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머 게이트웨이 베이직 (Grammar Gateway Basic) - 초보를 위한 기초 영문법
David Cho 지음 / 해커스어학연구소(Hackers)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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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회화위주의 영어 교육이 중요시되면서 확실히 에전에 비해 문법을 덜 가르치고 있다라는 느낌이 든다. 애초 문법이라는 것이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인만큼 회화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지금의 교육 실태를 보면 새로운 토끼를 노리다가 잡은 토끼도 놓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된다. 일부 학생을 제외하고는 현실적으로 충분히 회화를 배울 여건이 안되는 것이 사실인데 문법을 지나치게 놓아버린 느낌이 드는 것이다. 물론 영어에 대한 교육열이 갈수록 커지고 좋은 책들도 많이 나와서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예전에 비해 많이 향상된 것도 사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학생들간의 낙차도 커졌다고 보인다. 영어를 뛰어나게 잘하는 사람들은 분명 문법에 능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 책은 토플계에서는 설명이 필요없는 David Cho가 저술한 기본 문법 책이다. 철저히 기본기에 충실한 책이므로 부담감없이 읽을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다. 사실 문법이라는 것은 많이 아는 것보다 기본적인 내용을 숙지하는 것이 훨씬 중요한 것이므로 방향성은 아주 적절하다 생각된다. 한장마다 하나의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좌측 페이지에는 문법설명을 삽화와 예문으로 설명하여 이해를 돕고 있으며, 우측 페이지에는 Practice를 실어 익힌 내용을 잊기 전에 바로 복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평범하다면 평범한 구조이지만 그만큼 성실하게 문법에 접근하고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충분한 연습이 가능하도록 Practice를 많이 싣고 있다는 점이 아닌가 한다. 영어초입자나 토플, 토익 등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부담없이 권할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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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러브 유, 필립 모리스 - 천재사기꾼, 사랑을 위해 탈옥하다
스티브 맥비커 지음, 조동섭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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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험이 충분치 않아서인지, 가끔 TV나 라디오를 통해서 세상에 이런 일이! 에 해당될만한 일들을 보면 너무 즐겁다. 세상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다 똑같다면 안그래도 밋밋한 세상살이가 얼마나 재미없어질까 생각하게 된다. 조금 지나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악인의 삶도 때때로 양념처럼 다가올 수 있지 않은가 싶다. 필립 모리스와 같은 인물의 삶을 쫒아 이 책을 쓴 작가도 그러한 생각을 했던 것이 아닐까?

표지를 보아도 알 수 있지만 이 책은 최근 개봉된 동명의 영화의 원작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영화를 미리 보았었기 때문에 개인적인 궁금증이 더 컸던 것 같다. 간단히 말하자면 전체적인 줄거리는 유사하지만 체감되는 차이는 꽤 큰 편이다. 영화의 경우 코미디적 희화화나 멜로적인 요소가 강하게 부각되어 있는 반면에, 이 책은 르포의 성격이 강하여 충실하게 인물의 삶을 쫓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영화를 보면서는 주연 배우들의 연기에만 집중해서 보게 되는데 책을 보다보면 스티븐 러셀의 천재성(?)도 흥미롭지만 그에게 사기를 당하는 기업, 혹은 탈옥을 막지 못하는 공권력의 삽질 퍼레이드에 혀를 차게 된다. 비록 20년전이라고는 해도 선진국이라 생각하는 미국에서도 이렇게 삽질하는 이들이 많았다니, 절로 헛웃음이 나올 지경인 것.. 하긴 사람이란 본질적으로 타인을 믿도록 진화해왔다고 하니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르포의 형식이다보니 배꼽을 잡아가며 보게 되지는 않지만 이처럼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다보니 상당히 빠른 속도로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었다.

