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길고양이 행복한 길고양이 1
종이우산 글.사진 / 북폴리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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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귀여운 고양이가 보이시는지? 애니매이션 '슈렉'에 나온 장화신은 고양이의 형제가 아닌가 싶지는 않으신지? 요즘에는 예전에 비해 반려동물의 종류도, 양도 비할바 없이 많아졌지만, 고양이의 매력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이 책, [행복한 길고양이]는 그러한 고양이의 매력이 담뿍 담긴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종이우산 이정훈 님은 2004년부터 취미로 시작한 사진에 고양이를 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6년의 세월간 담아내어 그가 운영하던 블로그에 올린 사진들 중 골라담은 것이라 한다. 이 책에는 그의 개인적인 신상정보가 담겨있지는 않지만 그가 고양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길고양이들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당하는지 충분히 느껴진다. 

사실 이 책에 담긴 고양이 사진들에 미화가 없다고는 못할 것 같다. 일상적으로 보게 되는 길고양이들이 이 책에 담긴 사진 속의 길고양이처럼 하나같이 사랑스럽지는 않으니 말이다. 분명 섬뜩하고 추레한 모습의 고양이도 흔히 보게 된다. 길고양이의 삶을 깊이있게 따라가며 들여다보는 애정어린 마음이 없었더라면 이 책에서처럼 사랑스러운 고양이의 모습만을 담아내기는 어려웠으리라. 사실 길고양이 하면 반려동물의 방치와 학대라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부분에 대한 고찰이 빠질 리 없을텐데 작가는 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한다. 그저 길고양이가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담아내며, 길고양이에게 사랑을 베풀어 함께 살아가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적어내며, 우회적인 반성을 촉구할 따름이다. 하긴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 사랑만 있다면 어떤 문제든 해결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렇기에 이 책에 담긴 고양이의 모습을 통해 그들은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들임을 강하게 어필하고자 했던 것이리라. 

이런저런 덧붙임이 없더라도 이런 유의 책이 가지는 미덕, 즉 언제 어디서든 읽노라면 편안하고 행복한 기분이 들게 만든다는 미덕이 담뿍 담긴 책이다. 수준급의 고양이 사진도, 그 사진에 덧붙인 코믹한 코멘트들도,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단상도 예쁘기 그지없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당연히 읽을, 또 싫어하는 분이라면 고양이를 사랑할 기회를 안겨주는 사랑스러운 책이 아닌가 한다. 

 

 

 

 

 

 

유독 고양이를 사랑하는 이웃나라 일본에는 춤추는 고양이 전설이 많이 전해진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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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좌파 : 세 번째 이야기
김규항 지음 / 리더스하우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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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항 님하면 가장 좌파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분이다. 실제로 한겨레에서 사회인사 5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을때 가장 좌파적인 인물로 꼽혔다고 한다. 사실 정치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은 나인지라 그가 쓴 글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기에 그에 대해 잘 알지 못했었다. 그러던 중 '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라는 인터뷰집을 읽게 되고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사실 그 책을 읽기 전에 이미 그가 가장 좌파적 인물로 꼽힌다고 들었던지라 상당히 과격한 언사를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 책을 마치고 나서 할 수 밖에 없던 생각은 "이런 상식적인 생각들이 좌파적인 것으로 꼽힐 만큼 우리 사회가 편향되어 있는가?"였다. 인터뷰집이라는 책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그의 생각은 우리 사회의 일반상식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것이 대부분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그의 기본적인 이념과 그 이념의 실천방식이 일치한다고 볼 근거는 없으니 나의 평가도 섣부른 것일 가능성은 없지 않으리라. 그렇기에 이 책, B급 좌파를 통해 김규항이라는 인물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는 개인적인 호기심이 컸던 것 같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1,2편의 호응에 힘입어 나온 3번째 편이다. 일종의 산문집이라 할텐데 그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실었던 글 및 일기장의 글을 모아둔 것이라 하겠다. 재밌는 점은 이 책에 실린 글들이 2005년도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시간 순으로 배열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그 당시 글들은 어떤 면에서 기간이 도과한 예언서를 곱씹는듯한 흥미를 준다. 돌이켜보건대 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라크 파병을 결정하고 미군기지 건설을 적극 수용하여 '변절' 등의 이야기가 오가던 때이다. 그러한 사회적인 심란함이 배경이 되어, 개혁 정부의 실체에 대한 그의 일관성있는 통찰은 간결하고 무딘 듯한 말투에 오히려 날카롭게 읽혀온다. 더불어 그의 인터뷰집에서도 느꼈던 바이지만, 지극히 상식적인 자, 지극히 소박한 자가 통찰해내는 평범한 진리를 인상깊게 전달하는 그의 능력이 탁월함을 인정하게 된다. 그는 본래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이는데, 자신의 자녀와 대화하던 중 아이들이 던져주는 화두를 톡톡 집어내어 날것으로 독자의 입에 넣어 줌으로써 간단하게 독자의 마음을 흔드는데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좌파 지식인으로는 드물게 종교, 특히 기독교에 대한 관심이 크고 관련된 언사도 많았던만큼, 이 책에서도 영성과 혁명성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적지 않게 담겨 있다. 아마 초기 기독교에 담길 수밖에 없었던 소박한 저항정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모호함을 느끼게 된다. '예수전'이라는 책도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모양이지만 조만간 읽어보아야 할까 싶다. 후반부에 실린 그의 일기 속 글들과 단상은 전반부에 실린 글들에 비해 훨씬 간결하고 생활의 냄새가 나는 글들이다. 수필식의 글이라 해도 내용상 가벼울 수 없었던 전반부의 글들에 비해 김규항이라는 인물에 대해 한결 친근감을 느끼게 해주는 글들이 아닌가 한다. 진지하게만 생각되는 그에게도 생각보다 유머스러운 부분이 있구나 생각하게 되지 않을지..

