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 Up! 영문법 다지기 - 고교3년분 영문법을 10일만에 마스터하는 요령과 법칙
나가사와 토시오 지음 / 제이플러스 / 2012년 12월
절판



요새 영어 공부에서는 문법이 계륵처럼 다뤄지는 면이 있습니다. 회화가 강조되다보니 문법교육이 그닥 강조되지 않는 반면에, 문법을 안하면 영어공부가 힘들어진다는 현실적 어려움에 부딪히게 되는 것이죠. 항상 원어민과 대화할 수 있는 여건에 있는 학생들이 아닌 이상, 체계적 접근이 없이는 영어를 깊이있게 공부하기가 어려운 것도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대략의 타협접이 '구문'이라고 불리는 영역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개인적으로도 문장의 형식만 제대로 익히면 to 부정사와 동명사, 관계대명사와 분사 등 우리의 언어체계와 많이 다른 부분에 한해 문법을 익혀가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중학생 수준의 문법을 완벽하게 숙지하면 나머지는 논리적으로 추론되는 부분이 대부분이라 저절로 터득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 책은 일단 일본인 저자가 쓴 책이라는 점이 눈길을 끄는데요, 중학생 문법을 다룬 책의 후속편으로 쓰여진 것이라고 합니다. 책의 판형이나 두께로도 알 수 있듯이 문법을 상당히 콤팩트하게 압축해낸 책인데요, 9개의 파트에서 동명사, 부정사, 부정사, 분사, 수동태, 분사구문, 가정법, 관계사, 비교용법, 강조용법을 차례대로 다루고 있습니다. 제법 잘 선정한 부분들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우리말과 영어의 차이점이 가장 잘 부각되는 분야들이기 때문인데요, 일본인 저자의 책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일본어와 영어의 차이가 우리말과 영어의 그것과 비슷한 것이겠구나 생각하게 되네요. 한면에서 왼쪽에는 문법 내용을 설명하고 오른쪽에는 연습문제를 실어두고 있는데요, 정말 제대로 간결하다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간결하게 필요한 내용을 다 담아낼 수 있는가 의아할법 한데요, 분명 생략된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만 필요한 부분을 효율적으로 설명해낸 기법은 주목할만 하네요. 특히 문법 중에서 가장 까다로운 영역이 분사인지라 그 부분을 유심히 살펴보았는데요, + 와 - 설정을 통하여 곱셈법으로 분사용법을 선택하도록 설명한 부분은 독특했습니다. 비교용법과 강조용법 부분에서 기술적 설명보다는 숙어를 소개하는데 대부분의 분량을 할당한 것도 적절하다 생각되고요.

문법으로 인해 영어에 정떨어지는 일이 종종 있는만큼 이처럼 압축된 책을 통하여 문법에 입문하는 것은 상당히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를 해가다보면 자연스레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될테니 흥미를 잃지 않는 범위에서 문법공부를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죠.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편제를 보면 고교생보다는 중학생에게 적절한 난이도가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만, 내용의 선정이나 설명의 세련됨을 볼 때 조금 늦게 공부에 맘먹은 고교생이라면 아주 유용하게 볼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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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4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정수 미생 4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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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미생이 드디어 4권까지 출간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바둑 만화가 아닌가, 바둑을 생전 해본 적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는 내가 이 만화를 재밌게 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요, 1권을 보면서 바로 바둑은 하나의 알레고리일 뿐이고 직장인의 일상을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낸 만화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바둑 프로 입문에 실패하면서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생의 목적을 상실한 장그래가, 신입사원으로 회사에 입사하여 정사원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3권까지 펼쳐졌는데요, 4권에서는 점점 더 기업 실상의 깊은 곳(?)으로 파고들어가는군요.

 

 이번 권의 주인공은 오과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늘 일벌레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던 오과장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그려내고 있는 것이죠. 야심차게 기획했던 프로젝트가 엎어지고 나서 공백을 메우려는 책임감에 무리하는 오과장은 몸에 이상이 오는데요, 그것을 걱정하고 아껴주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따뜻하게 펼쳐집니다. 사실 장그래와 그 주변인물들은 지나칠 정도로 '바람직'해서 위화감이 들기는 해요. 저런 직장이라면 설사 몸이 힘들어도 얼마든지 다니고 싶을 것 같다고 할까요?


