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 No.01 창간특대호 - 종합학습만화지 종합학습만화지 보물섬 1
서울문화사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 / 2012년 12월
절판



30대 이상의 분들이라면 주간만화의 전성기를 장식했던 '보물섬'을 기억할 것입니다. 동명의 만화가 세대를 뛰어넘어 다시 한번 출간되었네요. 서울문화사에서 출간된 보물섬은 물론 예전의 그것과는 다른 컨셉의 책입니다. 학업 보조 교재로 탈바꿈한 것이지요. 아동 교육용으로 만화의 형식을 빌리는 것은 그 유용성이 상당히 널리 인정받는지라 이미 여기저기서 활용이 되고 있지요. 그 중에서 '보물섬'이 차별화되는 점은 아마도 만화의 비중을 아주 많이 높혔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유명한 만화 잡지의 이름을 빌린 것도 그런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요?



창간특대호라는 이름에 걸맞게 책은 제법 두께가 있는 편입니다. 내용상으로도 교과 전 영역을 아우르고 있고요. 국어는 물론 영어, 수학, 역사, 예채능은 물론 기타 취미 영역까지 다루고 있는 것인데요, 꼼꼼히 만들고자 노력한 것이 여기저기서 엿보입니다. 조금이라도 아이들이 이해하기 힘들만한 어휘는 한자의 의미까지 설명해가며 주석으로 풀이해주고 있고요, 작품 속 내용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상식 역시 각주로 실어주고 있습니다. 각 단락의 끝에는 만화 속 내용을 정리하고 복습할 수 있는 연습문제가 실려있고요, 좀 더 깊이있게 학습할 수 있는 보충자료도 빠뜨리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학습만화의 가장 큰 관건은 만화로써의 재미가 있는가, 혹은 최소한 눈길을 떼지 못하도록 하는 흥미요소가 있는가 하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만화로써의 재미가 없으면 아이들의 학습의욕을 불러일으킬 요소도 없는 셈이 되니까요. 많은 학습만화가 그런 점에 있어서는 부족한 모습을 보이곤 한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보물섬의 만화는 어떤가 하면 중간 이상은 되지 않나 싶습니다. 아주 재밌다고 느껴지는 만화는 드뭅니다만, 대체로 그림의 퀄리티가 높고 흥미를 유지하기 위한 의식적인 요소들을 배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책의 맨 앞부분에 학습내용의 함량이 적어 부담을 덜 느낄만한 만화를 배치한 것도 분명 그런 점을 감안한 편집이 아닐까 싶네요.



창간특대호라는 소개를 감안해보면 다음 호는 좀 더 얇아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서울문화사라는 힘있는 출판사가 기획한 월간지니만큼 창간호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잘 만들어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앞으로 발전의 여지는 얼마든지 남아있겠지요? 점점 더 재미있고 알찬, 이름처럼 보물섬같은 학습만화로 성장하기를 기대해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라하의 묘지 1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움베르토 에코의 신간이 또다시 출간되었네요. 꾸준히 그의 책을 사랑해온 독자로써 '로아나 여왕의 불꽃' 이후에 의외로 빨리 나온 신간에 놀라게 됩니다. 나이가 드시면서 오히려 소설을 더 열심히(?) 써주시는 에코 옹께 감사할 따름이네요. 이번 편은 딱 루팡을 떠올리게 되는 남자가 담겨진 표지가 눈길을 끕니다. 뭔가 미스테리하고 스릴이 넘칠 것 같은 예감이 들더라고요. 특히 왠지 프라하 하면 위험한 냄새가 나지 않나요?
 
이번 작품 역시 에코 옹의 색깔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소설입니다. 시작부터 몰아치는 역사, 문화적 지식의 폭풍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겁을 집어먹게 만드는데요, 다행이랄까 그간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읽기가 어려운 작품은 아니라는 느낌입니다. 물론 각주를 모두 읽고 행간의 뜻을 파악해가며 100% 다 소화해가며 읽겠다고 맘먹고 시작한다면 금새 지치기 딱 좋은 소설임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간 그의 소설을 읽어온 경험상 굳이 처음부터 무리수를 두어가며 읽는 것은 별로 즐겁지가 않더라고요. 일단 가볍게 흐름을 따라가며 플롯의 즐거움을 느끼면서 한번 읽어보고 천천히 시간을 두어 한 번 더 읽어보는 것이 훨씬 즐겁고 유익한 독서경험이 된다고 할까요? 한번 읽고 모든 재미를 다 빼먹고 나면 다시 한번 읽을 맛은 안나잖아요. 우려먹고 고아먹는 맛이 있다는 점이 에코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해요.
 
