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 보면서 손글씨 연습하기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 - 데일리 손글씨 & 손그림 ㅣ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
밥팅 지음 / 넥서스 / 2018년 8월

평소에 다이어리 쓰시나요? 저는 매년 연말이 되면 다이어리를 살까말까 고민을 많이 하는데요~ 고민 끝에 구입을 하면 항상 끝까지 쓰지 못해서 후회를 합니다. 게을러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항상 단조로운 느낌의 다이어리라 쓰는 재미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내년에는 조금 나아졌으면 하는 생각에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를 펼쳤습니다.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에는 다이어리 꾸미기에 앞서 준비물부터 실전 응용까지! 다이어리 꾸미기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습니다. 챕터1에서는 다양한 기본 글씨체를 볼 수 있어서 꼭 다이어리 꾸미기를 위한 게 아니라 평소에 글씨체 교정하고 싶으신 분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챕터2는 손글씨를 꾸미는 방법을 알려주고, 챕터3에서는 실전 다이어리 꾸미기, 마지막 챕터4에서는 평범한 펜이 아닌 다른 재료를 활용한 다이어리 꾸미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챕터4는 다이어리 꾸미는 재료에는 관심이 많은데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 분들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이제 제가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를 보며 연습한 것들을 보여드릴게요. 저는 우선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훑어보고, 하고 싶은 것부터 찾아서 연습했어요. 가장 먼저 연습한 손글씨는 '입체글씨 쓰기'. 혹시 '러브장'이라고 아시나요? 제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친구들과 하루하루 돌아가면서 글쓰고 예쁘게 꾸미고 그러는 게 유행이었거든요. 말은 러브장이지만 친구들과 쓰는 우정일기 같은 거였어요. 그 때도 예쁘게 꾸미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제가 그 때 많이 썼던 게 입체글씨였습니다. 입체글씨는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쓰다보면 밸런스가 맞지 않는 글씨체로 나오기가 쉽습니다.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에는 이런 입체글씨를 쓰는 방법도 쉽게 알려줘서 좋아요! 연습하면서 느낀 건, 입체글씨는 큼지막하게 간격을 좀 둬서 쓰면 더 수월하고 예쁘게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책을 받아보기 전에 넥서스 네이버 포스트에 연재되는 걸 먼저 봤었는데요~ 게시글들 중에서 가장 신기했던 게 '튀어나올 듯한 글자' 였습니다. 이런 글씨체는 컴퓨터 폰트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손으로 직접 그릴 수 있다니! 완성된 손글씨만 보면 '어떻게 쓰는거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책에 써 있는 방법을 보니 생각보다 간단한 방법으로 완성할 수 있더라구요. 처음에는 조금 복잡하고 잘 안되지만 연습을 하면 좀 더 예쁜 '튀어나올 듯한 글자'를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손글씨도 제가 써 본 결과, 글자수가 비교적 적은 단어, 복잡하게 생기지 않은 단어에 적용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무조각 손글씨'는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 표지에서도 볼 수 있는 손글씨예요. 조금 딱딱한 느낌이 드는 손글씨입니다. 선이 많아 복잡해 보이지만, 책에 나와있는 단계 별로 쓰다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이 글씨체는 연습 조금만 더 하면 요령이 생겨서 더 예쁘게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글씨체와 손글씨를 쓰는 방법을 배우고 나면, 이제 이 손글씨를 예쁘게 꾸미는 방법에 대해서도 적혀있습니다. 제가 생각하지 못한 꾸미는 방법들이 많이 나와 있어서 감탄을 하며 연습했어요. 펜 하나로 이렇게 다양하게 꾸밀 수가 있다니 정말 놀라운! 밋밋한 손글씨가 고민이신 분들에게 딱인 책입니다.

이제 저도 실전으로! 저는 올해 다이어리를 쓰고 있지 않아서 제가 평소에 좋아하는 노래 가사 1절을 옮겨봤어요. 가수 신재혁이 부른 'Smile Again'이라는 노래인데, 아는 분들 계실까요? 가사가 예쁘고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노래라, 저는 하루를 시작할 때 들으면 좋은 노래로 추천합니다. 이건 모두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에 나와있는 방법들을 적용해서 쓴 페이지예요.

처음에는 제목과 가수, 가사만 적었는데 조금 허전한 것 같아 테두리를 그려줬습니다. 테두리도 그냥 테두리가 아니라 118쪽에 나와있는 '만화 같은 일러스트 활용하기'를 보고 그렸어요. 이건 그냥 검정 펜으로만 그려줘도 그 느낌이 좋더라구요.

