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행복한 물리학 특강 - 전 세계를 감동시킨 MIT 월터 르윈 교수의 기상천외한 물리학 강의
월터 르윈 지음, 고중숙 옮김 / 김영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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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강의를 엮어낸 책들이 사랑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마이클 센델의 책이 대성공을 거둔 이후로 특히나 이런 책들이 많이 출간되는 것 같습니다. 신기한 것은 사회과학 쪽보다는 자연과학 쪽에서 이런 책들이 더 많이 출간된다는 점인데요, 이 책 '나의 행복한 물리학 특강'만 해도 올해 들어 세번째 읽는 이런 류의 책이네요.


책의 문턱은 상당히 낮은 편입니다.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아니 아예 자연과학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더라도 어렵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는 수준의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부담이 없는 것은 좋지만 조금 관심을 가지고 비슷한 책을 읽어왔던 저에게는 내용이 조금 더 풍부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기기도 하네요. 그럼에도 책이 흥미로운 것은 저자 월터 르윈 교수의 괴짜스러운 강의 방식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한채 자신의 몸을 진자로 사용하기도 하고 딸에게 한겨울에 물을 뿌려 쌍무지개를 만들게도 하고 실험용 풍선을 띄워 수십수백킬로를 따라다니기도 하는 것이죠. 저런 연세에 저런 행동력이라니, 확실히 주목받는 사람들은 그런 에너지와 열정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네요.


중요치 않은 얘기일 수 있겠습니다만 책의 디자인과 편집은 조금 아쉬운 편입니다. 옛날 책같다는 느낌을 준다고 할까요? 조금 더 세련되게 디자인했더라면 보는 맛도 좋고 판매량도 더 오르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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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살기 5년차 혼자살기 시리즈 1
다카기 나오코 글.그림, 박솔 & 백혜영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6월
절판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집을 떠나 살았네요. 시골 출신이라 고등학교가 너무 멀어 근처에서 하숙을 했거든요. 대학은 서울로 올라와서 기숙사와 학사, 하숙, 자취 등을 하며 지냈고요. 졸업 이후로는 죽 혼자 살고 있고요. 그렇게 따지면 자취경력 10년 이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에험!!) ..... 이라고 하기엔 조금 쓸쓸하긴 하군요. 그래서인지 5년 정도 자취하고서 책까지 내다니 비웃어주고 싶을 따름입니다 (피식!!!) .... 이라고 하기엔 여성, 그것도 일본인이 홀로 사는 모습은 어떨지 왠지 관음욕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관심을 끄는 책이에요.



처음에 책을 손에 들고 책장을 왼쪽으로 펼치려다 어라 했습니다. 이 책은 일본 코믹스와 마찬가지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어가게 편집되어 있었거든요. 생각해보니 일단 만화책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그림체는 어찌보면 조잡하기도 합니다만 한편으로 정이 가는 그림이라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스케치 풍의 편안한 그림체를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책은 10편 정도의 짤막한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스토리가 진행되는 방식은 아니고 자취와 관련된 단상과 에피소드들을 수필처럼 써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고향집에 내려가면 이곳 저곳을 뒤적거려 구호물품(?)을 바리바리 싸오는 이야기, 조금씩 슈퍼마켓 이용의 달인이 되는 과정 등 공감이 가는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특히 아플 낌새가 보이면 잽싸게 냉장고부터 채우는 이야기에는 빵 터졌습니다. 제가 딱 그렇게 하거든요. .... 역시 혼자 살면 아플 때 제일 슬픕니다.



한편으론 일본의 문화가 독특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일단 덮밥, 오챠즈케 등의 식생활 차이가 먼저 눈에 들어왔는데요, 눈치를 보아하니 일본은 우리나라보다는 혼자 사는 사람을 위해 배려된 부분이 많은가 봅니다. 살짝살짝 슈퍼마켓 식품 코너와 식당의 쿠폰 방식 등이 우리와 많이 다르구나 느껴지더군요. 일본 영화에서 밤에 홀로 맥주를 사 마시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장면이 자주 나오곤 하던데요, 실제로도 그렇게 하는 일본인들이 많은가보다 싶은 생각도 이 책을 보면서 하게 되더군요.

