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ful 트립풀 교토 - 우지.오하라.후시미, Issue No.05 트립풀 Tripful 5
양미석 지음 / 이지앤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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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부담없이 갈 수 있는 해외 여행지는 어디 일까? 나는 일본이 그런 곳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와 가까워서 2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 나라로 처음 가는 여행이라면 먼저 패키지를 알아보는 게 좋지만, 일본은 처음 가더라도 자유 여행하기가 괜찮은 곳이다.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많은 곳이라면 식당에도 한국어 메뉴판이 있고, 영어도 조금 할 줄 안다면 큰 무리 없이 여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역마다 각각의 특색이 있어서 같은 일본이라도 새로운 느낌을 주는 곳이다. 그 중 내가 '정말 일본 같다' 라고 생각하는 곳은 교토이다. 우리나라에서 고궁을 갈 때 한복입는 사람이 많듯이 일본 교토에서는 기모노를 입은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일본의 색깔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교토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에게 《Tripful 교토》 를 추천하고 싶다. 이 전에 《Tripful 오키나와》 에 이어서 Tripful 시리즈 다섯 번째로 출간된 《Tripful 교토》. 교토를 가시는 분들은 대부분 오사카 가는 김에 잠깐 들리는 교토인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또한 시중에 나와있는 가이드북도 거의 오사카와 묶여서 소개되는, 그저 일부분일 뿐.


하지만 《Tripful 교토》 는 오로지! '교토' 만을 위한 여행 가이드북이다. 이 책에는 2박 3일 또는 3박 4일 간의 교토 여행 일정을 어떻게 잡으면 좋은지, 어디를 가서 무엇을 먹는 게 좋은지, 어디를 가면 좋은지, 어디서 쇼핑을 하면 좋은지, 교토 숙소는 어디를 잡으면 좋은지 등 교토 여행을 준비할 때 필요한 정보가 모두 들어있다. 특히 교토 여행을 처음으로 계획한다면 'THE BEST DAY COURSE' 대로만 계획을 짜도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게 적혀있어서 아주 유용하다.


이 전에 《Tripful 오키나와》 도 그랬지만, 《Tripful 교토》 도 정말 내용이 알차다. 보다 더 깔끔하게, 많은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한 모습이 보이는 여행 가이드북이다. 다양한 여행 가이드북을 봤지만 'Tripful 시리즈' 를 본 이후로는 다른 여행 가이드북을 보지 못할 것 같은... 부피도 크지 않아서 계획할 때 뿐만이 아니라 여행을 하면서도 계속 참고해서 볼 수 있어 좋다. 올해는 오사카 갈 때 가는 교토가 아닌 '오롯이 교토' 를 느끼는 교토 여행을 《Tripful 교토》 와 함께 계획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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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살아보니까 그럴 수 있어
요적 지음 / 마음의숲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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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이번 생이 처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실패를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남의 실수에, 또 나의 실수에 왜 관대하지 못할까? 실수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속상한데 주위에서는 위로보다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 그 속상함이 몇 배가 될 때가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큰 위로를 주는 책이 있다. 이미 제목만 읽어도 벌써 많은 위로를 받는 느낌을 주는 《처음 살아보니까 그럴 수 있어》.


요적의 《처음 살아보니까 그럴 수 있어》 는 펭귄이 끊임없이 길을 걸으며 만나는 다양한 동물들과의 대화가 귀여운 일러스트와 함께 적혀있는 '그림에세이' 이다. 사람들이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안녕하세요?' 라고 간단한 안부 인사를 하듯, 펭귄도 동물을 만날 때마다 인사를 건넨다. 펭귄의 안부 인사를 들은 동물들 중에는 '안녕' 하지 못한 동물들이 참 많다. 그런 동물들의 모습은 펭귄뿐만 아니라 우리들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들이어서 공감이 참 많이 됐고, 때로는 씁쓸한 느낌도 들었다.