이번 작도 여러 층위로 이루어져 있는 작품입니다만 일단 주 플롯을 따라가자면 중심인물의 자리는 시모니니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스파이라고 할 그는 19세기 유럽의 음모론을 생을 통하여 보여주는 인물이지요. 시작부터 세상 모든 것에 대한 증오를 드러내는 그는 자신의 과거를 재구성하기 위해서 일기를 쓰기 시작하는데요, 그것을 통해 자신의 생을 보여주는 것이 소설의 주 흐름입니다. 사실 그는 어느 나라 사람에 대해서든 말도 안되는 편견과 증오를 드러냅니다만 특히나 주목하게 되는 것은 유대인에 대한 편견이지요. 반유대주의가 한창 사회를 뒤흔들던 시기, 그리고 훗날 커다란 불행을 가져올 씨앗이 잉태되던 시기의 모습을 시모니니의 입을 통해 사정없이 그려내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권력의 거짓과 폭력성에 주목해온 에코의 철학적 입장을 생각해보면 이런 서술도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만 캐릭터가 워낙 강해서인지 그 날카로움도 예상이상입니다.
 
시모니니 이외에도 피콜라라는 인물과 제3의 화자가 함께 이야기를 이끌어간다는 점도 독특하군요. 사실 소설을 읽다보면 (아마도 유럽의) 고어체를 활용한 문체가 낯설게 느껴지는데요, 거기에 3인 화자의 얽히고 섥힘이 더해지다보니 혼란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체성의 혼란이라는 것이 중요한 플롯의 하나이고 보면 그러한 설정 역시 작가의 의도적인 선택이라고 봐야겠지만요. 주인공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이 모두 실존인물이라는 해설을 보고 보자면 이렇게 가상의 인물의 삶으로 유럽의 역사를 얽어내는 에코 옹의 지식 내공은 놀라게 될 따름입니다. '유럽사에 약한 동양의 한 독자인 나로써는 서양의 독자들만큼 그것을 체감하기는 어렵겠지'라고 다소 뜬금없는 아쉬움도 느끼게 되는군요.
 
풍속화를 연상시키는 펜화 위주의 삽화들도 기억에 남는데요, 사실 문체 자제는 다 읽을 때까지 살짝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부분이 있습니다. 번역의 문제는 아닌 듯 하고 에코 옹께서 독특한 어조를 사용한 것 같기는 한데요, 꼭 그렇게까지 해야하는지 싶은 것이 의도한 효과는 아직 잘 모르겠네요. 뭐 모르겠는 것이 그것 뿐이겠습니까만... 어차피 한번 더 시간을 두어가며 읽어봐야되겠지 각오하고 가볍게 일독한 책이니까요. 다시 한번 읽다보면 새로운 관점,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찾게 되지 않을까요? 어쨌든 늘상 그렇듯이 쉽지 않은 소설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에게 나를 맡기다 - 영혼을 어루만지는 그림
함정임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12월
장바구니담기



'그리고 나는 베네치아로 갔다'라는 책을 통해서 처음 만났던 함정임 님과 재회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책의 제목은 '그림에게 나를 맡기다'입니다. '영혼을 어루만지는 그림'이라는 부제를 참조하지 않더라도 이 책이 요새 유행하고 있는 '힐링'에 컨셉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는데요, 바로 표지의 그림 때문이지요. 보기만 해도 행복이 느껴지는 풍만하고 건강한 두 여인이 밝게 웃고 있는 그림인데요, 그림체가 익숙하다 했더니 존 싱어 사전트의 작품이었습니다. 이처럼 이 책에는 다양한 명화와 더불어 그에 대한 저자의 단상이 차곡차곡 쌓여있습니다.



구성은 비슷한 컨셉의 다른 책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만 간간히 실려있는 시들이 일단 눈길을 끕니다. 본래 감성적인 그림들이 저자의 감각적인 시와 어울려 굉장히 섬세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함정임 님의 문투가 원래 조금 과장이 있는 편인데 이런 형식을 택하다 보니 간간히 오버스럽다, 오그라든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난해한 현대 회화보다는 익숙하고 편안한 고전적 작품 위주로 소개되어 그림을 '즐기기'에 편하도록 짜여진 것도 마음에 듭니다. 특히 맘에 든 글로는 표지의 그림을 소재로 한 '행복의 기술' 편을 꼽고 싶습니다.

