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히스토리 - 한 권으로 읽는 모든 것의 역사
데이비드 크리스천 & 밥 베인 지음, 조지형 옮김 / 해나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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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히스토리'라는 책 이름으로도 연상할 수 있는 바이지만 이 책은 우주의 탄생부터 현대 인류의 문명까지 '인간이 알아낸 우주와 인유릐 역사'를 정리해본 책입니다. 당연히 제대로 덤비자면 수천, 수만권의 책으로도 감당하기 힘든 주제겠는데요, 실제 책의 두께나 구성은 상당히 담백합니다. 큰 줄기만 짚어가는 것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이겠습니다만 내용구성으로는 인문과학보다는 자연과학적인 내용에 무게중심이 실리고 있는 듯하고요. 그러다보니 과학잡지를 출간하는 출판사에서 간간히 출판해주는 과학교양 요약서를 연상하게 되는게 사실입니다.



요약하여 서술하는 방식이라고 했습니다만 이 책은 그 중에서도 특정 주제를 문제로 제기하고 그에 대답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빅 히스토리란 무엇인가?'로 시작하여 '빅뱅에서 무엇이 나타났는가?', '별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었는가?', '지구와 생물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 '무엇이 인간을 독특하게 했는가?' 등의 화두를 던지고 그에 대답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여백이 있는 구성에다가 글투는 다큐멘터리를 연상시키는 투라서 책을 읽는다기보다 TV 프로그램을 읽는 것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군요. 그만큼 수월하게 읽히고 막히는 부분도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독특한 내용이 없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독자라면 좀 심심하게 느껴질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맥락에서겠습니다만 인류 출현 이전보다는 이후의 파트가 더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해석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랄까요?



빌 게이츠가 지원하는 프로젝트라는 부분을 너무 강조해둬서 뭔가 거창한 것을 기대한 독자분들이 많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러면 오히려 실망할 수도 있으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평범하게 과학 교양 입문서 정도로 기대하고 보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그런 기준으로 보자면 상당히 보기 편하고 깔끔하게 잘 요약된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이들에게 읽기 권하기에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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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각 -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올리버 색스 지음, 김한영 옮김 / 알마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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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꽂힌 작가 중 한 명인 올리버 색스의 책이 또 출간되었네요. 신간으로써는 꽤 오랜만이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특히 환각이라는 주제가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그의 전문성이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는 주제이기도 하고요. 이 책 전에 읽었던 책이 '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였는데요, 다리에 큰 부상을 입고 나서 신체의 존재감각을 완벽하게 소실했던 희한한 체험에 기반한 책이었습니다만, 그 체험이 이 '환각'이라는 책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잘 드러나서 흥미롭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책은 그와 처음 만났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연상시키는 면이 많더군요. 다양한 환각의 양태를 사례와 설명을 곁들여가며 흥미진진하게 설명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거든요. 물론 그의 유려한 글솜씨도 여전하고 말이죠.



사실 일반적으로 '환각'이라고 하면 소위 '헛것'을 보는 것이라는 상식적(?)인 수준의 지식만 가지고 있던 차라 이 책에서 소개되는 다양한 환각의 양태는 현기증이 날 정도입니다. 샤를보네 증후군으로 시작하여 감각 박탈, 후각 환각, 청각 환각, 기면증이나 귀신들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환각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만, 일반적으로 환각이라고 해도 그 원인이나 병증, 그리고 치료방법은 천태만상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다만 이런 다양한 환각증상을 소개하면서 일반적으로 기대하게 되는 정신분열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 것은 의외기도 하더군요. 전문성이 상당히 묻어나는 어조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심리학 용어가 그닥 등장하지 않는 것이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여러 이야기 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것을 꼽아보자면 역시 첫번째로 소개된 샤를보네 증후군이었습니다. 시각을 잃어버린지 오래된 할머니가 뒤늦게 환각을 보기 시작하면서 진단을 받게 되는데요, 그 독특한 증상은 바로 샤를보네 증후군 때문인 것으로 밝혀집니다. 환자 본인이 자신이 보는 것이 환각임을 확실히 인식하는 것도 이 증후군의 특징이더군요. 후각 상실 편도 흥미로웠는데요, 특히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에서 나왔던 증세인지라 더 흥미깊게 보게 되더군요. 후각 상실이 놀라울만큼 삶을 피폐하게 만드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무튼 여러모로 올리버 색스의 장점이 잘 살아난 책이라고 하겠는데요, 그의 팬이라면 충분히 재밌게 읽으실 거라고 장담하게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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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베르크 프로젝트 프로젝트 3부작
다비드 카라 지음, 허지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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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랜만에 보는 프랑스 작가의 소설이네요. 게다가 스릴러라는 장르로 한정하자면 언제 프랑스 소설을 보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요. 작년에는 넬레 노이하우스의 작품을 시작으로 독일 미스터리 소설이 줄줄이 출간되었는데요, 이제는 프랑스 소설이 출간되기 시작하는 걸까요? 대부분 그렇겠지만 저 역시 주로 일본 미스터리를 즐겼었는데요, 다양한 나라의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요. 하지만 이 작품에서 프랑스적 개성이 강하게 묻어나느냐면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작가 소개로도 알 수 있겠지만 이 책의 작가는 미국 문화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하고요, 소설 역시 그 영향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죠. 사실 넬레 노이하우스의 소설에서도 독일적인 색깔이 그닥 묻어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소설에서도 무국적화의 경향이 나타나는 것일지? 아무튼 이 소설의 구성은 말그대로 할리우드 영화를 강하게 연상하게 만드는군요.