친구가 자신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한다며 짜증내면서 자신도 결국 펭귄에게 똑같은 모습을 보이는 쥐, 누가 봐도 괜찮지 않은 모습인데 애써 자신은 괜찮다고 말하는 북극곰, 위험을 무릅쓰며 늘 새로운 걸 시도하는 게, 계속되는 실패에도 계속해서 도전하는 타조, 면접볼 때마다 다른 색이 되어 자신의 원래 색을 잊어버린 카멜레온 등 펭귄은 여행을 하며 다양한 동물들을 만난다. 이 모습들, 왠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주위 사람들, 아니 그보다 더 가까이, 제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나 자신' 의 모습이기도 한 것 같다.


그림 에세이이기 때문에 정말 순식간에 읽어버린 《처음 살아보니까 그럴 수 있어》. 나는 책을 읽을 때마다 공감되는 문장들에 밑줄 긋고 직접 써보기도 하는데, 이 책에서는 한 문장도 빠짐없이 모두 공감이 되어서 그럴 수 없었다. 펭귄의 한 마디, 펭귄이 만나는 동물들의 한 마디가 가슴 깊숙이 들어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나는 내 속도로 살아가고 있을 뿐이야아. (p63)


각자의 삶에는 속도가 다르다는 것을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내 주변을 볼 때면 조급한 마음이 계속 들곤 했는데 나무늘보의 이 한 마디를 읽고 정말 큰 위로를 받았다. 앞으로는 주변을 의식하기보다는 나의 속도를 유지, 더 나아가 높이는데에 더 큰 힘을 쏟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위로가 필요한 분들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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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생산의 기술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23
우메사오 다다오 지음, 김욱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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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전보다 책을 많이 읽고 있지는 못하지만 나는 여전히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책 읽는 것도 편식하는 것처럼 '편독' 을 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까지 써 온 서평이나 앞으로 읽고 싶은 책들의 목록을 살펴보면 소설과 에세이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편식을 하면 영양의 균형이 깨지듯 편독을 하면 이와 마찬가지로 습득하는 정보의 균형이 깨진다. 소설과 에세이를 읽으면서 '내가 너무 영양가 없는 독서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올해는 다른 분야의 책들도 조금씩 늘려가며 읽어야지.' 라고 작은 계획을 세우던 중 《지적 생산의 기술》 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지적 생산' 이라는 단어가 생소했기 때문에 이 책에 흥미가 생겼고, '내용이 어렵지는 않을까?' 라는 걱정이 있었지만 페이지수가 많지 않아서 부담감을 조금 덜고 읽어보기로 했다.


지적 생산이란 인간의 지적 활동이 어떤 새로운 정보를 생산했을 때의 상황이다. … 지적 생산이란 뇌가 움직여서 뭔가 새로운 것(정보)을 타인에게 알려주는 형태라고 생각하면 정확할 것이다. (p24)


《지적 생산의 기술》 의 저자인 우메사오 다다오는 '지적 생산' 을 '인간의 지적 활동이 어떤 새로운 정보를 생산했을 때의 상황'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지적 생산' 이라는 단어를 우리가 잘 몰랐을 뿐이지 '지적 생산' 의 뜻은 어렵지 않고 우리가 자연스럽게 해오던 것이었다. '자연스럽게 해오던건데 뭘 더 배울 게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오늘날 현대인들의 삶, 아니 당장 '오늘의 나' 를 되돌아 봐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산 활동 보다는 '소비 활동' 에 더 익숙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소비 활동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그동안 놓쳤던 '기본적인 지적 생산의 기술' 을 알려주고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저자에 의해 구축된 세계에 들어가는 행위이다. … 그래서 이왕이면 단숨에 읽어버리는 것이 좋다. 하지만 단숨에 읽기 힘든 경우도 많고, 한 권의 책에만 집중하는 것도 꽤나 피곤한 일이다. … 책 몇 권을 조합하여 평행하게 읽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p149)


《지적 생산의 기술》 은 일상 생활을 하면서 떠오르는 것들, 나중에 잊어버릴 것 같은 내용들을 어떤 공간에, 어떻게 적어야 하는지, 내가 자주 활동하는 공간의 정리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일기는 어떤식으로 써야하는지 등의 기본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6장에서는 '독서' 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나는 위의 문장에 공감이 되었다.