여성 혼자 자취하는데서 오는 차이도 느껴졌는데요, 예컨대 남성이 많은 시간때의 식당을 피하는 것이라던가, 문단속 등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것 등이 독특하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저자분께서는 여성분 치고도 조금 많이 수줍음을 타는 타입인 것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흠.... 어쩌면 그저 책을 읽고 있는 제가 부주의 내지는 무신경한것일지도 모르겠군요... 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는데요, 아쉬운 것은 분량이 너무 적다는 점입니다. 딱 문고판 판형인데다 만화책이니 내용이 짧으리라는 것은 예상했습니다만 그래도 30분만에 읽어내고 마니 뭔가 허전하더군요. 애초 상당히 담담하고 평화롭게 전개되는 책인데 금새 끝이 나고 마니 아쉬울 수밖에요. 사실 책 값도 싼편이 아닌지라 뭔가 본전 생각하게 만드는... 물론 책의 물리적 크기와 가격이 비례해야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추상적 용량(?) 자체가 적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상한 얘기입니다만 뭐랄까, 차후에 시리즈로 나오면 오히려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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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본어책 : 기초 - 일본어 ICEBREAK
제임스 J. 애셔 & Japanese contents house 지음 / Watermelon(워터메론) / 2012년 5월
구판절판



일본어에 관심은 많습니다만 의욕이 없는지라 늘 제자리걸음만 하는 기분입니다. 이러면 뭔가 비법을 던져주는 책이 없으려나 싶어서 여기저기 들춰보게 되는데요, 이 책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본어책'은 우선 제목 때문에 눈이 갑니다. 공부에 왕도가 있을까마는 좀 더 편안한 길은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죠.

이 책의 가장 독특한 점은 저자가 외국인이라는 점이네요. 즉 미국인들이 일본어를 공부할 때 참조할 수 있는 책으로 출간된 것이 이 책인 것이지요. 책의 저자인 제임스 J. 애셔는 자신만의 기억암기방식을 창안하여 일본어 뿐 아니라 다른 언어에서도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학습법을 고안한 모양입니다. 그에 기반해서 영어는 물론 일본어를 공부할 수 있는 책도 만들어냈다고 하네요.



책을 펼친 첫소감은 당황함이었지요. 조악한 스케치로 그려진 동작이나 상황이 있고 그 아래에는 일본어 단어 혹은 문장이 짤막하게 기입되어 있습니다. 판형이 작다고는 해도 300쪽이나 되는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렇게 이루어져 있는 것이죠. 물론 배려를 위해서 아래쪽에 주석처럼 해석이 붙어있기는 합니다만 이 책은 그런 해석조차 보지 않을 것을 권합니다. (물론 최소한 읽을 수는 있어야 되니 가나에 대한 설명은 책 초반에 붙어있습니다.) 말그대로 그냥 눈으로 훑어볼 것, 아니면 별도로 다운받을 수 있는 MP3를 들으면서 생각없이 책을 읽어갈 것을 권하는 것이죠. 최대한 부담없이 자연스럽게 그림 속의 상황과 아래쪽의 일본어를 연결시키는 것이 이 책의 목적입니다.



사실 이런 방법이 효력이 있는지 확인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더라고요. 하지만 최소 정말로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책임에는 틀림없어보입니다. 문법이고 유형이고 생각하기 귀찮다면 그저 이 책을 아무 페이지나 펼쳐들고 들여다보면 되는 식이니까요. 명사 혹은 간단한 동작에 해당되는 단어를 외우는 데 있어서는 상당히 괜찮은 방식이라고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확실히 MP3를 들으면서 읽어가는 쪽이 편하더라고요. 학습 분량을 설정하기도 좋고 발음 익히기도 좋고 말이죠. 입문용으로는 상당히 괜찮은 책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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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BOOK 레드북 - 나를 찾아 떠나는 영혼의 여행
칼 구스타프 융 지음, 김세영 옮김 / 부글북스 / 2012년 5월
구판절판



