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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어원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ㅣ 잘난 척 인문학
이재운 지음 / 노마드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꽤 익숙하기도 하고 이리저리 쓰기 괜찮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시리즈물입니다. 전작인 영어잡학사전을 꽤나 흥미롭게 읽었기 때문에 이 책에도 절로 눈이 가게 되더라고요. 이런 것이 시리즈물이 가지는 강점이기도 하겠지요.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책은 꽤나 유래가 깊은 것이었습니다. 94년도에 초기 버전이 나왔고 거기에서 변형된 것이 95년의 현 버전, 그리고 지금까지 4판까지 이어져나왔다는 것인데요, 꽤나 사랑을 받은 책이었던 모양입니다. 왠지 익숙하다 정도만 생각했지 이리 오래된 책인 줄은 몰랐던더라 약간 놀라기도 했네요.
말의 어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영어 공부를 하면서부터였죠. 단어를 암기하기 좋게 묶어서 외우는데 어원을 쓰는 방식은 꽤나 효율적인 것이고 그런 식으로 공부해오면서 점점 더 단어 속에 담긴 문화와 역사, 사고방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죠. 영어 어원에 대한 관심에 비해 우리말의 어원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낮았다는 게 솔직한 이야기일텐데요, 당연시 여기던 것을 새롭게 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요. 이 책은 당연한 것을 새롭게 보게 만드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도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흥미롭게도 책은 통사적으로 전개됩니다. 고조선, 부족국가~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 개화기, 일제강점기, 광복 이후 순으로 각 시대에 발생한 단어의 어원을 살펴보고 있는 것이죠. 책의 두께도 제법 됩니다만 실제로 책을 펼쳐보노라면 정보량이 엄청납니다. 사전식으로 구성된 책이 그렇듯이 읽다보면 쉽게 지루해지기도 하고 항목에 따라 흥미도가 오르락 내리락 한다는 단점이 있기는 합니다만, 꾸준히 읽어가노라면 새롭게 배우게 되는 것이 너무나도 많네요. 사실 굳이 앞에서부터 볼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니 원하는 때 내키는 부분을 펼쳐서 깔짝깔짝 읽어가는 것이 역시 이런 책에는 가장 적합한 독서법이 아닌가 합니다.
각 단어별로 생성시기, 유래를 설명하는 것이야 당연한 부분입니다만 잘못 쓴 예가 붙은 것이 의외로 흥미롭네요. 시기적으로 맞지 않던가, 말의 아귀가 맞지 않는 쓰임새를 예로 들어줍니다만 다소 불친절하기도 해서 오히려 퍼즐을 읽는 기분이 들 때도 많았습니다. 저로써는 오히려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부록이 상당히 두껍습니다. 한자 유래 단어와 불교 유래 단어, 우리말의 발생 과정을 다룬 부록들은 좀 부담스럽기는 해도 읽을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우리말 안에서 한자 유래 단어가 가진 의미를 생각하기에 꽤 좋은 꼭지였어요. 한글 전용을 여러가지 면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게 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