내가 처음 책을 즐겨 읽기 시작했을 때는 출퇴근 이동 시간에 읽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한 번에 다 읽기는 어려웠지만 보통 일주일에 한 권 정도는 다 읽을 수 있었다. 초반에는 이렇게 '책 한 권만 읽는 것' 도 힘들게 느껴졌는데 책 읽는 게 어느 정도 익숙해지니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독서가 힘들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 때 내가 선택한 방법은 '책 두 권을 번갈아가며 읽기' 였다. 이걸 실천하기 전에 머릿속으로는 '두 권을 같이 읽으면 그 어느 책의 내용도 머릿속에 안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실천을 해보니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두 권의 책 모두 집중이 더 잘 됐다. 만약 정보가 많은, 읽기 좀 버거운 책을 읽고 있다면 비교적 가벼운 에세이와 함께 평행하여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내면에 접근하지 않는 일기란 어떤 것일까. … 자신에게 매일 제출하는 경험 보고서라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실제로 이렇게 쓴 일기가 상당한 도움이 된다. … 개인의 삶에서 일기가 필요한 까닭은 내면의 기록보다는 오히려 이런 현실적인 기록이다. (p209)


제9장 '일기와 기록' 에 대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일기' 라고 하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닌 '오로지 나를 위한 글' 이기 때문에 그 날 있었던 일들 뿐만 아니라 '감정적인 내용' 도 많이 적는다. 하지만 우메사오 다다오는 '내면에 접근하지 않는 일기' 를 쓰라고 말한다. 내면의 기록보다는 오늘 경험한 것들, 사실 그 자체를 적은 일기야말로 나중에 일기를 다시 읽을 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일기 쓰는 법' 에 대해서 딱 정해진 규칙은 없지만 '자신의 성장' 을 위해 오랜 습관을 고쳐보는 건 어떨까?


학교는 오로지 시험을 위한, 좋은 대학교 입학을 위한 교육만 하기 바쁘다. 그런 공부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이런 기본적인 내용부터 습득할 수 있도록,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학교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대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면 리포트를 작성하고, 남들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날이 참 많다. 새학기를 앞두고 있는 신입생들이 학교에 가기 전 이 책을 읽고 기본적인 것부터 숙지를 했으면 좋겠다. 또한 요즘에는 SNS가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적고 그런 내용들이 책으로 출간되는 경우가 많은데, 좀 더 나은 글쓰기를 원한다면 이 책을 통해 그 기술을 습득했으면 좋겠다.


단, 이 책을 읽고나서 '습득한 것' 에 그치면 절대 안된다. 습득한 것을 '실천' 에 옮겨야만 '지금보다 더 나은 나' 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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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혼공 캘린더 (스프링) - 내 안의 공부 세포를 깨우는 1일 1공부
한재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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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새해가 밝은 지 벌써 보름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를 맞이하며 여러가지 계획을 세운다. 여러 가지 계획들 중에서 빠지지 않는 것, 그건 바로 '공부' 다. 자격증 공부든, 외국어 공부든 지난 해에 못 다 이룬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마음 가짐으로 공부 계획을 세운다. 학원 체질인 사람들은 학원을 다니겠지만, 나는 초등학생일 때 피아노, 미술학원을 제외하고는 영어 학원을 다닌 게 지금까지 다녔던 학원의 전부라 여전히 혼자 공부하는 게 편하다. 하지만 혼자 공부하는 게 언제나 잘 되는 것은 아니다.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공부를 하지만, 잠시 정신이 흐트러질 때도 있고, 어느 날은 너무 지쳐 아무 것도 하기 싫을 때도 있다. 이런 경험은 나뿐만 아니라 혼자 공부하는 모든 사람들이 한 번 이상은 겪지 않을까 싶다. '이럴 때 마음을 다잡아 줄 수 있는 게 있다면 좋을텐데...' 라고 생각할 무렵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된 《365 혼공 캘린더》 를 알게 되었다.