 장그래의 성장기도 빠지지 않습니다. 오과장이 '이제 팀원이 되어줘야지?'는 질책은 묵직한 펀치가 되어 장그래의 뒤통수를 가격하지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책임'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겁고 중요한 것인지 자각하게 되는 순간이 있게 마련이죠. 그 무게감을 극복하는 것이 성장의 과정이 될테고요. 최대한 효율적인 보고서 문구를 만들기 위해 장그래가 문장을 다루는 과정은 분량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지루할 수 있는 위험부담이 컸을 텐데요, 오히려 흥미진진하게 장면장면을 그려내는 윤태호 작가님의 솜씨는 비범하다고 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이번 권의 마지막은 밉상 상사와 관련된 비리를 장그래가 제공하는 결정적인 힌트로 해결하는데서 마무리되는데요, 간만에 장그래의 관찰력과 집중력이 빛을 발했네요. 다소 방관자적으로 보이는 장그래가 가끔씩 포텐셜 폭발하는 장면이 나오는 덕에 미생도 만화답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어디선가 들으니 이 만화는 8권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하던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벌써 중반을 넘어서는 셈이겠네요. 이 만화가 어떤 결말을 향해 달려나갈지 기대될 따름입니다. 특별한 재미를 가진 개성있는 작품으로 완성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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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리어 - 뼈와 돌의 전쟁 본 트릴로지 Bone Trilogy 1
피아더르 오 길린 지음, 이원경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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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제 어머니를 짐승에게 팔아넘겼다. 그리고 오늘은 내 아들을 먹었다"라는 자극적인 문구가 이 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표지 역시 원시인이라기보다는 악마를 연상시키는 괴물이 장식하고 있구요. 상당히 강렬한 디스토피아 소설임을 암시하는 디자인이네요. 작가는 자주 볼 수 없는 아일랜드 출신입니다. 이름이 독특하다 생각했었는데 아일랜드의 명명법인가 봅니다. 컴퓨터 회사에 근무하다가 꿈에 영감을 얻어 쓴 처녀작이라는 작가의 소개도 눈길을 끄는군요.


 소설은 원시 인류가 살았던 세계를 연상시키는 야생의 대지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곧 이곳이 원시 시대가 아님을 눈치챌 수 있는데요, 의사소통 능력을 지닌 다양한 야수족들이 인류와 공존하여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생활은 척박하기 그지없는데요, 적대적인 자연환경 속에서 종족 간의 생존경쟁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죠. 단적인 예로, 늘 먹을 것이 부족한 이들은 쓸모(?)가 없어진 부족원들을 타 종족의 인원들과 교체하여 잡아먹기도 합니다. 그 중에서도 주인공인 스톱마우스는 말더듬이라는 이유로 이웃의 비웃음을 사며 살아가고 있지요. 자신을 배신한 형 때문에 마음깊이 상처를 입은 그는 우연히 하늘에서 떨어진(!) 아름다운 여인과 만나게 되면서 그들이 사는 세계의 비밀에 대해서 알아가게 되는데요...


 이 책에서 기대하게 되는 것은 역시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얼마나 생동감있고 강렬하게 묘사하는가와 트릴로지의 첫편으로써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가겠지요. 약육강식의 원시세계 속에서 분투하는 주인공과 주변인물들의 모습은 상당히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사실 온갖 자극에 익숙해진 독자의 눈으로 볼 때 생각보다 잔인하고 끔찍하다고 느껴지는 장면은 많지 않습니다. 다만 원시세계 속에서 살아가려면 이러저러한 선택은 불가피하겠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장면들은 많네요. 반면 세계의 비밀이  밝혀지고 주인공이 소명을 깨달아가는 과정은 불가피하게 다른 많은 소설과 영화들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특히 최근에 인기를 끈 '헝거게임'이 강하게 연상되네요. 독립된 작품으로 볼 수 없을만큼 후속작들에 기대는 엔딩은 특히 아쉬운데요, 전3권의 한 질로 소설을 출간하는 것이 아닌 이상, 이러한 엔딩은 위험부담이 있지 않나 싶기도 해요. 2, 3편이 1편에서 설정한 세계관과 캐릭터를 충분히 활용해낸다면 1편의 가치도 더불어 올라가겠습니다만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책장을 펼치면 마지막 장까지 계속 읽게 되는 정도의 흡입력은 없습니다만, 읽는 내내 재밌다는 느낌이 드는 소설이었습니다. 2편이 1편을 잘 이어받는다면 1편보다 더 재밌을 가능성은 많다는 예감이 듭니다. 조만간 출간된 2편이 기대에 부응하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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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몽드 - 아홉 개의 환상기담
민경수 엮음, 신주혜 옮김 / 작품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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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환상 같기도 하고 공포 같기도 한 분위기가 흐르는 9편의 단편을 모은 단편집 '클라리몽드'입니다. 에드가 앨런 포나 디포의 소설을 좋아하는만큼 이러한 류의 소설은 나름 꽤 읽어보았다 생각했습니다만, 이 소설에 실린 작가들의 이름이 낯선 걸 보면 아직 멀었나봅니다. 키플링과 디포를 제외한 나머지 7명의 작가는 그들의 소설을 읽어본 적은 커녕 이름도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으니 말입니다. 영국,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러시아, 중국 등 작가들의 출신 국적도 다양해서 마치 국가별로 한명씩 선발해낸 작가진처럼 느껴지기도 하는군요. 이들은 대부분 18~19세기의 작가들이고, 그런만큼 이 단편집에 소개된 소설들도 제법 연식(?)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때문에 현대인인 저에게는 기이하고 괴상하다기보다는 우아하고 고풍스럽게 느껴지는 작품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첫번째 작품인 아나톨 프랑스의 '성찬제'는 소박한 옛날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유령저택'은 초현실적인 현상을 과학적으로 해명하는 계몽주의적 사고가 느껴지는 작품이었네요. '이층 침대' 역시 소박한 공포체험담이라 하겠고요. '유령의 이사'는 독특한 설정과 코믹한 분위기 때문에 가장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작품 중 하나입니다. 뒤를 이은 키플링의 '환상의 인력거'는 가장 깊은 어둠을 보여준 소설이 아니었나 싶네요. '라자루스'는 역사 속 설정과 아련한 분위기가 어울려 긴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설정이라서 재밌게 읽었네요. '빌 부인의 망령'은 아주 짧은 이야기입니다만 디포의 전형적인 색깔이 드러나는 작품이라서 흥미로웠구요. '클라리몽드'는 인간의 갈망과 좌절이 어우려져 풀려나가는 인상적인 이야기였습니다. 이 책의 제목을 차지한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되는군요. '모란등기'는 전형적인 중국의 기담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앞서 소개된 서양의 작품과는 아주 다른 색깔이라서 책을 마무리하기에 좋은 작품이었다고 생각되네요.

