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 교과서 고전 읽기 - 고전을 미리 읽어두면 교과서가 쉬워진다! 사고뭉치 5
박홍순 지음 / 탐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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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요약집에 대한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어른들도 이름난 고전 중에 읽어본 것이 많지 않은 터인데 중학생 아이들에게 다양한 고전을 읽을 것을 바라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독서라는 건 사회 혹은 가정의 분위기에 의해 유도될 수는 있어도 외부적으로 강요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요. 특히 글이라는 매체보다도 훨씬 매혹적인 매체들이 넘쳐나고 있는 마당에 아이들이 고전에 눈을 돌리기를 바라는 것은 어른의 욕심인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술이라는 '교육과정'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으니 결론은 요약집이라는 타협이 되겠지요. 인간이 습득하는 대부분의 지식이 3, 4차적 지식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것도 문제삼을 것 없지 않은가 싶기도 합니다만 역시 눈에 보이는 불균형은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네요.



잡설이 길었습니다만 이 책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고전 20권을 소개하고 있는 책입니다. 제목대로 교과서에서 인용되는 책을 중심으로 삼고 있는데요, 각 꼭지의 처음에 해당 고전이 인용된 교과서 내용을 명시하는 것이 눈에 띄는군요. 이어지는 내용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구어체를 택하고 있는데요, 적절한 선택이라 생각되네요. 작가는 어떤 인물인지, 작품이 쓰여진 시기의 사회상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해당 작품에서 한 부분을 인용하여 그것이 어떤 주제로 이어지는지를 설명해나갑니다. 마지막으로는 그 주제의 현대적 의미에 대해서 고찰해보고 있고요. 고전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층위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일 텐데요, 사실 이것을 하나하나 뜯어보기 시작하면 요약집이 될 수 없겠지요. 교과과정과 가장 관련된 하나의 층위를 선택하여 그것에 대해서만 차근차근 설명하는 방식을 택했는데요, 당연하면서도 현명한 방식이라고 하겠습니다.



깔끔하게 잘 정리된 요약집이라고 하겠습니다. 읽기도 편하고 이해도 쉽고요, 특히 논술 자료로써 활용될 수 있는 화두들을 말미에 잘 정리해준 것이 마음에 들더군요. 대상 독자의 수준을 잘 맞추어 쓴 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확실히 요새 나오는 학습서들은 빈틈없이 수준이 높다는 생각을 하게 되요. 수요가 질을 높여준다는 법칙은 출판계에서도 여지없이 적용되나 봅니다^^; 아무튼 독서를 싫어하는 아이들이라도 필요성을 느끼고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자각하면 필요한 책은 읽더라고요. 읽어두라고 권할 수 있을만한 책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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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인간을 읽다 - 마음을 들여다보는 20가지 뇌과학 이야기 It's Science 1
마이클 코벌리스 지음, 김미선 옮김 / 반니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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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과학 교양서의 경향을 보자면 빈번하게 등장하는 주제 중 하나가 진화심리학이 아닌가 합니다. 사회과학적 요소와 자연과학적 요소를 아울러 고찰하며 인간에 대해 탐구하는 학문이다보니 관심을 끌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특히 '통섭'이라는 학문적 경향과도 잘 맞아떨어지고 말이지요. 그런데 진화심리학을 다루는 책을 보다 보면 알게 되는 것이 인간의 뇌발달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빈번하게 나온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습니다만, 인간과 생물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뇌'에 대한 연구가 핵심이 된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겠지요. 이 책 '뇌, 인간을 읽다'는 바로 그 뇌과학을 소재로 삼고 있는 교양서입니다. 입문서랄까요, 20개의 이야기를 모아 낸 책이기 때문에 그닥 복잡하거나 어렵지는 않고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하겠네요. 저로써는 배경지식을 쌓아두기에 적절한 책이 아닐까 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고요.



컬럼을 모은 방식의 책인지라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그닥 매력적이지 않은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열두번째 '틀린 기억'편이었네요. 요새 인지부조화라는 말이 유행입니다만, 확실히 일상 생활 속에서도 나 자신의 기억이 얼마나 오묘한지 깨닫게 되곤 합니다. 단순히 건망증 같은 차원을 넘어서서 자기 자신까지 속이는 기억의 작용을 자각하게 되는 일이 있는 것입니다. 살다 보면 자신의 기억에 대해 과도한 자신감을 가지는 사람을 만나곤 하는데요, 그런 자신감은 행동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만 독단으로 이어지는 경우 역시 만만치 않은 것 같더군요. 그런 사람에게는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라도 들려주면 좀 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되지 않을지 상상해보게 되는군요. 그 외에도 '거꾸로 보면 알 수 없는 얼굴'이나 '웃는다는 건' 꼭지도 특히 재미있었고요.