 

혼자 공부하는 사람들 중 매 순간 몰아치는 그 파도에 무너져보지 않은 이는 단연코 한 명도 없다. (작가의 말 中)


《365 혼공 캘린더》 는 저자 한재우가 혼자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기 위해 쓴 책이다. 혼자 공부하는 사람들은 여럿이서 공부하는 사람들보다 여러가지 유혹에 빠질 수가 있다. 이 책은 그런 유혹들을 뿌리치고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페이지(하루) 마다 혼자서도 의지를 갖고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 365일 알찬 내용들로 꽉 차 있는, 혼공족뿐만 아니라 공부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합한 캘린더다. 그리고 월, 일만 적혀있기 때문에 '만년일력' 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각 페이지에는 큰 주제와 그에 따른 이야기들이 짧게 적혀있다. 캘린더가 아니라 에세이라고 생각하면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아래에는 유명인들의 말 한 마디가 적혀 있어서 많은 귀감이 된다.

 


《365 혼공 캘린더》 는 내가 제일 많이 공부하는 장소에 올려두면 좋다. 나는 매일 아침, 한 페이지씩 넘기며 글을 읽고 책상 앞에 앉는다. 길지 않은 글이지만 그 글이 꽤 힘이 되고, 매일 마음을 다잡아준다. 이제 곧 새 학기가 다가오는데, 새로운 마음으로 공부할 자식에게, 성인이 되어 새로운 길을 꿈꾸며 공부하는 지인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와 함께 《365 혼공 캘린더》 를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 지금 이 시간에도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 모두 이 책 속의 글을 통해 힘을 얻고, 올 해는 꼭 목표를 달성하여 '나의 해' 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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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이죠, 여기는 네덜란드입니다
김선영 지음 / 에이엠스토리(amStory)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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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네덜란드'하면 '튤립', '풍차', '주황색' 등을 떠올릴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잘 모르는 나라이기에 더 궁금했던 네덜란드 이야기. 《물론이죠, 여기는 네덜란드입니다》는 네덜란드에 머문 지 3년이 되어가는 저자 김선영이 네덜란드에 살면서 겪은 다양한 경험들, 만났던 사람들과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에세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내가 몰랐던 네덜란드에 대해서 조금 더 알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을 갖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안락사를 통해 '어떻게 살 것인가'뿐만 아니라 우리가 그동안 묵과해왔던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p28)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네덜란드는 한 마디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민감하게 생각할 수 있는 '안락사', '대마', '낙태', '성매매', '동성애' 등에 대해서 네덜란드는 그 어느 나라보다 관대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찬·반 논쟁이 뜨거운 사안에 대해서 네덜란드에서는 이미 합법화가 되었고, 네덜란드 국민들도 무리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니. 이것은 네덜란드 정부만 잘한 게 아니라 네덜란드 국민들의 성숙한 의식도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네덜란드의 개인의 자유와 관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중에서 '헤도헌'이라는 단어가 있다. 헤도헌은 '참다', '견디다', '눈감아주다', '허락하다', '가능하게 하다'라는 다양한 뜻을 가진 말로, 불법이지만 눈감아줄 수 있다는 네덜란드식 관용을 의미한다. (p57)