"...두 여인이 뿜어내는 섬세한 아름다움과 화사한 활력이 봄빛 속에 충만하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하고 행복하다. 한편의 그림이 주는 최고의 선물은 미적 충만감을 넘어서는 행복감이다. ... 아아, 이제야 조금 보인다. 사전트가 소개한 두 여인의 초상은 행복의 절정을 넘어선 황혼의 빛이 아닌가. ... 행복은 어느 순간 슬픈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오래가지는 않는다."

영원히 가치가 빛바래지 않는 것이 명화입니다만 그런 그림들을 감상하던 황홀함의 와중에 한순간 덧없음과 부질없음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름답기 때문에 덧없을 운명인 건지, 아니면 덧없기에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지 고민하게 만드는 것은 그림 뿐만이 아니지요. 삶의 아이러니를 감각적으로 그려내는 저자의 섬세한 글이 마음에 남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화가 터너의 그림도 세 편이나 소개되어 왠지 더욱 반갑기도 했고요, 베르메르, 쿠르베의 정적인 그림과 더욱 정적인 글도 행복하게 보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아무리 비슷한 책들이 많아도 신간이 나올 때마다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는 컨셉의 책들이 있습니다. 제게는 예술 분야의 에세이가 그런 책 중 하나라고 하겠습니다. 특히 이 책은 제게 있어 너무 어려운 현대 회화를 다루기보다 대중들에게 익숙한 낭만 이후의 작품들을 다루고 있어서 읽기가 한결 즐거웠고요. 함정임 님은 지금도 일 년에 두 번씩 예술여행을 떠날 만큼 감성적이면서도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신지라 곧 신작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차기작 기다리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그너, 그 삶과 음악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8
스티븐 존슨 지음, 이석호 옮김 / 포노(PHONO) / 2012년 12월
장바구니담기



포노에서 출간하고 있는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8권이 나왔네요. 포노는 지금은 없어진 클래식 음반 판매 사이트로 알고 있는데요, 무슨 연관이 있는걸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검색해보니 포노에서 내는 책이 모두 클래식 음악에 대한 책이거든요. 아무튼 낭만, 그것도 후기 낭만 음악을 좋아하는 저인지라 이 시리즈의 말러 편을 먼저 봤었는데요, 제법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바그너를 소개하는 이번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당연한 수순이겠죠? 바그너의 오페라는 반지 시리즈를 힘겹게 한번 본 것이 다입니다만 그의 서곡집은 자주 찾아듣게 됩니다. 특히 첼리비다케의 느리면서도 웅장한 해석의 음반은 애청반 중 하나이고요. 바그너의 음악이 주는 압도적인 감동에 비해서 그의 끔찍한(?) 인격은 큰 낙차를 보이곤 하는데요,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그의 삶에 대해 이 책을 통해 좀 더 자세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유별난 개성을 보이는 음악가들이야 워낙 많습니다만 바그너는 그 중에서도 독특한 삶을 산 음악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두 명의 아버지(?)로 인해 유년기부터 만만치 않게 시작한 그입니다만 그 야심과 허영심은 일찌감치 여기저기서 머리를 내미는군요. 사실 민폐형 캐릭터라 해도 전혀 무리없을 바그너는 특이하게도 가까운 인물에게 더욱 피해를 입히곤 하는데요, 사치를 일삼느라 매번 빚을 지고, 지인에게 애원하여 돈을 빌리거나 빼앗아 위기를 극복하고, 자책에 빠져 성실하게 작곡을 하는 듯 하다가 다시 사치의 늪에 빠지는 순환과정이 반복되어 나타납니다. 게다가 은혜도 몰라서 마이어베어처럼 어려울 때 도움을 주었던 스승을 평생에 걸쳐 씹어대기도 하고요. 유태인에 대한 편협한 사고 방식과 그로 인한 나치즘에의 영향은 워낙 잘 알려진 바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생전에 불가사의할만큼 주변인들의 사랑을 받았다는 것은 놀라운 일인데요, 평생 빚과 여자문제를 떠안고 살았으며 독재자라는 역사적인 평가를 받는 카이사르가 유래없이 매력적인 인물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을 떠올리게도 됩니다. 천재성이라는 것은 주변의 사랑을 끌어당기는 능력도 포함하는 것일까 생각하게 되는군요.