제목은 84쪽에 나와있는 '형광펜으로 감성적인 느낌 내기'를 참고 해서 썼습니다. 별 거 아닌 것 같이 보이는데 심플하고 예쁘더라구요. 선물할 때 간단하게 적으면 예쁠 것 같은 손글씨입니다. 영어 필기체가 어려우신 분들은 어플을 활용해보세요. 사진 꾸미기 어플에 텍스트 작성하는 게 있죠? 그걸로 텍스트를 작성하고 글씨체를 찾아보면 필기체가 있습니다. 필기체가 적용된 텍스트를 보며 쓰니까 쉽고 좋더라구요.

가수의 이름은 28쪽에 나와있는 '사각체'를 참고 했습니다. 사각체는 제가 평소에 쓰는 글씨체와 비슷해서 쓰는데 어렵지 않았어요. 꼭 책에 나와있는 글씨체와 똑같지 않아도 좋은 것 같아요. 책을 보며 연습하다가 개성을 담아 손글씨가 변형이 되면, 그게 나만의 글씨체가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사는 40쪽에 나와있는 '살랑살랑체'를 참고 했어요. 살랑살랑체는 캘리그라피 글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글씨체 같아요. 저는 평소에 책 속 글귀를 손글씨로 많이 쓰면서 새로운 손글씨를 찾으려고 여러가지 시도를 해요. 살랑살랑체는 캘리그라피 기본 글씨체라 한번 써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잘 안되더라구요.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에 나와있는 여러가지 팁들을 참고하니까 이제는 어렵지 않게 느껴집니다.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는 꼭 다이어리를 쓰는 분들만을 위한 책이 아닌 것 같아요. 저처럼 캘리그라피 글귀를 예쁘게 써보고 싶으신 분들도 이 책을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평소 악필이라 예쁜 손글씨 쓰는법이 궁금하신 분들에게는 정말 최고의 책! 깔끔한 기본 글씨체를 다양한 팁과 함께 쉽게 알려줘서 단기간에 글씨를 교정할 수 있을 거예요.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와 함께 새로운 취미생활에 빠져보시는 것 어떠세요?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는 감성에세이

우리가 함께 걷는 시간 - 하루 중 제일 달콤한
이규영 지음 / 넥서스BOOKS / 2018년 8월

연애 초반에는 상대방을 만날 때 항상 두근거림이 있습니다. 하지만 연애 기간이 길어질수록 ―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 두근거림이 처음보다는 좀 덜합니다. 두근거림이 없어도 상대방이 좋은 건 좋은건데, 가끔은 사랑받고 있지 않는 듯한 착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연애를 하고 있는 분들이든, 하고 있지 않은 분들이든 설렘을 느껴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해 드리고 싶은 사랑에세이가 있습니다.

바로 이규영 작가가 쓰고 그린 <우리가 함께 걷는 시간>이라는 사랑에세이인데요~ 표지에 '역대급 심쿵주의'라고 써있는데, 저는 이걸 못보고 읽었다가 큰코다쳤습니다. 그림들을 보다보니 이 커플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가슴이 정말 찌릿찌릿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이 에세이를 읽기 전에 저 작은 경고를 결코 간과하지 마세요!

이규영 작가는 책을 출간하기 전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그림과 글로 표현해오고 있어서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많이 있을 것 같은데요~ 저도 커뮤니티의 게시글들을 보다가 작가님의 그림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작가는 모른채 몇 컷만 봤어서 누구의 이야기이며 어떤 이야기 더 많이 있을까 궁금했는데, 이 책을 받아보고 궁금증이 풀렸어요.

프롤로그에서부터 작가님의 아내분을 향한 달달한 사랑이 듬뿍 느껴집니다.

Opening Credits이 쓰여지면서 책은 시작합니다. 책을 다 읽고 표지를 덮었을 때, 정말 짧은 영화 혹은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본 듯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책을 다 읽고 다시 펼쳐 이 부분을 봤을 때, 이 부분이 더 와닿았습니다.