더위가 상당히 무서운 요즘, 너무 무거운 책은 읽기가 힘든 것 같다. 휴가지에서든, 시원한 카페에서든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며 볼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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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덕 교육 강좌
미시마 유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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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제목을 보면서 움베르토 에코의 [연어와 여행하는 법]이라던가, 앰브로스 비어스의 [악마의 사전]이 떠올랐다. 풍자적인 방식에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과연 이 책은 어떠한 방식을 택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무엇보다 저자가 미시마 유키오라는 점도 예측불가를 더했다. 탐미적 소설의 대명사인 [금각사]를 썼으며, 다소간 국수주의적인 이슈와 관련되어 할복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생을 마친 그에게 풍자라니, 정말 어울리지 않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책에 담긴 주제들은 전형적인 도덕적 주제의 반전이다. 보통 우리는 [거짓말을 하지 말라], [친구를 배신하지 마라], [청년이여, 강해져라] 등의 도덕적 교훈들을 듣게된다. 그런데 이 책은 오히려 [거짓말을 해라], [친구를 배신해라], [청년이여, 나약해져라]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상식에 벗어나는 악인의 논리를 전개하냐면 그렇지는 않다. 다만 교훈적인 것만을 이야기하다보면 놓치게 되는 것들, 예컨대 현실상의 부조리라던가, 선악의 불가분성과 같은 까다로운 주제들을 역설적, 혹은 반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 뿐이다. 예컨대 [청년이여, 나약해져라] 편에서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현실을 씁쓸히 드러내면서 세계는 청년의 육체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지 그들의 사상에는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말한다. 물론 세계가 연체동물과 같은 청년들로 가득찬다면 파시즘이나 혁명과 같은 문제는 없어질 것이라는 식으로 느물느물 눙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다지 무겁지 않은 어조로 작가의 체험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삐죽 튀어나오는 통찰은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것이다. 특히 이 책에 실린 컬럼들이 1950년대 실렸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더욱 놀라워진다. 만약 저자와 배경을 감추고 그냥 읽힌다면 현대의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먹혀들만한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저자 자신의 탁월함도 있겠지만 당대 일본의 문명발전이 이정도로 앞서 있었기에 이러한 책이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면 왠지모를 아쉬움(?)도 느끼게 된다.

책을 읽고나면, 이러한 유연함을 보여주는 그가 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강수로 삶을 마감했는지 더욱 의아해진다. 어떤 사람에게서 일관성을 읽어내는 것도 결국 보는 사람의 눈 안에 담긴 환상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가벼운 마음으로 천재 작가의 머릿속을 산책해보기 딱 좋은 책이었다. 긴 호흡의 책이 짜증나는 여름에 읽기 좋은 책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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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여섯 남녀가 북유럽에 갔다 -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여섯 남녀의 북유럽 캠핑카 여행기
배재문 글 사진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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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가지는 매력, 두말할 필요가 있을까? 본인이 여행을 가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그럴 여건이 없어서, 혹은 용기가 없어서 차일 피일 미루다 보니 결국 여행기를 통해서 대리만족하는 나같은 사람도 적지않은 것 같다. 그래서인지 여름이 되면, 늘 여행기가 인기를 끄는 것 같기도 하고.. 재미있는 점은 그런 여행기를 읽다보면 사람마다 여행에서 바라는 바가 각양각생이라는 것이다. 모두들 여행에 푹 빠져있지만 여행에서 바라는 바, 여행에서 가장 즐겁다고 느끼는 바가 다르다는 것, 사람은 다 비슷한 듯 하면서도 제각기 다르다는 진리의 한 예시인걸까? 

이 책, [처음 만난 여섯 남녀가 북유럽에 갔다]는 제목 그대로, 흥미롭게도 처음 만난 사람들이 팀을 이루어 여행을 갔던 체험을 담아낸 책이다. 저자 배재문 님도 아마도 여행중독자(?)가 아닌가 싶은데 그만큼 책 전체에 여행에 대한 애정이 담겨있다. 그렇기에 낯선 사람과의 만남과 갈등에 대한 두려움을 가볍게 눌러가며 신나게 세계를 누비고 다니시나보다. 알고보니 전작으로 [처음 만난 다섯 남녀가 유럽에 갔다]는 책을 내셨던 모양인데 그 책도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사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런 인기가 당연하게 느껴질만큼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문명보다는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북유럽의 신선한 나라들을 6명의 남녀가 캠핑카로 누비기 시작한다.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의 4개국을 누비면서 그들이 겪게 되는 재밌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책을 엮어낸다. 확실히 이 책의 중심은 6명의 남녀가 보여주는 다양한 색깔들이다. 서로 다른 개성이 새로운 환경과 부닥쳤을 때 생겨나게 되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너무나도 착착 감겨와 읽는 맛이 쏠쏠하다. 물론 각 나라에서 볼만한 곳들도 상당히 많이, 그리고 자세하게 소개해주고 있다. 더하여 저자의 사진 솜씨가 장난이 아닌지라 사진이 너무나도 아름답다. 역시 여행기에 사진보는 즐거움이 빠져서야 되겠는가? 사람의 모습 보기를 즐기는, 작은 것을 사랑하는 저자의 성향이 사진에서도 잘 드러나 반갑다.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것 같다 감정이입이 더 많이 되기도 했고...

