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법률 해법사전 - 누구나 한번은 법원 갈 일이 생긴다
김용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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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국 님의 [생활법률상식사전]의 후속편, [생활법률해법사전]이 나왔습니다! 보통 후속편이 나왔다는 것은 전작이 그만큼 완성도가 있었고 인기도 끌었다는 것을 보증해주는 법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후속편이 전작보다 뛰어나다는 보장은 없는 법이죠. 사실 전작을 뛰어넘는 후속작은 영화에서 그렇듯, 책에서도 드문 편입니다. 이 책의 경우는 과연 어떠할지 궁금해지더군요.


일단 눈에 띄는 것은 두께인데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법률상식책임을 감안해보면 예외적이랄만큼 두툼합니다. 420쪽이나 되더군요. 전작도 390쪽 정도 되니까 두꺼운 편이었습니다만 이번 책은 그 이상이네요. 두꺼운 만큼 내용이 많을테고 그러면 본전 건졌다고 생각해도 될까요?^^


저자의 머릿말을 보면 책의 특징이 잘 드러납니다. 사실 법률상식서의 목적이야 다 비슷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결국은 이 책만이 가지는 구성적 특성이나 내용전달력, 충실성 등이 관건이 될텐데요, 일단 구성이 조금 다르네요. 책의 실용적 목적을 감안해보면 분명 전공서의 분야별 서술보다는 이 책의 주제별 서술이 접근하기 편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찾아보기도 쉽고요.


실례를 들어 이해도를 높이고 법률적 쟁점을 좀 더 실감나게 하는 것도 당연히 필요할텐데요, 이 책에서는 가상의 케이스보다는 철저하게 실제의 판례를 싣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가상의 케이스가 좀 더 재미는 있겠습니다만 실제 판례는 좀 더 현실성이 느껴진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뭐,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판례가 워낙 많다보니 재미도 떨어지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머릿말에서 불필요한 이론은 지양한다고 했지만 사실 법률개념의 이해 없이 어떻게 실제 케이스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법조문의 인용과 법률개념의 설명도 빠지지 않습니다. 가능한 한 평이하고 쉽게 설명하려 노력하고 있을 따름이지요. 사실 대부분은 상식과 부합하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끈기있게 읽어야할 부분도 드물게 있습니다만 사실 그런 부분은 일단 넘겨두었다가 나중에 필요할 때 읽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조금 더 알기]라고 해서 용어에 대한 추가설명을 해주는 코너도 있더군요. 법률적인 것도 있고 시사적인 것도 있는데요, 실생활에 근접한 것들인지라 저는 재미있게 읽히더라고요. 상식이 느는 기분이 든달까요?



재미라는 면에서만 보면 이 [흥미로운 판결] 부분이 제일이었습니다. 말그대로 흥미로운 판례들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신문에서 보고 열받아했던 사건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보다보니 읽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 물론 다시 혈압이 올라가는 부작용도 있었습니다만... 현실에 가장 가까이 있는 학문 중 하나가 법 분야이다보니 세파에 휘둘리는 것도 어쩔 수 없겠습니다만 어쨌든 입맛이 쓰네요. 법의 최고 지향점이 정의라면 입법부가 가장 정의롭기를 바라는 것도 당연하지 않을까요?

정부의 질은 국민의 질을 반영한다는 것, 부정할 수 없어 보입니다. 정치에 대한 관심과 정부에 대한 질책이 정치의 질을 높이듯 법에 대한 관심과 검경찰에 대한 질책이 법률서비스의 질을 올려주겠지요. 저자가 그런 바램을 담아 이 책을 썼듯 이 책을 읽는 독자도 그런 바램을 가질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어쨌든 충실하게 잘 쓰여진 책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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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 천둥의 신 마블 슈퍼 히어로 시리즈 1
마블 엔터테인먼트 지음, 강경이 옮김 / 스크린영어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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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믹스 팬에게는 올 한해는 정말 신나는 해입니다. 몇년 전부터 붐을 탄 히어로 영화가 올해 최다 개봉하기 때문인데요. 그 첫 타자였다 할 것이 '토르'였습니다. 스파이더맨이나 엑스맨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있는 편입니다만 토르 역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히어로의 강호라 할만하지요. 이 책은 바로 영화 '토르'를 소설로 엮어낸 것입니다.