 

 짧은 이야기가 이어지는 작은 책입니다만, 잠시 다른 세상을 다녀오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었네요. 확실히 이런 유의 이야기들은 여름밤보다 겨울밤이 훨~씬 어울리는 것 같아요.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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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에서 살아남는 법 - 우주의 모든 비밀에 답하는 물리학의 핵심 개념 35가지 사이언스 씽킹 2
폴 파슨스 지음, 이충호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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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인에서 나온 사이언스 씽킹 시리즈의 첫번째 책은 '수학 괴물을 죽이는 법'이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상당히 재밌게, 좋게 읽을 수 있었던 책입니다. 제목이 다소 낚시성(?)인 면이 있고 시리즈명과 표지디자인의 인상 때문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생각하기 쉬운데요, 실제는 인상과 상당히 다르더군요. 아주 두꺼운 책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수학사 전체를 꽉꽉 압축하여 담아냈더라고요. 말하자면 '수학사개론'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이죠. 이번에 읽은 '블랙홀에서 살아남는 법' 역시 비슷한 성격의 책입니다. 즉 이 책은 '물리학개론'이라고 할 수 있겠다는 말씀이죠.



책의 제목은 물론 소제목 역시 하나같이 낚시성(?)이라고 할만한데요, '환상적인 롤러코스터를 만드는 법', '순간이동을 하는 법', '빅뱅을 재현하는 법'과 같은 제목들이죠. 하지만 그런 제목 아래 담겨있는 내용은 기초물리학에서부터 응용물리학은 물론 우주론과 최신 양자론까지 아우르고 있습니다. 롤러코스터..챕터에서 에너지 보존 법칙을 소개하는데서 시작하여 순간이동..에서는 불확정성의 원리를 설명하고, '빅뱅...'에서는 상전이라던가 힉스 보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분량상으로 보자면 양자론과 관련된 내용이 상당히 많이 실려 있는데요, 관심을 가지고 있던 분야라서 흥미롭게 볼 수 있었네요. 작년 여름에 힉스 보손으로 추정되는 것이 발견되어 한바탕 이슈가 되었었는데요, 본문은 아니지만 역주의 형식으로 그 내용이 실려있어서 뭔가 신기한 기분이 들더군요. 사실 양자론은 현실과 동떨어진 형이상학적 학문처럼 느껴진게 사실인데요, 이렇게 현실 속에서 엄연히 존재하고 증명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고 할까요? 한편, 그만큼 난해하고 복잡한 양자론의 개념을 요약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텐데요, 그림과 도표 등을 활용해가며 많은 내용을 간결하게 요약하여 제시한 저자의 솜씨가 범상치 않았다는 말도 빼먹으면 안되겠네요. 책의 난이도는 예상보다 높았습니다만 흥미를 잃지 않고 무난히 읽어갈 수 있도록 잘 엮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정확성과 세밀함에 대해서는 차치하더라도 물리학의 모든 분야의 모든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고 할만한 책입니다. 놀라운 압축력은 씽킹 사이언스 시리즈의 종특(!)인걸까요?^^ 책의 소갯글에서 언급되었듯이, 학생들의 교재로 사용하기에도 적절한 책이 아닐까 싶어요. 그나저나 이제 수학과 물리학을 소개했으니 다음 권은 화학에 대한 책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하는군요. 아니면 생물학에 대한 책이 나올지도? 아무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과학교양서 시리즈로 이어져갔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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