유머러스한 말투나 개성있는 삽화가 인상적입니다만 읽는 재미가 큰 책은 아닙니다. 이상하게 딱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적지 않거든요. 사실 이런 형태의 책이 아니었으면 읽기 쉽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두께도 얇고 결과적으로는 금새 읽을 수 있는 책이니만큼 뇌과학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분이라면 읽어봐도 좋을 책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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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문학으로서 삶
알렉산더 네하마스 지음, 김종갑 옮김 / 연암서가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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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위인이라면 누구든 신화적인 아우라를 가지게 마련입니다만, 니체는 철학자들 중에서도 특히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이라는 아우라를 풍기곤 합니다. 다수의 저명한 석학들이 니체에 대하여 묘사할 때 '매료되었다'는 인상이 들도록 이야기하기 때문인데요, 그렇기에 저 역시 니체에 대한 동경을 품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을 과감히 사들고 가슴 두근거려 했던 기억이 생생한데요, ...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더군요. 좋게 말하자면 철학의 지평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넓은 것이구나 깨닫게 되었다고 할까요? 확실히 일반인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철학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 결국 3분의 1쯤 읽다 포기하고 고병권 선생의 해설서로 니체의 세계에 대한 개관을 하는 것 정도로 만족하고 말았습니다.



이 책의 출발점은 책의 부제가 아주 잘 드러내고 있다고 보이는데요, 저자는 니체를 사회과학자로서의 철학자로 보고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 특히 문학가로써의 철학자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니체의 철학의 어려운 점 중 하나는 그의 철학 속에 상호모순되는 명제가 빈번하게 등장한다는 점인데요, 이것이 독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가장 큰 원인이 됩니다. 일부 학자들은 이것을 니체가 철저하게 상대주의적이고 주관주의적인 철학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합니다. 하지만 네하마스는 상대주의만으로는 권력의지와 영겁회귀를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이를 비판하고 있는데요, 이 책은 니체 철학의 '모순'들을 하나 하나 들어 살펴보면서 그것이 실제로는 당대 철학적 독단주의를 피하기 위한 니체의 교묘한 '스타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파합니다. 이것은 다의성을 본질로 하는 '문학'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죠. 문학의 다양한 함의는 그것이 하나하나 '진실성'을 담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독단주의를 배척하기 위해 니체가 취한 태도를 '원근법주의'라 일컫고 있는데요, 이 원근법주의에 대한 해석을 책의 전반부에 담아내고 있네요.



책의 후반부는 악명높은(?) 권력의지와 영겁회귀를 해석하는데 할당되고 있습니다. 사실 권력의지의 부분은 이 책의 해석조차도 아리송해서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만 영겁회귀의 부분은 제법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영겁회귀가 실제적인 개념이 아님을 전제하고서, 그것이 현재의 삶을 정당화할 수 있는 최상의 논리이기 때문에 현재의 삶을 긍정하라는 니체의 궁극적인 결론을 불러내기 위한 최고의 논거가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근거하여 다양한 저서를 통하여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전범으로 제시할 수 있는 이상적인 자아상을 그려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것 역시 지극히 문학적인 방법론이라고 결론 짓지요.



책을 읽어가다보니, 내용의 난해함과 어투의 딱딱함보다는 다양하게 인용되는 니체의 저작들에 대한 이해가 없다는 점이 답답하게 느껴지더군요. 여러모로 이 책은 해설서라기보다 논문이라고 보아야 마땅할 것 같습니다. 그만큼 정교하고 철저하지요. 아무래도 니체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어야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되는군요. 저 역시 그나마 예전에 읽었던 내용이 머릿속에 남아있어서 꾸준히 읽어냈지, 아니면 또 포기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역시 좀 더 공부하고 난 후에 한번 더 읽어봐야 될 책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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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더 월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공경희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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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이 출간되었네요. 제목은 리빙 인 더 월드로군요. 제 기억이 맞나 모르겠습니다만 영화화가 이루어져 근래 [빅 픽쳐]가 개봉된 것으로 아는데요, 확실히 [빅 픽쳐]로 인해 더글라스 케네디라는 이름을 알게 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그렇고요. 책은 일단 익숙한 느낌의 표지 디자인 속에서 독자를 응시하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아마도 이 여인은 작품 속 주인공인 제인 하워드인 듯 하네요.

