각되다 보니 드라마화하기 좋았을 수밖에 없었겠구나 싶기도 하네요.

 

기분좋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일본은 확실히 추리 소설이나 스릴러 소설에서 정말 강한 것 같네요. 괜히 읽었다 싶은 책은 거의 없었으니까 말입니다. (물론 제 벽이 낮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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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의 식탁 - 최재천 교수가 초대하는 풍성한 지식의 만찬
최재천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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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하면 떠오르는 작가가 2명 있습니다. 한 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이고 다른 한 명이 최재천 교수님입니다. 어릴 적 각각 '개미'와 '개미제국의 발견'이라는 책으로 저에게 커다란 즐거움을 주신 분들이기 때문이지요. 정이 담뿍 담긴 책 덕택에 동물학자로 기억하고 있던 교수님의 이름을 다시 보게 된 것은 '통섭'이라는 화두가 이슈가 되면서부터네요. 근래 '통섭'이라는 주제를 담은 책을 많이 내고 계시니까요. 그래서 이 책 역시 통섭에 대한 일종의 설명서가 아닐까 생각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더랍니다.

그런데 실은 이 책은 독서일기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소개가 될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기대와 달라 약간 고개를 갸웃하기도 했습니다만 한편으론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르겠네요. 지식의 영역을 넘나드는데 있어 최고의 다리가 되는 것이 책일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는 독자들이 '기획 독서'를 통해 통섭으로 다가가기를 바라는 교수님의 바램이 담겨있는 것이죠.

제목에 걸맞는 목차가 우선 눈길을 끌었는데요, 애피타이저, 메인 요리, 디저트 등의 순서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죠. 딱히 주제별로 묶은 것은 아닌지라 크게 유의미한 묶음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자의 사고 흐름을 따라가는 셈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교수님의 전공이 전공인지라 메인 요리에서 소개되는 책들은 진화론이나 동물학과 관련된 책이 대부분입니다. 통섭이라는 개념 자체가 자연철학자에게서 시작되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저로서는 취미에 맞는 책들이 소개되어 즐거웠습니다만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오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애피타이저나 일품요리에서 소개된 책들은 사회과학 도서라 할만한 것들인데요, '리오리엔트'나 '행동경제학' 같은 책들은 정말 꼭 읽어보고 싶더군요.

책을 읽고 나서 보니 이 책은 '책 지름서'라고 해야할 것 같아요. 다른 책을 빨리 더 많이 읽고 싶어지게 만드니 말입니다. 많은 분들이 그랬겠지만 저 역시 이 책에서 소개된 책들 중 적잖은 양을 구매 리스트에 올렸거든요. 이 책이 '기획 독서'의 가이드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아직도 다소 모호한 통섭이라는 개념을 사용한 것에다 책의 내용이 기대와 다르다는 점이 더해지다보니 책의 제목은 조금은 낚시성이라는 생각도 듭니다만, 즐겁고 편안한 가이드북의 역할을 해내는 책임에는 틀림 없었던 것 같습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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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종로산책 - 종로에서 찾은 매력 만점 산책 코스 20 동네 한 바퀴 시리즈 2
종로구.남상욱.송소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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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로 이사온지 2년 가까이 되고 있네요. 지금 사는 곳은 창신동인데요, 생각해보면 종로에서 제대로 가봤다 할만한 곳은 동대문쇼핑몰, 광화문, 청계천 정도로 기억되네요. 사실 따로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자기가 사는 곳이라 해도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가는 곳만 가게 되는게 사람이기 때문이겠지요. 처음 종로로 이사올 때는 조선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서울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라는 점에서 나름 기대도 컸고 가보고 싶은 곳도 많았거든요. 그럼에도 역시 게으름을 이기는 것은 없나봅니다. 부끄러운 마음입니다만 그래서 이 책 "두근두근 종로산책"이 더 반갑게 느껴지네요.

 

 

이 책은 2명의 저자가 공저한 책인데요, "산책"이라는 제목에 어울리게 저자들이 직접 발로 가본 곳을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크게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산책하기 좋은 곳,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 구경거리가 많은 곳, 독특한 색깔을 가진 곳을 묶어 설명하고 있는 것이죠. 구체적으로 보자면 북촌 한옥마을, 이화동, 인사동, 청계천, 광화문, 숭인동, 북악산길, 무악동 등입니다. 지역명만 봐도 서울이 생각보다 넓고 특히 종로라는 곳은 정뭘 이런저런 것들이 빼곡하게 들어차있는 곳이구나 생각하게 되더군요.

 

 

블로거인 저자들이 직접 걸어보고 쓴 글이다보니 세심함이 돋보이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산책 코스만 해도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을 상세하게 소개해준다던지, 해당지역의 지도를 자세히 그려두어서 이 책을 들고 있으면 어디든 충분히 갈 수 있으리라는 기분이 들더군요. 당연히 해당 지역의 역사적 배경이라던가 명소, (절대 빠져서는 안될^^) 맛집도 소개해주고 있고요. 크지 않은 책임에도 아름다운 사진들을 시원시원하게 실어준 것도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창신동에 살다보니 제가 사는 곳 근처에 대한 소개에 가장 관심이 갔는데요, 아무래도 위치가 위치다보니 시장이나 쇼핑가 위주의 소개가 주를 이루더군요^^; 이 책을 읽고 가장 가보고 싶어진 곳은 역시 북촌 한옥마을과 북악산길이었습니다. 북촌을 소개하는 상당히 좋은 책을 본 적 있어 안그래도 꼭 가보고 싶었거든요. 날씨가 풀리면 이 책을 손에 들고 좀 돌아다녀야겠습니다.

 

 

책의 표지에 종로를 '타임캡슐' 같은 동네라고 소개하고 있더군요. 현재로써는 종로가 서울의 중심에서 밀려난지 제법 되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겠지요. 하지만 누군가에서 서울을 소개하고 싶으면 반드시 종로부터 소개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은 변함없네요. 내가 사는 동네를 더 사랑하게 만드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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