 

보통 2-3쪽 정도의 짤막한 글을 모아둔 책이기에 한편한편 읽는데 부담이 없는 편이지만(그것이 그가 독자에게 접근하는 방법론임도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책 전체의 분량이 적지 않다. 못지않게 진지하고 날카로운 그의 눈길이 쉽사리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근본적으로 좌파의 삶이란게 우파의 삶보다 세상살기 어려운 삶의 방식일진대, 이 책을 읽다보면 그도 부러 가시밭길을 걷는 것을 택하는 사람임을 다시 한번 알게 된다. 분명한 것은 세상 사람들이 다 가시밭길을 걷기를 택한다면 그 가시밭길은 더 이상 가시밭길이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말속에 담긴 '진리치'의 무게를 씁쓸히 곱씹으며 스스로를 돌이켜보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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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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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현실 속 민중의 눈으로 역사를 그려내온 조정래 선생의 신작이 나왔다. 이번 작은 현대사에서 소위 재벌들의 행태를 풍자적으로 그려내는 소설이다. '허수아비 춤'이라...


스토리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재계 2위 태봉그룹의 1위 쟁탈기랄까. 그러한 중차대한 임무를 명받은 강기준, 윤태호, 박재우 세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재계 인물들의 솔직(!)한 모습들이 명쾌하게 그려져나간다. 그의 작품이 늘 그렇듯 명쾌하고 읽기 쉽게 그려나가는 인물상은 새로울 것이 없다... 왠만큼 시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법한 얘기들이니 충격적일 것도, 슬플 것도 없다... 정계가 그렇지 뭐.. 재계가 그렇지 뭐.. 우리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돈을 벌고 그 돈을 어떻게 써서 다시 돈을 불리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회장님의 활약상(?)이 참으로 흥미진진하고 존경스럽지 않은가? 우리 사회에서 잘먹고 잘살려면 회장님의 능력을 본받아야 할 것이다. 아마 못사는 사람부터 잘사는 사람까지 그러한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재계 능력자 분께 극대의 정치적 힘까지 부여한 것일테고 말이다. (나만) 잘 먹고 잘살면 되지, 역사적으로 도덕 윤리 중시한 사람치고 잘 먹고 잘 산 사람이 있냐 말이다. 그러니 그런 분들 보고 배울려면 잘 보이는데 세워 드려야 되는 것일테고...


진리라는 말은 위선적이다. 진리라는 말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항상 갖가지 의도를 숨겨두고 있는, 천의 얼굴의 가면쟁이이다. 그러나 위선조차 없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지... 그렇기 때문에 '앗싸리'하고 '솔직하게' 살기로 맘먹은 사람만큼 무섭게 느껴지는 사람이 없다. 어떠한 삶을 택할지는 결국 선택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그냥 배만 불리고 몸만 편하게 살기에는 한번 사는 삶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진다. 삶에 찌들어 자꾸만 작아지는 때 한번씩은 이런 책을 보며 삶에 대해, 가치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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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영화를 만나다
김영욱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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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음악을 만나다]가 끌어냈던 좋은 반응을 감안해보면 이번 책, [그림책, 영화를 만나다]의 출간 역시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문화콘텐츠와 아동문학을 연구하는 저자는 전작에서 그의 전문지식을 음악 속에 적절이 녹여내어 독자의 감성과 지성을 함께 자극했었는데 이번 작에서도 능숙한 녹여내기에 성공한 듯한 인상이다. 

일단 책을 손에 들었을 때 가장 눈에 띈 것은 책표지를 덮고 있는 날개-정확한 명칭을 모르겠는데 책이 아마도 책이 고급스럽게 보이는 것을 목적으로 표지의 절반 크기로 한번 더 표지를 감싸도록 만든 덮개 말이다-이다. 개인적으로는 거추장스럽고 쉽게 흘러내리는 이런 날개를 싫어하는지라 책을 사면 바로 빼서 서랍 속에 따로 보관하는데, 이번 책에서는 그 날개가 아주 맘에 들었다. 일반적인 형태와 달리 날개를 비대칭으로 만든 점이 눈에 띄었던 것이다. 사소하다면 사소한 것이겠지만 이러한 작은 부분이 책이 담은 내용의 섬세함을 예지하게 만들었다고나 할까..

