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고전강독 3 -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진정한 행복을 묻다 공병호의 고전강독 3
공병호 지음 / 해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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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고전강독 3편이 나왔습니다. 1권과 2권이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을 다루고 있으니 당연히 3권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를 다루겠지 생각했는데, 역시나군요. 경영전문가인 그가 철학서를 낸다고 했을 때 다소 놀랬었는데요,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을 다루겠다고 했을 때는 고개가 끄덕여지더군요. 현대의 사회구조의 근간을 찾는다면 그건 근대나 현대의 철학자기이보다 고대의 철학자 쪽일 테니까요. 경영전문가로써 경영과 철학을 함께 다루겠다면 당연히 사회구조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겠지요.



이 책이 '강독'하고 있는 고전은 니코마코스 윤리학입니다. 남긴 책이 거의 없는 소크라테스나 플라톤과 달리, 아리스토텔레스는 다수의 저작을 남기고 있는데 그 중에 굳이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택한 것도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저자는 초반부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생애를 요약하면서 이 책의 문제의식도 제시하고 있는데요, 즉 왜 어떤 사람은 행복하고 어떤 사람은 불행한가의 문제입니다. 거기에 대해서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이란 탁월성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다는 것이죠. 그에 따라 저자는 행복과 탁월성이라는 두 가지 명제를 중심에 두고 책을 펼쳐냅니다.



본편으로 들어가보면, 이번 책도 철학서라기보다 자기계발서의 형식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행위와 선택은 행복으로 향한다', '탁월성은 자발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등의 명제를 소제목으로 두고 간결하게 정리하고 보기좋게 도식화하여 실용성을 높이고 있는 것입니다. 현대의 예를 다수 끌어들여 이해하기 쉬운 점도 눈에 띄는군요. 행복을 사실상 성공과 동일시하고 성공의 요건으로서 탁월성이라는 품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제시한다는 점에서 확실히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시하는 성공의 비법'이라 해도 무리는 아닐 듯 하네요.


제법 두툼합니다만 지극히 상식적이고 논리적인 내용이 이어지기 때문에 읽어나가는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어낼 수 있더군요. 그나저나 후속편에서는 어떤 고전을 다루게 될지 궁금해지네요? 전작처럼 아리스토텔레스를 한권 더 다룰지도 모르겠네요^^ 기대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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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골목의 추억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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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읽어본 일본 여류 소설가들의 작품은 유사한 점이 있는 듯 합니다. 한편으로는 한없이 비현실적이면서도 독자에 대해 강한 흡인력을 발휘하는 유사현실을 구현해낸다고 할까요..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도 그러합니다. 한없는 섬세함으로 비일상을 일상으로 구현해낸다고 할까요? 그리고 신비롭게도 그런 비일상을 읽어내는 것이 마음에 평안을 주게 만듭니다.



[막다른 골목의 추억]은 동명의 단편을 포함, 총 5편의 단편을 모아낸 책입니다. 우선 모두 여성 화자를 내세우고 있고요, 그들이 겪는 고민과 아픔이 나름의 방식대로 치유되어가는 과정을 그려냅니다. 편안한 호흡으로 느긋하게 읽어낼 수 있도록 써내려갔고요.



