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한자어 3단계 (5급 포함) 교과서 한자어 (아이한자) 3
권용선 지음 / 홍익교육(아이한자)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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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한자어 3단계는 짙은 파랑색의 표지로군요. 난이도가 올라가면서 표지의 색깔도 짙어지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이번 권은 당연히(!) 5급에 해당되는 한자를 다루고 있군요. 국어와 한자실력은 상당부분 비례한다고 보는데요, 제 체감상으로는 대락 5급까지의 한자만 알면 일상생활의 한자어는 거의 다 이해해낼 수 있다고 보입니다. 4급까지 알면 국어에 대한 이해가 숙련에 이르고요. 굳이 특정 자격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면 아이들에 대한 교육용으로는 4급 정도까지만 가르치면 충분 이상이 아닌가 싶네요.



책의 컨셉에 충실하게 책의 머리에는 본서에 실린 한자를 사용한 한자어들이 주욱 실려있습니다. 한자의 수준이 올라가다보니 한자어의 수준도 올라갔군요. 뒤에는 한단어씩 한자어를 소개하며 한자어에 쓰인 한자의 훈독과 형성된 유래, 공통 한자가 쓰인 한자어가 차례로 소개되고요, 한자를 써볼 수 있는 빈칸이 주어지는군요. 당연히 이해와 기억을 돕는 그림도 곁들어져 있고요. 전체적인 구성은 전작과 동일하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단원의 끝에는 한자검정시험 기출문제와 예상문제가 실려있는데요, 이 부분 문제수가 적다는 것은 아쉽습니다. 전작에서도 그랬습니다만 지금보다 딱 3배 정도만 문제가 많았으면 싶어요. 단순암기로 무언가를 외우게 만드는데는 문제풀이가 최고거든요. 쓰고 읽는 것으로 기본적인 암기는 됩니다만 적절한 긴장과 활용이 뒤따르지 않으면 기억이 오래가지는 않더라고요. 아마 대상연령을 고려해서일까 싶습니다, 문제를 분산시켜서 여기저기 끼워넣는다면 아이들도 그닥 부담을 느끼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아무래도 편집이 결정되었을테니 2판이라도 나오지 않는 한은 제 기대가 이뤄지기는 힘들겠지만요^^;



변함없이 기본에 충실한 교재입니다. 마법천자문 같은 완성도 높은 학습서가 다수 출간 되었습니다만, 그와는 별개로 실제 손으로 써보게 하는데 집중하는 책도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이 책이 그런 역할을 충실히 해주지 않나 싶네요. 효율적인 공부법을 찾는 것 못지않게 우직하게 공부하는 것도 필요하니까요. 그나저나 이 시리즈는 과연 1급까지 올라갈까요? 책의 목적을 생각해보면 4단계 정도에서 완간될 것 같기도 한데 어떨까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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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 잔혹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김봉석의 하드보일드 소설 탐험 1
김봉석 지음 / 예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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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머릿말이 기억에 남는군요. 이 책의 저자인 김봉석 님은 홈즈와 뤼팽을 만나고 이어 아가사 크리스티, 엘러리 퀸을 읽어간 끝에 동서추리문고를 읽게 되면서 하드보일드에 입문했다고 합니다. 이것이 기억에 남는 것은 저 역시 그러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 시대(?)에 추리소설을 접하게 되는 사람은 대부분 저 코스를 밟아나가게 마련일 것입니다. (특히 동서추리문고, 왠지 캬~ 그립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마성의 시리즈였죠.) 다만 저의 경우 딱히 하드보일드 소설이 뭔지 생각해볼 여지도 없이 이런저런 작품 몇 개를 읽어본 것이 다입니다만 저자분께서는 제대로 파고드신 것일테고요.



저같은 이를 위해서 머릿말에는 친절하게 하드보일드의 정의가 실려 있습니다. 1차 세계대전의 절망이 인간에 대한 불신과 회의로 이어졌고 이러한 경향이 소설계에서는 하드보일드 소설의 출현으로 표출되었다는 것이죠. 고전적 하드보일드 소설의 경우 일상의 사건을 풀어나가던 탐정이 결국 거대한 사회악과 마주치게 되고 결국 좌절 내지 파멸하는 결말로 이어진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비극성이 세계의 진실로써 독자들을 매혹하는 것이겠지요.



책은 미국의 하드보일드를 비롯하여 엔터테인먼트 소설, 사회파 미스테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상의 하드보일드 소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에 실린 작품은 총 38개의 소설인데요, 각각의 소설이 가지는 특성에 주목하여 저자의 생각을 짧게 펼쳐낸다는 점에서 컬럼집에 가깝다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줄거리가 별로 소개되고 있지 않은 만큼, 아무래도 읽어본 작품에 대한 소개에 눈이 가게 되더군요. 그 외의 소설에 대해서는 '이 작품은 이런 색으로 이런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구나. 내 취향인데?' 싶은 정도의 정보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되네요.