'토르'는 북유럽의 신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스의, 화창한 날씨에 어울리는 명랑한 신들과 달리 북유럽의 신들은 눈보라치는 흐린 하늘만큼이나 어두운 인상을 주지요. 특히 '라그나로크'라고 불리는 대파멸은 설사 재생을 내포하고 있다 하더라도 상당히 충격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독특하고 강렬한 인상의 신화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 할 수 있을 듯합니다. 특히 무적의 망치 묘닐을 휘두르는 천둥의 신 토르는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젊고 강하고 순수하며 한편으로는 위험한 존재, 마음이 끌리지 않나요?







이 코믹스가 영화화된다고 했을 때 제 눈을 가장 끈 것은 나탈리 포트만이 캐스팅되었다는 점이었는데요, 사실 남자 배우는 제겐 완전히 낯선 인물이었지요. 어쨌든 눈길을 끄는 캐스팅과 작전명 발키리를 감독한 케네스 브래너가 메가폰을 잡았다는 사실에 기대를 걸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근래 캐네스 브래너가 감독한 영화 중에 기대 이상이었다 할만한 것이 없었다는 것이 좀 불안요소였는데요, 아니나다를까 완성물은 좀 애매했다는 게 사실이네요. 아무 나쁘지는 않지만 아주 좋지도 않다는 느낌?







때문에 이 소설 역시 줄거리를 크게 기대한 것은 아닙니다. 원작 소설이 있어 많은 호응을 얻어서 영화화된 것도 아니고, 영화의 시나리오를 소설로 옮긴 다음에야 소설에서 영화 이상의 스토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겠지요. 때문에 팬심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를 기대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소설 역시 아쉬움을 남기는 것이 사실이네요. 안그래도 짧을 것으로 예상되는 소설을 굳이 분책하여 더 얇은 책으로 만들어낸 것부터가 마음 상하는 점인데요, 이것이야 팬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을 판매할 때 일반적으로 택하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크게 불만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그 이상 서비스가 될 만한 요소를 포함시켜야 할 터인데 영화 속 컬러 화보 몇 장과 캐리커처 몇 장, 그리고 세계관에 대한 5장 남짓의 안내서는 너무 부족한 것 아닐까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것을 원한다기보다 팬이라면 혹할만한 요소를 한 가지만이라도 제대로 고안해서 넣어주었어야 하는 것 아니었나 하는 말입니다. 너무 안이하다는 생각을 안할 수 없네요... (그래도 코믹스 팬인 저는 2권을 삽니다만 ^^;)







세상일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만 미국 코믹스 역시 일종의 블루오션이 될 가능성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일본 만화와 많이 달라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도 있고 아직 수입 번역 역시 지극히 한정된 영역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죠. 하지만 계속된 영화화와 국내 개봉에 힘입어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특히 마니아가 존재할 수 있는 분야에서는 공급자가 기대 이상의 수익을 얻은 예가 많았다는 것도 사실이고요. 조금만 더 인력과 노력을 투여해보면 공급자든 팬이든 윈윈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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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신부 1 민음사 모던 클래식 44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민음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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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의 새로운 도전, 모던 클래식 시리즈의 신간 '도둑 신부'입니다. 모던 클래식 시리즈는 일단 청결하고 감각적인(?) 표지 디자인이 매혹적인데요, '도둑 신부'도 하얀 표지를 배경으로 모피옷을 입은 흑의 미녀가 대비되어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이 소설은 '도둑 신랑'이라는 서양 동화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합니다. 동화를 좋아했던 편이라 어느 정도 이름난 동화는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 동화만은 낯설더군요. 인터넷을 검색해봤더니 그림 형제의 동화였더군요. 요약하자면 신부를 맞아 삶아먹는(!) 도둑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림 형제다운 잔혹동화라 하겠는데요, 내용이 내용인지라 어릴 적 읽어보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소설 속에서는 주인공 중 한명인 '로즈'의 쌍둥이 딸들이 모든 동화의 인물들을 여성으로 바꾸어버리는 버릇이 있어, 이 동화를 '도둑 신랑'에서 '도둑 신부'로 바꾸어버리는 장면이 나오지요. 이 소설이 페미니즘 소설의 성격을 가질 것이라는 예감이 들지요?  