소재에 있어서 작가는 상당히 무난하면서도 효율적인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나치 독일의 유산을 이어가는 자들과 그들을 막는 자들의 대립 구도지요. 도시 이름이 아닌가 했던 제목 속의 블레이베르크는 한 과학자의 이름인데요, 이 과학자는 나치 독일 아래에서 초인을 만들어내는 연구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연구는 암암리에 현대까지 이어져왔고 특수한 바이러스를 살포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들의 계획이 펼쳐지려는 찰나, 주인공들이 등장하게 되는 것이지요. 주인공이라고 할 제레미는 군인이었던 자신의 아버지와 얽혀 사건의 중심에 뛰어들게 되고요, 그런 그를 보호하기 위해서 재키라는 여성 CIA 요원이 등장하게 됩니다. 하지만 가장 인상깊은 인물은 모사드 요원인 에이탄 모르그! 이 소설에서는 소재나 사건은 물론 인물 역시 상당히 캐쥬얼하게 그려내고 있는 편입니다만, 그 와중에서도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한 것이 바로 에이탄인 듯 합니다. 다소 작가의 편애도 엿보이는 것 같습니다만 후속작에서도 제대로 활약해주지 않으려나 생각되는군요.



정말 제대로 가벼운 소설이고 내용 전개도 아주 단순하기 때문에 쉽게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이러한 가벼움은 부담없이 즐겁게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장점이기도 하겠습니다만 당연히 단점으로도 작용합니다. 우선 적은 분량의 와중에서 빠르게 이야이가 전개되다보니 세부사항이 여기저기서 빠져있어 몰입도가 생각보다 높지 않습니다. 분명 주인공들이 사건의 중심에 있어야 함에도 계속 주변부에 머무르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된달까요? 특히 클라이맥스 부분은 뭔가.. 상당히 허전하고 허무합니다. 그리고 캐릭터가 얄팍해도 너무 얄팍해요. 냉정히 생각해보자면 굉장히 심각한 사건이 펼쳐지고 있는데 인물들은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처럼 행동합니다. 이런 언밸런스는 읽는 내내 위화감을 줄 수 밖에 없더군요. 3부작의 첫번째 작품이라고 하고 캐릭터는 물론 사건 자체도 어느 정도 이어지는 모양이니 뒷권에서 보강되는 부분이 있겠지요? 딴건 몰라도 에이탄의 활약상은 궁금하거든요. 업그레이드된 다음권 기대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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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페르노 1 로버트 랭던 시리즈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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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꽤 오랜만에 댄 브라운의 신작이 나왔네요. 어쩌다 저쩌다 보니 그의 소설은 전부 다 읽어본 셈이 되었습니다. 팩션의 전통은 얼마나 거슬러 올라가야할지 제 얇은 지식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만 최근의 대중적 인기의 선두에는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가 있었음은 사실일텐데요, 개인적으로는 '다빈치 코드' 이전의 작품도 상당히 재밌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오히려 그 후의 작품은 재미가 덜했던 것 같습니다. 지나치게 자기 복제가 심해졌기 때문인데요, 돌아온 이 작품은 어떨까 궁금하더군요.

 

 이번 작품은 단테의 '신곡'을 모티브로 잡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을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모두들 알고 있겠습니다만, 그의 소설은 전통적 모티브와 현대적 모티브를 반반 섞어내어 스토리를 짜내곤 하는데요, 전통적인 모티브가 신곡이라면 현대적인 모티브는 인구론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나치게 많아진 인구로 인해 인류의 미래가 절망적이라고 판단한 한 과학자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유포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그리고 늘 그렇듯 '공연히' 그 바이러스가 숨겨진 장소를 단테의 신곡에서 발상을 얻은 장소에 숨겨두지요. (물론 그래야 우리의 주인공 로버트 랭던이 활약할 여지가 생겨나겠지만요^^;) 그리고 그런 그를 도와주는 천재적이고 당돌한 미모의 여주인공이 그를 도와줍니다.