두 분의 첫 만남은 프롤로그에 앞서 그려졌는데, 정말 평범한 듯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만남이더라구요. 드라마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만남이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단 한 페이지의 그림만 봐도 사랑스러운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만드는 게 이규영 작가 그림의 특징인 것 같아요. 이 특징이 제가 이 에세이추천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페이지를 넘기며 '맞아, 나도 이런 경험이 있었지.' 하면서 많은 추억들을 곱씹어 봤습니다. 그림을 보다보면 엄청나게 특별한 일들은 없습니다. 오히려 작은 일상 속에서 큰 행복과 사랑을 느끼는 작가의 모습을 보면서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어요.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는 모습이 너무 예쁘게 그려져 저의 연애 세포가 꿈틀꿈틀 다시 생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랑에세이 <우리가 함께 걷는 시간>은 사랑했던 추억을 많이 떠올릴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새벽에 읽기 좋은 감성에세이로도 추천해요. 또한 연애 권태기가 찾아오신 분들은 연인과 함께 이 에세이를 읽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읽다보면 본인들도 대부분 겪었던 일들이라 함께 추억을 떠올리며 대화 한 마디를 더 나누게 될 꺼예요. 그리고 거창한 게 아니라 일상 속에서 설렘을 다시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두 행복한 연애, 결혼 생활이 지속되길 바라요.

이보다 더 솔직할 수 없는 에세이

잘돼가? 무엇이든 -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 이경미 첫 번째 에세이
이경미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7월

이경미 감독님을 아시나요? 영화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 등을 연출하신 감독님입니다. 영화 제목을 보니 '아~'하는 감탄사가 나오죠? 몇 주전 저는 즐겨보는 프로그램인 JTBC '방구석 1열'에서 이경미 감독님을 보았습니다. 프로그램 안에서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공감가는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셔서 '참 매력적인 분이다.' 라고 생각했었는데요~ 그런 그녀가 첫 번째 에세이인 <잘돼가? 무엇이든>을 펴냈다고 해서, 책 속에는 얼마나 더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있을까 궁금해하며 책을 펼쳤습니다.

남한테 칭찬을 받으려는 생각 속에는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숨어 있다.

혼자 의연히 선 사람은 칭찬을 기대하지 않는다.

물론 남의 비난에도 일일이 신경 쓰지 않는다. -p132

<잘돼가? 무엇이든>은 영화감독으로서의 이경미가 아닌 작가 이경미로서의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른 에세이들이 그렇듯 이 에세이도 작가의 솔직한 이야기가 적혀있는데요~ <잘돼가? 무엇이든> 만의 특징을 말하자면, 그녀가 2003년부터 2018년까지, 15년간 쓴 짧은 일기들이 중간중간에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기'라고 하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놓는 공간이잖아요? 그 내용들이 고스란히 책으로 옮겨져 있어서 그 어느 에세이보다 더 솔직한 에세이로 느껴집니다.

올해의 결심.

별로인 것을 두려워 말고 쓸 것.

정말 간절히 원하면, 원하지 말 것.

나나 잘할 것. -p137

저는 <잘돼가? 무엇이든>을 읽으면서 가슴에 와닿는 내용들이 꽤 있었습니다. 물론 공감가는 문장들도 있었지만, '공감가는 문장' 이라기 보다는 '마음 속에 새겨 넣어 기억해야 하는 문장' 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 인생을 살아갈 때 떠올리면 좋은 문장들. <잘돼가? 무엇이든>을 읽으면서 제가 몇 번 반복해서 읽었던 문장들 중 몇 문장을 적어보았는데요~ 그 문장들은 결국 '스스로, 도전하며 살아라' 라고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제가 현재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문장들이 특히 눈에 들어온 것 같아요.

심각하게 생각 마. 힘든 일이라고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대결해. 아빤 늘 편한 길로만 도망 다녔던 거 같아, 비겁하게. 그래서 많이 후회돼. -p186

<잘돼가? 무엇이든>은 제목부터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던지는 질문인 것 같습니다. '잘돼가?', '뭐가?', '뭐든.'. 누군가가 나에게 지금 이렇게 질문한다면 저는 뭐라고 답을 할 수 있을까요? 선뜻 '응, 잘돼가.' 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순간이 평생에 몇 번 되지 않지만, 그 순간을 위해 저는 열심히 달리려구요. 여러분은 어떻게 대답하시겠어요? 저처럼 자신있는 답변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경미 감독님의 솔직한 에세이 <잘돼가? 무엇이든>을 읽으며 위로를 받아보세요.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내게 와닿은 문장들을 기록해놓고, 책을 다 읽은 후 '현재의 내 모습'과 '내가 바라는 모습'은 어떤건지 생각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많이 듣기만 하고 제대로 몰랐던 4차 산업혁명 쉽게 알기