 

옆길로 잠시 빠져서, 이 책 외에 최근에 읽은 모던 클래식 시리즈 중 하나가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였습니다. 동성애자 저자가 쓴 소설로 흥미진진한 페미니즘 소설인데요, '도둑 신부'를 읽게 되면서 연달아 페미니즘 소설을 읽은 셈이 되었네요. 살펴보니 지금까지 출간된 모던 클래식 시리즈에서는 여성 작가의 소설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인 듯 합니다. 보통 고전 소설 전집을 보면 남녀 작가 비율이 10대 1이나 될까 싶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의외랄 수도 있겠는데요, 그만큼 여성 작가진의 비약이 컸다는 이야기도 되겠고 모던 클래식 시리즈가 추구하는 경향성이 엿보인다고 할 수도 있으려나요? 

 

사실 저 역시 '페미니즘'보다는 '신사도'가 더 익숙한 고리타분한 남자지만, 근래 출간되는 페미니즘 소설을 읽다 보면 의외의 인상을 받게 되곤 합니다. 그간 페미니즘 하면 여성신분상승, 여성들의 공격과 남성들의 방어, 평등을 위한 역차별, 골통 남자와 알파걸 등 상당히 공격적인 경향을 떠올리게 되곤 했습니다. 학창시절에도 교육적 차원에서 페미니즘 소설을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만('이갈리아의 딸들'이라는 소설이었죠), 강력한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그 노골성 때문에 오히려 좋지 못한 인상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었구요.  

 

개인적으로 좋은 소설은 '인생에 대한 진리'를 이야기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째선지 그간 읽은 페미니즘 소설에서는 핍박 받아온 여성과 핍박하는 남성의 '외형적인 양상'만 그려질 뿐, 그 여성과 남성이 '어쩔 수 없이' 떠맡아 삶을 살아가는 와중에 얻게 되는 개인적인 삶의 진리를 그려내고자 하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던 것이죠. 그런데 이번 '도둑 신부'나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에서는 그러한 노력이 강하게 드러나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일반화된 '남성'과 '여성'이 아니라 한 남성, 한 여성의 삶의 양상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은 그간 페미니즘에 대해 아쉽게 여겼던 부분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었다는 기분이 듭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 소설에서도 남성이 등장하는 부분은 상당히 축소되어 있다는 인상이기는 하네요. 아버지들이나 남편들이 이 소설의 주인공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만, 그것은 주인공들이 관습적으로, 제도적으로 내면화한 남성들의 양상으로써 하나의 상징이 되고 있을 뿐입니다. 그 남성들이 옮다 그르다는 것과는 별개의 차원에서 그 남성들을 '받아들이는' 여성의 모습에 돋보기를 들이대고 있는 것이죠.이 소설이 여성이 스스로의 내면을 돌이켜보고 한 인간으로써 자신감을 가지기를, 그리고 굳은 자아를 형성해가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세 여인의 삶을 굉장히 사실적이고 세밀하게 그려냈고 그 세 여성의 결핍과 욕망, 의지의 표상으로써 아주 인상적인 팜므 파탈 '지니아'가 자리잡고 있습니다만, 의외로 이 인물들은 하나같이 사실주의적이라기보다 상징적인 것으로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작가의 의지가 너무나 강하게 작품 세계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일까요? 덕분에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의외랄 정도로 명쾌하고 상쾌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사실 클래식 소설을 읽고 그런 느낌을 받는 경우는 드물잖아요? 이 감상의 정체는 조금 더 돌이켜 곱씹어봐야 될 것 같기도 하네요. 