 

 여기까지만 이야기해도 눈치채셨겠지만 이번 작품 역시 상당히 심각하게 전작의 구조를 복사하고 있습니다. 반쯤 읽고서 자기 복제가 확정되었다고 느꼈을 때 다소간의 아쉬움을 느꼈습니다만, 가장 부족하게 느껴졌던 부분은 단테의 모티브를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팩션이 '사실'을 차용한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소설에 '봉사'하도록 변형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과정입니다. 특히 대중소설이라면 '사실'을 왜곡해버릴지라도 소설의 재미로 상쇄하여 용서하게(?) 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사실'의 퍼즐화와 다음 퍼즐로의 연결 방식에서 상상력 부족과 기계적 차용이 심하게 느껴지더군요. 그러다보니 퍼즐 자체에서 흥미가 느껴지지 않는 것입니다. 물론 전작처럼 헐리우드 영화를 연상시키는 빠른 전개와 반전 및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회적 이슈를 짬짜면처럼 버무려낸 솜씨는 나쁘지 않습니다만, 전작을 보지 않은 사람이나 만족할 정도이지 저처럼 그의 전작을 몇편 본 사람이라면 지루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어 보이네요.

 

 그래도 가장 재밌게 느껴졌던 부분을 꼽자면 여주인공의 캐릭터 설정입니다. 전작의 히로인들과 궤를 같이 하면서도 색다른 다층성을 가지고 있어 소설을 이끌어나가는 힘이 되었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인구론과 관련된 결말은 몇몇 사람에게서는 분노(?)를 불러일으킬 여지도 있어 보이는데요, '다빈치 코드'의 종교적 논란 때문에 엄청 큰 재미를 보았던 댄 브라운이 다시 한번 이슈를 만들어보자 작정하고 짜넣은 이야기라는 것이 눈에 보이네요. 종교적 문제에 대한 감흥(?)이 적은 저로써는 '다빈치 코드'의 이슈화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만, 이번 작품은 관심을 가질 여지조차도 없어 보이네요. 너무 작쥐적이고 의도적 편견이 가득하거든요.

 

 기다림에 비해서는 아쉬움이 큰 작품입니다. 평범하게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보면 나쁘지 않은 대중소설입니다만, 글쎄요, 이 정도로는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늘어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네요. 뭔가 변신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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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리고 가끔 고양이 - 이용한 시인의 센티멘털 고양이 여행
이용한 지음 / 북폴리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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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4년 전인 듯 합니다만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와 '명랑하라 고양이'를 읽고 눈물을 쪽 뺐었드랬습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애완동물에 대한 책이 참으로 많이 출간되고 있고 그 중에서도 고양이에 대한 책은 더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이 두 권의 책이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작가 특유의 접근방식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이런 책은 애완동물로든 아니든 고양이에 대해 인간의 관점에서 접근하게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이용한 님은 그런 접근을 가능한한 지양하고 고양이를 하나의 독자적인 생명체로서 살펴보려고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이 책들을 읽으면서 인생의 덧없음과 무게감과 똑같은 정도로 묘생의 덧없음과 무게감을 느낄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시인다운 '보기'의 방식이었다고 할까요?



이 책이 전작과 달랐던 부분은 일단 외양 면에서 느껴졌는데요, 두께도 두껍고 폰트도 작아서 내용이 상당히 많아졌다는 인상이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전작이 작가의 근처에 있는 고양이를 밀착적으로 그려냈던데 비해 이번 작은 우리나라 방방곡곡의 고양이를 찾아다니면서 그 단상을 포착해내고 있다는 점이 있겠습니다. 뭔가 후속작의 법칙을 따랐다고나 할까요? 인생만큼 묘생도 다양하구나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점은 전작 이상이었지만요. 전작도 그렇지만 고양이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칼같이 찍어낸 사진들도 책을 보는 즐거움을 한층 더해주고 있습니다.



소개된 묘생들을 돌이켜보자면 가슴이 훈훈해지기보다 서늘해지는 이야기들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양적인 면에서는 딱히 그렇지도 않겠습니다만 후자 쪽이 더 인상적이었던 탓이 아닐까 싶군요. 토사구팽 당하는 거문고의 고양이들, 바지선에 바투묶인 채로 파도를 뒤집어쓰고 있는 어장 관리 고양이들, 수몰 마을에 쓸쓸히 남은 고양이들, 개에게 물려죽는 길고양이들이 스산하게 떠올는군요. 물론 사람들의 배려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려 사는 훈훈한 광경도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만, 그것 자체가 완벽하게 애완동물로써 규정되어버린 고양이 종의 한 모습이라는 점에서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요. '흐리고 가끔 고양이'라는 제목이 참 절묘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아직 작가님의 '고양이 여행'은 끝나지 않은 것 같은데요, 다음 작품은 언제나 출간되려는지요?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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