세상에서 가장 쉬운 4차 산업혁명 100문 100답
연대성 지음 / 책들의정원 / 2018년 8월

비트코인, 자율주행 자동차, 인공지능 스피커…… 요즘 일상 속에서 꽤 흔하게 들어본 단어들입니다. 하지만 설명하라고 하면 제대로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이것들은 '4차 산업혁명'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만 들어도 어렵게 느껴지고 어떤 것부터 알아야 하는지 몰라 시작조차 하기 힘들어 자세히 알지 못하고 점점 더 멀어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기술이 점점 더 고도화되고 일상에 더 깊숙이 스며들 것입니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알아가야 할 것 같아 저는 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4차 산업혁명 100문 100답>은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적인 내용 100가지를 짧은 질문과 답변으로 알려주는 걸로 시작합니다. 단순히 용어에 대한 정의를 말해주는 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이 들어선 오늘날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 의문점들에 대해서 말해주기 때문에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평소 뉴스를 보면서 궁금했던 부분들, 흥미로웠던 부분들에 대한 문답이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흥미를 더 불러 일으키게 됩니다.

비교적 짤막한 100문 100답을 읽고 난 후에는 본격적인 내용이 시작됩니다. 본격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과학과 기술적인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전문 용어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쉬운 용어를 사용하고 적절한 예를 들어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해에 첫 발을 내딛는 분들이라면 이 책으로 처음 접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책 제목처럼 정말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거예요.

공상과학 영화 좋아하는 분들 많으시죠? 저도 좋아하는 영화 장르 중 하나인데요~ 그런 영화 속 장면이 이제 더 이상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영화 속 장면이 현실이 되는 시간의 텀이 점점 더 짧아지는 것 같기도 하구요. 그런 영화를 좀 더 재미있게 즐기고 이해하고 싶으시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세요.

완벽해 보이는 저택에서 겪는 숨막히는 공포감

더 걸 비포
JP 덜레이니 지음, 이경아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8월

요즘 너무 덥습니다. 이렇게 더운 날에는 역시 스릴러 소설이 최고죠! 제가 이번에 읽은 스릴러 소설은 JP 덜레이니의 <더 걸 비포>입니다. JP 덜레이니 작가는 처음 접하는 작가라 그 내용이 더 궁금했어요. <더 걸 비포>는 심리스릴러 소설입니다. 요즘 스릴러 소설은 심리스릴러가 많이 출간되는 것 같아요. 심리스릴러 소설을 읽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폭력적인 스릴러와는 확실히 다른, 비교할 수 없는 숨막히는 느낌을 줍니다.

<더 걸 비포>는 과거의 에마, 현재의 제인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며 진행이 됩니다. 에마는 사이먼과 부부 관계에 있습니다. 어느 날 에마는 집에서 강도를 당하고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가기 위해 집을 보러 다닙니다. 무엇보다 안전한 집을 찾아 다니던 에마. 원하는 집을 찾지 못해 지쳐갈 때쯤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가 나타납니다. 빠듯한 예산이 부족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주 근사한 저택. 에마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안전 문제도 걱정이 없는 집입니다. 하지만 이 집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집을 설계한 건축가이자 집주인인 에드워드가 정한 200개가 넘는 규칙을 지켜야 합니다. 즉 집주인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집에서 살아야 하는 거죠. 사이먼은 이 집에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에마가 좋아하기에 이 집에 살기로 결정합니다.

제인은 아이를 사산한 후 새 출발을 하기 위해 새로운 집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녀는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와 그 집의 집주인인 에드워드에게 반해 그곳에 살기로 합니다. 제인은 그 집에 며칠 살면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몇 년 전 이 집에서 살던 세입자가 이 집에서 죽었다는 사실. 조금 더 자세한 사실을 알고 싶었던 제인은 사건을 알아보다가 그 죽은 세입자가 자신과 비슷한 나이에 외모까지 비슷한 여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제인은 그 사건을 더 자세히 알아보기 시작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과거의 그녀와 같은 선택을 하고 같은 사람을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제인은 그녀가 느꼈던 그 공포감 마저도 똑같이 겪습니다.

<더 걸 비포>는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빠르게 전환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어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또한 에마와 제인이 몇 년 차이를 두고 같은 경험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큰 공포로 다가옵니다. 책을 읽다보면 그 공포감의 중심에는 한 사람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의심가는 인물들이 한 사람, 두 사람 늘어나고, 마지막에는 깜짝 놀랄 결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500페이지가 조금 넘는 내용에서 사실상 이야기가 전개되는 장소는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 한 공간인데, 이 한 공간에서 이렇게 많은 공포감을 줄 수 있도록 한 JP 덜레이니의 필력도 감탄스럽습니다. 제일 안전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나의 집이 제일 공포스러운 공간으로 느껴지는 <더 걸 비포>. 무더운 여름 잠 못드는 밤에는 <더 걸 비포>와 함께 보내는 건 어떨까요?