하드보일드 하면 아무래도 미국을 떠올리게 되는데 소개된 작품의 반 정도는 일본 작품입니다. 미스터리 분야에 있어서 일본 소설이 뛰어나다는 것은 잘 알고 있던 바입니다만 그래도 다소 놀랍네요. 물론 우리나라에 출판되는 일본 소설이 워낙 많으니 독자층을 반영하여 선정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가네시로 가즈키, 쿄고쿠 나츠히코, 가이도 다케루 등의 소설이 하드보일드로 소개된 것은 상당히 의외였어요. 하드보일드의 범위(?)는 생각 이상으로 넓은가봅니다. 그나저나 그럴거면 한국 소설도 한편 정도는 끼워주실 것이지 하는 잡생각도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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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1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착수 미생 1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절판



영화화되기도 했던 웹툰 [이끼]를 쓴 윤태호 님이 신작을 냈군요. [미생]이라는 역시나 짧으면서도 독특한 제목의 작품입니다. 다음 웹툰에 연재되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만 저는 이 책을 보기 전까지는 그걸 몰랐군요. 네이버에서 다음으로 이적(?)하신 이유가 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만, 아무튼 그것보다 소재의 독특함이 눈길을 끄네요. 바로 '바둑'이거든요. 소재가 왠지 허영만 님을 떠올리게 합니다만, 아무튼 소재만으로도 강렬했던 전작과는 다소 궤를 달리하는 작품이라 하겠네요.



머릿말을 보자면 저자는 IMF 이후 빠르게 변화한 사회상을 살펴보면서 그것으로 인해 변해가는 삶의 방식을 그려내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의 삶과 반상의 세계를 대응시키면서 새로운 해석을 해보려는 것일까요? 아무튼 이야기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프로 기사가 되려고 노력해왔으나 결국 실패하고 낙하산으로 회사에 입사하게 된 게슴츠레한 눈의 한 청년을 주인공으로 하여 펼쳐집니다. 1권은 그런 그가 사회라는 곳의 속성을 맛보고 동기들과 경쟁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그려내지요.



독특한 것은 각 장이 전설적인 대국의 복기로 시작한다는 점이네요. 바둑을 모르는 저로써는 뭐가 뭔지 싶습니다만 다행스럽게도(?) 만화 속에서는 구체적인 바둑 이야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혹여 바둑으로 배운 인생지식을 활용해서 상황을 타계해가는 히어로풍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오히려 평범하고 사실적인 회사 생활을 그려내고 있네요. 왠지 앞으로도 그렇게 전개되어 갈 것 같고요. 스토리상 뿐 아니라 그림상으로도 과장스러운 부분은 상당히 절제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확실히 [이끼]와는 아주 다르게 다가오네요.



1권은 이제 이 만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정도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인물과 배경만 소개되었다고 할까요? 그래서인지 아직까지 딱 꽂히는 느낌은 받지 못했네요. 조금 걱정되는 게 주인공의 이미지가 상당히 흐릿하다는 것인데요, 2권에서는 좀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나요? 기왕 시작한 거, [이끼]는 물론이고 허영만 님의 만화도 능가하는 '물건'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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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 이야기 5 - 오월쟁패, 춘추 질서의 해체 춘추전국이야기 (역사의아침) 5
공원국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2년 8월
구판절판



춘추전국이야기가 드디어 5권에 이르렀습니다. 춘추시대도 마무리되는군요. 이번 편에는 그 유명한 오나와 월나라의 복수극이 등장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강렬한 이야기이다보니 표지도 상당히 강렬하군요. 인간의 복수와 역사의 복수 [와신상담]이라는 부제가 검은 표지를 배경으로 하여 부각되고 있는데요, 본래도 파토스가 넘치는 춘추전국이야기였습니다만 이번 편은 아주 폭발을 하겠다는 예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책은 말그대로 복수에서 시작하여 복수로 마무리되는데요, 시작은 초나라의 오자서가 원한을 품고 오나라로 망명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오왕 합려의 오른팔이 되었고 합려 대에 오나라는 급속히 강대해집니다. 오자서의 바램대로 결국 강대국인 초나라의 수도를 점령하는데 이를 정도로 말입니다. 성장한 오는 마침내 월과 충돌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합려는 목숨을 잃고 아들 부차가 왕위를 잇고요. 이것이 잘 알려진 와신상담 이야기의 시작이라 하겠네요. 부차는 [와신상담] 끝에 월왕 구천을 사로잡아 복수에 성공합니다만, 어리석게도 오자서의 간언을 무시하여 구천을 살려 보내죠. 결국 구천 역시 와신상담 끝에 부차를 거꾸러뜨리게 되고요. 잘 알려진 고사입니다만 한편으로는 전설같이 느껴지던 이야기를 춘추전국이라는 역사적 배경과 중국에 남은 사료와 함께 읽어가노라니 상당히 새롭게 느껴집니다.