간만에 읽은 참으로 맘에 드는 여행기였던지라, 전작도 다시 구해서 읽어보려 한다. 그리고 아마도 그 책을 마칠 즈음에는 [처음 만난 일곱 남녀가 아프리카에 갔다]가 출간되어 있지 않으려나? 작가의 여행사랑으로 보아 조만간 출간될 것으로 확신해본다. 기대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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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정도전 1 - 하늘을 버리고 백성을 택하다 정도전 1
이수광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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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의 영웅 뒤에는 항상 뛰어난 책사가 있게 마련이다. 주왕 뒤에는 강태공이, 유방 뒤에는 한신과 장량이, 주원장에게는 유백온이 있었듯, 조선의 건국자 이성계의 뒤에는 정도전이라는 걸출한 인물이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주군과 신하라는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성계-정확하게는 이성계 이후 조선의 왕들이라 해야겠지만-가 바라본 조선과 정도전이 바라본 조선의 모습이 크게 달랐다는 점이다. 맹자의 왕도사상에 크게 경도되어서였을까, 정도전은 재상 위주로 운영되는 신권 중심국가를 꿈꾸었으며, 놀랍게도 이후 조선의 모습은 정도전이 꿈꾸었던 그것과 유사한 모습으로 존재하게 된다. 사실 맹자의 나라인 중국에서도 그러한 정치형태는 존재하지 않았으니 맹자가 알면 정도전에게 크게 감사해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정도전이 꿈꾸었던 모습과 조선이 얼마나 유사했는지, 특히 신권 중심의 조선이 붕당과 세도정치로 이어지게 된 것에 어떠한 필연성이 존재했던 것은 아닐지, 분석 내지 비판의 여지가 없지 않겠으나 최소한 그러한 꿈을 키워낼 수 있었던 정도전이라는 인물은 상당한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정도전, 그의 삶의 모습은 어떠한 것이었을까?

[나는 조선의 국모다], [조선을 뒤흔든 16가지~]로 유명한 이수광 작가가 이러한 정도전의 삶에 대해 들고 나왔다. 2권에 걸쳐 소설이랄지, 평전이랄지 어중간하게 느껴질 정도로 보편적인 해석으로 정도전의 다사다난한 삶을 그려낸 책들이다. 사실 조선건국사는 그 자체로 워낙 흥미진진하기 때문에 그 중심에 누구를 세워두고 그림을 그려나간다해도 어느 정도의 재미는 보장될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 정도전을 중심으로 그려낸 고려의 쇠망과 조선의 건국사, 그리고 정도전 개인의 성쇠의 과정은 상당히 흥미롭게 서술된다. 툭히 소설의 특징상 인물의 대립각이 부각된 점은 가장 재미를 불러일으킨 점이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다소 밋밋한 서술방식, 충분치 않은 분량으로 인한 개괄적 서사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조금 더 세세하게 인물의 호흡을 담아가는 전개를 원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2권으로 나뉘어 출간되었음에도 분량 자체가 너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정도전의 삶을 잘 몰랐던 이에게 정도전과의 만남을 인도하는 책으로는 적합할 수 있겠으나, 한국사에 대한 다소간의 사전지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여러모로 한계가 보이지 않을까 생각되는 것이다.

천 가지 사람은 천 가지 꿈을 꾸게 마련인가 보다. 멀리서보면 같은 색으로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결국 늘 동상이몽인 것이 인간의 꿈, 인간의 욕망이다. 이색, 정몽주, 이성계, 이방원, 하륜 그리고 정도전... 육신은 이미 스러져 진토가 되어버린 지 수백년이지만 그들의 꿈은 아직도 기억된다. 그 꿈은 역사라는 이름의, 불멸의 아름다움을 가진 유물인 것일까, 아니면 그저 우리 각자가 꿈속에서 꾸는 또다른 꿈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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