 

지금까지 읽은 모던 클래식 시리즈는 하나같이 즉각적인 재미의 수치가 상당히 높았다는 느낌이네요. '도둑 신부'의 경우, 에쿠니 가오리나 제인 오스틴을 연상하게 되는 부분도 적지 않았으니까요. 클래식 소설의 상당수는 초독 과정에서 한걸음 한걸음마다 재미를 느끼기 어려울 뿐더러 피상적인 의미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잖았던 것 같거든요. 인내심을 가지고 책을 끝마쳤을 때, 혹은 무언가 실마리를 잡고 몇 번 다시 읽었을 때 감동과 전율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죠. 그런데 모던 클래식 시리즈는 읽는 과정 자체가 즐거워서 다른 책들도 쉽사리 접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네요. 몇 권 안 읽었는데 너무 섣부른 판단이려나요? 그럼 앞으로 몇 권 더 읽어보고 다시 생각해보아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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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가십을 읽다 - 연예기사로 시작하는 영자신문 읽기
전은지 지음 / 길벗이지톡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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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이지톡이라는, 제게는 조금 낯선 출판사에서 간행된 '할리우드 가십을 읽다'라는 책입니다.(길벗 출판사의 하위 출판업체인 것일까요?) 영자신문을 통한 영어 학습을 기본적인 컨셉으로 하는 책이라 하겠습니다. 다양한 영어 학습법 중에서도 꾸준히 유용성을 인정받아오는 것이 영자신문을 이용한 학습법이 아닐까 하는데요. 일단 기사이다 보니 대체로 문법에 맞고 정제된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어필하는 바가 크겠고요, 시사성을 반영한 다양한 소재의 글들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 하겠습니다. 특히 자신이 관심이 있는 분야의 기사를 이용하면 상식도 늘고 영어도 느는 일석이조의 재밌는 공부가 가능하니까요. 이 책은 특히 소재를 통한 어필을 강조한 케이스라 하겠는데요, 제목 그대로 할리우드 가십 기사를 소재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지요. 왠지 귀가 쫑긋해지는 기분이 드는데요?



책의 구성은 단순한 편입니다. 1장의 좌우페이지를 활용하여 오른쪽에는 기사 원문을, 우측에는 단어와 숙어에 대한 설명과 본문 해석을 실어두었습니다. 한 장에 하나의 기사가 다루어지다보니 그리 두꺼운 책이 아님에도 100편이나 되는 기사가 실려 있더군요. 구성면에서는 단순한 편인지라 쉽게 익숙해집니다만 결국 중요한 것은 내용의 충실성이겠지요?


아무래도 신문기사, 그것도 가십 기사를 다루다보니 시사적인 단어가 많은 편이고 관용적인 표현도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상대적으로 단어의 난이도는 그렇게 높지 않은 듯한 인상입니다만 관용적 표현은 만만치 않더군요. 그래도 선택된 기사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술술 읽히더라고요. 문장구조에 대한 이해만 있다면 우측의 단어를 참조하여 공부할 경우 중고생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사에 따라서는 우측 하단에 기사와 관련된 할리우드 정보를 실어두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배경지식이 있는 사람이 더 재밌게 기사를 읽을 수 있을 테고 공부의 효율성도 더 높아지리라 판단했기 때문이겠지요? 목적이 뭐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영어 학습서에 원어민 리딩이 빠지면 서운하겠지요? 어김없이 책의 모든 지문을 원어민의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시디가 실려 있습니다. 듣고 소리내어 따라 읽는 것이 최고의 외국어 학습법이니 빠지면 큰일날 부분이지요.