그 책날개에 담긴 앤티크한 라디오와 타이프라이터 사진처럼 책에는 동화 속에서 뽑아낸 아름답고 독특한 그림들이 가득하다. 동화책 속의 그림이라면 으레 그레파스나 수채물감으로 그린 듯한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만화적인 것으로 알고 있던 나였지만, 몇해전 우연히 전시회에 참가한 이후로는 그러한 시각도 크게 바뀌었다. 세계 각국의 동화책들을 소개하는 그 전시회는 상상을 초월하는 동화책이 가득했었다. 각양각색의 그림체는 물론이고 내용도 너무나 다양했으며 구성도 특이했고 그러한 그림과 내용과 구성의 조화를 이끌어낸 편집의 능력도 놀라웠더랬다. 나도 모르게 요즘 아이들은 참 복도 많지..라고 경탄했었는데 그당시의 나와 비슷한 독자라면 이 책을 보면서도 현대 동화책의 놀라운 진화에 절로 경탄하게 될 것이다. 

소주제에 대한 작가의 단상을 싣고 뒤이어 그와 관련된 동화 한편, 영화 한편을 소개하며 생각의 흐름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읽기가 편하다. 차분하면서도 지적인 문체로 섬세한 감성을 담담히 적어나가는 이 책은 누구든지 편안하게 읽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한 편안함은 동화책의 개성과 영화의 친밀감과 어울려 독자에게 적지않은 즐거움을 주고 있다. 아마도 다음 편은 [그림책, 시를 만나다] 정도가 될까나? 후속작과의 즐거운 만남을 벌써 기대해본다.

덧. 대부분의 독자들이 이 책을 마치고나서 소개된 동화책을 검색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자녀의 유무와는 상관없이.. 추억 속에 남아있던 어릴 적의 순수함과 아름답게 성장한 현대의 동화책에 대한 감탄으로 마음이 가득해져서 말이다. 동화책, 알면 알수록 의외의 매력을 전해주는 것 같다. 나도 벌써 한권 주문해버렸고... (그런데 예상외로 비싸긴 했다^^; 그만큼의 값어치는 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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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 : 대중성과 다양성의 예술 - 20C 그림 여행 마로니에북스 아트 오딧세이 4
마르코 메네구초 지음, 노윤희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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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에북스에서 출간한 아트 오딧세이 시리즈의 6번째 편은 '현대미술'을 다루고 있다. 아트 오딧세이 시리즈는 미술사를 시대별로 나누어 본격적으로 정리해주고 있는데, 특히 이번 편은 현대미술 이라는 점에서 다른 시리즈와는 또다른 무게감을 갖는다. 미술이란 본래 시각감상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겠지만 현대 미술은 확실히 단순한 시각정보수용 이상의 것을 요구하는 것 같다. 철학적, 문학적 주석을 붙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작품이 너무나 많아졌다고나 할까? 전문화에 의한 대중 소외야 현대사회의 주요한 특성(?) 중 하나가 되어버린 것 같지만 미술을 즐기는데도 지적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은 때때로 슬프게도 느껴진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자면 무엇이든 새로운 즐거움을 누리려면 그만한 준비가 필요한 것 아닐까? 분명 현대미술도 그것이 주는 고유한 '쾌'가 있을터.. 도전해보지도 않고 접어버리기는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이런 주석서를 보는 것도 즐거운 준비과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 정도의 준비자세를 가지고 펼친 책이지만 이 책은 생각보다 묵직하다. 두께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다. 우선 50년대 이래 출현한 무수한 미술사조와 용어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된 이 책은 현대미술을 선도하는 예술의 중심지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대표적인 현대미술가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정보량이 예상 이상으로 엄청나서 전공자가 아니라면 읽어나가는데 부담이 느껴질 수밖에 없어보인다. 대학 교양수업의 교재 정도로는 거뜬히 쓰일 수 있겠다는 인상이 들 정도이다. 다행스럽게도 분량의 반 정도를 그림으로 채워주어서 복잡한 현대미술의 양상을 읽어나가느라 복잡해진 머리를 식힐 수 있다는 점은 반갑다. 현대미술이 늘상 그렇듯 심란하고 난해한(?) 작품들도 적지 않지 않지만 즐거운 충격을 주는 작품도 많았다. 현대미술가래야 잭슨 폴록이나 앤디 워홀, 리히텐슈타인 정도만 알고 있었으니 본적이 있는 작품들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던 것..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된 월터 드 마리아, 에슐리 비커턴의 작품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현대 미술은 미의 전달이 목적이 아니라 충격의 전달이 목적이라던가? 발라드보다 Death Rock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현대 미술을 즐기기 어렵지 않을까? 그래도 Death Rock에 빠진 사람이 그 마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듯 현대미술도 특유의 마력을 발휘하는 작품들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한 작품들부터 선별하여 감상해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활동이 되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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