 

이 책은 한 여인의 불행한 삶에 대해서 그려가고 있는데요, 말 그대로 불행으로 점철된 삶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어릴 적 부모에 대한 실수로 인하여 평생에 걸쳐 마음의 짐을 싣고 가는 것을 시작으로 하여 결혼생활도, 직장생활도 무엇하나 순탄하게 펼쳐지는 것이 없습니다. 책의 앞부분은 제인의 불행을 그려내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할 정도입니다. 문제는 그런 과정이 조금 설득력이 없을 정도로 오버스럽게 보인다는 것입니다. 불행을 가하기 위해서 억지도 감수하는 느낌이 든달까요? 아무리 그래도 마음에 거부감이 들 정도면 곤란할텐데 말입니다. 사실 이런 그림은 후반부의 반전(?)을 위한 설정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마지막의 한방을 위해서 밑밥을 깐 셈이죠. 그런데... 이게 좀.... 분명 지루함과 답답함을 덜어내고 속도를 내어 읽게는 만듭니다만 어이없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는 결말로 이어집니다. 결말을 위해서 너무 많은 것을 희생했다고 할까요? 재미를 위해 완결성을 포기한다면 이 이상의 재미를 주지 않으면 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 같습니다..

 

근래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이 동어반복화 되고 있다는 인상이 있었는데요, 이번 작은 시작부터 다소 느낌이 달라 기대를 했습니다만 아쉬움이 많았다고 하겠습니다. 한번 힘을 꽉 주고 자신을 벗어나는 노력을 해준다면 어떨지? 다음 작품은 좀 더 완성도 있고 재미도 있는 작품이 되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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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셋 파크
폴 오스터 지음, 송은주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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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책방' 팟캐스트를 듣다 보니 진행자분께서 지나가듯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유명하지 않은데도 의외로 많이 팔린 소설이 있고 작가의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음에도 예상 이상으로 안 읽히는 소설이 있다고요. 그러면서 예를 든 것이 폴 오스터였습니다. 물론 한국에 한정하여 든 예이겠습니다만 제 주변을 둘러 봐도 폴 오스터의 이름을 아는 사람들은 많은데 실제로 그의 소설을 읽어본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사실 비슷한 인상의 무라카미 하루키가 얼마나 인기를 끄는가 생각해보면 더욱 의외의 일이기도 하겠네요. 아무튼 이번 작품인 '선셋 파크' 역시 폴 오스터 특유의 분위기가 물씬 묻어나는 작품입니다. 뉴욕을 배경으로 하여 개개인의 심리를 혼란스럽고 감각적인 문체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지요. 다만 환상적인 느낌은 일체 제거하고 지극히 현실적으로 현실을 그려가는 것은 기존의 작품에 비해 다른 점이라고 하겠습니다.



소설은 마일스 헬러로 시작하여 빙, 앨런, 앨리스 등 선셋 파크에 살게 된 4명의 젊은이의 독백이 이어지고, 거기에 헬러의 부모의 자화상이 더해집니다. 이들은 각자 나름의 상처를 안고 힘들게 삶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중심이 되는 마일스 헬러의 경우, 의붓형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이 부모와의 단절로 이어져 명문대생에서 떠돌이로 전락한 젊은이입니다. 사랑하는 연인의 가족과 문제가 생긴 차에 친구 빙의 초청을 받고 뉴욕으로 돌아와 다른 3명의 젊은이와 지내게 된 곳이 선셋 파크인데요, 실은 버려진 건물에 불법거주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불완전한 상황을 배경으로 하여 4명의 젊은이를 모아두었으니 소통을 통한 성장기를 기대하게 됩니다만, 전혀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들 각자가 자신의 삶과 타인의 삶을 독백으로 풀어내며 고민하고 아파하는 모습이 주로 그려지지요. 요새 힐링이 대세라서인지 이 소설이 힐링 소설로 소개되는 것을 보았는데요, 결말만 보자면 그런 인상도 받을 수 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작가의 나레이션 방식을 보면 이 소설을 읽고 치유의 느낌을 받는 분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사람의 마음이 가지는 섬세함과 복잡함을 특유의 언어로 그려내는 솜씨에서 쾌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폴 오스터의 특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소설의 와중에 문학, 연극, 영화와 야구가 자주 인용되던 것이 인상적이었는데요, 특히 운명의 장난이라는 말이 어울릴 법한 삶을 산 야구선수들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실제 인물들이 소설같은 사건에 상처입는 모습과 소설 속의 다양한 인물들이 자기 나름의 아픔을 부둥켜안고 싸우는 모습이 등치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삶의 아이러니와 맞닥드렸을 때 누군가는 그것에 상처입고 파멸해가고 누군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것을 수용하고 삶을 이어가는 것을 보노라면, 삶에 진리가 있다면 그 진리는 각자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누구에게나 삶은 아픔을 동반하게 마련입니다만 그런 아픔에도 생의 의미가 담겨있다는 것이 폴 오스터가 던지는 화두가 아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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