올해 유행했던 단어들 중에는 '휘게'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휘게'란 '느긋하게 함께 어울린다'는 뜻의 덴마크 정서를 말하는데, 작년 봄에 덴마크 관련 책을 읽고나서 제일 기억에 남는 단어였다. 이제 '덴마크'하면 저절로 '휘게'라는 단어가 바로 생각 날 정도. 이처럼 이제는 '네덜란드'하면 '헤도헌'이라는 단어가 바로 생각이 날 것 같다. '헤도헌Gedogen'은 '참다', '견디다', '눈감아주다', 허락하다', '가능하게 하다' 등의 다양한 뜻을 가진 말로써 네덜란드의 자유와 관용을 보여주는 단어이다. 이렇게 '관용'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에 마찰이 일어나는 사안들도 수월하게 해결되는 게 아닐까? 내년에는 올해의 '휘게'처럼 '헤도헌'이라는 단어가 유행하여 상처받는 사람들이 지금보다 줄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흔히 '실패'라고 부르는, 계획했던 일을 이루지 못할 때도 이를 통해서 자신과 다른 사람, 그리고 인생에 대해 그 전과는 다른 관점을 얻게 되기 때문에 실패는 결코 실패가 아닌 것이다. 설령 원하는 결과를 이루지 못해도 인생에서 한 가지는 꼭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믿기 때문이다. (p83)


요즘에는 자식이 부모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전보다 더 많은 것 같다. 예를 들어, 나는 학창 시절 봉사활동을 할 때 친구들과 스스로 찾아서 하곤 했는데, 요즘 친구의 말을 들어보면 봉사활동에 관해 전화가 올 때 학생이 아닌 부모가 전화하는 경우도 꽤 많다고 한다. 학생들은 아직 미성년자이니 그럴 수 있다고 치자. 대학교에 입학하는 성인이 되어서도 그런 경우도 있고, 나는 심지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 생활을 하는 사람인데도 스스로 일을 해결하지 않고 부모를 부르는 사람도 봤다. 이런 우리나라와 다르게 네덜란드는 성인이 되면 자식들은 부모와 독립하는 게 거의 당연한 일이다. 단순히 집에서 나오는 독립이 아니기 때문에 부모는 자식의 선택에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고 그들의 선택을 존중한다. 또한 어릴 때부터 '잘해야 해!'라기 보다는 오히려 실패를 여러 번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실패를 겪어보면 나중에 큰 실패를 겪더라도 크게 상심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부모가 자식에게 너무 기대지 말고, 또 반대로 자식도 부모에게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의 선택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네덜란드에서 스펙보다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은 무엇일까? 관련 분야의 업무 경험을 기본 전제로 한다면, 바로 '회사와 코드가 맞느냐'이다. 회사의 분위기나 문화, 그리고 함께 일하는 다른 직원들과 얼마나 잘 화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채용 기준이 된다. (p189)


우리나라에서 또다른 큰 문제는 바로 '청년실업'이 아닐까 싶다. 청년체감실업률이 20%에 달하는 우리나라. 취업을 위해 열심히인 사람도 있지만, 아무 것도 안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고 한다. 실업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대기업만 선호하는 것도 있을 것 같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연봉도 낮고 불안정하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도한 스펙을 요구하는 기업들도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전보다 좀 나아진 상태라고 하지만, 여전히 스펙을 보고 채용하는 기업들이 허다하다. 우리나라에서 '스펙'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네덜란드에서는 '회사와의 코드'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취직에 성공했어도 막상 일을 하다보면 업무보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어렵고 힘든 경우가 꽤 많다. 회사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워크'라고 생각하는데, 네덜란드는 정말 '가족'같은 직원을 채용하니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좀 더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을까?

 

누구나 반대할 수 있는 권리는 단순히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어떠한 사안이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또 누군가는 이를 들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p210)


《물론이죠, 여기는 네덜란드입니다》를 읽고나니 우리나라와 다른 부분이 참 많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에 많은 성장을 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아직 부족한 부분도 꽤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지금 당장 모든 걸 바꾸는 것은 힘들지만, 나보다 '우리'를 생각하는 마음을 조금씩만 가진다면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 공평하고, 평화롭고, 행복한 우리나라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네덜란드에 대해서 '튤립', '풍차' 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싶다면 읽으면 읽을수록 놀라운 이 책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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