첫번째 [유령의 집]은 유령이 등장하는 관능적인 느낌(?)의 이야기입니다. 일상이 그리 지루한 것도 아니며 비일상이 그리 낯선 것도 아니라는 것을, 중요한 것은 현재 삶에서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아껴가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지요. 흔히 삶의 의미를 새롭게 보게 되는 것은 삶이 위험에 처한 이후라고 하지요? [엄마!]는 전혀 예기치 못한 사고로 목숨의 위험을 겪은 후, 그간 누려온 삶의 의미를 돌이켜보고 과거의 상처까지 극복해가는 이야기입니다. [따뜻하지 않아]에서는 불가해한 운명에서 사람이 가지는 온기를 살펴보게 되고, [도모 짱의 행복]은 코믹한 분위기 속에서 삶의 은총을 반전의 형식으로 보여주네요. 마지막에 책의 제목과 같은 [막다른 골목의 추억]이 실려있는데요, 예기치 않게 약혼자로부터 파혼을 당하고 그 상처를 곱씹어보는 여인이 등장합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이 얼마나 흔들리기 쉬운지, 자신에 대해서 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달아가지요. 그리고 이처럼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곁을 지키는 소중한 사람의 존재가, 그리고 그런 존재가 있을 수 있게 지켜주는 사회가 아름다울 수 있는 것임을 보여주고요. 작가 특유의 날카로운 섬세함이 가장 잘 엿보였던 작품입니다. 약혼자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벗에게 무의식중에 해버리는 부분이 특히 기억에 남는데요, 말을 하고 나서야 자신이 그 말을 하고 싶었다는 것을 깨닫는 장면, 그리고 곧이어 자기 혐오와 반성과 회한과 깨달음 사이에서 오락가락 흔들리는 심리를 그려낸 장면에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요새 '힐링'이라는 말이 유행하던데요, 이 소설이야말로 힐링이라는 말이 딱 맞는 작품이 아니었던가 합니다. 누구에게나 쉽게 권할 수 있을 책이네요.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나 김난주 님의 번역이 빛을 발하는데요, 무시무시한 내공까지 쌓은 김난주 님의 번역은 유사한 소설에 있어서는 따라잡을 사람이 없을 듯 합니다.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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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정치경제학 - 경제와 정치의 은밀한 거래에 관한 보고서
박훈탁 지음 / 더난출판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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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10년간은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나 경제위기가 일상화되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권의 경제 위기, 유럽권의 경제 위기, 미국의 경제 위기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참으로 불안불안한 세계에 살고 있구나 생각하게 되었죠. 와중에 고통받는 시민들의 삶에 대해서야 두말할 나위 없겠고요. 이 책은 우리나라의 경제 위기를 중심으로 위기의 원인을 탐색해보는 책입니다.


문제의 규모가 규모다보니 경제 위기의 원인에 대해 분석하는 책은 참으로 많이 출간되었죠. 보는 관점에 따라 분석 결과도 각각이었는데요, 이 책은 특히나 정치적 원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정치와 경제는 항상 긴밀한 관계를 맺곤 합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 경제성장 과정에서 특히나 정경유착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었지요. 그로 인해 심각한 부정부패가 생겨났고 작가는 그 양상을 하나하나 짚어봅니다. 이처럼 생래적으로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는 중에 정치가 재벌그룹조차 흔들어버림으로써 경제위기가 발발하게 되었다는 것이죠.


이 책은 우리나라의 경제상황만을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신자유주의가 득세하면서 자본주의의 문제점이 심화되었다는 점, 미국의 통화정책이 거대거품을 만들어내어 자국은 물론 아시아권의 경제위기까지 야기했다는 것, 심지어 미국이 패권을 잃어가고 있따는 것까지 차례차례 짚어보지요. 제법 경제용어도 쏟아져나오고 경제이론도 소개되는데다 시사에 대한 이해도 요합니다만, 꾸준히 유지되는 긴장감과 적절한 난이도 설정 덕분에 대중서에서 벗어나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런 유에 약한 저도 그럭저럭 읽어나갈 수 있었거든요.


사실 크게 보았을 때 이 책에서 언급하는 사실과 이론들이 딱히 새로운 것이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국내적, 국제적으로 발생했던 다양한 사실들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이론과 결합시켜 감으로써 정치가 금융위기를 초래하게 되는 과정을 설득력있게 그려나가고 있는 것이죠. 우리가 가장 두려워할 것은 이러한 경제위기가 다시 일어나는 것인데요, 근본원인이 치유되지 않는다면 위기상황이 재발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요. 작가가 결말 부분에 제시하는 어두운 전망이 현실적으로 느껴지는만큼 두렵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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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두 번째 비글호 여행 2 - 푼타아레나스에서 갈라파고스 제도까지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27
루카 노벨리 지음, 이승수 옮김 / 비룡소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다윈의 두 번째 비글호 여행] 1권에 이은 2권입니다. 1권이 파타고니아에서 티에라델푸에고까지 남아메리카의 서쪽 지역을 탐사하고 있다면 2권은 푼타아레나스에서 갈라파고스 제도(!)까지 살펴보고 있군요. 1권의 표지가 갈색 색조를 중심으로 하여 다윈의 초상화를 실었던 데 비해, 2권의 표지는 녹회색 색조에 파도를 헤쳐가는 비글 호의 그림을 싣고 있습니다. 이 책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디자인이나 편집이 우선 눈에 찬다는 느낌입니다.