기본기에 충실하게 만들어진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상대적으로 평범한 영어학습서라는 점도 부연할 수 없겠습니다만 소재의 독특함이 어필하는 부분이 크네요. 매일매일 조금씩 읽어나가며 꾸준히 공부하다보면 영어의 높은 벽을 넘어갈 날도 머지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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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세상을 읽는 생각의 프레임 상상에 빠진 인문학 시리즈
송규봉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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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통섭을 화두로 한 책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인문학을 중심으로 여타 분야를 포섭하는 방식으로 쓰여지는 책이 주를 이루지 않나 생각되는데요, 이 책 역시 '지도'를 소재로 하여 상상력을 펼치고 있는 책입니다. 상당히 여러가지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이더군요. 인문, 사회, 문화, 역사 등 제분야에 대하여 자료를 모으고 그에 대하여 해설하고 열거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지루하지 않은 한편으로는 약간 산만하다는 인상도 드는군요.

 

저자는 이 책을 저술하는 목적과 바램을 한 장의 그림으로 응축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 위 그림이 무엇인지 알아채셨는지? 작가는 이렇게 뒤집혀진 한장의 지도를 통해 우리의 인식이 기존 관념이라는 중력에 얼마나 쉽게 얽매이게 되는지 경고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중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 상상력을 꼽고 있는 것이지요. 



'지도'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소재는 실상 '공간' 입니다. 그리고 더 핵심을 파고 들자면 '인식'의 문제를 다루고 있고요. 때문에 초반부에서는 다소 철학적인 개념들을 들어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2차원적 공간에 3차원의 공간을 담아내기 위해 지도 제작자는 본질적으로 인식의 영역을 변환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지도를 읽기 위해서도 공간에 대한 인식을 달리 하지 않으면 안되고요. 저자는 그러한 지도의 속성이 인식문제를 다루는데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지요.

 

다소 철학적인 출발에도 불구하고 책의 대부분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내용에 할당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스타벅스의 입점을 소재로 하여, 입지를 선택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공간 인식이 현실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지 표현하고 있는 것이지요. 아무래도 현실과 밀접하게 관련된 소재는 체감도가 높지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역사에 관심이 많은지라 지도의 역사, 혹은 공간 인식이 낳은 승리(?)에 대해 서술되는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던 것 같습니다. 지도 자체가 당대 사람들의 인식구조를 반영하고 그들의 지향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설득력있게 서술되고 있는데요. 당연하다면 당연할 수 있는 사실인데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빗대어 보여주니 새삼 놀라게 되더라고요.

  

공간 인식이 낳은 승리(?)로 예시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입니다. 이순신 장군이 울돌목의 해류를 이용하여 12척의 배로 수십배에 달하는 적을 격파할 수 있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인데요, 지역의 공간적 특수성에 대한 인식과 그것의 창의적인 이용이 이순신 장군의 천재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지요. 같은 사실이라도 어떠한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책을 통해 다른 이의 시각을 빌리는 또다른 재미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인문서이기는 하지만 술술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특히 온갖 분야가 망라되어 서술되고 있기 때문에 독자의 입장에서는 지루할 틈이 없네요. 그리고 의외랄 정도로 이 책은 실용적인 태도에 입각하여 서술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인문서이지만 자기개발서적인 내용이 상당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까요? 요컨대 상상력으로 새로운 인식의 장을 연 자가 승자가 된다는 논지를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는 것이죠. 현실에 발딛고 있는 이러한 주장은 물론 타당한 것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부분부분 불편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상상력이 역사 속에서, 삶에서 승자가 되기 위한 수단으로 바라봐지는 것이 조금은 서글펐다고 할까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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