유명한 석학의 책일수록 실상 읽어본 사람은 적은 게 사실입니다. 석학이란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니, 당연히 그들의 책도 복잡하기 마련이고, 보통의 사람들로써는 그러한 책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으니까요. 칼 융 역시 그러한 인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가 창시해낸 개념들, 아니마, 아니무스, 거울이론 등은 간편하게 편집되어 여기저기서 인용되고 있습니다만 과연 칼 융의 책을 통해 직접 그러한 개념을 이해해간 사람들은 얼마나 될지요.. 때문에 이 책 Red Book을 읽어가는 것에도 상당한 각오(?)가 필요하리라 예상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손에 들기 전까지 Red Book이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요, 하지만 이 책이 융의 이해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책이리라는 예상은 할 수 있습니다. 무려 16년에 걸쳐 쓰여진 이 책은 말그대로 융이 작정하고 쓴 책인데요, 단순히 그의 지식 뿐 아니라 정신 전체를 하나의 용광로로 녹여낸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의 심리학 이론은 이 책의 일부분으로부터 나왔다고 해도 될테지요. 성서 혹은 신화의 양식을 빌려 살로메, 엘리야, 천사, 악마 등을 등장시키고 그들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펼쳐가고 있는 형식부터가 파격적인데요, 이러한 형식은 니체의 '차라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강하게 연상시킵니다. 실제 내용도 그만큼 난해하고 복잡하여 한가지의 가닥을 잡아내기 어렵구요. 이 책에 실린 삽화 역시 모두 융이 자신의 손으로 직접 그린 것이라고 하는데요, 고갱의 그림처럼 원시적이면서 한편으로는 인도의 신화적 그림을 연상시키는 이 그림들은 또한 HTP 검사나 로샤 검사에 쓰이는 그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보아 강력한 동기와 상당한 배경지식이 없이는 이해는 커녕 단숨에 읽어가기조차 어려운 책임에는 틀림없겠습니다.



책을 내 머릿속의 지성으로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맘을 텅 비우고 느긋하게 시간을 들여 깔짝깔짝 읽어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저입니다. 학자도 아닌데 책의 내용을 다 이해할 필요가 있을까, 하나라도 마음에 진정 닿아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면 아마추어로써는 족하다는 주의거든요. 그 결과, '차라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경우, 3년째 보다 쉬다 보다 쉬다를 반복하여 2독 정도를 하고 있는 태평한 상태인데요, 이 책 역시 이렇게 읽어가야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읽다 짜증을 유발하는 부분은 다 넘어가며 읽은지라 지금으로썬 이 책을 읽었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만 5년쯤 시간을 두고 읽어가다보면 무언가 발견하는 순간이 오겠지요?





온갖 내용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이 책은 마침 '부글'북스에서 출간했군요

..................



죄송합니다 (후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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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어트 Quiet -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
수전 케인 지음, 김우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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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아이 젖준다'는 말도 있습니다만 확실히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적극성이란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항상 정보가 과다한 세계에서 살아가려면 자기 어필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요. 그 와중에 소극성은 배제되어야 하는 속성으로 간주되는 것이겠고요. 그러니 소극적인 사람은 지하철에서 소리를 지르던, 거리에서 홍보활동을 하던 그 소극성을 없애려 노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요새 쏟아져나오는 자기개발서들은 늘 적극성에 주목하게 마련인데요, 이 책 '콰이어트'는 의외의 방향성을 취합니다. 책의 중심에 소극성을 놓고 있는 것이지요.

 

책은 우선 소극성, 혹은 내향성을 정의하는데서 출발합니다. 현대 과학에서 기질을 어떠한 것으로 보고 있는지 다양한 이론들을 소개하는데요, 이 책의 상당부분은 내향성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 혹은 어떠한 규정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유의미할 수 있을지 주목합니다. 물론 외향성이 롤모델이 되는 사회를 들여다보면서 그런 사회가 가지는 부정적인 면을 들여다보는 것도 잊지 않지요. 재밌는 것은 그러한 접근이 지극히 과학적이고 분석적이라는 것입니다. 열린 사무공간이나 브레인스토밍이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그다지 효율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내향성의 장단점 내지 내향성을 대하는 개인의 마음가짐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소 다른 책이었습니다. 인간의 기질에 대한 사회과학서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게 되더군요. 외향성에 대해 비판하고 내향성의 미덕을 부각시키는 책이라고 생각하면 안될 것 같고요,-그래서 조금 실망(?)했습니다만^^;-내향성과 외향성의 개인적 밸런스 뿐 아니라 사회적 밸런스도 중요하다는 점을 주목하는 책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번역서임을 감안해볼지라도 저자의 문체가 상당히 부드럽고 우아하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다소 딱딱한 부분이 있음에도 세련된 문체 때문에 부담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는 느낌입니다. 생각보다 훨씬 풍부한 내용을 끌어들이고 있는지라 지적인 재미도 있는 편이고요. 읽는 맛이 있는 책이라고 하겠는데요, 자기개발서로 읽기보다 사회과학도서로 마음의 자세를 잡고 읽어나가는 쪽이 더 즐거우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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