이번 편의 매력은 역시 강렬한 캐릭터(?)가 아닌가 합니다. 오자서, 합려, 부차, 구천, 범증 등은 하나같이 뛰어난 인물들이면서 역사의 흐름에 휘말려 서로 싸우고 파괴합니다. 얼핏 어리석어 보이는 행동도 합니다만 그것 역시 희노애락을 극복하기 어려운 인간이라면 누구나 빠져나가기 힘든 것이었고요. 이런 개인적인 은원의 교차가 결국 국가의 흥망, 이어 춘추시대의 종막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노라면, 무엇이 바른 선택이고 무엇이 그른 선택인지, 역사의 흐름에서 필연과 우연이 미치는 힘이란 간파하기 얼마나 난해한 것인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는군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가 완결된 이후, 갈증을 채우기 위해 이런저런 책을 들추고 있을 때 마침 출간된 책이 [춘추전국이야기]였지요. 판이하게 다른 개성을 보여주는지라 둘을 비교하는 것이 어렵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만 [춘추전국이야기]가 갈증을 달래주는 좋은 기획임은 확실하네요. 이제 춘추시대가 마무리되었으니 전국시대로 이어지겠지요? 앞으로 몇년은 즐거운 기다림과 만남을 계속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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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한입
데이비드 에드먼즈 & 나이절 워버턴 지음, 석기용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8월
품절



사실 팟캐스트를 듣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네요. 1년 전쯤에 아이패드를 구매하고 나서 우연히 김영하 님의 '책 읽어주는 남자'라는 팟캐스트를 들은 것이 첫 경험이었으니까요. 마니아랄 정도로 팟캐스트를 듣지는 않습니다만 오고가는 중에 책이나 어학 관련 팟캐스트를 꾸준히 듣고 있는데요, 시간 때우기도 좋고 유용성도 좋고 무엇보다 자유분방함도 좋습니다. 하지만 외국의 팟캐스트를 들은 일이 없었는데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외국에서 역시 팟캐스트는 인기인가 봅니다. 이 책의 뿌리가 된 'Philosophy bites'라는 팟캐스트도 120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 기록을 가지고 있다니 말입니다.



이 책은 팟캐스트 방송을 주제별로 모아 펴낸 것인데요, 그러다보니 대화체의 양식으로 쓰여져 있습니다. 생동감 있고 날것 그대로의 맛이 나는 인터뷰 양식을 좋아하는지라 저에게는 이 책의 첫인상이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철학적 내용보다는 각각의 인터뷰이에게 눈이 먼저 가는 것이 사실인데요, 스폰서가 빵빵한 팟캐스트라서일까요? 인터뷰이의 면모가 장난이 아니네요. 하나같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고, 우리에게 익숙한 마이클 센델이라던가 알랭 드 보통의 이름도 보이니 말입니다.



어디서부터 읽든 상관이 없는 책인지라 샌델과 보통의 글을 먼저 읽고 그 다음에도 관심이 가는 주제를 골라가며 읽었는데요, 주제의 독특함에 놀라게 되더군요. 샌델은 스포츠와 체력 증강, 보통은 건축 미학을 주제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요, 보통이 건축에 조예가 있음은 알고 있었습니다만 스포츠와 체력 증강을 주제로 들고 나온 샌델은 신기하게만 느껴지네요. 하지만 읽어보면 역시나 충실하게 윤리학의 기본 논제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았습니다만, 개인적으로 '형이상학 한입'과 '인생 한입'의 두 장이 재미로나 깊이로나 가장 기억에 남는군요.



다소 아쉬운 것은 인터뷰 하나하나의 길이가 너무 짧다는 점이네요. 10장을 넘어가는 인터뷰가 없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짧은데다 주제도 독특하다보니 읽기에 어려움이나 지루함이 없다는 점은 좋았습니다만, 한편으론 하나같이 얘기를 하다 만 듯한 인상을 받게 됩니다. 사실 짧은 만한 것이 원본이 된 팟캐스트 방송을 찾아보니 대부분 15~20분 정도의 길이더라고요. 팟캐스트로 듣기에는 짧은 쪽이 나았겠습니다만 책으로 읽기에는 역시 호흡이 좀 짧게 느껴지네요. 책에서 관심이 가던 주제로 골라서 우선 팟캐스트 방송을 다운받아 두었는데요, 하나씩 듣는 재미가 색다르네요. 영어의 벽은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대충 내용을 아니 들을 만 하더군요. 겸사겸사 영어공부도 되고 말이죠. 그나저나 우리나라에서도 괜찮은 철학 팟캐스트 방송이 하나 정도는 생겼으면 좋겠네요. 철학으로 검색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이 유감스러워요. 알고 보면 절대 지루하지 않은 것이 철학인데.... 제가 한번 방송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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