 

 

사실 분량상으로 볼 때 1권으로 내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요, 아무래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기 때문에 부담감을 느끼지 않도록 분책한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짧은 호흡의 글, 여유로운 편집, 풍부한 사진, 유려한 그림 등이 어우러져 시각적 재미가 큰지라 아이들이 즐겁게 볼만한 요소가 충분히 갖추어졌다고 봅니다.

 

 

2권에서는 마침내 갈라파고스가 등장합니다. 등장하는 정도가 아니라 갈라파고스 제도가 대미를 장식한다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사실 다윈하면 갈라파고스의 핀치새의 부리 비교 연구가 워낙 유명한지라 당연하다면 당연한 배치였겠습니다. 다만 이 책이 진화론의 내용을 깊게 파고드는 편이 아닌지라 갈라파고스에서의 다윈의 연구 내용은 그닥 많이 소개되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이 책은 과학도서라기보다 여행기에 가까운 인상을 주네요. 나름의 재미와 장점이 있는지라 불만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조금은 아쉽더라고요.

 

 

이야기가 좀 셉니다만 예전에 '수학 귀신'이라는 책을 흥미롭게 봤었는데요,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 저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죠. 그런데 그 책이 이 책과 같은 시리즈더군요. 즐거운지식 시리즈던데요, 1권이 수학 귀신이었고 가장 최근에 발간된 '다윈의..'가 26, 27권이네요. 어느새 이만큼 출간되었을 줄이야... 왠지 반가운 친구를 다시 본 기분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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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두 번째 비글호 여행 1 - 파타고니아에서 티에라델푸에고까지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26
루카 노벨리 지음, 이승수 옮김 / 비룡소 / 2012년 7월
절판


근대와 현대를 구분짓는 기준으로 삼는 3명의 거장이 있지요. 정신분석학의 프로이트, 상대성이론의 아인슈타인 그리고 진화론의 다윈이 그들이지요. 당대에 얼마나 혁신적이었나를 차치하고서라도 최근에 이르기까지 진화론이라는 이름을 달고 출간되는 책이 얼마나 많은가를 보면 그 저변의 풍부함도 알 수 있습니다. 어릴 적 그의 전기를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만, 특히 그가 비글호를 타고 세계일주를 하며 진화론의 기반을 닦았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죠. 사실 백수라고까지 할만했던 청년 다윈이 대석학이 되는데 있어 비글호 여행이 가지는 비중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정도입니다.


다윈은 비글 호를 타고 말그대로 세계를 한바퀴 돌았습니다. 5년에 걸친 긴 여행이었죠. 이 책은 현대에 그 궤적을 따라 밟아보고 있습니다. 다만 아무리 교통이 발달했다곤 해도 그 긴 거리를 다 따라 돌기는 버거웠던지, 학술적으로 의미가 큰 남아메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여행을 진행한 것이더군요. 그것만으로도 - 얇기는 합니다만 - 두 권 분량의 책이 되었네요. 실제 이 책은 작가, 생물학자, 철학자, 화가, 사진기자, 청소년까지 여러 명이 일행을 이뤄 여행한 답사기입니다만, 소설적 재미를 높이기 위해 가상의 다윈을 동반시키고 있어요. 청소년 교양서인만큼 눈높이를 맞춘 것 같습니다.


확실히 이 책은 청소년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 보입니다. 일단 두께도 얇은 편이고, 편집상으로도 여백이 풍부합니다. 그리고 남아메리카 곳곳의 사진은 물론 유려한 그림들도 풍부하게 실려있죠. 글 자체도 짧은 호흡의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쉽게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내용을 보자면 진화론 자체에 대한 소개는 의외랄 정도로 실려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남아메리카의 문화나 환경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혀랄 정도로 부담이 느껴지지 않는 책이에요.


1권은 파타고니아에서 티에라델푸에고까지의 여정을 다루고 있는데요, 대략 남아메리카의 중동부지역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윈의 비글 호 여행에 동행했던 인물에 대한 소개, 이 지역 인디오의 생활에 대한 해설, 마젤란의 여행 흔적의 발견 등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더군요. 그에 더해 이야기에 진화론은 물론 환경문제, 정치문제까지 자연스럽게 녹여낸 것이 특히 마음에 들더군요. 아이들에게 권하기 딱 좋은 책임은 물론이고 권하기 전에 한번 읽어봐도 좋은 책이라는 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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