재미는 있으나 한심하기 그지없는 인간성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삶을 살아간 바그너입니다만 바그너의 작품은 확실히 바그너라는 인물보다 위대하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자의 머릿글을 빌린 것입니다만 이 문장만큼 책을 읽은 후의 소감을 잘 요약하는 말이 없을 것 같습니다. 자신만의 철학과 가치를 음악이라는 수단을 통하여 보편적인 호소력을 가진 매체로 부활시켜내는 것이야말로 천재라 불리는 인물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불완전한, 어떤 면에서는 저질스럽다고까지 할 삶을 살아갔음에도, 혹은 그렇게 살았기에,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다면적인 진리를 담아내는 작품을 낳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같은 저자의 작품임에도 말러 편보다 바그너 편이 재밌었던 것은 -바그너의 삶이 보다 역동적이었다는 점을 차지하고서라도- 번역자에 힘입은 바가 크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저자인 스티븐 존슨은 글에 개그를 많이 구사하는 편인데요, 이석호 님은 그것을 상당히 맛깔나게 살려내고 있습니다. 읽다가 간간히 빵 터져서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할 정도였지요. 오페라라는 특성 때문인지 바그너의 작품세계에 대해 설명하는 부록의 양이 책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점도 눈길을 끄는데요, 작품에 대한 평과 의의에 대해 적절한 코멘트가 들어가 있어서 저로써는 상당히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2장의 시디도 책을 읽어가면서 듣기에 좋은 간식거리라는 인상을 받았고요. 음악가의 삶이 작품과 등호로 놓을 수는 없는 일이겠습니다만, 그의 삶의 노정에 대한 이해가 음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즐겁게 읽은 후에 듣는 바그너의 음악이 조금 다르게 들리니 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Level Up! 영문법 다지기 - 고교3년분 영문법을 10일만에 마스터하는 요령과 법칙
나가사와 토시오 지음 / 제이플러스 / 2012년 12월
절판



요새 영어 공부에서는 문법이 계륵처럼 다뤄지는 면이 있습니다. 회화가 강조되다보니 문법교육이 그닥 강조되지 않는 반면에, 문법을 안하면 영어공부가 힘들어진다는 현실적 어려움에 부딪히게 되는 것이죠. 항상 원어민과 대화할 수 있는 여건에 있는 학생들이 아닌 이상, 체계적 접근이 없이는 영어를 깊이있게 공부하기가 어려운 것도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대략의 타협접이 '구문'이라고 불리는 영역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개인적으로도 문장의 형식만 제대로 익히면 to 부정사와 동명사, 관계대명사와 분사 등 우리의 언어체계와 많이 다른 부분에 한해 문법을 익혀가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중학생 수준의 문법을 완벽하게 숙지하면 나머지는 논리적으로 추론되는 부분이 대부분이라 저절로 터득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 책은 일단 일본인 저자가 쓴 책이라는 점이 눈길을 끄는데요, 중학생 문법을 다룬 책의 후속편으로 쓰여진 것이라고 합니다. 책의 판형이나 두께로도 알 수 있듯이 문법을 상당히 콤팩트하게 압축해낸 책인데요, 9개의 파트에서 동명사, 부정사, 부정사, 분사, 수동태, 분사구문, 가정법, 관계사, 비교용법, 강조용법을 차례대로 다루고 있습니다. 제법 잘 선정한 부분들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우리말과 영어의 차이점이 가장 잘 부각되는 분야들이기 때문인데요, 일본인 저자의 책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일본어와 영어의 차이가 우리말과 영어의 그것과 비슷한 것이겠구나 생각하게 되네요. 한면에서 왼쪽에는 문법 내용을 설명하고 오른쪽에는 연습문제를 실어두고 있는데요, 정말 제대로 간결하다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간결하게 필요한 내용을 다 담아낼 수 있는가 의아할법 한데요, 분명 생략된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만 필요한 부분을 효율적으로 설명해낸 기법은 주목할만 하네요. 특히 문법 중에서 가장 까다로운 영역이 분사인지라 그 부분을 유심히 살펴보았는데요, + 와 - 설정을 통하여 곱셈법으로 분사용법을 선택하도록 설명한 부분은 독특했습니다. 비교용법과 강조용법 부분에서 기술적 설명보다는 숙어를 소개하는데 대부분의 분량을 할당한 것도 적절하다 생각되고요.

문법으로 인해 영어에 정떨어지는 일이 종종 있는만큼 이처럼 압축된 책을 통하여 문법에 입문하는 것은 상당히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를 해가다보면 자연스레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될테니 흥미를 잃지 않는 범위에서 문법공부를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죠.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편제를 보면 고교생보다는 중학생에게 적절한 난이도가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만, 내용의 선정이나 설명의 세련됨을 볼 때 조금 늦게 공부에 맘먹은 고교생이라면 아주 유용하게 볼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군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